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기술, 자산화할 수 있을까? 철수에게는 ‘핸드 드립’ 커피를 잘 내린다는 자부심이 있다. 목동에 카페를 열기 전 우연히 유명한 전문가로부터 전수받은 기술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친구들을 모아놓고 그동안 갈고 닦은 핸드 드립 커피를 자랑할 일이 생겼다. 철수의 커피를 맛본 친구들은 여기저기서 맛있다며 칭찬이 자자하다. 그러다 누군가가 이 기술이 얼마냐고 묻자 순간 으쓱해진 철수는 한 1억 원 정도 되지 않겠냐며 농담을 했다. 그러자 다른 친구가 회계적으로 볼 때 철수의 핸드 드립 기술은 자산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며 분위기에 초를 쳤다. 순간 철수는 자신의 기술은 아무나 따라 할 수 없고 이 때문에 가끔 매출이 발생하는데 정말 자산으로서 가치가 없는지 궁금해졌다. 과연 회계에서는 이런 경우 자산화할 수 없다는 친구의 말이 맞는 걸까?
실무에서 회계를 하다 보면 다양한 이슈가 발생하지만 ‘무형 자산’만큼 골치 아픈 주제도 드물다. 무형 자산의 기본 개념은 ‘유형 자산’과 유사하지만 그 특성상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나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만족시켜야 하는 회계의 입장에서 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자산’으로 인정하는 데는 보수적인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회계에서는 다음과 같은 요건을 만족하는 경우에만 무형 자산으로 인정하고 있다.
김범석 ah-men@hanmail.net
-회계사
-(현) 글로벌 패션회사의 Group Accounting 업무를 담당
-삼일회계법인 및 PWC Consulting에서 CEO Agenda 위주의 프로젝트성 업무를 맡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