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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캐피탈 해외 자금조달

확실한 목표?치밀한 계획?과감한 결단, “못하면 죽는다”는 각오로 외국지갑을 열다

송기혁 | 92호 (2011년 11월 Issue 1)
 
 
 
 
 
편집자주
DBR이 서울대 경영대학과 함께 서울대의 임원 교육 과정(주임 교수 황이석 교수)인 ‘서울대 CFO 전략과정’의 최신 경영 사례들을 연재합니다. 국내외 유명 기업의 임원 출신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는 서울대 CFO 과정의 교육생들은 총 6개월의 교육기간 중 각자 회사에서 겪은 경험과 강의를 통해 배운 지식을 접목, 자사의 경영 사례들을 공유합니다. 이때 발표된 사례 중 한국 기업에 많은 도움을 줄 만한 내용을 엄선해 DBR 독자들에게 전달합니다. 기업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생생한 사례들이 가득 담긴 이 코너를 통해 기업 경영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통찰을 얻으시길 바랍니다.
이 기사의 제작에는 미래전략연구소 인턴 연구원 오창성(25·한국외대 영문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Make, Break, Make”
 
단순한 광고카피가 아니다. 현대캐피탈이 1996년 할부금융업을 시작하고 현대카드가 2001년에 시장에 진입한 이래 현대카드 캐피탈의 성장 과정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문구다. 이 회사는 광고 카피대로 업계의 기존 상식을 파괴하고 새로운 표준을 창출해왔다. 고객 맞춤형 알파벳 카드 시리즈, VVIP카드 서비스, 슈퍼스타 콘서트 등 문화마케팅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이 과정에서 여신전문금융업을 위한 핵심 필수 역량인 안정적인 자금 조달을 위한 노력도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카드업계에서는 고객이 가맹점에서 카드를 사용한 경우 가맹점에 거래대금을 우선 지급한 후 약 한 달 뒤에 고객으로부터 대금을 회수한다. 캐피털 업계에서도 고객에게 자금을 우선 대출해준 후 일정기간 후에 대출금을 회수한다. 따라서 카드·캐피털사의 성장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자금 조달이 필수다.
 
2003년 카드 대란이 발발하면서 카드사, 캐피털사 등 국내 여신전문금융사들은 재무건전성 악화와 유동성 문제로 아픔을 겪었다. 일부 회사가 디폴트(default) 위기를 겪는 등 심각한 상황 속에서 관련 업체들은 자본 확충은 물론 부실 자산에 대한 과감한 상각을 단행했다.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역시 2003년 말 기준 연간 당기순손실이 각각 6273억 원, 1873억 원 규모까지 커져 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상황의 심각성을 파악한 경영진은 다른 회사보다 빨리 대응에 나섰다. 사태가 악화되기 전인 2003년 5∼7월에 걸쳐 총 45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전환사채 포함)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에 성공해 유동성을 확보했고 이를 바탕으로 오히려 위기의 순간에는 마케팅과 브랜딩 관련 투자를 강화해 중장기적으로 도약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현대카드 캐피탈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성장을 위한 기초 체력 강화를 위해 노력했다. 우선 시야를 해외로 넓혀 글로벌 선도업체인 GE캐피탈과 ‘피를 섞는 수준’의 깊은 제휴를 맺었다. 이를 통해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고 대외 신인도를 높임과 동시에 선진 금융 노하우를 확보했다. (DBR 51호 스페셜리포트 Case Study ‘개방성과 신뢰, 혁신의 원천’ 참조) 뿐만 아니라 업계 최초로 해외 자본 시장을 개척해 일본, 유럽, 미국, 말레이시아, 스위스 등 다양한 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성공적인 장기 해외 자금 조달로 현대카드 캐피탈은 리파이낸싱 리스크(refinancing risk)1 를 해소하게 됐고 차입처의 다각화로 시장 경색 시 안정적인 자금 운용이 가능하게 됐다. 나아가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 상당한 입지와 영향을 갖게 됐다. DBR은 서울대 CFO 전략과정과 공동으로 현대카드 캐피탈의 해외 차입 시장 개척 사례와 그 성공 요인을 심층 분석했다.
 

 
현대카드는 2001년 10월 신용판매 취급액 기준 시장점유율 1.8%로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불과 8년 만에 카드업계 강자로 발돋움했다. 국내 최초로 VVIP 카드인 블랙카드, 퍼플카드를 내놓아 시장을 개척했고 알파벳 카드로 카드 상품을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필요(needs)에 맞춰 분류해 신용카드 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슈퍼매치, 슈퍼콘서트, 슈퍼토크, 컬처 프로젝트 등은 업계 내외부에서 상당히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1996년 국내 최초로 할부금융업을 시작한 최대 여신전문금융회사다. 2004년 8월 GE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선진금융기법을 도입한 이래 소비자 금융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 금융을 바탕으로 중고차 할부, 주택담보대출(mortgage loan), 전세보증금 담보대출, 개인신용 대출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해외 차입 최초 추진과 도전
카드대란으로 인한 금융시장 혼란이 채 가시기 전인 2004년 10월, 현대카드 캐피탈은 GE캐피탈이 현대캐피탈 지분 38%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GE캐피탈과 파트너십 제휴를 맺고 주택담보 대출시장에 신규 진출하는 한편 기존 오토할부와 리스 서비스를 새롭게 브랜드화하고 본격적인 성장 계획을 수립했다. 새로운 목표를 추진하려면 무엇보다 자금 조달을 위한 신규 장기 차입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국내 채권 시장은 그 규모가 작았을 뿐 아니라 특정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시장이 지나치게 경색돼 해외 시장 진출을 그 대안으로 고려했다. 현대카드 캐피탈 CFO인 이주혁 전무는 “당시 국내 채권 시장에서 현대카드 캐피탈의 상황은 ‘연못 속의 고래’와 같았다”며 “최초로 해외 차입을 고려하게 된 2005년 당시 현대카드 캐피탈 채권은 국내 민간 채권 시장 전체의 5.1%(은행채 제외)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여신전문금융업 채권시장만 놓고 볼 때는 무려 30.9%에 달하는 비중이었다”고 설명했다. 더 이상 차입금을 국내 시장에서만 마련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GE와 JV를 체결한 후 8년째를 맞는 지금 현대카드·현대캐피탈과 GE의 제휴는 가장 성공적인 JV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현대와 GE는 선진 리스크 관리 능력과 마케팅 역량을 공유하고 있으며 국내외에서 끊임없이 비즈니스 모델을 공동개발하며 확장해 나가고 있다. 상품개발과 손익분석, 시장의 분석과 세분화, 고객 분석 능력 등에 있어서도 현대와 GE의 합작은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교육 프로그램, 다양한 사내 조직문화까지 공유함으로써 기업문화 측면에서도 새로운 길을 열어가고 있다. 이러한 현대카드·현대캐피탈과 GE의 성공적인 JV 사례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현대카드·현대캐피탈과 GE의 JV 사례를 가장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크게 소개하기도 했다.
 
 
첫 도전 무대는 일본(사무라이 본드 시장)이었다. 채권 시장의 규모가 국내보다 클 뿐만 아니라 도요타, 닛산 등 자동차 산업의 발달로 현대카드 캐피탈 같은 자동차 금융사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있었고 발행 절차 및 규제 환경이 한국과 가장 유사했기 때문이다. 또 소수의 대형 투자자들이 시장을 주도했고 주요 타깃 투자자 중심으로 역량과 노력을 집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시작부터 큰 도전에 직면했다. 채권 발행을 위한 주간사2 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10여 개의 주요 IB들에 제안요청서(RFP)를 보냈으나 단 1개사(JP모건)만이 단독으로 입찰에 응하는 ‘굴욕’을 당했다. 이 전무는 “무조건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즉시 TF를 구성해 몇 달간 밤낮을 가리지 않고 투자자를 설득하기 위한 논리를 만드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당시 주간사 업무를 담당했던 김경우 상무(현 모건스탠리)는 “IB들 입장에서는 ‘도대체 누가 이 회사에 투자할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현대카드 캐피탈 직원들이 펀더멘털 개선을 위해 정말 목숨 걸고 일하고 있다는 열정을 느꼈기에 ‘이건 되겠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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