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비즈니스 성공 모델

아이디어 성패는 시장 니즈에 달려, 밀착 타기팅으로 고객 가치 높여야

233호 (2017년 9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성공한 스타트업들은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이 외면했던 고객 가치를 혁신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자기만의 아이디어나 기술을 새로운 시장 니즈와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 그 방법도 창의적이었다. 원더스는 퀵서비스에 택배 물류배송 시스템을 도입했다. 뤼이드는 토익 수강생을 위한 머신러닝 기술을 개발했다. 매스프레소는 독서실과 고객 가치를 공유했다. 브리즘은 2D 사진들로 온라인상에서 입체적인 쇼핑 경험을 구현했다. 어메이저는 동영상 공유 플랫폼에 배틀 구도를 도입했다. 이들의 창의성은 고객 가치를 포착하거나 창조하고, 널리 전파하는 방식, 즉 비즈니스 모델에서 빛을 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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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의 성패는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 창업가의 신기술이나 아이디어가 혁신을 만들어내는 것일까, 시장이 선택하는 것일까. 야심만만한 창업가들은 자기들만의 독창적인 기술이나 아이디어가 기존 시장에 혁신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자신한다. 하지만 과도한 낙관주의는 눈앞에 닥친 냉혹한 현실을 가리는 ‘덫’이 돼 창업가들의 발목을 잡을 위험이 크다. 특히 빅데이터, 인공지능, 블록체인 같은 첨단 기술의 등장으로 산업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는 상황에서 그 부작용은 더 커질 수 있다.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최근 몇 년 사이 급속도로 팽창했으나 질적 수준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2016년 신설 법인은 9만6000개로 2011년 6만5000개에서 50% 이상 늘어났다. 하지만 생존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통계청의 2015년 조사에 따르면 신생 기업의 1년 평균 생존율은 62.4%, 2년 평균 생존율은 47.5%에 불과했다. 스타트업의 절반이 2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몰락하고 있다는 얘기다.1 


국내 많은 창업가들은 실패 원인으로 정부 규제, 열악한 투자 시장 등 외부 환경적인 요인을 꼽아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스타트업들의 비즈니스 모델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아이디어의 사업성 분석이 미흡한 상황에서 창업해 불완전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해 실패한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2  김문수 스마투스 대표 또한 약 18년 동안 연쇄 창업가로 살아오면서 많은 아이디어가 시장에서 싸늘하게 버림받는 것을 지켜봤다. 하지만 우연히 떠오른 작은 아이디어가 시장에서 폭발적인 매출로 이어지는 일도 경험했다. 이를 통해 그가 얻은 교훈은 결국 아이디어의 성공은 내가 아닌 ‘시장’이 결정한다는 진실이었다.


물론 독창적인 아이디어는 산업에 혁신을 일으키는 중요한 불씨 역할을 한다. 하지만 아이디어만으로 산업의 혁신은 불가능하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시장의 새로운 니즈와 연결돼야 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가 미국의 몰락한 101개 스타트업이 실패 원인을 심층 분석한 결과 42%가 ‘시장 니즈 없음’을 꼽았다. 실패한 창업가들은 자신들이 흥미로워하는 문제 해결에만 천착한 나머지 시장 니즈를 외면했다.


반대로 성공한 스타트업들의 공통점은 새로운 아이디어나 기술을 시장의 새로운 니즈와 연결하는 과정에서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3  을 내놨다는 점이다. 이는 최근 시장의 첫 선택을 받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들의 사례에서도 잘 드러난다.


다음에서 5개 스타트업의 성공 사례를 통해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한다. 최근 1년 새 고객 수, 매출, 고객 가치 같은 양적 지표가 눈에 띄게 성장한 스타트업 중에서 특히 기존에 없던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한 점이 돋보이는 5개 기업을 업종 다양성을 고려해 선별했다. 외부 투자 유치 여부는 보조적인 지표로만 참고했는데 자본시장에서 거액의 투자를 유치하고도 시장에서 실패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원더스, 운영혁신과 획기적 원가로 퀵서비스 재편


대부분 업계에서는 표준화된 운영 시스템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과거 콜택시 서비스는 중앙 서버와 콜센터를 설치하고 택시마다 단말기를 설치해서 서비스를 해왔다. 하지만 새롭게 등장한 카카오택시는 이런 표준화된 운영에 반기를 들었다. 중앙 서버나 콜센터 없이 스마트폰 앱 하나로 콜택시 서비스를 제공했고, 단기간에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 기존 방식의 콜택시 서비스를 업계를 재편했다. 이처럼 운영 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시장 기회가 창출된다.


혜성같이 등장한 퀵서비스 스타트업 원더스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이 회사는 서울에서 거리와 상관없이 단돈 5000원에 3시간 이내 배송을 해준다. 기존 퀵서비스는 출발지와 도착지의 거리에 따라 많게는 수만 원의 요금을 받는 데 반해 원더스는 거리와 상관없이 동일한 가격 5000원을 받는다. 어떻게 기존 퀵서비스 업체와 똑같은 서비스를 더 저렴한 가격에 제공할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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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퀵서비스 업체들이 출발지에서 배송지까지 ‘Point to Point’ 이동 방식을 쓰는 것과 달리 택배 산업에서 사용되는 ‘Hub&Spoke’ 방식을 과감하게 적용한 덕분이다. 중간에 거점 물류 노드를 정해 다량 집하, 다량 배송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Hub&Spoke’ 방식은 DHL 같은 대규모 물류 업체들이 활용하고 있었지만 퀵서비스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었는데 원더스가 업계의 통념을 깨고 새로운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이 같은 새로운 시도가 가능했던 비결은 고객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특정해 그에 최적화된 운영 혁신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원더스가 주목한 고객의 니즈는 ‘택배처럼 저렴한 가격으로 빠른 시간 내 안전하게 물건을 배송받는 것’이었다. 기존 퀵서비스는 가격이 전반적으로 비싼 데다 서비스의 질도 업체마다 천차만별이었다. 원더스는 배송비를 5000원으로 통일하고 오토바이로 반나절 안에 배송한다는 목표로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했다.


가격뿐 아니라 라이더 서비스 부문에도 혁신을 일으켰다. 다른 퀵서비스 회사에 없는 월 270만 원 고정급의 전속 라이더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고객의 퀵서비스 경험에 대한 만족도가 극대화되려면 고객과의 가장 접점에 있는 배송 직원의 직업 만족도부터 올라가야 한다고 판단했다. 원더스 라이더는 별도의 서비스 교육을 받으며 전용 유니폼을 입고 소속감을 다진다. 고객은 저렴한 가격에 기존 퀵서비스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친절한 서비스까지 누릴 수 있게 됐다.


퀵서비스 고객의 불편을 해소한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자 즉각적인 반응이 나왔다. 창업 1년 만에 4000개의 고객사를 확보해 월 매출액이 2억 원을 돌파했다. 서울에서 1곳으로 시작한 거점 물류센터도 역삼, 구로, 마포, 을지로, 용산 등 5개 지점으로 늘어났다. 다양한 샘플과 소재를 빠르게 주고받아야 하는 패션업계를 포함, 퀵서비스를 이용하던 고객사들이 기존 업체에서 빠르게 이동해왔다.


새로운 고객 가치가 창출되자 기존 퀵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던 비고객 기업까지 끌어들였다. 국내 최대 택배사인 한진택배와 제휴해 당일 택배 서비스인 파발마 배송 물량도 위탁 처리하게 됐다. 렌즈 전문 배송기업인 ‘바른배송’도 인수해 특수 배송 영역에도 진출했다. 택배 물류만 이용하던 온라인 상거래 기업들도 원더스를 통해 3시간, 당일, 지정일, 모아 받기 같은 다양한 배송 옵션을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원더스는 택배 물류 배송의 아이디어를 차용해 퀵서비스 고객에게 5000원 단일가와 전속 라이더 서비스라는 경쟁력 있는 가치를 제공하는 데 성공했다. 새로운 고객 니즈를 포착한 비즈니스 모델이 퀵서비스 고객의 가치를 혁신한 것이다.

 



인공지능과 데이터 활용해 서비스 혁신한 뤼이드


인공지능과 딥러닝 기술이 발달하면서 다양한 영역에서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개인별 성향을 정확히 분석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콘텐츠나 서비스를 추천하는 일이 가능해지고 있다. 아마존이나 넷플릭스 서비스의 가장 큰 경쟁력도 개인화된 추천 서비스와 관련이 있다. 과거 구매 데이터 등을 토대로 고객 스스로도 잘 간파하지 못했던 고객 취향을 유추하고 유사한 기호를 가진 타인의 구매 이력 및 서비스 만족도와 비교하면서 스스로 학습하는 추천 알고리즘 덕분에 아마존과 넷플릭스는 고객 만족도를 높이면서 이용자들의 몰입도도 제고하고 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콘텐츠나 상거래 외에 다양한 영역에서 서비스 혁신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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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이드(Riiid)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이 회사는 인공지능과 데이터 과학을 활용해 교육 서비스를 혁신하려는 에듀테크(edutech) 스타트업이다. 학습자의 수준, 스타일을 분석해 학습자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는 적응적 학습(Adaptive Learning) 서비스를 추구한다. 뤼이드 이전에도 기술 기반 적응적 학습 서비스에 도전한 기업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공급자인 교육자의 마인드를 벗어나지 못했다. 정해진 교육 커리큘럼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만 고민했다.


하지만 뤼이드의 비즈니스 모델은 기존 기업과 반대의 접근 경로를 취한다. 기존 에듀 테크 기업들이 교육 설계자의 직관에 의존했다면 뤼이드는 철저하게 학습자 행동에 의존한 서비스를 설계했다. 인공지능과 딥러닝 기술의 발전이 뤼이드의 귀납적인 전략을 뒷받침했다. 학습자의 학습 행동을 딥러닝으로 실시간 분석해 개인별 최단 학습 동선을 제공하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소비자는 데이터 과학 기술로부터 ‘단기간 효과를 볼 수 있는’ 맞춤형 학습 경로를 안내받을 수 있다.


여기서 관건은 실제 학습자로부터 기술을 검증받고 신뢰를 확보하는 일이다. 뤼이드는 AI 예측 시스템을 가장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객관식 시험, 그중에서도 출제 패턴이 일정한 토익 시장을 첫 타깃으로 선정했다. 그리고 열성적인 토익 수험생을 상대로 ‘산타토익’이라는 공개 무료 시뮬레이션 사이트를 만들었다. 이 사이트는 학습자에게 총 60문제를 제시하고 30문제를 풀고 나면 나머지 풀지 않은 문제의 정답률을 예측한 결과를 e메일로 보내 준다. 학습자가 30문제를 풀고 나서 실제 결과와 뤼이드 예측 결과를 비교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동안 20만 명이 참여했는데 예측 적중률이 90%에 달했다고 한다.4  뤼이드는 축적한 학습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 시스템을 더욱 고도화할 수 있었다. 또 시뮬레이션 결과를 직접 눈으로 확인한 VC 등이 50억 원의 거액을 투자했다.



뤼이드는 검증된 머신러닝 기술력을 바탕으로 산타토익의 유료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1만2000개의 토익 최신 출제 경향 문제들(문제집 15권 분량)과 300개의 강의 중에서 학습자의 실력에 맞는 맞춤형 문제와 강의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사전에 약 2000명을 대상으로 테스트한 결과, 평균 7시간 만에 토익점수 50점 상승 효과가 검증됐다고 한다. 비용도 월 단위 이용료 2만 원 수준으로 오프라인 학원비보다 저렴하다는 이점을 홍보할 예정이다.


뤼이드의 머신러닝 알고리즘 기술의 특징은 처음부터 철저하게 수요자인 학습자 입장에서 기획되고 발전했다는 점이다. 토익 수험생에게 최단기 학습 경로를 제공하는 데 최적화돼야 한다는 목적이 분명했다. 기술을 검증하는 단계에서부터 과감하게 공개 시뮬레이션을 실시해 시스템을 고도화했다. 별도 마케팅 비용을 투자하지 않고도 학습자뿐 아니라 투자자의 신뢰까지 동시에 확보했다.


 

제휴를 통해 서비스 기반 마련한 매스프레소


한 기업이 비즈니스에 필요한 모든 자원을 보유하거나 모든 활동을 자체적으로 수행하기란 매우 어렵다. 탄탄한 아이디어와 사업 모델을 갖춘 창업 기업도 초기 고객 인지도를 높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대부분은 마케팅에 투자할 인력과 자원의 부족을 호소한다. 이럴 때는 다른 기업과 제휴해 자원을 획득함으로써 능력을 확장시키는 방법이 있다. 이른바 제휴자본(alliance capital)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제휴는 비즈니스의 초기 리스크를 분산시키고 비용 절감도 도와준다. 특히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창업 기업의 경우 다른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고객 접근성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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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프레소는 콴다라는 명문대 대학생들이 실시간으로 학습자들의 질문에 대답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출시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기존에도 모바일을 통해 학생들의 문제풀이를 도와주는 서비스가 있었다. 매스프레소는 높은 성능의 문자 판독 기술(OCR)과 신원이 검증된 2000명의 명문대 대학생을 결합해 서비스 수준을 높였다. 하지만 이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은 언제든 또 출시될 수 있다.


매스프레소는 가격 책정에서 다른 앱과 차별화된 모델을 선보였다. 앱을 직접 이용하는 학생에게 과금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이용하는 오프라인 독서실을 고객사로 유치한 것이다. 콴다와 가맹한 독서실의 이용 학생들은 무료로 콴다 앱을 이용하고 독서실이 사용료를 대신 지불하는 방식이다. 매스프레소는 2016년 1월 출시한 이래 160개 이상의 독서실을 가맹사로 유치했으며 약 18만 건의 다운로드와 15만 명의 학생 회원을 모집하며 급성장 중이다. 실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학생들의 사용자 만족도도 구글플레이 스토어 평점 기준 5점 만점에 4.7점으로 높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메가스터디의 투자를 받았을 뿐 아니라 중소기업청의 TIPS(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에도 선정됐다.


매스프레소는 콴다의 주 고객층인 학생을 확보하기 위해 독서실과 협력하는 모델을 구축했다. 독서실 또한 학생들의 자기 주도 학습을 지원하다는 측면에서 콴다가 추구하는 고객 가치를 공유했다. 독서실과의 협력을 통해 콴다는 적은 마케팅 비용으로 초기에 회원을 대량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콴다를 도입한 독서실도 학생들이 공부하는 물리적인 공간에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기 주도 학습의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콴다와 회원망 인프라를 갖춘 독서실이 협력한 윈윈 전략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공급체인 내 파트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보다 혁신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사용자 경험 혁신으로 급성장한 브리즘


오프라인과 온라인 등 모든 영역에서 사용자 경험은 가장 중요한 고객 가치의 원천으로 부상하고 있다. 고객들은 제품을 사용하거나 서비스를 받는 과정에서 새롭고 강렬한 경험을 할 경우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며 이를 온라인과 모바일 미디어로 공유하고 있다. 특히 다른 고객의 제품 서비스 사용 경험을 손쉽게 검색할 수 있기 때문에 구매 의사결정의 핵심 요인으로 고객 경험이 급부상하고 있다. 영화를 보기 전에 평점이나 관람평을 검색하는 게 일상화된 시대다. 사용자 경험을 혁신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특히 저렴한 비용으로 그동안 불가능했던 경험을 가능케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들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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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가 온라인상에서 제품 사진을 다각도로 돌려볼 수 있는 3D 콘텐츠를 제작해 배포하는 스타트업 브리즘이 사용자 경험을 혁신한 대표적인 사례다. 오프라인 쇼핑에서 소비자의 기본 행동은 마음이 드는 물건을 직접 들고 입체적으로 살펴보는 일이다. 신발을 구매할 때 취향에 따라 밑창이나 신발 볼 너비를 자세히 관찰하는 식이다. 온라인 쇼핑이 증가하는 가운데서도 입체적 쇼핑은 오프라인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강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브리즘은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에 가지 않고도 온라인에서 상품의 디자인을 마치 손에 쥐고 있는 것처럼 돌려보면서 고해상도로 살펴볼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소비자는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 기본 인터넷 브라우저나 모바일 앱에서 쉽게 3D 콘텐츠를 구현할 수 있다.


브리즘 비즈니스 모델은 3D 체험을 제공하면서 2D 기술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다른 모델과 크게 차별화된다. 브리즘은 널리 보급된 고화질 DSLR 카메라를 활용해 3D 콘텐츠를 구현해낸다. DSLR 카메라가 수십 대 설치된 전용 스튜디오에서 실제 상품의 고화질 사진 수백 장을 촬영한 후 사진측량(Photogrammetry) 스캔 기술을 활용해 이 사진들을 3D 모델과 재질로 구축한다. 3D 모델링 기술에 투자하는 것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높은 해상도와 체험 효과를 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브리즘 기술의 초점은 소비자 경험과 시장 니즈에 철저히 맞춰져 있었다. 창업 초기부터 고급 패션 브랜드를 공략해 고객사로 유치하며 시장의 신뢰를 확보했다. 고객사가 원하는 것은 고도의 기술력이 아니라 저렴한 비용으로 당장 제품 판매에 활용할 수 있는 3D 콘텐츠라는 점을 파고들었다. 소비자의 온라인 쇼핑 경험의 질을 높여 구매 전환율을 높이는 반면 반품률은 낮출 수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2016년 7월 설립된 브리즘은 현재 루이까또즈, 에스콰이어, 카스텔바작 같은 고급 브랜드를 고객사로 유치하며 성장하고 있다. 또 관련 기술의 특허를 출원하고 최근 엔젤투자를 유치했다.


 

차별화로 지배적 플랫폼의 틈새 찾아낸 어메이저


플랫폼의 위력은 막강한다.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를 토대로 특정 영역을 장악한 플랫폼이 존재할 경우 유사한 영역에서 후발 플랫폼이 생존에 성공할 확률은 극히 낮아진다. 하지만 독특한 차별화를 이뤄낸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사용자들이 만든 동영상을 공유하는 대표적인 플랫폼이 유튜브다. 유사한 포맷으로 유튜브에 대적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사용자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차별화 전략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어메이저는 전 세계 사용자들이 올린 노래와 댄스 영상, 셀프 사진 같은 콘텐츠가 공유되는 콘텐츠 플랫폼이다. 올해 2월 서비스를 시작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전 세계 130개 이상 국가의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 추천 앱(Featured App)으로 선정됐으며 글로벌 사용자 비율이 90%를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끄는 흥미로운 서비스다. 사용자 평점도 구글플레이 스토이 평점 기준 5점 만점에 4.5점을 기록하고 있다.


어메이저도 고객 스스로 콘텐츠를 창조해 업로드하도록 유도한다는 점에서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 기능을 한다. 하지만 어메이저는 콘텐츠 유통 과정에 ‘배틀’ 형식을 도입해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의 새로운 흥미를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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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저 앱을 실행하면 전 세계 사용자들이 올린 노래 영상, 댄스 영상, 셀프 사진 등의 콘텐츠가 2개씩 쌍대 비교(Paired Comparision) 형태로 제시된다. 2개의 콘텐츠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오른쪽을 넘기면(swipe) 해당 콘텐츠의 제작자에게 페이스북의 ‘좋아요’와 비슷한 Amazing이라는 만족 점수가 전달된다.


콘텐츠 생산자 입장에서 유튜브는 너무 많은 영상들이 혼재돼 있어 별도의 특별한 홍보 활동을 하지 않으면 대중의 눈에 띄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어메이저에 영상을 올리면 대중으로부터 내가 어떤 평가를 받는지 관찰할 수 있다. 또 소비자는 적극적인 평가자로서 더 많은 제작자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제작자들은 열성팬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그들의 기대에 충족하기 위해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게 된다. 어메이저는 배틀 구도라는 아이디어를 도입해 콘텐츠의 질을 높임으로써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를 모두 만족시킨다. 궁극적으로 콘텐츠 제작자들이 수익까지 가져갈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게 목표다.


어메이저는 콘텐츠 창작자들에게 쉽고 간편하게 업로드할 수 있는 편의성뿐 아니라 좋아요, 어메이징, 스와이프, 댓글 같은 다양한 피드백을 받는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플랫폼을 활성화하고 있다. 어메이저 이용자 중에서 콘텐츠 창작자들의 비중이 매우 높은 편인데 전체 사용자의 10% 정도가 영상을 업로드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약 2만여 건의 콘텐츠가 올라와 있다. 특히 상위 1% 이용자들은 평균 150개의 콘텐츠를 올리는 등 높은 몰입도를 보이고 있다.


어메이저는 단순한 플랫폼에 배틀, 피드백 같은 다양한 형식을 적용해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한다. 어메이저가 직접 콘텐츠를 소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중개자로서 양질의 콘텐츠가 나오도록 유도하는 역할에 충실함으로써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 양쪽 모두의 가치를 증대했다.


지금까지 소개한 스타트업들은 설립한 지 1년 만에 경쟁사가 미처 손을 쓰기도 전에 시장에서 자기만의 영역을 빠르게 구축하며 입지를 굳히고 있다. 아이디어나 기술 자체도 훌륭하지만 그것을 실제 시장 니즈에 맞춰 고객 가치를 높이는 쪽으로 발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눈여겨볼 만한 지점 중 하나는 제품이나 서비스 홍보에 대규모 마케팅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시장에서 좋은 평판을 빠르게 획득했다는 점이다. 기존 시장에 없던 니즈를 정교하게 타기팅하고 그에 맞는 효율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고안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창업 후에도 변화하는 시장의 니즈를 지속적으로 파악함으로써 새로운 아이디어와 시장을 연결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김문수 스마투스(BeNative) 대표 alan@smatoos.com 
배미정 기자 soya1116@donga.com

김문수 대표는 연쇄 창업가(Serial Entrepreneur)이자 전략경영 교수다. ‘누드 교과서’로 잘 알려진 이투스의 창업가로 이투스 매각 후 스마투스를 창업해 비즈니스 어학 교육 서비스인 BeNative를 아시아 기업교육 시장에 제공하고 있다. aSSIST 경영대학원 메커니즘전략캠퍼스 주임교수로 최고경영자 최신화 과정을 이끌고 있다.

생각해볼 문제

1. 본문에서 소개한 5개 스타트업은 최초 아이디어를 시장 니즈와 연결시키는 방식에서 창의성이 돋보인다.최근 성공한 스타트업들이 비즈니스 모델의 관점에서 어떤 공통점을 보이는지 구체적으로 따져보자.

2. 업종에 관계없이 사용자 경험은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된다. 현재 종사하고 있는 산업 영역에서 소비자들의 새로운 니즈가 무엇인지 찾아보자. 이를 충족시키려면 어떤 차별화된 방식을 시행할 수 있을까. 
동아비즈니스리뷰 279호 채용 혁신 2019년 8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