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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드펀딩

SNS 시대, 크라우드펀딩이 패러다임 바꾼다

김재중 | 92호 (2011년 11월 Issue 1)

 

 

 

집단 지성, 크라우드소싱, 크라우드펀딩

미국 동부지역 어느 대학원의 한 강의실에서 있었던 일이다. 강의의 이름은 ‘Professional Presentation Skills’이라 하여 청중(target audience)에게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에 대해 효과적으로 의견을 전달하는 것을 가르치는 과목이었다. 한 학생이 프레젠테이션을 마치자 교수는위키피디아(wikipedia) 자료를 인용하지 말라는 지적을 했다. 자료의 오류가 많으니 정확한 사실관계나 정보의 전달을 위해 위키피디아를 맹신하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이처럼 위키피디아 자료의 타당성이나 전문성에 대한 의문은 그간 끊임없이 제기돼 왔는데 2005 <네이처(The Nature)>지가 위키피디아의 과학 분야 항목만을 추출해 그 내용을 분석한 결과 유명한 <브리태니커(Britannica) 백과사전>과 페이지당 오류 면에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의 여러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주제별로 자료를 생성하고 업데이트하면서 만들어진 위키피디아가 전문 석학들로 구성돼 만들어진 백과사전과 양적, 질적으로 동등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공동의 목표를 위해 각자의 작은 힘을 보태는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은 인터넷 시대에 급격하게 달라진 소통 방식의 양상 중 하나다.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로부터 경험과 지식의 힘을 빌려 문제 인식을 공유하고 해결하고자 하는크라우드소싱(Crowd Sourcing)’의 개념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프로젝트에 다수가 작은 돈을 모아 보태는 형식의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은 기존의 자금 조달 방식이 가지는 한계를 뛰어넘는 대안적 펀드레이징(fundraising) 수단으로서의 의미를 가지고 성공적인 첫걸음을 내딛고 있다.1

 

1. 크라우드펀딩이란?

Crowd Funding’이라는 표현을 직역하면군중, 대중에 의한 모금정도가 될 수 있겠으나 실질적 의미로는특정한 프로젝트에 다수의 사람들이 소액을 후원하는 것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크라우드펀딩의 목적은 재난 구호에서부터 시민 언론 활동, 혹은 예술가의 후원자 모집, 정치적 캠페인, 신규 사업에 대한 소규모 투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미국법에서는크라우드펀딩전문적 자본가가 아닌 개인들로부터 소규모 금액의 기부/후원/투자 약정을 얻어내기 위해 일반적으로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것이라 정의2 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소셜펀딩(social funding), 소셜벤처링(social venturing), 커뮤니티펀딩(community funding), 마이크로벤처링(micro venturing) 등의 단어들이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종합해 크라우드펀딩을 정의해 보면창의적인 특정 아이디어나 프로젝트에 대한 후원(모금, 자원봉사 등)을 얻기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활동 계획을 알리고 실제 후원을 얻어 프로젝트를 실현시키는 모금 플랫폼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2.
크라우드펀딩의 역사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크라우드펀딩을 기존의 펀딩 방식과 비교해 완전히 새로운 개념으로 보고 있지 않는데 정부가 시민에게 세금을 부과해 징수하던 것 역시공공재(public goods) 공급을 위한 크라우드펀딩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3 중세 유럽의 한 유명 작곡가의 경우 창작악보나 초연티켓을 사전에 후원 그룹에 한정 판매하기도 했는데 이는 향후 ‘Threshold Pledge System(혹은 Street Performer Protocol)’이라는 형식으로 발전하기도 했다.4  1602년에 세계 최초의 거래소인 암스테르담 주식거래소를 통해 상장된 네덜란드 동인도회사(합자동인도회사)의 주식은 기업의 영업활동에 대한 투자 개념으로서의 크라우드펀딩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아시아까지의 위험하고 값비싼 항해의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 주식을 공모했는데 이를 통해 일반인들로부터 엄청난 금액의 자금을 모을 수 있었다. 1997년에 이르러서는 인터넷을 활용한 첫 번째 크라우드펀딩 사례가 나오는데 영국의 록그룹인 마릴리온(Marillion)이 미국 투어에 사용할 자금(6만 달러)을 마련하기 위해 인터넷을 통해 모금하는 데 성공했고, 2003년에는 음반정보 제공 사이트인 아티스트셰어(ArtistShare)에서팬펀딩(fanfunding)’이란 이름으로 신규 앨범이 나오기 전 팬들의 자발적인 모금을 유도한 사례가 있었다. 셀라밴드(SellaBand)5 KIVA6 와 같은 경우도 크라우드펀딩의 우수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3. 크라우드펀딩 현황 소개

해외에는 약 200여 개의 다양한 펀딩 사이트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펀딩 플랫폼의 형태와 내용에 따라서 5가지 정도로 분류될 수 있다. 한 사이트에서 여러 형태의 펀딩 플랫폼을 동시에 제공하는 경우도 많다. 또 앞으로 전혀 새로운 형태나 아이디어가 구현된 다른 종류의 펀딩 플랫폼들이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표1] 크라우드펀딩의 종류


현재의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은 자금(후원금)을 모으고자 하는 개인(그룹)이 자신의 프로젝트 혹은 아이디어를 후원금액대별 보상(reward)과 함께 사이트에 소개하면 온라인 유저들이 각자가 선호하는 프로젝트에 금전을 후원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이때 돈을 구하는 쪽이 어떤 형태의 펀딩을 원하느냐에 따라 그 명칭이 후원금, 대출금, 기부금 등으로 달라지기도 하며 보상 형태의 경우에도 이자 수익과 같은 금전적인 것에서부터 공연 티켓, 감사 엽서, 작은 선물 등 유무형의 재화와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로 제시되고 있다.

 

3.1. 해외사례

미국 등에서는 온라인 사이트에서 특정한 프로젝트에 대해 투자를 받거나 그에 따른 금전적 수익(이자 등)을 제공하는 것이 법적으로 금지돼 있기 때문에 주로 문화예술 분야나 공익적인 목적의 펀딩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다.

 

● 킥스타터(www.Kickstarter.com)

2009 4월에 오픈했으며 영화, 미술, 사진, 패션, 출판 등 문화예술 전 분야에 대해 펀딩을 진행하고 있다. 페이스북(Facebook)의 대항마가 될 것으로 평가받는디아스포라(Diaspora)’가 이 사이트를 통해 무려 20만 달러가 넘는 금액을 모금하면서 크게 알려지게 됐다. 현재까지 총 5300만 달러의 후원금을 모았으며 그중 영화와 음악에 각각 2000만 달러와 1300만 달러가 모금됐다. 이는 영화와 음악의 경우 예술가들이 직접 자신들의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동영상 또는 음원을 올리는 경우가 많아 후원자들 입장에서는 좀 더 친숙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인 펀딩 참여가 이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펀딩에 따른 수수료로 모금액의 5%가 부과되며 결제수단으로 아마존 계정을 사용하기 때문에 금액에 따라 3∼5%의 결제수수료가 별도로 부과된다. 당연히 후원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 인디고고(www.IndieGoGo.com)

2008 1월에 문을 열었으며 크라우드펀딩의 대중화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킥스타터 등 다른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와 비교해 다른 점은 모금액이 목표액에 도달하지 못해도 모금액이 전달된다는 점이며 수수료는 목표금액 도달 시에는 모금액의 4%, 도달하지 못한 경우에는 9%가 부과된다. 이와 별도로 지불 중개 수수료 3%가 별도로 부과된다.

 

[그림1] 인디고고의 펀딩 프로세스 안내
프로젝트 업로드(upload)에서 SNS를 통한 공유·전파 및 후원방법과 모금추이 등에 대한 분석에 이르기까지 간결하게 크라우드펀딩 프로세스를 설명하고 있다. (http://www.indiegogo.com/about/features)


● 로켓허브(www.RocketHub.com)

2010 1월에 서비스를 시작했고 음악, 영화, 사진, 공연 등 문화예술 분야 펀딩에 주력하고 있다. 이 사이트의 특징은 크라우드펀딩 이외에도런치패드(LaunchPad)’라는 일종의 오디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정 주제에 대해 예술가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온라인 사이트에 제출하면 일반인들의 투표를 통해 좋은 아이디어를 최종 선정해 지원하는 형식이다. 선정된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문화예술 분야인 만큼 주로 공연, 전시 등의 기회가 부여된다.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수수료는 목표금액에 도달할 경우 4%, 도달하지 못할 경우에 8%이고 역시 3∼5%의 지불 중개 수수료가 별도로 부과된다.

 

● 피어배커스(www.Peerbackers.com)

엔젤 투자자(angel investors)가 원하는 투자수익률을 기대할 수 없는 소규모 기업에 대한 초기 자금 펀딩을 위한 사이트를 표방하며 2011년에 오픈했다.7

3.2. 국내 사례

국내에도 문화예술 분야, 일반 대출 연계, 소상공업 창업 자금 연계 등 다양한 형태의 크라우드펀딩이 존재하고 있다. 다만 대부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활성화를 뒷받침할 법제도가 아직 정비되지 않아 해외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는 미약한 편이다. 일반 대출 연계나 창업 자금 대출 연계 분야에서는 금전 소비대차계약을 맺는 형태를 통한 팝펀딩, 머니옥션 등이 알려진 편이다. 여기서는 문화예술 분야 프로젝트를 주로 다루는 펀딩 플랫폼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하고자 한다.


● 펀듀(http://www.fundu.co.kr)
문화예술과 교육, 다큐멘터리, 캠페인에 이르기까지 독특한 아이디어에 대한 펀딩을 유도하고 있으며 2011년 4월 오픈한 이후 킥스타터와 함께 펀딩을 진행하기도 하는 등 활발할 활동을 펼치고 있다.

● 업스타트(http://upstart.kr)
2011년 5월에 문을 열었고 주로 소규모 창작 프로젝트에 대한 후원을 유도하고 있으며 참여 동기를 높이기 위해 기부자에 대한 후원금액별 리워드를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 텀블벅(https://www.tumblbug.com)
2011년 3월 말 문을 연 텀블벅은 디자인, 영상, 영화 등을 전공한 네 명의 학생들이 기획하고 시작한 사이트로 ‘독립 창작자와 후원자를 잇는 쇠똥구리’ 역할을 표방한다. 참여 분야에 제한을 둬 ‘디자인, 출판, 사진, 영화/영상, 음악, 공연, 연극, 패션, 테크놀로지, 게임, 만화, 이벤트, 요리’ 중 하나에 해당하는 프로젝트만 참여할 수 있으며 철저하게 기한이 있는 정해져 있는 프로젝트에 대해서만 펀딩을 허락하고 있다.

● 디스이즈트루스토리(http://www.thisistruestory.co.kr)
2011년 1월에 시작된 사이트로 ‘신선하고 창의적인 프로젝트 발굴의 창구 역할’을 기치로 내걸고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문화예술과 스포츠, 교육, 음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프로젝트를 후원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기업 스폰서십을 도입한 프로그램인 ‘Hand-in-Hand’가 주목받고 있다. 기업과의 홍보, 마케팅, 인재협력, 자원공유 등 다양한 제휴를 통해 프로젝트 주체와 기업이 같이 윈윈(win-win)하는 모델을 추진 중이다.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fund.arko.or.kr)
유일하게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로 2011년 4월에 첫 모금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문화예술 분야 기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기존 기부사이트를 개편해 운영 중이다. 특별히 타 사이트와의 차별점은 모금한 쪽에서 내야 하는 별도의 수수료가 없고 후원자(기부자)에 대한 세제 혜택이 주어져 소득세법에 의해 기부금액의 100%까지 소득공제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4. 크라우드펀딩의 이해관계자별 장점, 그리고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과 고민들

크라우드펀딩을 이용하는 것은 프로젝트를 구현하고자 하는 개인(그룹)의 입장에서 보면 ①소규모 프로젝트 및 창의적 아이디어에 대한 실행 자금 마련 ②입소문이나 온라인(SNS)을 통한 부수적 마케팅 효과 ③후원자의 향후 신규 프로젝트 재기부 및 적극적 지지층 확보 ④제도권 금융을 이용할 수 없는 경우의 새로운 대출 기회 등의 장점이 있다. 또 후원하는 쪽에서 보면 ①재난구호 혹은 사회복지 기부에서 벗어나 다양한 문화 생태계 조성에 소액을 통해 참여와 기부를 실천한다는 보람 ②SNS 활동을 통한 새로운 정보 취득 ③예술가의 리워드(reward) 성격의 작은 선물을 받는 기쁨 ④P2P의 경우 이자 수익 등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크라우드펀딩이 새로운 형태의 대안적 모금 플랫폼으로서 보다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합의 혹은 해결돼야 할 몇 가지 고민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첫째, 리워드(reward)의 문제다. 대부분의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서 후원에 대한 보답의 성격으로 제시되는 리워드는 유사수신행위(類似受信行爲)의 규제에 관한 법률 등으로 인해 금전적인 방법으로 주어지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특히 문화예술 분야의 경우 재미, 성취욕, 보람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가진 동기를 자극할 수 있는 다양한 보상체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둘째, 펀드기금이 투자인가, 기부인가의 문제다. 크라우드펀딩의 종류를 소개하면서 투자 성격의 모금 방식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음을 언급한 바 있다. 예를 들어 P2P 대출의 경우 금융권 이용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 대한 대출 중개 시스템으로 원금과 함께 이자 수익을 기대하는 일종의 투자의 개념으로 해석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펀딩의 경우 비경합성이나 비배제성(배제불가능성)을 지닌 문화예술의 특성상 다양한 예술 생태계 조성에 일조한다는 측면에서 기부 혹은 무형적 투자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셋째, 창의적 아이디어에 대한 보호 문제다. 크라우드펀딩은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프로젝트를 사전에 일반 대중에 공개해야 모금이 가능하기 때문에 신선한 지적 자산에 대한 도용의 위험이 상존한다. 독특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하는 소규모 창업 및 문화예술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크라우드펀딩 생태계 환경이 유지, 성장하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관심과 뒷받침이 고려돼야 할 것이다.



넷째, 펀딩 조성 완료 후 실제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의 성실/책임 문제다. 모금을 진행한 개인 혹은 단체는 자신들의 결과물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참여자(후원자)에게 보고해야 할 의무가 발생한다. 그런데 만약 불성실하거나 무책임한 결과물이 후원자들에게 제공될 경우 선의를 가졌던 후원자의 입장에서는 향후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자체에 대한 불신과 함께 발길을 끊을 가능성이 높다. 프로젝트가 제시한 예상 결과물에 최소한 근접하는 수준이 기부자에게 제시돼야 지속적인 펀딩 활동이 가능할 것이다. 대출 형태의 크라우드펀딩 또한 일정 수준 이상의 상환률이 유지돼야 할 것이다. 크라우드펀딩은 ‘일회성’이 아닌 후원자와의 지속적인 ‘관계 형성’이란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며 운영 사이트 역시 수수료를 기반으로 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긴 하지만 사회적 책임을 수행한다는 책임감 역시 요구된다.



다섯째, 법적·제도적 장치의 부재 문제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SNS(Social Network Service)를 포함한 인터넷 공간에서 자금이 오고가는 문제에 대한 법적인 보호 장치나 이를 감독할 법적·제도적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다. 특히 일반 대출 연계나 창업 자금 대출 연계 분야에서는 현행 법체계상 팝펀딩이나 머니옥션과 같은 업체가 ‘대부업’으로 등록할 수밖에 없어 일정 금액을 후원한 후(혹은 빌려준 후) 발생되는 이자수익은 일반 수익이 아닌 비영업대금의 이익(일종의 불로소득)으로 해석돼 27.5% 수준의 원천징수 부담을 갖게 된다. 크라우드펀딩이 초기에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제도적인 뒷받침이 아쉽다.



5. 크라우드펀딩의 미래

올해 4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The U.S.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는 중소기업이 불특정다수로부터 소액 자금을 모금하는 기법으로서의 크라우드펀딩을 법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10만 달러 이하의 자금을 모집할 때에는 재무제표 공개 등 복잡한 절차를 생략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이용 가능하게 할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의회에서도 관련 입법을 준비 중이다. 공화당의 패트릭 맥헨리(Patrick Mchenry) 하원의원은 SEC가 크라우드펀딩 대상 기업의 공시의무를 완화시키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제안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기업들은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투자자 숫자 제한 없이 투자자 1인당 최대 1만 달러 혹은 연간 수입의 10%까지 총 500만 달러까지 투자받을 수 있도록 했다. SEC의 메레디스 크로스(Meredith Cross) 디렉터는 “혹시라도 크라우드펀딩 시장이 사기로 얼룩진 투자의 장(場)으로 변질된다면 관련 생태계 내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투자자들을 보호할 정책을 충분히 마련한 후 도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EC는 곧 20여 명의 민간 전문가로 패널을 구성해 관련 주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관련 논의가 시작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5월, ‘소셜 플랫폼 기반의 소통·창의·신뢰 구현 전략’을 발표하고 SNS를 활용한 소셜 문화 확산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8) 특히 한국판 킥스타터(Kickstarter) 육성을 위한 소셜 창업 생태계 조성 및 참여형 소셜 펀드 활성화를 통해 소셜 기반의 비즈니스 혁신을 촉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소셜비즈파트너’가 어떤 방향과 형식으로 자리를 잡게 되는가에 따라 현재 자발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크라우드펀딩 산업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6월에는 인터넷 비즈니스 스타트업(IBS) 프로그램을 통해 선정된 20개 과제에 대해 멘토링과 개발비를 지원하면서 향후 비즈니스화 지원 계획을 발표했는데 펀듀(www.fundu.co.kr)라는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를 통해 수상과제에 대한 일반인의 투자를 유도하고 홍보를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림2] 펀듀의 모금 프로세스 소개(홈페이지 발췌)







김재중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차장 someday3@arko.or.kr

필자는 서강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카네기멜론대에서 예술경영 석사를 취득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예산, 재원 조성, 자금 집행을 포함, 기획/재무 업무를 주로 담당해왔다.





8) 방송통신위원회는 소셜펀드 이용 활성화와 소셜적 창업 문화 촉진을 위한 다양한 제도 지원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 http://www.kcc.go.kr/user.do?mode=view&page=P05030000&dc=K05030000&boardId=1042&cp=11&boardSeq=31210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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