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 통신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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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보다 CFO를 주목하라
듀크대(Duke University)의 퓨쿠아비즈니스스쿨(The Fuqua School of Business)은
온라인을 통해 지난 9월 진행된 설문에 전 세계적으로 1500여 명의 CFO가 참여할 만큼 활성화됐다. 특히 미국 외 유럽,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CFO가 600명에 이를 정도로 다양한 지역에서 참여하고 있으며 유통, 제조, 건설, 에너지, 통신, 미디어, 뱅킹 등 참여 산업군 역시 다양하다. 이렇게 조사된 설문은
필자는 수업에서 설문내용을 처음 접하면서 왜 CEO가 아닌 CFO를 대상으로 하는지 의문을 가졌다. 그램 교수에게 이에 대해 질문하니 그는 “CEO보다 CFO에게 의견을 묻는 것이 훨씬 효과가 크다”고 자신했다. CFO는 회계실무부터 회사의 사운을 결정하는 사업 진출, 그리고 정부의 규제까지 다양한 부분을 챙긴다. 또 CEO가 관심 갖기 어려운 세부적인 사항들까지 인지하며 문제를 바라본다. 이를 그램 교수는 ‘땅에 더 가깝다(close to the ground)’, 즉 좀 더 실무적인 문제들을 잘 알고 있다고 표현한다. 이것이 해당 기업의 CEO뿐만 아니라 중앙은행과 정부 당국자들까지도 CFO들의 의견에 주목하는 이유다.
설문에는 10개의 문항이 있다. 지난 16년간 일관되게 물어온 질문들과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새로운 질문들로 나뉜다. 국가 경기에 대한 전망, 소속 회사의 향후 재무 전망, 현재 회사가 직면한 세 가지 내외부의 위기, 고용 및 투자에 대한 사업계획 등은 과거부터 일관 되게 물어온 주요 질문들에 해당한다. 반면 트렌드를 반영한 질문들은 매번 변경되는데 지난 9월 있었던 올해 설문의 경우, 아시아의 저성장, 유로존의 위기, EU 붕괴 등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것들이었다. 무엇보다도 CFO들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설문인 만큼 부채를 통한 자금 조달을 추가적으로 진행할 의향이 있는지, 또 추가적 투자 의지에 대한 질문도 있다.
이번 9월의 설문결과를 보면 미국의 경우 향후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낙관지수(Optimism Index)가 지난 분기 대비 4%포인트 감소된 52%이고 경기회복을 주도해온 자본 투자(Capital Expenditure) 역시 5%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CFO들은 경기회복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림1) 반면 현재보다 1.5% 정도 추가 고용 의사가 있는 것으로 보아 실업률 지표는 일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도 마찬가지다. 지난 분기까지 60% 중반에 있었던 아시아 CFO들의 낙관지수가 60% 아래로 떨어졌다. 특히 중국에서는 응답자의 64%가 경기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이렇듯 낙관론이 줄어들고 있음에도 약 7% 수준의 임금 상승이 예고돼 아시아 기업들과 미국 기업 간의 임금 격차는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램 교수가 지적하는 진정한 문제점은 역시 유럽에 있다. Optimism Index가 50% 미만일 뿐만 아니라 고용률 역시 매우 급격히 감소해 대량 해고가 진행되고 있음이 간접적으로 확인된다. 내년 기업 투자 역시 5%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향후 경기전망은 지속적으로 어둡다. 설문에 참여한 유럽 지역의 CFO 중 60%가 그리스가 1년 내에 유로존에서 이탈할 것으로 보고 있어 유로존 국가들 간의 상호 공조체제가 원만하게 진행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음을 확인할 수 있다.
경제에는 비관적, 자기 회사에는 낙관적
이번 설문에서 주목받은 내용 중 하나는 미국 연방중앙은행의 3차 양적완화(QE, quantitative easing)에 대한 CFO들의 의견이다. 만약 양적완화를 통해 금리가 1%포인트 낮아질 경우 투자를 늘리겠냐는 설문에 91%의 CFO가 부정적으로 답해 실제 양적완화가 투자 활성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금리가 낮아지면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려 투자하기가 쉬워진다. 그러나 금리는 이미 역사적 저점이어서 경제 활성화에 결정적 변수가 되기 어렵다는 것이 CFO들의 견해다. CFO들이 싫어하는 것은 높은 이자율이 아니라 세 차례 양적완화로 풀린 자금들이 물가상승으로 이어져 투자 환경을 해칠 것이라는 데 있다. 이와 같은 조사결과 분석은 오바마 정부의 경제 정책을 반박하는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전반적인 설문 결과로 보아 세계경기는 당분간 우울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그림2>에서 보듯이 지역과 산업, 그리고 시점에 상관없이 많은 CFO들이 경기에 대한 전망보다 자신의 회사에 대한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거시 경기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리스크를 고려하면서도 자신이 속한 회사에 대해서 만큼은 긍정적이고자 하는 CFO들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CFO들이 스스로에 대해서는 긍정하고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 이 어두운 불황을 이겨낼 수 있는 최고의 대처가 아닐까.
추가정보
Global outlook survey link :http://www.cfosurvey.org/
John Graham: http://faculty.fuqua.duke.edu/∼jgraham/
Campbell R. Harvey: http://www.duke.edu/∼charvey/
CFO Magazine: http://www3.cfo.com/
1968년 설립된 듀크대 경영대학원은 존 브룩스 퓨쿠아(J.B. Fuqua)의 기부를 기념해 퓨쿠아스쿨(Fuqua School of Business)로 불린다. ‘남부의 하버드’라 불리는 듀크대의 명성, 독창적인 커리큘럼 등으로 많은 언론으로부터 미국 내 Top 10 MBA로 꼽히고 있다. ‘Team Fuqua’라는 슬로건으로 뭉친 특유의 끈끈한 동문 네트워크가 강점이다. 매년 450명가량의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으며 그중 15∼20명 정도가 한국인이다.
김창일 Duke University, The Fuqua School of Business, Class of 2013 changil.kim@fuqua.duke.edu
필자는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KTF, KT에서 9년간 신사업개발, 전략기획, 변화관리 등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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