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M&A 자금 유치 방안

세상은 넓고 매물은 많다. ‘맞춤투자’만 찾으면…

92호 (2011년 11월 Issue 1)





해외투자에 대한 관심

국내 대기업의 기업전략 및 신사업을 담당하는 다수의 임직원들과 오랜 기간 정보를 교류하고 고민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해외진출 및 해외투자에 대한 관심의 정도와 심각성이 예전과는 차원이 다름을 피부로 느낀다. 국내 시장에서는 더 이상 마땅한 성장기회가 없어 해외시장에서의 외형성장을 모색하고자 한다는 가장 일반적인 이유에서부터 IT 기업들의 신규 기술 확보를 위한 해외투자, 전통적 내수기업들의 신시장 개척 및 해외 유통망 확보를 위한 M&A 타깃 모색 등에 이르기까지 각 업종별로 다양한 필요에 의해 해외시장에서의 활로를 찾고자 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된다.

최근에는 정부 차원에서 해외 자원 개발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올 들어 무역보험공사가 제공하는 자원개발펀드 보험자금이 전례없이 빠르게 전액 소진되는 등 정부 산하 공기업과 연기금, 그리고 대기업 및 그 밖에 각종 해외투자펀드들이 해외 자원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 또한 두드러지는 트렌드 중 하나다.


해외투자에서의 펀딩 이슈

흔히 ‘Cross-border M&A’로 일컫는 국가 간 인수합병에서 국내 기업들은 대부분 현금으로 거래를 한다. 이는 주식거래 혹은 주식과 현금을 동반한 거래가 빈번한 해외 금융선진국들과 대비되는 점이다. 이는 아직 글로벌 인지도 혹은 국제화가 미흡한 국내 기업이 주식거래 방식으로 M&A를 추진하기 쉽지 않다는 이유와 함께 국내 기업 오너들의 특성상 지분희석을 불러일으키는 방식의 M&A를 선호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로 인해 국내 기업이 해외 M&A에 나설 때 자금조달(funding) 이슈가 상대적으로 더 중요하게 부각된다. 또한 해외 M&A의 경우 해당 산업과 기업에 대한 상대적인 정보 및 이해 수준의 부족, 국가 및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인해 국내 기업 간의 M&A에 비해 투자 리스크를 크게 인식하기 마련이며, 따라서 리스크 완화 목적으로도 다양한 전략적, 재무적 투자자와의 파트너십을 필요로 하게 된다.

국내 기업의 해외투자방식은 크게 소수지분투자, 조인트벤처, 그린필드 투자, 혹은 경영권 인수로 구분할 수 있다. 소수지분투자는 15∼20% 전후의 지분인수를 통해 대상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 방식으로 조인트벤처 방식과 함께 국내 대기업들이 해당 국가 또는 산업에 대한 본격적인 대규모 투자에 앞서 전략적으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투자방식이다. 논의의 대상을 국내 대기업으로 한정할 시 소수지분투자 및 조인트벤처는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의 자체 보유 현금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그린필드 투자의 경우 주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방식을 통해 글로벌 은행, 현지 은행 및 국내 은행의 해외지점 등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펀딩(Funding)이 이슈로 부각되는 경우는 주로 2∼3억 달러 이상의 경영권이 포함된 대형 거래이며 많은 경우 글로벌 투자은행들을 통해 자금조달 방안을 포함한 전반적인 M&A전략에 대해 자문을 구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활용가능한 자금의 종류

전략적 투자자(SI)

대규모 거래에 있어 사업 리스크 완화 및 시너지 확대를 위한 최적의 파트너십은 전략적 투자자(SI)와의 조합에서 찾을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 고려 가능한 첫 번째 파트너십 대상은 현지 사정 및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는 SI. 이들은 오랜 기간 해당 국가 또는 시장에서 대상기업이 차지하는 위치와 향후 성장성, 수익성 전망에 대해 나름의 확신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인수 후 재무적투자자(FI) 대비 장기적인 계획하에 추가적인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며, 따라서 FI와 비교해 대상기업의 가치평가에 대해 유연성을 지닌다. 두 번째로 고려 가능한 파트너십 대상은 타깃 기업의 가치사슬 안에 있는 SI. 타깃 기업의 전·후방산업에서 타깃 기업과 이미 사업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이들에 대한 많은 정보를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분 투자 시 일정 수준의 수직통합효과 또한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해외 M&A 시 투자파트너로서 매우 효과적일 수 있다.

경쟁 입찰 M&A SI와의 컨소시엄 구성은 인수 희망 기업의 입찰 경쟁력 제고 방안으로 자주 활용된다. 국내에서도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현대그룹과 독일 M+W그룹의 컨소시엄 시도, 대한통운 인수를 위한 포스코와 삼성그룹의 컨소시엄 시도 등 다양한 파트너십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해외에서의 경쟁입찰방식 M&A 참여 시에도 매각 측으로부터 자금조달의 확실성에 대한 정량적 평가와 인수 후 경영능력 등의 정성적 평가에서 높은 평가를 얻기 위해 국내 유수 기업 혹은 해외 기업과의 컨소시엄을 고려할 수 있다.

SI와의 파트너십이 펀딩 이슈의 해결과 함께 투자 파트너와 투자 대상 기업을 활용한 다양한 추가 가치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호 만족할 만한 파트너십으로 가는 과정은 결코 만만치 않다. 쌍방이 각자의 전략적인 투자 목적을 가지고 있다 보니 누가 투자의 주도권을 좀 더 가지고 어느 정도의 경영권을 행사할 것인지, 또 상대방에게 어느 수준까지를 허락할 것인지를 합의하는 문제부터 인수 후 기업을 통합하고 운영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문제에 이르기까지 미리 예상하고 합의를 이루는 과정이 상당히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M&A 준비과정에서 상대방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언제든지 파트너십이 철회될 가능성도 높다. 실제로 대기업 간 대규모 경쟁 입찰 과정에서 컨소시엄 파트너의 갑작스러운 인수 불참 선언 등으로 인해 입찰 막판에 컨소시엄이 무산되고 그에 대한 대안 부족으로 오랜 기간 준비해온 입찰에 실패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곤 한다.


연기금 및 국부펀드

해외의 경우 다양한 연기금, 즉 각 국가, 주정부의 연금뿐 아니라 하버드, 예일 등 유수 대학의 기금, 록펠러, 카네기 등 재단이 운영하는 기금들이 국공채 및 상장주식과 같은 전통적인 투자자산 외에 비상장주식, 사모펀드, 부동산, 원자재 등 대안투자 및 실물자산 투자에 많은 비중을 두고 참여 중이다. 많은 대형 연기금들은 과거에는 해당 투자대상에 대한 운용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한 펀드들을 통한 간접 투자를 주로 선호해왔으나 최근에는 간접투자뿐 아니라 해당 전문펀드들과, 또는 개별적인 딜 소싱(deal sourcing)을 통해 전략적 투자자와 공동으로 직접투자를 하는 비중을 늘려가고 있는 추세다. 한편 중동 및 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국가의 외환 및 기타 자산의 효율적인 운용을 위해 싱가포르의 GIC, 테마섹과 중국의 CIC 등과 같은 국부 펀드를 조성해 운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러한 국부펀드들은 대부분 주식, 채권, 부동산, 원자재 등 다양한 성격의 자산에 장기 투자를 하는 펀드로 SI, 또는 타 FI M&A에 나설 시 재무적 파트너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자금의 성격상 일반적인 재무적 투자자 대비 장기투자를 하는 펀드이기 때문에 전략적 투자자가 M&A를 위한 파트너십을 형성하기에 매우 적합한 대상이다.

국내에서도 세계 4대 연금으로 성장한 국민연금을 비롯, 사학연금, 교직원공제회, 군인공제회, 행정공제회 등 수조 원 이상의 운용 규모를 가진 연기금들이 다수 존재하고 있으며 이들의 대안투자에 대한 투자 비중 역시 점점 높아지고 있다. 국민연금의 경우 2005년 말 운용자산 대비 0.5%에 불과했던 대체 투자 비중이 2011 7월 말 현재 7.6% 수준까지 증가했다.1 최근에는 매칭펀드(대기업이 출자하는 금액만큼 국민연금이 공동 출자) 조성을 통해 국민연금이 국내 기업과 해외 M&A를 공동으로 추진하기도 했다. 포스코가 브라질에 있는 광산에 투자를 하는 거래에 국민연금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해 포스코와 동일한 금액을 공동으로 투자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다만 국내 연기금의 경우 공적 자금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원금 보전에 대한 강한 니즈가 있어 국내 연기금을 공동 투자자로 끌어들이는 경우 전략적 투자자는 해당 연기금에 원금을 보전해 주거나 상황에 따라서는 최소수익률을 보장해 줘야 할 수도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해외의 연기금, 국부펀드의 경우 공동으로 투자하는 SI에 원금보전이나 최소수익률 보장 등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신 국내 연기금이잃지 않는 투자(downside protection)’에 초점을 맞추는 것과 달리 이들은많이 버는 투자(upside potential)’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공동투자 시 투자 대상 회사의 기업가치 극대화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경우 투자를 하지 않는 성향을 보인다. , SI 입장에서는 국내 연기금 대비 ‘downside protection’ 제공의 부담이 없는 대신 SI가 제공할 수 있는 가치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 해외 연기금이나 국부펀드로부터 공동투자 기회를 얻기 어렵다고 보면 된다.


사모펀드

Buyout 성격의 일반적 사모펀드 사모펀드는 이제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물론 심지어 일반 국민들에게도 익숙하게 알려진 자금으로 국내 M&A 시장에서도 주요 매물에 항상 등장하고 있다. 주식, 부동산, 부실채권, 기업 등에 투자하는 다양한 성격의 사모펀드가 존재하나 M&A 시장에서 활동하는 사모펀드의 경우 지분 매입을 통해 경영권을 행사하면서 운전자금 및 자본투자의 효율화, 재무구조조정(recapitalization), 해당 펀드가 보유한 포트폴리오 자산과의 사업 시너지 창출, 비용최적화 등 다양한 전략적 관리 기법으로 기업가치를 증대시킨 후 지분매각을 통한 투자자금 회수를 목표로 한다. 해외에는 블랙스톤, 칼라일, KKR 등으로 대표되는 수백억 달러 이상의 운용자산을 보유한 대형 펀드들이 다양한 지역, 산업 및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또한 통신, IT, 미디어 등의 산업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Providence, Silver Lake 등이나 자원/에너지 산업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First Reserve, EIG 등과 같이 특정 산업 내에서의 투자경험을 바탕으로 전문성 및 네트워크를 극대화하는 펀드들이 존재하며 신흥시장, 친디아, 중남미 등 특정 지역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기 위해 조성된 펀드들도 있다.

사모펀드는 투자 규모 조정 및 투자집행/자금회수 과정에서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SI와 공동투자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사모펀드가 적절한 투자대상을 찾아낸 뒤 해당 기업의 가치를 가장 잘 이해하고 또 향후 경영을 통해 가치상승에 기여할 수 있는 역량을 지녔다고 판단하는 SI에 접촉해 파트너십을 이끌어내는 등 인수를 주도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인수대상 및 구조에 대한 선제적인 준비가 돼 있다는 가정하에 해외 M&A를 시도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해당 산업 및 지역에 전문성을 지닌 사모펀드들의 투자동향과 그들의 역량을 미리 파악하고 있다면 그들의 경험, 네트워크, 그리고 자본력 등을 최대한 활용하는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사모펀드를 활용한 투자구조 설립
M&A를 추진하고자 하는 인수기업은 사모펀드의 다양한 투자성격을 활용한 투자구조의 설립도 고려해볼 수 있다. 주식의 인수보다는 채권이나 우선주,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을 통한 투자활동을 선호하는 사모펀드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기업이 원하는 투자구조를 도출해내는 것이다. 예를 들면, 펀딩이 필요하나 공동투자자와 지분을 공유하는 것이 부담되거나, 혹은 지분을 공유할 투자자를 찾기 힘들 경우, 또는 단순히 지분투자자 대비 조달비용을 낮추고 싶은 경우, M&A를 위한 특수목적법인을 만들고 해당법인이메자닌펀드또는크레디트펀드성격의 사모펀드들에 채권, 우선주 등을 발행함으로써 자금을 유치하고 대상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기업금융에서메자닌이란 부채나 주식이 아닌 그 중간 성격의 투자상품을 일컫는 말로서 각종 우선주, 전환사채, 신주인주권부사채 등이 포함된다. 재무적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 대비 선순위인 증권에 투자함으로써 투자위험을 다소 낮출 수 있는 동시에 향후 해당 기업의 지분 가치가 상승할 경우 이를 후순위인 보통주를 보유한 전략적 투자자와 일부 공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전략적 투자자 입장에서는 향후 주식가치가 상승할 경우 이에 대한 이익을 일부 재무적 투자자와 나누는 대신에 비교적 낮은 비용의 자금을 조달해서 M&A에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이 경우에는 콜/풋 옵션, 이익참가, 보통주 의무전환, 단기간 내 IPO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일정수익률 이상을 보장받음과 동시에 추가적인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구조를 요구하므로 인수 후 도리어 큰 부담으로 돌아오지 않도록 세부 조건들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


크레디트펀드는 기업의 차입금 관련 증권에 투자하는 펀드로서 인수목적회사가 발행하는 고수익 채권에 투자하는 것은 기본이고 앞서 언급한 메자닌 형태의 채권과 투자대상 회사의 미래 실적에 따라 매년 이자율이 달라지는 ‘income bond’에 투자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수익부 채권의 경우 회사의 실적에 대해 약정된 구간에 따른 연간 이자율을 설정해 매년 회사가 달성하는 매출, 영업이익, EBITDA 등의 지표에 따라 투자자가 받는 이자가 달라진다. 또 적극적으로 특정 회사, 산업, 국가의 신용등급 변화를 예상해 이에 베팅하는 투자를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다소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 A가 발행하는 연 12% 수익률의 채권에 투자해 향후 회사의 실적이 좋아지고 신용등급이 올라갈 때 채권의 값어치가 상승하는 것을 통해 자본이득을 얻을 수 있다.

또한 IMF 외환위기 때 우리나라에 많은 투자를 했던 ‘distressed 펀드또한 접근 가능한 자금이다. 이 펀드는 장기적으로는 기업과 해당 산업의 펀더멘털에 큰 문제가 없지만 일시적인 거시경제 또는 회사의 특정 사유(대주주의 자금 횡령 또는 몇년 전 국내 다수의 중소기업을 곤경에 빠뜨린 KIKO 사태 등)로 인해 재무상황이 악화돼 투자를 필요로 하는 상황에 중점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로서 Oaktree, Clearwater, Mt Kellette, Colony 등의 전문 펀드가 대표적이다.

다만, 국내 대기업이 M&A를 위한 자금조달에 나서는 경우 자체 신용으로 보다 유리한 조건의 자금들에 대한 접근이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에 이러한 자금들(메자닌, 크레디트, distressed 펀드 등)과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것은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다.

국내 사모펀드 국내 사모펀드 시장은 2004 12월에 도입됐으며 20118월 말 현재 총 91개의 운용사가 177개의 펀드를 운용 중이며 총 출자약정액은 약 31조 원에 달한다.2  규모와 펀드의 개수는 단기간에 급성장했으나 소수 대형 연기금들의 영향력이 크고 아직 성공적으로 청산단계를 거친 펀드가 극소수에 불과하며 경험이 많이 누적되지 않아 특정 성격에 특화된 펀드를 찾기는 쉽지 않다. 해외 M&A에 투자가 가능한 방향성 및 역량을 지닌 펀드도 아직까지 소수에 불과하며 1000억 원대 규모의 소형 펀드들이 다수를 이뤄 일정 규모 이상의 투자 역량을 지닌 펀드 또한 적은 것이 현실이다. 아직은 대부분의 국내 사모펀드들이 해외 투자에 대한 경험과 이해가 부족해 오히려 전략적 투자자보다 의사결정 속도가 더 늦거나 전문성이 낮은 경우도 많다. 그러나 근래 들어 투자대상 기근현상으로 판매자 우위 시장(seller’s market)이 형성돼 있어 M&A를 시도하는 기업들은 해당 투자구조에 부합하는 국내 사모펀드들을 선별해 시장의 넘치는 유동성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인수금융

M&A 시 가장 빈번히 활용되는 자금조달원으로 은행 차입금을 들 수 있다. 인수 대상 회사의 기존 차입금 규모, 제공할 수 있는 담보자산의 규모와 질, 미래의 현금흐름 창출능력, 인수회사의 신용 등을 고려해 대출이 제공되며 인수대상 회사가 위치한 현지 국가의 은행뿐 아니라 해당 국가에 진출한 국내의 대형 민간 및 국책은행, 또는 씨티은행, HSBC 등 전 세계적으로 기업금융(corporate banking) 업무를 하고 있는 글로벌 은행들의 현지 지점을 통해서도 대출이 가능하다. 이때 국내 은행들은 인수대상 기업의 담보 자산 가치를 중시하는 반면 미국이나 서유럽 등에서는 인수대상기업의 현금창출 능력을 중시하는 경향이 보다 두드러진다.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전, 국내외적으로 금융시장이 안정적이었을 때에는 은행들이 인수 대상 회사의 연간 EBITDA 대비 7∼8(산업별로 차등)의 차입금을 제공해주는 등 M&A를 하고자 하는 기업들이 차입금을 활용해 기업을 인수하는 데 매우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돼 있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순수 투자금액의 규모를 줄이고 레버리지 효과를 통해 투자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에는 연간 EBITDA 3∼4배 수준의 차입금도 조달하기 쉽지 않을 만큼 M&A 시장의 인수금융 환경이 악화됐고 이후 점차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최근 그리스 및 유럽발 신용위기로 다시 예전 수준의 인수 금융에 우호적인 환경을 맞이하기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금융의 일부로서 위와 같은 은행 차입금과 함께 인수대상 회사의 신용등급에 따라 고수익사채(High-yield bond)를 발행해 추가적인 차입금을 조달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고수익 사채는 은행 차입금 대비 이자율이 높고 은행 차입금보다 후순위인 차입금이기 때문에 투자은행이 신디케이션을 통해 다수의 투자자를 모집하는 방식으로 채권이 발행되는 경우가 많다.

인수금융을 포함해 앞서 언급한 다양한 성격의 재무적 투자자들과 공동투자를 진행할 경우 국내 전략적 투자자 입장에서는 비교적 적은 금액의 투자로도 회사의 경영권을 인수할 수 있다. 간단한 예로 인수 대상 회사의 주식가치가 EBITDA 대비 8배에 달하는 경우 총 금액의 절반가량인 EBITDA 4배 정도까지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하고 나머지 대금 중 EBITDA 1.5배 정도를 사모펀드, 연기금 등과 같은 FI를 통해 조달한다면 전략적 투자자는 총 인수대금의 약 30% 남짓 되는 금액으로 지분의 50% 이상을 인수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국내 자금을 활용한 해외 M&A

- 높아져가는 경쟁력 및 그 가능성

최근 유명 골프브랜드 타이틀리스트를 보유한 미국의 Acushnet의 인수에 성공한 미래애셋PE와 필라코리아 컨소시엄이 화제가 된 바 있다. 국내 중견기업이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으로 국내 사모펀드들과의 공동투자 혹은 국내 은행들로부터의 대규모 인수금융을 이끌어내 해외에서 대형 M&A를 성공시키는 일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매우 낯설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내 전략적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재무적 투자자들까지도 해외 M&A에 대한 가능성을 활짝 열어놓고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의 해외 투자 필요성에 대한 간절함 못지 않게 이제 국내 재무적 투자자들도 해외로 눈을 돌리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 정도로 국내 금융시장의 경쟁이 심화된 점도 이유겠지만 그만큼 토종 FI들의 실력과 경쟁력도 글로벌 수준에 달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최근 국민연금은 해외투자의 비중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인지하고 포스코와의 브라질 광산업체 지분 공동투자, 팬아시아PEF에 대한 약 9000억 원 규모 출자 등 해외투자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에 맞춰 타 연기금들도 해외 대체투자에 대한 비중을 크게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은행 역시 PE실을 통한 해외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M&A를 위한 자금조달에 나설 때 국내에서보다 불리한 조건을 적용받게 되는 점을 고려할 때 해외 M&A에 나서려는 기업들은 빠르게 변화하고 경쟁력을 갖춰가는 국내 연기금, 사모펀드 및 은행 등 각종 활용 가능한 자금들로부터 우선적으로 가능성을 타진해보는 일이 효과적일 수 있다.


맺음말

현금 유동성을 갖춘 국내 기업들은 이미 몇 번의 경험을 통해 최근의 글로벌 신용위기 상황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값에 해외기업을 인수할 수 있는 적기로 판단하고 있을 것이다. 다만 이런 시기일수록 외부 자금 유치에 대한 여건은 악화돼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어떠한 투자자에게서 어떠한 조건에 투자를 이끌어내느냐의 결정은 그 어느 때보다 M&A의 성패에 있어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M&A를 모색하는 기업의 실무진 및 의사결정자들은 국내외의 다양한 자금의 성격 및 그 동향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모니터링을 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사전준비를 통해 단순한 펀딩 제공자가 아닌 함께 가치를 창출해내는 장기적인 투자파트너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


조용환 맥쿼리증권 기업금융부 상무 yonghwan.cho@macquarie.com


필자
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LG투자증권, ING증권 서울 및 홍콩법인, ABN AMRO RBS증권 홍콩법인에서 근무했으며 현재는 맥쿼리증권 한국법인 기업금융부 상무로 M&A ECM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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