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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一人之天下:세상은 한 사람의 천하가 아니다

110호 (2012년 8월 Issue 1)

 

 바야흐로 천하(天下)를 얻기 위한 용들의 질주(疾走)가 시작됐다. 떠나가는 용은 항룡(亢龍)이 돼 눈물을 흘리고 있고, 부상하는 잠룡(潛龍)들은 비룡(飛龍)이 되기 위해 여기저기 약진(躍進)하고 있는 형국이다. 대권을 잡으면 천하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현룡(見龍)들은 용을 쓰며 대권경쟁에 전력질주하고 있다. 연말이면 누군가 대권을 거머쥐고 승자가 되겠지만 선거에서 선출된 한 사람이 이 나라를 마음대로 쥐락펴락해서는 안 된다. 이 나라는 누구 한 사람의 나라가 아니라 모든 국민의 나라이기 때문이다. 강태공이 지었다고 하는 병법서 <육도(六韜)>에는 민심을 얻고 천하를 얻는 방법이 나와 있다. “천하는 누구 한 사람의 천하가 아니라(天下非一人之天下) 천하 모든 사람들의 천하여야 한다(天下之天下).” 강태공의 이 말은 당시 은()나라 말기 폭군이자 사치의 극치를 누리던 주()왕의 실정을 비판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이념으로 던져 진 것이다. 어느 한 사람의 독점적 권력을 분쇄하고 모든 사람들의 세상을 만들기 위한 목표를 제시하며 주()나라 문왕(文王)에게 천하의 모든 사람들을 위한 정권 세우기를 권고한 것이다. “천하의 이익을 모든 사람과 나누는 사람은 결국 천하를 얻을 것이다(同天下之利者得天下), 천하의 이익을 혼자 독점하는 사람은 결국 천하를 잃게 될 것이다(擅天下之利者 失天下).” 특정한 집단과 사람들이 권력과 부를 독점하는 세상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으며 민심은 이반될 수밖에 없다는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다.

세계경제가 불황의 늪으로 빠져가는 상황에서 경제정의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경제는 특정 기업이나 소수 집단의 경제가 돼서는 안 되고 모든 경제 구성원들이 함께 이익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술력과 자본력을 바탕으로 재벌의 경제 집중화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고 서민들과 자영업자들의 경제사정은 더욱 팍팍해져 가는데 돈은 한곳으로만 쏠려 경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세상의 돈과 권력이 한곳으로 집중되고 몰리면 불안은 극()에 이르게 된다. 대기업이 돈을 쌓아두면 세상의 인심은 흉흉해지고 권력이 어느 집단에 집중되면 민심은 등을 돌리게 된다. 특히 흉년이 든 해의 민심이반은 극에 달할 수밖에 없다. <손자병법>에도 궁지에 몰린 상대방은 너무 압박해서는 안 된다고(窮寇勿迫) 전하고 있다. 더 이상 빠져 나갈 구멍이나 방도가 없는 상태가 되면 죽기 살기로 반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포위된 상대방이라도 살길을 터주고 몰아야 내가 다치지 않는다는 성찰이다. 세상을 모두 가지려고 하면 결국 파멸에 이르게 된다는 강태공의 천하(天下)에 대한 인식의 기반에는 천하 사람의 눈과 귀로 세상을 보고 들어야 한다는 철학이 있다. “천하 사람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아라(以天下之目視), 천하 사람들의 귀로 세상을 들어라(以天下之耳聽), 천하 사람들의 마음으로 세상을 생각하라(以天下之心慮), 그때서야 비로소 세상이 바로 보이고 제대로 들리고 정확히 알게 될 것이다.”

경제와 권력은 분산되고 고루 나눠져야 한다. 한 사람의 천하가 아니라(非一人之天下) 모든 사람의 천하(天下之天下)가 됐을 때 그 나라의 경제와 정치적 기반은 더욱 단단해 지게 된다. 천하의 모든 이익을 독점하려고 꿈꾸는 기업이나 천하의 모든 권력을 갖겠다는 대선 후보가 있다면 일찌감치 생각을 바꾸는 것이 상책(上策)인 듯하다.

필자는 조부에게 한학을 배우고 성균관대에서 동양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중국 사회과학원에서 수학했다. 고전의 재해석을 통한 새로운 미래사회 가치를 연구하고 있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를 지내고 현재 포스코 전략대학 석좌교수, 민족문화콘텐츠연구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박재희 민족문화컨텐츠연구원장 taoy2k@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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