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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epth Communication_109호

조광수 | 109호 (2012년 7월 Issue 2)



편집자주

DBR은 독자 여러분들의 의견과 반응을 체계적으로 수렴해 콘텐츠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비즈니스 현장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열독자를 중심으로독자패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Indepth Communication’은 독자패널들로부터 DBR 최근 호 리뷰를 들어본 후 추가로 궁금한 점에 대해 해당 필자의 피드백을 받아 게재하는 코너입니다.

 



박동국 DBR 3기 독자패널(나루아토 상품기획팀장)

DBR 106호 조광수 교수의 ‘UX역량이 기업 경쟁력 좌우한다를 읽고 질문한다. UX 역량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고, 특히 중소기업이 UX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깊이 공감한다. 그런데 현재의 UX 관련 논의들은 대부분 전자제품 또는 인터넷 솔루션 사업에 치우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UX 역량을 식품(바이오)기업이나 다른 업종에도 적용시켜 경쟁력을 키운 사례나 방법론에 대해 알고 싶다.

 



조광수 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 교수

현재 사용자경험(UX)에 대한 논의는 전자업체나 인터넷 솔루션 분야에 집중돼 있다. 그런데 최근 은행, 증권과 마케팅, 상품기획 분야에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애초 인지과학에서 UX라는 콘셉트가 도출될 때 인공물(artifact) 사용에 초점을 뒀다. 그러나 스마트시대가 도래하면서 과거보다 UX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사용자의 마인드를 중심에 두는 UX 역량을 인간중심의 가치로 생각한다면 UX IT 분야에만 국한될 수는 없으며 소재, 부품, 의료, 바이오, 나노, 에너지 등 다양한 영역에서 쓰일 수 있다.

 

식품 업계에도 흥미로운 사례가 있다. 2000년대 초 세계 최대의 케첩사인 미국 하인즈(Heinz)는 녹색 케첩을 만들었다. 당시 미국에는 중국산 케첩이 들어오고 있었는데 케첩 용기가 투명해 소비자들은 하인즈케첩을 다른 제품과 잘 구별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에 하인즈사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혁신적인 녹색 케첩을 만들었다. 소비자가 잘 구별할 수 있게 유도하고 차별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였다. 더불어 녹색채소가 주는 신선함 같은 감성적 가치도 제공할 것으로 기대했다. 게다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FGI(Focused Group Interview)에서 붉은색 말고 다른 색의 케첩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대답도 많았다.

 

제품 출시 후 첫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점차 시장에서의 반응이 반전되더니 급기야 제품생산을 중단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초기 시장의 반응은신기성(novelty) 효과라고 생각할 수 있다. 주요 실패 이유를 분석해보면 우선 사람은 다양한 감각경험을 통합적으로 경험하게 되는데 잘 알려진 것처럼 맛은 혀에서 느껴지는 것과 시각 및 후각과의 연합이다. 또 맛있는 음식에 대한 마인드 알고리듬은 붉은색을 선호한다. 녹색은 미국 어린이들 사이에서 부정적 이미지를 준다. 예를 들어 뽀빠이가 시금치를 먹으면 힘이 난다는 만화가 만들어진 것은 어린이들이 녹색 시금치를 싫어한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다. 닥터 수스(Dr. Seuss)의 동화 ‘Green Eggs and Ham’을 봐도 녹색에 대한 거부감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정리하면 마치 푸른색 떡볶이를 출시한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얻은 교훈의 하나는 음식에 대한 생물학적 반응과 심리적 반응, 사회적 태도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녹색 음식은 건강에 도움을 주지만 사람은 붉은색 계통의 음식에 더 반응한다. FGI에서 다른 색깔의 케첩을 원했던 아이들도 막상 제품이 나오자 등을 돌렸다. 소비자가 말하는 것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

 



이지훈 DBR 3기 독자패널(CVA)

DBR 105호에 게재된값진 회사를 팔아라, 저성장의 덫이 사라진다기고문은 전략적 대안으로서 divestiture가 갖는 의미와 중요성을 잘 설명한 것 같다. 시장 매력도와 시장 내 포지션을 기준으로 divestiture의 대상을 선정한다고 했는데 기존 사업 및 시장을 좀 더 창의적으로 재정의/재해석한다면 divestiture의 대상 및 범위를 얼마든지 새로운 시각에서 검토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처럼 divestiture의 대상 및 범위를 결정할 때 핵심 고려사항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궁금하다.

 



이지효 베인&컴퍼니 상무

Divestiture investment의 상대되는 개념이라고 생각해보면 대상의 선정에 있어 기준은 단순하다. 즉 이 사업을 팔지 않고 가지고 있음으로써 발생하는 기회비용이 얼마나 클 것이냐가 기준이 돼야 한다. 이는 크게 세 가지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이 사업을 보유하고 있을 때 추가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이다. 대부분의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높고 경쟁력이 좋은 기업이 더 좋은 성장성과 수익성을 갖는다. 따라서 같은 시장 매력도를 가진 사업들 간에서는 시장 내 포지션이 좋은 기업을 보유하는 게 유리하다. 둘째, 이 사업을 매각할 때 기대할 수 있는 매각가치다. 향후 성장성과 수익성이 유사한 사업이라면 당연히 더 좋은 가격을 받고 팔 수 있는 사업을 매각하는 게 옳다. 매각 시 중요하게 고려할 사항은누가 이 회사에 좋은 부모가 될 것이냐는 점이다.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것보다 상대방이 보유하는 게 더 많은 시너지와 함께 더 많은 성장기회를 갖고 있다면 상대방에게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 세 번째로 이 사업을 매각했을 때 얻는 현금으로 할 수 있는 대안이 무엇인가를 고려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divestiture와 관련된 모든 의사결정은 (1)사업의 지속 보유 가치 (2)사업의 매각 가치 (3)매각 가치에 대한 기회비용의 세 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맞춰져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러한 판단이 상시적으로 이뤄지는 프로세스가 구축돼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많은 기업들은 신규사업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하지만 divestiture는 특별한 상황(위기에 처했거나 많은 현금이 당장 필요한 경우)이 돼서야 고민을 시작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더 나은 기회를 놓치는 결과를 낳는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많은 전쟁 기록들을 보면 후퇴는 큰 승리를 위한 시금석이 된다. 명장 이순신 장군의 전과는 바로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안다는 점에서 비롯됐음을 다시 한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 사업에서는 나아갈 때를 결정하는 것보다 물러설 때를 결정하는 게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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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광수

    - (현) 성균관대 WCU(World Class University) 교수
    - (현) 인터랙션사이언스연구소장
    - (현) 서비스IT융합포럼 의장
    - (현) UI/UX미래준비의장
    - 미주리대 정보과학과 학습공학, 전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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