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Case Study: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전략

스토리텔링과 힙합 틈새시장 개척. 방탄소년단 ‘빈틈없는’ 전략 통했다

223호 (2017년 4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빌보드 200 차트 4연속 진입, 아시아 9개 도시 19회 공연 19만5000석 전석 매진. 중소기획사 출신의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이 이처럼 한류의 중심에 설 것이라 예측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은 소속사 선배의 후광, 든든한 네트워크 없이도 빅뱅의 뒤를 잇는 차세대 한류 대표 주자로 자리 잡았다. 방탄소년단이 치열한 아이돌 시장에서 살아남은 전략은 다음과 같다. 1. 처음부터 국내+글로벌 시장 동시 공략 2.SNS로 데뷔 전부터 팬들과 실시간 소통, 덕후 몰이 3.1020세대의 이야기를 노래로 풀어내며 공감 이끌고, 사회적 이슈에도 거침없이 발언하며 포지셔닝 달리해 4. 한 단계 한 단계 올라서며 자신들만의 ‘스토리’ 구축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조규원(홍익대 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총알을 막는다는 뜻을 담은 방탄소년단. 아이돌 그룹에는 도무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낯선 이름이었다. 실제로 시작은 화려하지 않았다. 2013년 데뷔해 첫 정규 앨범을 발매한 2014년 첫 단독 콘서트를 열었고 ‘상남자’라는 곡으로 1위 후보에 오르기도 했지만 대세 아이돌이라기보다는 ‘루키’ ‘기대주’의 느낌이 강했다. 데뷔와 함께 곧장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스타덤에 오른 선배 아이돌 빅뱅이나 엑소에 비하면 아쉬운 출발이었다.

하지만 천천히 내공을 쌓으며 실력을 끌어올리고 팬덤을 키우더니 결국 날아올랐다. 무엇보다 객관적인 기록들이 이들의 도약을 증명한다. 올해 발표한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 ‘유 네버 워크 얼론’은 빌보드 200에서 6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거뒀다. 이번 빌보드 200 진입으로 방탄소년단은 2015년 12월 ‘화양연화 pt.2’, 2016년 ‘화양연화 영앤포에버’ ‘윙스’에 이어 4연속 빌보드 200 진입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빌보드 200은 전 세계 대중음악의 흐름을 보여주는 척도로 그 주의 앨범 판매량, 음원 스트리밍, 앨범트랙 디지털 판매량 등을 기초로 산출된다. 이 차트에 진입했다는 것은 해당 앨범의 반응이 좋았음은 물론 확실한 글로벌 팬을 확보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 가요시장은 수년째 SM, YG, JYP엔터테인먼트 메이저 3사가 지배해오고 있다. 이들 소속사의 아이돌은 그룹이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가 ‘서바이벌 프로그램’ 형태로 TV에 생중계된다. 데뷔 이전부터 이미 팬덤을 가지고 출발하는 셈이다. 소속사 선배그룹의 후광도 빼놓을 수 없는 경쟁력이다. 이 때문에 빅 3사 아이돌과 경쟁한다는 것은 중소기획사 소속 아이돌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게임이었다. 설령 반짝 인기를 얻었다가도 금세 팬들의 관심 밖으로 사라지는 일이 반복됐다. 상당수는 방탄소년단 역시 비슷한 경로를 걸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빅 3 소속이 아닌 중소기획사의 아이돌, 소위 ‘흙수저 아이돌’로 불리는 방탄소년단이 이 자리에까지 오를 것이라 예상한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방탄소년단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 자신들만의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방탄소년단의 성공요인을 살펴보는 것은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넘어 후발주자로 포화시장에 뛰어들어야 하는 여타 기업체들에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이들이 어떻게 막강한 경쟁자들 틈바구니에서 자신만의 존재감을 확보했는지를 DBR이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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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을 베이스로 한 트렌디한 음악으로 처음부터 국내+글로벌 시장 동시 공략

그동안 대부분의 아이돌은 한국에서 어느 정도 궤도를 다진 뒤 해외로 진출했다. 그룹 동방신기는 2003년 데뷔해 2005년 일본 시장에 진출해 일본 가요계에서 현지 가수들과 경쟁하며 케이팝(K-pop) 열풍의 불씨를 지폈다. 빅뱅의 경우 2006년 8월에 데뷔해 2008년 1월 일본에 앨범을 발매한 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을 병행했다. 이후 활동 범위를 점점 넓혀가며 아시아 투어를 시작했다. 빅뱅, 동방신기가 그러했던 것처럼 대부분의 후배 아이돌도 한국에서 슈퍼스타가 된 뒤 일본, 중국 및 아시아 전역으로 뻗어 나갔다.

하지만 방탄의 경우는 좀 달랐다. 활발한 SNS 활동으로 인해 데뷔와 동시에 자연스럽게 해외 K-pop 팬들에게도 노출이 되기 시작한 방탄은 한국에서 인기를 쌓은 뒤 해외로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성장 전략’을 선택했다. 2013년 데뷔 후, 그해 12월 일본에서 첫 번째 쇼케이스를 열며 해외에 얼굴을 알린 뒤 2014년 독일, 스웨덴 등 유럽은 물론 브라질 등에서도 팬미팅을 열었다. 일본 외에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대만 등 아시아에서 연달아 공연을 개최하며 보폭을 넓히더니 2015년에는 미국과 호주, 멕시코, 칠레로 활동 영역을 확장했다.

이렇듯 한국과 해외를 동시에 공략하는 가운데 해외에서 오히려 더 뜨거운 반응이 일기 시작했다. 신호탄은 2014년 8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K-pop 컨벤션인 ‘케이콘(K-con)’, 방탄은 매력적인 퍼포먼스로 단숨에 해외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2015년 4월 공개한 미니앨범 ‘화양연화 pt.1’의 수록곡 ‘쩔어’의 뮤직비디오가 꾸준한 해외 팬들의 클릭 속에 1억 뷰를 돌파했다. 강력한 일렉트로닉 힙합 사운드의 ‘쩔어’는 방탄소년단의 해외 인기몰이에 날개를 달아준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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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보다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그룹으로 부각되면서 국내에서의 팬덤도 자연스레 확산됐다. “방탄소년단이 도대체 누구인데 그렇게 해외에서 인기가 많은 것이냐”는 호기심에 방탄의 음악을 접하게 된 이들이 새롭게 팬으로 유입된 것이다. 국내와 해외를 동시에 공략해 해외에서의 성공을 등에 업고, 역으로 국내에서 팬덤을 확대한 것은 여타 아이돌과는 차별화된 방탄소년단만의 특징이다.

그렇다면 궁금증이 남는다. 해외에 네트워크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엄청난 프로모션을 벌인 것도 아닌데 도대체 방탄소년단은 어떻게 이렇게 해외 팬들의 지지를 받게 된 것일까. 그들의 활발한 SNS 소통도 빼놓을 수 없지만 간과해선 안 될 부분은 바로 음악이다. 결국 K-pop 아이돌의 소통 통로도 음악이다. 이들의 음악이 매력이 없었더라면 아무리 활발하게 SNS 소통을 하고, 퍼포먼스가 뛰어났다고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팬덤을 쌓아 올리지는 못했을 것이다. 게다가 이들은 K-pop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아시아 시장뿐만 아니라 미주 지역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많은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방탄소년단의 음악이 ‘힙합’을 베이스로 하고 있다는 점을 꼽는다. 기존의 K-pop그룹들이 밝고 경쾌한 댄스음악에 머물렀다면 방탄소년단은 아이돌 그룹들은 잘 선택하지 않았던 힙합음악을 선택했다. 따라서 원래 K-pop을 좋아했던 해외 마니아들을 넘어 팬덤을 확대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내보다 해외에서 유난히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킨 ‘쩔어’와 ‘낫투데이(Not Today)’의 경우 강한 힙합 사운드가 돋보이는 곡이다. 대중음악평론가이자 <아이돌로지> 편집장 미묘는 “딱 들으면 K-pop이란 걸 느낄 수 있는 여타 아이돌 음악에 비해 방탄소년단의 음악은 그렇지 않다”며 “글로벌 시장 트렌드에 근접한 사운드, 음악을 구현해냈다”고 설명했다.

사실 힙합을 선택하는 데 리스크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마니아들이 많은 힙합에 섣불리 도전했다가는 “아이돌이 뭣도 모르고 힙합에 손을 댔다”는 빈축을 살 수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 방탄소년단의 리더이자 주축 멤버인 랩몬스터와 슈가는 연습생이 되기 전부터 힙합에 빠져 있었다.1 직접 믹스테이프를 만들고, 길거리에서 랩 배틀을 즐기던 것이 이들의 일상이었다. 빅히트 관계자는 “‘아이돌이 무슨 힙합이냐’라는 비판을 살 수도 있었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라고 판단했다”며 “멤버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르가 본래 힙합이었고, 힙합이 글로벌 팬들에게 다가가는 데도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방탄소년단은 자신들을 국내 시장에만 가둬놓지 않았다.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뒀던 방탄소년단은 스마트하게 힙합이란 장르를 선택했고, 전형적인 K-pop이 아니라 힙합을 베이스로 하고 있는 그들의 음악은 해외 팬들의 진입장벽을 확 낮췄다. 방탄소년단의 이 같은 해외와 국내 동시성장 전략은 ‘선(先) 국내 시장 성공, 후(後) 해외 시장 진출’이라는 글로벌 경영전략의 암묵적인 전제에 대해 다시금 고민하게 만든다. 유튜브에서 얼마든지 전 세계 가요 팬들에게 동시에 노래와 안무를 선보일 수 있는 초연결사회다. 국내 시장부터 공략해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것은 이제 낡은 고정관념일지도 모른다.2



‘자신들의 이야기’로 공감 이끌고 사회적 이슈에도 거침없는 발언

방탄소년단의 성공 뒤에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 방시혁이 있다.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 god의 ‘Friday Night’, 2AM의 ‘죽어도 못 보내’ 등 수많은 히트곡을 양산한 그가 본격적으로 제작자의 길에 들어선 뒤 처음으로 선보인 보이그룹이 바로 방탄소년단이다. 작곡가 겸 프로듀서 출신인 방시혁 대표가 직접 트레이닝한 방탄소년단의 연습생 생활은 다른 아이돌들과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다른 아이돌이 주어진 곡의 소화, ‘칼 군무’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매달렸다면 방시혁 대표의 주문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방탄소년단은 일상, 자신들의 생활에서 소재를 찾아 노래로 만드는 과제를 해결하고 평가와 피드백을 받으며 연습생 시절을 보냈다. 이를 통해 전 멤버가 작곡과 작사가 가능한 그룹이 된 방탄소년단은 데뷔 이후 앨범에 멤버 랩몬스터와 슈가를 필두로 앨범 창작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작업만 직접 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은 줄곧 자신들의 이야기를 곡에 녹여내고 있다.3 데뷔곡 ‘노 모어 드림(No more dream)’에서 ‘니 꿈은 뭐니’ ‘삶의 주어가 되어봐’와 같은 가사로 10대에게 있어 꿈의 의미와 고민을 담았다. 또 ‘수십짜리 신발에 또 수백짜리 패딩, 수십짜리 시계에 또 으스대지 괜히’라며 부모의 등골을 휘게 만들며 수십, 수백만 원짜리 패딩을 입는 청소년들을 지적하기도 했다. ‘17평 아홉 연습생, 코 찔찔이 시절. 엊그제 같은데 그래 우리도 꽤 많이 컸어. 좋은 건 언제나 다 남들의 몫이었고 불투명한 미래 걱정에 항상 목쉬었고.’ 스페셜 앨범 ‘화양연화’에 수록된 곡 ‘이사’에는 연습생 시절을 풀어냈다.

이같이 10대들의 고민, 혼란스러운 청춘을 대변하는 가사들은 자연스레 팬들의 공감과 동질감을 자아냈다. 스타가 자신들과 동떨어진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잘하고 싶어도 잘 안 풀리고, 앞으로 뭘 해야 할지도 막막한 우리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직접 작사, 작곡해서 말이다.

또 이렇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는 방탄소년단은 사회적인 이슈에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봄날’에서는 세월호 사고의 고통을 은유하는 장면을 포함해 화제가 됐으며, 학교폭력, 자살, 입시 등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입을 열었다. 대형 기획사들의 아이돌들이 여러 이해관계자들에 묶여 있다면, 이들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만큼 다채로운 이슈들에 관심을 기울이고, 이를 노래로 끌어낼 수 있었다. 그리고 이것은 이들만의 경쟁력이 됐다. 항상 사랑만 노래하는 K-pop에 피로감을 느끼던 해외 팬들에게도 방탄소년단의 이러한 모습은 신선하게 다가갔다. 젊은이들의 성장과 청춘, 사회적 비판의식은 문화를 뛰어넘어 10대라면 공감할 수 있는 주제였다. 실제로 빌보드차트를 발표하는 빌보드닷컴은 최근 기사에서 방탄소년단에 대해 아래와 같이 적고 있다.



“Though most K-pop acts shy away from politicizing their music, or even touching on seemingly controversial topics, the Rap Monster-led K-pop act has addressed politics and cultural issues in their songs on multiple occasions, with a particular focus on youth-related issues such as mental health, bullying and suicide. The atypical approach has made BTS fan favorites in the U.S., leading to them becoming the highest-ranked K-pop act ever on the Billboard 200.” (대부분의 K-pop 그룹들은 그들의 음악을 정치화하거나 논쟁적인 주제를 다루는 데 주저하지만 랩몬스터가 주도하는 K-pop그룹은 그들의 노래에서 여러 차례 정치와 문화적 문제를 다뤘다. 특히 정신 건강, 왕따, 자살과 같은 관련 10대 관련 이슈들에 대해 말이다. 이런 비정형적인 접근 방식이 미국에서의 방탄소년단의 인기를 높였으며, 빌보드 200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K-pop 그룹이 되게 만들었다.)

-2017년 3월20일 미 빌보드닷컴

이 같은 모습은 마치 20여 년 전 ‘컴백 홈’과 ‘교실 이데아’를 노래했던 서태지와 아이들, 좀 더 상업적이었지만 학원폭력, 교육제도를 이야기했던 H.O.T를 떠올리게 한다. 그동안 사랑이야기만 불러왔던 여타 아이돌과 다르게 방탄소년단은 90년대의 아이돌처럼 10대들의 이야기를 노래로 풀어내며 자신들을 다른 아이돌과는 다르게 포지셔닝, 차별화하는 데 성공했다.






“파도 파도, 끝이 없다” SNS로 풍성한 떡밥 던지며 ‘덕후’ 몰이

방탄소년단의 성공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는 바로 SNS다. 방탄소년단은 SNS를 통해 꾸준히 팬들과 소통하며 이들이 즐길 만할 놀거리와 볼거리를 끊임없이 제공했다. 실제로 방탄소년단의 적지 않은 팬들은 ‘입덕(入+덕후)’의 계기로 풍성한 떡밥을 꼽는다. 낚시꾼이 물고기를 유혹하는 미끼를 던지듯 팬들이 흥미로워할 만한 콘텐츠를 끊임없이 제공하며 팬들을 유인했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들은 유튜브와 트위터 등을 통해 해외 활동 중이거나 활동을 쉴 때도 자신들의 일상을 공유했다.

간단히 방탄소년단이 활용하는 팬들과의 소통 통로를 살펴보자. 이들은 2013년 6월 데뷔에 앞서 연습생 시절인 2011년 7월부터 꾸준히 트위터를 통해 팬들과 소통해왔다. 7명이 한 계정을 사용하는데 지금까지 트위터에 올린 트윗이 9600여 개, 팔로어 수는 499만 여명에 이른다. 트윗 1건이 올라오면 팬들이 10만∼20만 건씩 리트윗(타인의 트위터 메시지를 그대로 옮겨 공유)에 나선다. K-pop을 대표하는 스타 지드래곤에 비해 비록 팔로어 수는 적지만 전체 트윗 수나 리트윗 수(지드래곤은 보통 수천 건)는 오히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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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토리 블로그에도 데뷔 전인 2012년 12월부터 꾸준히 글과 영상을 업로드해 왔다. 대표 콘텐츠는 멤버들이 돌아가며 하루를 일기 형식으로 정리한 ‘로그’. 지금까지 160여 개의 콘텐츠가 올라왔다. 여기에 각종 ‘먹방’과 요리영상 등을 다 합치면 게시물이 300여 개에 이른다.

유튜브 공식 채널인 ‘방탄TV’를 통해서도 각종 동영상이 시시때때로 공개된다. 구독자 310만여 명을 거느린 해당 채널에는 동영상 700여 개가 올라와 있는데 마치 예능 프로그램처럼 다양한 포맷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예컨대 ‘방탄밤’에는 잠자고, 게임하고, 밥 먹는 등 사소한 방탄소년단의 일상이 모두 담겨 있다. 해외 투어, 연말 무대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꼬박꼬박 방탄밤을 통해 팬들에게 노출된다. ‘꿀 FM 06.13’의 경우 ‘보이는 라디오’ 형식이다. 데뷔 기념일, 크리스마스 등 특별한 날에만 올라오는 동영상으로 나름 중간 광고 타임, 노래 타임을 갖춰 팬들에게 방탄소년단이 라디오를 진행하는 듯한 특별한 재미를 선사한다. 멤버들 각자가 기획해서 제작하는 콘텐츠도 상당수다. 여기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멤버들이 각자의 특징과 개성에 맞는 영상을 올려 차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멤버 슈가의 경우 앨범 리뷰 동영상을 올린다. 앨범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비하인드 스토리를 설명한다. 제이홉의 경우 몸 풀기 스트레칭부터 시작해서 안무 동작을 하나하나 차근차근 알려주는 형식의 동영상을 올린다.

‘팬덤’은 적극적으로 자신의 우상을 향한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쫓아다니며 열광적인 애정을 표시하는 집단이다. 자발적으로 시간과 공을 들여 콘텐츠를 재생산하는 덕후질도 마다하지 않는다.4 이 같은 ‘팬덤’ ‘덕후’의 속성을 정확히 알고 있었던 방탄소년단은 위와 같이 끊임없이 SNS를 통해 덕후질의 소스를 제공했다. 부지런한 스타 덕분에 방탄소년단의 팬들은 심심할 틈이 없었다. 해외 팬들도 유튜브를 통해 손쉽게 이들의 노래와 춤을 접했다. 이들은 영상들을 복습하고, 또 재가공해 2차 편집영상을 생산하며 ‘덕후질’을 이어나갔다. 이 과정에서 팬덤의 결속력은 더 강해져갔다. 미묘는 “공중파 방송이 아니라 SNS를 통해 콘텐츠를 제공했기 때문에 더 효과적으로 멀티링구얼(multiingual·다중언어) 전략을 펴며 해외 팬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지금의 아이돌 경제는 철저히 ‘팬덤 경제’라고 할 수 있다. 팬덤의 종류는 ‘상-중-하’로 나뉜다. 그냥 얼굴을 알고 좋아하는 팬이 아니라 해외 도시에서 열리는 공연까지 쫓아다니는 극성팬이 있느냐, 있다면 그 규모가 어떻게 되느냐가 바로 그 아이돌의 ‘위상’을 좌우한다. 전 세계 돔 및 아레나급 공연장을 꽉꽉 채우며 앨범 판매량 20만 장 이상은 손쉽게 가져가는 빅뱅은 K-pop 보이그룹 가운데서도 단연 ‘슈퍼스타’급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다면 그 뒤를 이을 차기 주자는 누가 될까. 멜론 악스홀(현 YES24 라이브홀)에서 출발해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 올라온 방탄소년단은 추가 성장 가능성을 자랑하며 차세대 ‘빅뱅’으로 성장할 만한 잠재력을 입증하고 있다.

실상 방탄소년단이 다른 아이돌에 비해 공중파 출현 횟수는 많지 않다. 대형 기획사 소속이 아니라 선배 아이돌의 후광을 등에 업을 수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덤을 이렇게까지 키울 수 있었던 데는 방탄소년단의 효과적인 SNS 활용 전략이 한몫했다.

과거 아이돌은 ‘우상’이었다. 수년간의 트레이닝을 거쳐 완벽한 모습으로 등장해 무대 이외의 일상은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 연애는 물론이고, 숙소 밖으로의 외출까지 철저히 통제되며 그들은 신비롭고 완벽한 모습만 팬들에게 노출하려고 했다. 하지만 2017년의 아이돌, 2017년의 스타는 그런 ‘신비로운 우상’이라기보다 언제든지 만나러 갈 수 있는, 나에게 공감과 위로를 건네주는 친구여야 한다. 그리고 그런 친근한 모습이 얼마나 자주 노출되는지가 그들의 팬덤 규모를 좌우한다. 방탄소년단은 이를 가장 잘 이해한 아이돌이었다. 그 결과 네이버 V앱5 채널 팔로어 수 1위에 오르는 등 단단한 팬덤을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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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만의 성장 스토리가 있는 그룹. 앨범에도 ‘서사구조’ 심어

한국 아이돌 시장에는 빅 3 체제는 좀처럼 깨지질 않고, 아니 오히려 공고해져가고 있다. 사실 메이저 기획사에서 육성한 아이돌의 경우 탄생과 동시에 많은 혜택을 보게 된다. 데뷔 전부터 그들의 탄생을 둘러싼 입소문이 확산되며 자연스럽게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방송 출현도 쉽게 잡히고, 유명한 선배의 후광을 등에 업고 이미지 메이킹에도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해외 진출에 있어서도 이미 만들어진 해외 소속사 팬덤이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의 경우 그런 혜택을 누릴 수 없었다. 대신 그들은 노력해서 한 단계, 한 단계 올라왔다. 2014년 YES24 라이브홀, 2015년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 2016년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이어 2017년에는 고척돔에서 월드 투어 포문을 열었다. 고척 돔은 우리나라 최초의 돔 구장으로 1만8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실내 공연장. 방탄이 데뷔 3년여 만에 고척 돔에서 단독 콘서트를 여는 주인공이 된 것. 지난해 연말 가요시상식에서는 각종 상들을 휩쓸었다.

수많은 아이돌이 데뷔해 반짝 인기를 얻고 사라지는 와중에 방탄소년단은 꾸준히 인기를 끌어올리며 성장에 성장을 거듭해왔고 팬들은 이들의 ‘성장 스토리’에 감동과 흐뭇함을 표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 성장스토리의 매력이 계속해서 팬들을 유입시키고 있다.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방탄소년단의 도전과 성장담, 그들의 ‘피, 땀, 눈물’이 이들을 응원하게 만드는 것이다.

일본 문화에 관심 있는 이라면 ‘AKB48’를 익히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들은 2005년 결성된 일본의 여성 아이돌 그룹으로 아직까지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다. 무엇보다 AKB48의 제작자이자 프로듀서인 아키모토 야스시(秋元康)의 ‘프로듀싱’이 흥미롭다. 그는 AKB48을 가창력이나 안무 실력을 완벽하게 갖춘 뒤 데뷔시키는 대신 미완성형 상태에서 데뷔시켰다. 잠재력 있는 미완성형 아이돌이 완성형으로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팬이 함께 지켜보고 함께 성장하는 것을 핵심 가치로 삼은 것이다.

물론 AKB48의 성공 과정과 방탄소년단의 것은 전혀 다르지만 ‘성장’이라는 키워드에서는 일맥상통하는 지점이 있다. 미완성된 아이돌이 성장하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나 주류가 아닌 중소기획사 소속 아이돌이 한 계단 한 계단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팬들에게는 자신이 직접 ‘육성’에 참여한 듯한 심리적 만족감을 안겨준다.

물론 아이돌 그룹 모두 나이를 먹고, 성장을 한다. 하지만 중소기획사 출신의 보이그룹, 게다가 직접 작사, 작곡을 하는 방탄소년단의 성장담은 더 진솔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작사, 작곡 실력이 점점 좋아지는 것을 팬들은 체감할 수 있었다. 게다가 그들의 앨범 자체도 하나의 성장 스토리를 갖추고 있다. 데뷔 싱글부터 미니1·2집은 학교 3부작으로 10대 청소년이 바라보는 꿈과 사랑, 현실을 노래했다. 이후 화양연화 시리즈를 통해서는 20대 청춘을 노래했다. ‘스토리’는 힘이 세다. 게다가 불안하고 위태로운 청춘의 성장스토리는 전 세계 공통의 것이다. 흙수저 그룹 방탄소년단의 성장담, 그리고 앨범 자체의 성장서사는 그렇게 지구촌을 움직였다.



방탄소년단의 내일은

물론 앞으로의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인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으로 중국 내 한류가 타격을 받았다. 다행히 방탄소년단의 경우 아시아를 넘어 유럽, 남미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어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지만 영향이 없다고 말하긴 어렵다. 게다가 방탄소년단이 보여준 SNS를 통한 소통 전략은 이제 데뷔하는 모든 보이그룹에게 ‘가이드 라인’이 됐다. 모두들 열심히 인스타그램을 하고, 유튜브를 통해 떡밥을 뿌리기에 여념이 없다. 이제 더 이상 SNS가 방탄소년단만의 무기가 아니라는 얘기다.

단, 한류 대표주자의 공백상태는 ‘플러스 요인’. 빅뱅 멤버들은 올해부터 군 복무가 시작돼 한동안 ‘완전체’ 활동이 힘들다. 방탄소년단에게는 존재감을 넓힐 기회이기도 하다.

때마침 방탄소년단은 3월부터 칠레, 브라질, 미국,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홍콩, 호주로 이어지는 글로벌 투어에 나섰다. 북미와 남미 투어를 성황리에 마친 데 이어 태국 방콕, 필리핀 마닐라, 홍콩, 일본 등 아시아 9개 도시 공연에서 총 19만5000석의 티켓이 매진됐다. 방탄소년단은 중국에 치우치지 않은 글로벌 팬덤을 구축할 수 있을지, 월드투어의 진행상황 및 앞으로의 향방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시사점 및 과제

방탄소년단. 방탄조끼가 생각날 정도로 특이한 그룹 이름이다. ‘방탄’은 총알을 막아낸다는 뜻으로, 방탄소년단은 10대와 20대들이 사회적 편견과 억압을 받는 것을 막아내고 당당히 자신들의 음악과 가치를 지켜내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특이한 그룹명처럼 이들은 다른 아이돌 그룹과는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국제화에 성공했다. 여기에서는 이러한 성공사례를 통한 경영학적인 시사점과 일반 기업에의 적용 포인트를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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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본 글로벌(Born Global) 기업 전략이다. 본 글로벌 기업은 기업의 탄생 초기부터 해외시장을 겨냥하는 기업 전략을 말한다. 창업 초기부터 경영환경이 상이한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본 글로벌 기업은 내수 시장에서 충분한 학습과정을 거쳐 국제화를 시도하는 일반 기업에 비해 외국 기업이기 때문에 부담해야 하는 비용(liability of foreignness) 등으로 인해 실패 위험이 높다. 그러나 내부 자원이 부족한 중소 및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과정을 거치지 않고 도전적인 국제화를 시도하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부존자원이 적고, 내수시장의 한계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 더욱 필요한 전략이라고 하겠다.

방탄소년단의 경우 데뷔 초기부터 경영진의 시각이나 업무가 국제적 활동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빅 3 기획사에 비해 자본이나 인적자원이 부족한데도 불구하고 혁신적인 전략과 지식, 능력을 기반으로 사업 초기부터 해외 시장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본 글로벌 전략의 전형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국내 게임기업 등에서는 이미 본 글로벌 기업 전략이 구사되고 있지만 음악의 경우는 국가마다 문화적 장벽이 높아 성공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방탄소년단은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고 SNS 등에 힘입어 해외 시장과 국내 시장을 동시에 겨냥한 전략을 추진한 결과, 성공을 거뒀다. 엔터테인먼트 기업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일반 기업의 경우에도 국내 시장의 경험을 기반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점진적인 국제화전략이 아니라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방탄소년단식의 과감한 전략 도입을 시도해볼 만하다.

둘째, SNS 전략이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K-pop의 성공 요인은 SNS”, 프랑스의 <르몽드>지는 “페이스북이 K-pop의 유럽 공연을 만들었다”라고 밝히고 있다. SNS가 K-pop의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수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인스타그램, MCN(다중채널 네트워크)과 같은 SNS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많은 양의 정보를 습득하고 공유한다. 과거에는 국내 가수를 해외에 정식 데뷔시키려면 현지의 방송사 접촉, 홍보 비용 등 거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됐지만 SNS를 통하면 이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방탄소년단은 적은 비용으로 빠른 시간 내에 해외에 이름을 알리기 위해 SNS를 집중적으로 활용했다. SNS를 활용해 문화의 변방에서 문화의 주류로 편입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싸이 등 K-pop 스타들이 SNS 매체를 통해 아시아 지역에만 국한돼 있었던 인기를 미국, 유럽 등 전 세계로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처럼 방탄소년단도 SNS라는 강력한 지원군의 도움으로 비아시아 지역에서도 크게 인기를 모았다. 후발자가 선발자를 추월하는 데 효과적인 수단인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했기 때문에 방탄소년단이 단숨에 세계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

SNS는 이처럼 비록 늦게 출발한 후발기업들이 짧은 기간 내에 인지도를 갖출 수 있게 지원하는 최적의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다. 좀 더 세부적으로 보면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이 가능하다.6 먼저 소비자가 소비 주체에서 벗어나 제품개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제품을 널리 홍보하게끔 구전 마케팅을 펼 수 있다. 또한 기업의 제공 정보에 대한 고객의 반응을 통계적으로 파악해 유사한 욕구를 가진 소비자 그룹을 추출하고 목표 소비자에게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맞춤형 마케팅이 가능하다. 아울러 집단지성을 작동시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말하거나 직접 동영상을 만들어 공유하는 참여형 마케팅을 유도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SNS에 소개하는 상품에 대한 반응을 보고 제품을 본격적으로 출시할 것인지를 결정하거나 해외 소비자들의 반응이 어떤지를 파악하는 등 테스트 마켓의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셋째, 틈새시장 개척이다. 틈새(니치·niche)란 세분화된 시장 및 소비상황을 설명하는 말로서 ‘빈틈’으로 풀이된다.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세분화된 모든 영역에 뛰어드는 것보다는 자신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틈새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진입을 하고 이후에 점차 다른 분야까지 확대시키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니치 마케팅은 아래로부터 위로(bottom-up)의 시도, 즉 소수의 소비자들의 니즈로부터 시작해서 점차 더 큰 시장으로 발전해가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사실, 국제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후발자인 한국은 드라마의 경우 사극·멜로물, 게임의 경우 온라인 게임, 음악의 경우 댄스음악 등 특정 분야에 집중함으로써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타 그룹이 댄스음악을 중심으로 시장을 개척해온 데 비해 방탄소년단은 힙합이라는 분야에 파고들어 다른 그룹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니치마켓을 개척했다. 특히 교육과 연습을 통해서도 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분야는 우리가 도전해볼 만한데 그중의 하나가 힙합이다. 그동안 힙합 K-pop의 해외 시장 진출은 역부족한 것으로 평가됐으나 방탄소년단은 리더가 언더그라운드 힙합 신에서 활동했다는 장점을 살려 과감하게 도전한 것이다. 이제 한류 영역을 힙합으로까지 확대시키는 데 방탄소년단의 역할이 기대된다.

방탄소년단의 성공은 일반 기업에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나 후발자가 시장에 진입할 때에는 틈새시장을 노릴 필요가 있다. 시장점유율이 낮더라도 효율적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해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틈새시장 추구자는 목표로 하는 고객집단을 잘 알고 그들의 요구에 충족시키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틈새시장은 대체로 대기업이 소홀히 하는 분야로서 경쟁에 덜 노출돼 있기 때문에 가격 책정이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높은 마진을 실현할 수 있다.



넷째, 스토리텔링 전략이다. 스토리텔링이란 ‘스토리(story)’와 ‘텔링(telling)’의 합성어로 알리고자 하는 바를 재미있고 생생한 이야기로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스토리텔링의 사전적 의미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활동, 이야기가 담화로 변화는 과정, 즉 이야기하기 또는 이야기 전하기’이다. 그러나 스토리텔링은 서사적인 분야에서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음악에도 스토리텔링이 적용된다. 2016년 노벨문학상을 가수인 밥 딜런이 수상한 것만 봐도 그렇다. 방탄소년단의 노래 가사에도 스토리적인 요소가 많다. 성장과정에서 방황하고 고뇌하는 젊은이들을 가사로 풀어내는 스토리적인 요소가 먹혀들었다. 2013년 데뷔한 이래 학교 3부작, 청춘 2부작 등 스토리텔링과 결합한 시리즈 앨범을 내놓아 동서양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을 가진 콘텐츠로 인기를 얻었다. 이러한 콘셉트 앨범은 청소년들, 특히 서양의 팬들에게도 인기를 얻는 또 다른 요소가 됐다.

최근 스토리텔링 전략은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스토리텔링은 콘텐츠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중요한 수단, 기업조직에서의 대화 기법, 제품이나 기업의 광고나 마케팅 등의 기업경영 분야, 관광과 지역 브랜드 구축 및 홍보에도 활용되며 점차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스토리를 통해 소비자의 감성에 호소해 전개하는 마케팅이다. ‘물건을 파는 게 아니라 스토리를 팔아라’라는 말이 있듯이 스토리는 구전을 일으키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일반 기업에서도 응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스토리텔링 마케팅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볼 만하다.

다섯째, 팬덤전략이다. 팬덤(fandom)이라는 단어의 팬(Fan)은 광신, 열광자의 의미를 가진 라틴어 파나티쿠스(Fanaticus)에서 유래됐고, Dom은 영지(領地) 또는 나라를 뜻하는 접미사이다. 따라서 팬덤은 특정한 인물이나 분야를 열정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 또는 그러한 문화현상을 말한다. 최근의 온라인 팬덤은 사회연결망의 확대로 더욱 강화되고 다양한 형태를 나타내고 있으며, 심지어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초국가적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경우에도 국내외의 열성적인 팬들이 반복해서 영상을 조회하고, 이로 인해 특정 동영상이 웹페이지 메인에 노출돼 팬들이 확대되고, 한 번 팬이 되면 다른 사람에게 좋아하는 방탄소년단에 대해서 입소문을 내고, 팬들이 서로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등 구전마케팅이 이어졌다. 팬들은 방탄소년들의 인지도가 낮은 초기 단계에서 소비를 하는 초기 수용자(early adopter)의 역할을 하면서 수요를 견인했다. 특히 열광적인 10대 팬덤은 음반 혹은 디지털 음원 구매, 콘서트 관람, 스타 상품, CF 상품 등 다양한 형태로 구매력을 행사했다.

팬덤은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산업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일반 기업이나 제품의 경우에도 존재한다. 애플이 아이폰을 발표하고 출시할 때마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도 그 예 중의 하나다. 최근 온라인과 SNS의 등장으로 일반 제품이나 기업에 대한 정보도 신속하게 전달되고 온라인 팬덤이 형성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특히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수용자의 능동적인 참여와 생산, 이로 인한 커뮤니케이션 양식의 변화는 팬덤을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최근 사드 문제로 한류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약된 중국 콘서트가 취소되는가 하면 한류에서 시작된 한한령 조치가 이제는 전 제품으로 확대되고 있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 산업 구조가 중국 의존형으로 변해버린 후유증이기도 하다. 이제 콘텐츠 분야에서 중국 이외의 시장 진출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 대목에서 바로 방탄소년단이 더욱 부각된다. 방탄소년단은 중국 이외의 지역 진출에 성공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한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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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방탄소년단의 앞으로의 여정은 결코 순탄치만은 않다. 먼저 빅 3 엔터테인먼트사의 반격이 예상된다. 빅 3는 방탄소년들의 성공을 보고 그들의 전략을 분석, 더 강력한 대항마를 내세울 것이다. 방탄소년단은 이를 극복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지만 이는 한류 발전을 위해서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치열한 시장 경쟁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지고, 대외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국내 음악의 해외 진출이 한 단계 성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과제는 일반적으로 아이돌 가수들이 겪는 고민이지만 시간이 지나도 인기를 유지할 수 있느냐이다. 나이가 들면서 아이돌의 외모나 소비자들의 유행이 변하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인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는 중대한 과제이다. 해외 유명 가수들처럼 롱런하는 가수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인기 수명 연장 전략이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다른 그룹과 차별화돼 있고, 해외의 인기 기반이 탄탄하다는 점에서 방탄소년단의 자생력은 어느 정도 확보돼 있다고 볼 수 있으나 경쟁이 치열해지면 또 다른 변신 전략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과제를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방탄소년단은 기존 그룹과 차별화된 혁신전략, 기존의 방식을 파괴하는 창조적 파괴, 후발자로서 선발자를 따라잡는 전략을 실현했다는 점에서 기업들에도 좋은 본보기가 되기에 충분하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고정민 홍익대 문화예술경영대학원 교수 spin3002@hanmail.net

고정민 교수는 연세대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받은 후 성균관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영화진흥위원회 부위원장, 한국콘텐츠진흥원 설립위원을 거쳐 현재 홍익대 문화예술경영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관심 분야는 문화콘텐츠 산업, 한류와 경영 등이다.



생각해볼 문제

1 방탄소년단은 SNS의 활용법을 아는 아이돌이었다. 이들은 트위터, 유튜브 등을 통해 끊임없이 콘텐츠를 제공, 이른바 ‘떡밥’을 뿌리며 덕후들을 유인하고 단단한 팬덤을 구축했다. 당신의 회사는 SNS를 활용하고 있는가. 덕후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SNS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은 간과한 채 형식적으로 SNS 계정만 보유하는 데 그친 것은 아닌가.

2 방탄소년단은 연습생 시절부터 ‘자신들의 이야기’를 노래로 풀어내는 훈련을 받았다. 영어가 유창한 교포 멤버 하나 없이 방탄소년단이 해외에서 팬덤을 구축한 데는 이렇듯 자신들의 이야기를 노래하며 진정성 있게 다가간 점이 주효했다. 소비자들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고 더 나아가 선택을 받기 위한, ‘진정성’ 담은 마케팅 방안으로 무엇이 있을까.


방탄소년단의 유튜브 채널 ‘방탄 TV’ 시청자 국적 살펴보니

방탄소년단의 시시콜콜한 일상을 공개하는 유튜브 채널 ‘방탄TV’의 시청자를 분석한 결과를 살펴보자. 2017년 1월28일∼2월24일, 28일 동안 해당 채널을 시청한 이는 총 286만5498명에 이르렀는데 흥미로운 것은 국적별 구성이다. 시청시간을 기준으로 볼 때, 한국 팬들이 2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그 뒤를 이은 건 바로 미국(9.6%)이었다. 이어 일본(6.0%), 브라질(5.6%), 인도네시아(5.2%) 순이었다. 전통적인 한류 텃밭 일본이나 동남아가 아니라 미국, 브라질과 같은 북미·남미에서 탄탄한 팬덤을 구축했다는 것이 방탄소년단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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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비즈니스리뷰 345호 Fake Data for AI 2022년 05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