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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havioral Economics

‘피크-엔드(Peak-End) 법칙’이 주는 뜻밖의 선물

곽승욱 | 376호 (2023년 09월 Issue 1)
Based on “Understanding Heuristics-Based Financial Decision-Making Using Behavioral Portfolio Strategies,” by K. Quddus and A. Banerjee in Review of Behavioral Finance 2023, 15(2):121-137.



무엇을, 왜 연구했나?

재무관리 관점에서 투자 의사결정은 투자 비용에 상응하는 투자자의 경제적·심리적 만족을 나타내는 기대 효용에 좌우된다. 반면 행동경제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투자안 평가 모형’은 기대 효용에 쾌락, 고통 등 투자자의 주관적 경험과 편향, 휴리스틱1 등 행동경제학적 특성을 추가한 경험적 효용에 의해 결정된다. 벤담의 공리주의적 프레임과 케인스의 동물적 투자 본능을 적절히 결합한 의사결정 모형인 것이다.

‘피크-엔드 법칙(Peak-End Rule, PER)’은 일정 기간 지속적으로 경험한 쾌락이나 고통의 감정을 돌이켜 평가한 값이 감정의 최고점(가장 큰 쾌락이나 고통)과 최근점(가장 최근의 쾌락이나 고통)의 평균과 비슷하다고 판단하는 휴리스틱이다. PER의 사촌 격인 ‘기간 무시(Duration Neglect, DN)’는 특정 경험이 지속된 시간의 길이를 무시하는 심리적 현상이다.

PER과 DN으로 인해 우리는 자신이 경험한 사건이나 상황을 기억해 낼 때 경험 전체에 대한 평균적 평가나 경험 기간의 장단보다는 강렬한 순간(최고점)이나 마지막 순간(최근점)에 더 큰 가중치를 두게 된다. 예를 들어, 일주일간 해외여행에 대한 평가는 가장 인상적인 장면과 여행이 끝나갈 무렵의 느낌과 분위기에 크게 좌우되곤 한다. 일주일 동안 쉼 없이 경험한 독감의 고통이 하루 만에 사라진 격심한 독감의 통증보다 훨씬 더 견딜 만하다고 돌이켜 판단하기도 한다. 일주일간 겪은 고통의 합이 하루의 고통보다 훨씬 큰 경우에도 말이다.

인도경영대학원(Indian Institute of Management) 연구진은 실시간 금융시장 데이터와 PER과 DN을 활용한 행동경제학적 투자 전략을 고안하고 분석해 주식시장에서 휴리스틱의 긍정적 역이용 가능성을 밝혀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진은 PER을 기반으로 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해 먼저 인도 NSE 500 지수에 편입된 샘플 주식에 대해 2010년 1월부터 2019년 3월 사이 월별 수익률을 구했다. 12개월 간격으로 최고 월 수익률과 가장 최근인 마지막 달의 수익률을 단순 산술 평균으로 PER 수익률을 산출했다.2 샘플 주식은 PER 수익률의 크기에 따라 정렬해 상위 10% 주식은 ‘쾌락’ 포트폴리오, 하위 10% 주식은 ‘고통’ 포트폴리오로 분류됐다. 이어 쾌락 포트폴리오를 매수하고 고통 포트폴리오를 공매도하는 PER 투자 전략을 채택하고 그 성과를 분석했다.

DN 투자 전략을 검증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구성법은 PER 포트폴리오 구성법과 조금 달랐다. 포트폴리오 구성 전 12개월 동안 실제 성과가 안 좋았는데 최고 시점의 수익률이 높아 투자자가 좋은 경험으로 인식한 주식은 ‘쾌락’ 주식으로 분류했다. 반면 실제 성과가 좋았는데 최저 시점의 수익률이 낮아 투자자가 나쁜 경험으로 인식한 주식은 ‘고통’ 주식으로 분류됐다. DN 투자 전략은 쾌락 주식 중 상위 10%의 쾌락 포트폴리오를 사고 고통 주식 중 하위 10%를 파는 투자 기법이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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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곽승욱 곽승욱 |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필자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 테네시대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근무한 후 현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재무학/경제학, 기업가치평가, 투자, 금융시장과 규제 등이다.
    swkwag@sookmy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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