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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vering from information overload

멀티태스킹은 毒, 선택해 집중하라

데렉 딘(Derek Dean) | 76호 (2011년 3월 Issue 1)

정보통신 혁명의 혜택에도 불구하고 정보 과부하 및 상시적 주의력 산만이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그 이면에 존재한다. 이는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특히 CEO 및 최고 경영진들에게는 치명적인 독으로 작용한다. 최고 경영진은 수많은 출처로부터 정보를 종합해 시사점을 도출하고 선택옵션별 득실을 판단해서 올바른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최고 경영진은 어떤 방해도 없이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누구보다도 절실히 필요한 위치에 있다.
 
깊은 생각에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을 따로 확보해 두는 게 중요하지만 실천하기는 정말 힘들다. 이는 수십 년 동안 수많은 경영서적에서 논의된 화두이기도 하다. 일찍이 1967년 피터 드러커 박사는 저서 <자기경영 노트(The Effective Executive)1 >에서 이미 “대부분 경영진 업무의 경우 최소한의 효과를 위해서는 반드시 상당량의 시간을 따로 책정해야 하는 일들”이라고 강조했다. 넘쳐나는 이슈와 업무들 속에서 집중하기 힘든 경영진들을 위해 드러커는 처방을 제시했다. 바로 하루 일과 중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의 상당량을 따로 떼어서 확보하고 수신 전화를 받지 말고 매일 12회 정해진 시간에 답신을 신속히 처리하는 것 등이다. 놀랍게도 이는 오늘날 시간관리 및 정보관리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해법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2
 
그러나 이를 실천하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고, 오히려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수많은 회의, 고객 접촉을 위해 숨가쁘게 소화해야 하는 바쁜 출장 일정, 광활한 지역에 분산돼 있는 조직체계, 회사를 대표해 참석해야 할 수많은 만찬 및 행사 등이 경영진들의 효율적 업무를 방해하는 걸림돌로 작용한다. 이는 1967년 드러커가 지적한 요소들로 4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하다. 이에 더해, 종일 쏟아지는 e메일과 막대한 양의 정보, 전화, 블로그, 트위터, 소셜 네트워크 등 고객접점으로써 새롭게 활용해야 할 새로운 미디어의 끊임없는 등장 및 팽창은 경영진들의 피로감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그 결과, 이제 고위 경영진들은 공식 일정표 상의 업무와 그 ‘전, 후 및 사이’의 활동들이 뒤죽박죽 혼재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짬 날 때마다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두드려대며 끊임없이 멀티 태스킹을 시도하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있다. 항공우주과학과 같이 고도의 지식과 기술을 요하는 것도 아니다.3  이 글에서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경영진 및 기업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항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멀티태스킹이란 매우 비효율적 기제임을 기억하라. 멀티태스킹이 인간의 생산성과 창의력을 오히려 저하시키고 바른 판단을 저해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효과적인 리더가 되려면 멀티태스킹의 압박을 과감히 떨쳐버리라.
 
둘째, 정보 과부하에 따른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기 통제력과 의지가 필요하다. 이는 일종의 중독증세 치료 과정과 다르지 않다. 매일매일 마음을 모아 절대불변의 대원칙들(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할 것, 중요치 않은 사안들은 배제할 것, 때때로 마음에서 업무에 관한 생각을 몰아낼 것)을 지켜낼 수 있게 자신과 싸워나가는 과정이 수반된다. 관건은 인터넷 등 통신기술을 통한 효과를 확보하면서도 이로 인해 자칫 주의력이 분산되지 않도록 하는 데 있다.
 
셋째, 고위 경영진들의 행동이 전 조직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할 때 이들은 리더로서 더 나은 귀감이 되고자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 첨단 통신기술의 광범위한 확산은 직원들 역시 리더들과 마찬가지로 시간 및 주의력 문제를 안고 있음을 의미한다. 결국, 정보 과부하는 전 조직의 생산성을 잠식하는 결과를 낳는다. 따라서 그 어떤 개인 혹은 그룹의 힘만으로 결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따라서 21세기의 경영진은 건전한 원칙을 기반으로 한 조직문화 재정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자신의 새로운 주요 임무 중 하나로 받아들여야 한다.
 
멀티태스킹의 독
동시에 여러 업무를 수행할 경우 끊임없이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들을 더 잘 처리하고 더 많은 일들을 해낼 수 있다고 많은 이들은 생각한다. 또 멀티태스킹(한 업무가 끝나기도 전에 다른 업무를 병행해 수행) 자체에서 재미를 느끼는 사람도 있다. e메일 확인이 가능한 각종 최첨단 단말의 진동음이 울릴 때마다 우리는 매우 유용한 기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수신 메시지를 확인하는 일은 고단하고 힘든 업무 속에 기분전환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또 잠시 e메일 수신박스를 정리한 것만으로도 때로는 가벼운 성취감을 느낀다. 그러나 연구 결과 이러한 기기의 활용이 가져오는 실제적 결과는 정반대인 것으로 나타난다. 멀티태스킹은 예외 없이 언제나 생산성을 저해한다.
 
업무속도 둔화
이는 우리의 뇌 구조 자체가 한 번에 한 가지 업무에 집중했을 때 가장 큰 효과가 발휘될 수 있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번갈아 여러 업무를 동시에 수행할 때(특히 매우 복잡한 업무인 경우) 효율성은 급격히 저하된다. 다수의 업무를 병행해 수행했을 경우와 순차적으로 수행했을 경우의 결과를 비교한 최근의 한 연구 결과, 멀티태스킹 시 동일 업무 수행에 30% 더 많은 시간이 걸렸고, 에러 건수는 두 배나 더 많이 발생했다. 이런 차이는 우리의 뇌 자체가 두 가지 활동을 동시에 성공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작동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4  여러 업무를 번갈아 수행할 경우, 우리 뇌 속의 인지 기능은 기존의 업무와 관련된 규칙을 차단하고, 새로운 업무를 위한 규칙을 작동시킨다. 바로 이 과정에서 추가적 시간이 소요되며 이는 생산성을 잠식한다. 또 이런 현상은 간헐적으로 멀티태스킹을 수행하는 이들보다 과중한 멀티태스킹 수행자들에게서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 많은 업무들을 수행하면서 각 스위치를 전환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5
 
해야 할 일’ 목록 중 단순한 일들을 처리하는 데에는 멀티태스킹이 더욱 신속한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있어서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실제로는 그럴 듯하게 포장된 지연상황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창의력 훼손
혹자는 새로운 정보에 대한 끊임 없는 노출이 적어도 창의력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역시 정반대다. 창의성과 혁신이 필요한 프로젝트들에 참여하는 9000여 명을 대상으로 일상적 업무패턴을 진단한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연구 결과(테레사 아마빌 연구팀 수행), 창의적 사고의 가능성은 하루 중 상당시간을 한 업무에만 집중하며, 1명의 동료와만 협업을 할 때 더 높았다. 이를 바꿔서 말하면, 하루 일과가 수많은 업무, 회의 및 그룹 토의 등으로 분절돼 있을 경우 창의적 사고력은 현저히 저하된다.6
 
이런 연구결과는 직관적으로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창의적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상호연결점을 간파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해낼 수 있도록 다양한 사고들을 동시에 ‘머릿속’에 담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 생각에서 저 생각으로 신속하게 전환할 경우에는, 결정적 연결고리를 놓치게 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
 
불안과 중독
또 다른 연구 결과, 실험실 환경 하에서 멀티태스킹을 수행한 피실험자들의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는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7  또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로이터 통신이 수행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들 중 3분의 2는 정보 과부하가 업무만족도를 저하시키고 개인관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건강까지 해친다고 답한 응답자도 3분의 1이나 됐다.8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연구 결과, 멀티태스킹에 대한 인간의 중독 성향은 매우 심각한 수준에까지 이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하버드대의 에드워드 할로웰 및 존 래테이는 ‘접속’돼 있다는 느낌만으로 도파민 분비(중독성 약물을 사용한 후 신경계에 나타나는 것과 동일한 증상) 시와 유사한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9  이는 결코 생소한 증상이 아니다. 다른 일에 몰두해 있다가도 스마트폰의 진동소리가 울리면 한 번쯤은 메시지를 확인해보고 싶은 욕구가 생겨나게 마련이지 않은가.
 
정보의 홍수,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멀티태스킹이 답이 아니라면 그 해결책은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변을 모색하고 있는 많은 CEO 및 경영진들과의 대화 결과, 그 기본 전략은 집중, 선별 및 망각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는 40년 전 드러커가 제시한 해법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단, 오늘을 살아가는 경영진들 및 우리 모두가 드러커의 시대보다 더 어려움을 느끼게 되는 이유는 이런 전략을 이제는 늘 ‘ON’으로 끊임없이 작동하는 환경 속에서 실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막대한 자기 절제력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혼자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팀과 전사 차원에서 더욱 생산적 업무환경 구축을 위한 새로운 규범을 수립하는 접근법을 택해야 한다.
 
집중(Focus)
CEO 및 고위 경영진의 연중 일정표는 하루도 빠짐없이, 심지어는 15분 간격의 빼곡한 스케줄로 채워져 있는 경우가 많다. 카지노 회사인 하라스 엔터테인먼트(Harrah’s Entertainment)의 CEO 개리 러브맨(Gary Loveman)은 이로 인해 초래되는 결과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매우 흥미로운 지적 향연이 벌어지는 뷔페에서는 과식에 주의해야 한다. 물론 하루 동안 매우 다양한 기능을 커버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나는 꼭 필요한 주제를 너무 가볍게 다루는 일이 없도록 의식적으로 주의한다. 또 제일 중요한 주제에 대해서는 심도 있는 깊이까지 천착할 수 있게 늘 충분한 시간을 마련하려고 애를 쓴다.”10
 
디지털 정보과부하 현상은 과도하게 다양한 질문들 및 다른 이들이 처리해도 될 만한 주제들까지 리더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쏟아 붓는다. 이런 방법으로 유쾌하지는 않지만 정작 경영진으로서 마땅히 천착해야 할 민감하며 중대한 사안들에는 신경을 쓸 수 없도록 주의력을 분산시키고 만다.
 
많은 경영진들은 ‘혼자만의 시간’을 따로 떼어 놓는 고전적 전략을 통해 이에 대응하고 있다. 반도체 장비회사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Applied Materials)의 CEO 마이크 스플린터(Mike Splinter)는 오전 6시 30분에서 오전 8시까지는 반드시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영국의 Chief Nursing Officer인 크리스틴 비즐리(Dame Christine Beasley)는 출장 중 이동 시간을 혼자만의 시간으로 활용한다.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의 브렌트 아신크(Brent Assink) 감독도 하루 중 짬이 날 때마다 이런 시간을 갖는다고 말했다. 한편, PIMCO(Pacific Investment Management Company)의 최고투자책임자(Chief Investment Officer)인 빌 그로스(Bill Gross)는 매우 극단적인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나는 원하지 않는 e메일은 아예 열지도 답변하지도 않는다. 나는 (e메일을 확인할 수 있는) 블랙베리도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내 모토는 ‘나는 접속돼 있는 상태가 싫고, 접속되지 않은 자유로운 상태를 원한다’”11 이다.”



그러나 상부로부터 속사포처럼 내려오는 지시사항 없이 업무수행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을 스태프들이 깨닫지 않는 한, 이 중 어떤 방안도 제대로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고 아신크 감독은 이야기 한다. 이에 따라 그는 언제나 스태프들에게 “답변을 즉시 원한다면 반드시 전화로 이야기 하십시오. e메일을 보내면 하루 일과가 끝날 즈음에야 제 답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명확히 말을 해 둔다.
 
그렇다면,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이를 관리하는 것은 인풋의 유입을 단절하는 것만큼 단순할 수도 혹은 어려울 수도 있다. e메일 및 웹 브라우저를 닫고 전화는 자동응답기로 돌려 놓은 채, 비서 및 팀원들에게 집중업무 시간임을 알려라. 크리스틴 비즐리는 이에 대해 “자신의 중독증세가 정말 심각한 수준이어서 주머니 혹은 가방 속의 블랙베리를 확인하지 않을 자신이 없을 경우에는 블랙베리를 과감히 치워라”고 조언한다.
 
선별(Filtering)
모든 스위치를 내려 차단한다는 것은 추후 다시 접속할 때 수신함에 미확인 e메일이 넘쳐난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목욕물을 버리면서 아기까지 함께 떠내려갈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 누구도 조직, 고객 및 기타 이해관계자들을 손쉽게 접촉하거나 ‘간단한 질문에 순발력 있게 즉각적으로 답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고 싶어하지는 않는다. 또 “그 누구도 비즈니스 사이클의 흐름을 가로막는 존재가 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마이클 스플린터는 설명한다.
 
따라서 바른 선별 전략을 수립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는 리더가 모든 것을 다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그릇된 믿음을 과감히 떨쳐버리는 것에서 시작한다. 정보의 가용성 및 지속적 접근성이 대폭 확대되면서 이런 사고는 부지불식 중에 우리의 생각을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업무위임과 마찬가지로 정보 역시 적절한 위임을 통한 관리가 중요하다. 개리 러브맨은 이를 이렇게 설명한다. “진행 중인 일들의 현황을 지속적으로 파악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나는 나의 직접적 개입이 있을 때 가장 큰 효과를 낼 수 있으며 현재 혹은 향후 회사의 실적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만한 사안에 한해서만 심도 있게 관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크리스틴 비즐리 역시 비슷한 시각을 보인다. “모든 것을 다 읽어볼 수는 없는 일이다. 따라서 내가 실제로 읽어보게 되는 내용들은 정말 중요한 사안들이며 내가 직접 실제적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문제들에 해당된다.”
 
자신의 이름이 참조인으로 표기된 e메일의 경우 답신을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리더들도 있다. 이를 통해 자신의 행동을 필요로 하지 않는 이슈들을 선별해 걸러내는 것이다. 또 주변인들이 리더들의 한정된 시간을 반드시 요하는 업무가 무엇인지를 판단할 수 있도록 교육시키는 작업도 필요하다. “나의 시간과 관심을 요구하는 사안들은 매우 많다. 따라서 먼저 데이터와 인사이트가 나에게 제시돼야 한다. 먼저 읽어볼 수 있는 자료들이 제시될 경우, 이런 단순한 절차만으로도 수많은 낮은 중요도의 사안들을 나의 업무 리스트에서 필터링하는 것이 가능해진다”고 개리 러브맨은 설명한다.
 
그러나 당신의 수신함에 대한 존중을 확립하는 것만으로는 소기의 효과를 달성할 수 없다. 고위 경영진을 위한 가장 핵심적인 성공 요인은 바로 효과적인 일상적 정보관리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는 대기업 CEO의 핵심 참모를 중심으로 매우 정교화된 체계 혹은 크리스틴 비즐리의 설명처럼 ‘단순히 리더의 e메일 트래픽 일부를 관리하는 데 탁월한 역량을 지닌’ 노련한 비서를 통해 리더가 볼 필요가 없는 메일들은 일차적으로 걸러내는 것과 같은 단순한 구조로 이뤄질 수도 있다.
 
망각(Forget)
우리의 뇌가 새로운 지적 인풋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작동을 잠시 끄고 휴식을 취하는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연구원이나 기업의 리더들은 이것이야말로 창의적 학습 및 사고의 핵심 구성요소라고 입을 모은다. 빌 그로스는 “내가 생각해낸 최고의 아이디어 중 일부는 요가 중 물구나무서기를 하는 와중에 떠오른 생각들이다. 15분 동안 요가를 하고 나면 갑작스럽게 머릿속에 전구가 환하게 켜지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12 고 말한다. 마이크 스플린터 역시 신체적 운동의 효과를 언급한다. “운동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매일 더 정신적으로 기민해지는 것을 느낀다.”
 
야외로 나가는 것 역시 도움이 된다. 최근의 한 연구 결과 도심 속에서의 산책보다 자연 속에서의 산책에서 학습 효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13  사람들과의 감정적 상호작용 역시 의식적인 지적 프로세스로부터 관심을 분산시키는 기능을 한다. 이는 무의식을 끌어들이는 중요한 단계다. 존슨 앤드 존슨 제약그룹의 회장인 셰리 맥코이(Sheri McCoy)는 “밤에 퇴근을 할 때마다 나는 ‘이제 두세 시간 동안은 블랙베리를 쳐다보지 않을 것’을 다짐한다. 편안히 쉬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에너지가 보존되면서 이후 집중력도 더 살아나는 것이 느껴진다”고 설명한다. 크리스틴 비즐리는 주말에 개인적 시간을 반드시 확보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그 이유는 “급할 때면 언제나 개인시간이 침범되기 쉽기 때문”이라고 한다.
리셋 버튼’을 눌러야 할 의무
드러커의 시대에만 해도 이를 실천하는 게 훨씬 쉬운 일이었다. 출퇴근하면서 전화통화를 하거나, 휴가를 떠나면서 인터넷 접속 가능 휴대기기를 가지고 가거나, 기내에서 와이파이(Wi-Fi)를 사용할 수 있었던 시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집중, 선별, 망각의 전략을 실천하는 게 어려운 이유는 21세기형 팀워크 방식을 둘러싸고 구축된 일종의 기준들 때문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리더들은 수신 e메일에 24시간 내 응답하지 않을 경우 죄책감을 느낀다. 업무 시간 중 (혹은 심지어 퇴근 중이거나 그 후 저녁 시간에도) 최대 현안에 대한 해결책 모색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 팀원들로부터 편안하게 ‘잠적’할 수 있는 리더들 역시 매우 극소수에 불과하다. 조직이 필요로 하는 존재라는 느낌에서 얻는 개인적 만족감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정보 과부하가 학습 및 의사결정의 질을 얼마나 크게 저하시키는지를 인식한다면 이런 기준은 재정비해야 한다. 멀티태스킹은 탁월한 리더가 갖춰야 할 필수적인 스킬이 결코 아니다. 이는 비생산적 습관일 뿐이다. 정보 전송 및 저장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면서 더욱 많은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부담감은 더 커질 것이다. 따라서 이런 기준들을 과감하게 버리고, 업무기준을 전면 재설계하지 않는 한 깊은 사고와 창의성에 기반한 업무는 점점 더 수행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첫째, 이와 같은 행동패턴에 대한 우리의 집착 성향을 인정하고 냉철하게 다시 진단해봐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요청사항을 신속히 처리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에 대해 만족하고 이런 순간들을 머릿속에서 지우려 하지 않으며 이런 행동이 자신의 존재가치를 입증 받고 싶은 욕구를 다소 충족시켜준다는 점을 솔직하게 인정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느낌 자체가 잘못된 건 아니다. 하지만 장기적 효과라는 측정 가능한 비용 측면에서 고려해 볼 때 이는 분명히 다시 생각해봐야할 문제다. 회사의 자원을 한꺼번에 다 소진하는 것이 장기적 성공 측면에서 바람직한 전략이라고 생각하는 이는 없지 않겠는가. 리더 및 리더들의 정신적 자원 역시 마찬가지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둘째, 오늘날의 리더들에게는 그 어떤 때보다도 자신의 개입이 필수적인 영역을 제외하고는 더욱 과감히 뒤로 물러설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어떤 업무를 위임해야 할지 선별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효과적인 업무수행 방법을 전수할 수 있는 코칭 스킬이 필요하다. 또 상호 간 기대 수준 역시 명확하게 수립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요소들이 모두 확보된다면 주의 깊은 업무분담을 통해 리더들은 가장 핵심적 이슈에 집중할 수 있는 더 많은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또 이는 탁월한 인재개발 방안이 될 수도 있다.
 
셋째, 이런 접근법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려면 리더와 해당 팀들이 함께 업무규범을 재설계해야 한다. 아무리 CEO라도 혼자서는 해낼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두고 휴가를 떠나는 유일한 임원이 되고자 하는 이가 얼마나 되겠는가? 명확한 논의 과정이 수반되지 않는 한, 이러한 행동은 업무를 벗어나 재충전을 하기 위한 생산적 노력보다는 업무에 대한 진지함이 결여된 것으로 해석되기 쉽다. 따라서 집중, 선별 및 망각을 어떻게 실제적으로 실천할 수 있을지, 최고의 업무효율을 위한 시간 및 공간이 확보될 수 있도록 어떻게 서로서로를 지원할 것인지, 이러한 관행이 전 조직 내에 확산될 수 있도록 서로를 독려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를 공개적으로 적극 논의해야 한다. 이런 대화는 회사 내 모든 지식 노동자들의 정보 및 기술 필요에 대해 더욱 심도 있는 관점을 수립하기 위한 최적의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정보 과부하를 완화시키는 게 생산성, 창의성, 근무의욕, 비즈니스 실적에 가져다 주는 막대한 효과들을 감안할 때 이는 충분히 시도할 가치가 있는 일이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효과들을 더욱 깊이 인식할수록 새로운 습관은 더욱 수월하게 정착된다.

 
데렉 딘(Derek Dean)은 맥킨지 샌프란시스코 사무소의 디렉터를 지냈다. 캐롤라인 웹(Caroline Webb)은 현재 맥킨지 런던 사무소의 principal이다.
 
편집자주 이 글은 <맥킨지 쿼털리> 2011년 1월호에 실린 ‘Recovering from information overload’ 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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