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Sloan Management Review

글로벌화 전략의 첫 테이블에는 상황지능과 맞춤화 연구 먼저

215호 (2016년 12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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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at a Glance


질문
기업들은 어떻게 글로벌 확장을 추진해야 할까?

연구를 통해 얻은 해답
- 회사가 보유한 최상의 제품들을 신시장에 도입할 것인가, 세계가 제공하는 최상의 가치를 이용할 것인가.
-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이 지역적 네트워크 효과를 갖는지, 아니면 글로벌 네트워크 효과를 갖는지, 혹은 이 두 효과를 모두 갖는지 파악하라.
- 회사가 장기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 5개국 이상으로 사업을 확장해야 하는지 자문해 보라.


편집자주
이 글은 2016년 가을 호에 실린 ‘Harnessing the Best of Globalization’을 번역한 것입니다.


대기업 경영진은 새로운 벤처를 설립할 때 여러 가지 방식으로 글로벌화를 모색한다. 이런 태도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하루가 다르게 등장하는 새로운 제품 시장과 좋은 인재를 확보하려는 글로벌 경쟁, 또 점차 확대되는 디지털화의 영향으로 글로벌 비즈니스의 기회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에어비앤비(Airbnb Inc.)나 우버테크놀로지(Uber Technologies Inc.), 로켓인터넷 SE(Rocket Internet SE) 같은 회사들의 성공담은 많은 전통 기업들의 취약성을 부각하는 동시에 신진 기업가들의 상상력에 불을 지핀다.

지난 20년 동안 필자는 글로벌 벤처기업들을 연구하고 자문함으로써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과 리더십, 글로벌 기업으로서 직면하는 경영적 난관들을 확인했다. (‘연구내용’ 참조.) 많은 관리자들에게 글로벌화가 최대 관심사지만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에 글로벌 기회들을 어떤 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현실적 지침들은 제대로 개발되지 않았다. 신규 스타트업이든, 대기업 내부의 벤처팀이든 새롭게 사업을 시작하는 조직들이 숙박 산업의 지각 변동을 몰고 온 에어비앤비와 이동 수단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꾼 우버 등 이미 성공한 글로벌 벤처들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또한 글로벌화를 위해 채택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들은 기업들이 다국적 확장을 위해 전통적으로 활용한 사업 전략들과 어떻게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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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내용


이 글에 실린 개념들은 필자가 20여 개의 글로벌 벤처 사례들을 연구한 결과로 도출됐다. 사례연구에는 학술 논문과 유명 언론 기사들에 대한 검토, 글로벌 벤처 관련 포럼에서 논의된 내용, 필자가 글로벌 기업들과 수행했던 컨설팅 프로젝트들 관련 내용이 포함됐다. 한 국가로는 사업이 불가능한 진정한 글로벌 비즈니스가 어떻게 탄생하고, 또 어떤 식으로 전개되는지 제대로 이해하고자 하는 기준에 따라 사례들을 선정하고 관련 개념을 발전시켰다. 지난 15년간 필자가 진행한 연구의 핵심 주제는 글로벌 차원에서 인재들의 흐름이 글로벌화를 모색하는 기업의 사업 모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는 것이었다. 필자의 최근 연구는 대기업이 전 세계 지역별로 발명가 집단을 보유할 때 얻게 되는 효과와 부담을 살펴본다. 필자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특허출원 데이터와 뷰로 반 다익이 국가별 회계 기록을 기초로 개발한 오르비스(Orbis) 데이터베이스, 그리고 글로벌 벤처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패턴을 확인할 수 있는 기타 글로벌 소스들을 분석했다. 필자는 사례 연구를 위해 본인에게 도움을 준 글로벌 기업들에 감사를 전했다. 특히 글로벌 사업을 모색하는 비즈니스 리더들이 한데 모인 경영진 워크숍을 통해 많은 통찰력을 얻었다고 전했다. 지난 수년 동안, 필자는 다국적 사업을 경영하는 크고 작은 회사들이 겪는 문제들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컨설팅 프로젝트들에 참여해 왔다.


필자의 연구 결과를 보면 표면적으로는 상당히 비슷해 보이는 조직들조차도 글로벌화의 이점을 활용하는 데 미묘하면서도 중대한 차이가 있었다(이를 테면 아웃소싱 산업에 종사하는 회사들처럼). 글로벌화에 대한 전통적 접근법은 회사가 보유한 최상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글로벌 시장에 도입하고, 대개는 국경을 넘나들며 비용 절감의 기회를 찾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필자는 이런 접근법을 ‘회사가 제공할 수 있는 최상의 가치를 글로벌화하기’라 부른다. 이 접근법에서 기업들은 글로벌화를 통해 기존 제품과 이익 구조를 어떻게 개선할지에 집중한다. 반면 글로벌화 자체를 통해 회사의 비즈니스를 구축하는 조직들도 있다. 필자는 이런 접근법을 ‘세계가 제공하는 최상의 가치를 이용하기’라고 부른다. 이런 회사들은 외부 환경을 민감하게 주시하고, 외부의 자원과 아이디어를 활용하며, 글로벌 입지를 대규모로 빠르게 구축하고자 한다. 디지털 경제 덕분에 이런 벤처들이 가능하게 됐지만, 그 결과를 이끄는 진정한 차이는 사업을 이행하는 경영 방식이 좌우한다.

이렇게 다른 두 가지 비즈니스 모델과 더불어 필자의 연구는 관리자들이 사업을 글로벌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최선의 지침들을 강조한다. 여기에는 현지 환경에 맞게 사업을 조정하는 것부터 글로벌 네트워크 효과를 이용하는 것까지 포함된다. 신생 기업이든, 중견 기업이든 이런 현실적 지침을 적용하면 글로벌화를 통한 성과를 높일 수 있다. 이 기사는 또한 글로벌 벤처들이 사업을 운영하면서 겪게 되는 복잡한 문제들을 살펴보고 글로벌화를 통해 얻는 혜택과 비용을 합리적으로 절충함으로써 회사는 가장 이상적인 글로벌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1


기업의 글로벌 확장 모델

우리는 ‘성장의 사고방식’을 가진 기업이 오랜 시간에 걸쳐 어느 정도의 산통을 겪어가며 몇몇 국가로 입지를 확대해 나가는 것을 익숙하게 봐왔다. 반면 이러한 환경에서도 수십 개국에서 일시에 비즈니스를 확립하는 뛰어난 글로벌 벤처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에어비앤비는 순식간에 글로벌 확장을 이룬 전형적인 회사다. 이 회사는 2008년에 설립된 후 현재 191개국 3만4000여 개 도시에서 숙박 서비스를 제공한다.

계약직 인력 시장에도 엄청난 성장이 있었다. 일례로 캘리포니아 마운틴 뷰에 있는 업워크글로벌(Upwork Global Inc.)은 2014년에 온라인 채용 업체 두 곳이 합병하면서 탄생했다. 이 회사는 고객사의 필요에 따라 해외에서 인재들을 직접 채용하는 전통적 아웃소싱 회사들과 다르다. 업워크는 그와 반대로 약 1200만 명의 프리랜서 계약자들을 전 세계 약 500만 개 고객사들과 연결해준다. 이처럼 글로벌화에 대한 다양한 기회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활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의 스펙트럼을 훨씬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이 제공할 수 있는 최상의 가치를 글로벌화하기.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가장 전통적인 경로는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를 신규 시장에 도입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한 유명 호텔 체인이 잘 정립된 숙소 콘셉트들과 브랜드들을 보유하고 있다면 해외에서도 지역별로 비슷한 호텔 사업을 시작할 것이다. 저임금 국가에서 전문 인력 보유에 성공한 신생 아웃소싱 회사라면 그 자원을 통해 고임금 시장의 신규 고객사들과 접촉할 것이다. 호텔 체인의 경우 비즈니스 모델이 이미 상대적으로 성숙한 상태지만 아웃소싱 회사는 원래 비즈니스 모델에 글로벌적 요소가 녹아 있다. 때때로 글로벌화를 통해 다양한 혜택을 한꺼번에 추구하는 회사들도 있다.2

전통적 기업 전략 관점에서 다국적 사업 진출을 꾀하는 회사들을 위해 다양한 실험 모델들이 개발돼 왔다.3 예를 들어 ‘베터 오프(better off)’ 실험은 한 회사가 새로운 시장에서 사업을 시작함으로써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를 분석한다. ‘오너십(ownership)’ 실험은 회사가 사업에 필요한 자원을 임대하거나 구입하지 않고 꼭 소유해야 하는지를 논리적으로 따진다(즉, 해외에서 계약 업체를 통해 어떤 시설을 임대하거나 작업을 아웃소싱하는 대신에 자체적으로 그 시설을 꼭 세워야 하는지).4 기업은 이런 실험들을 통해 글로벌화에 접근하는 새로운 방식들을 무턱대고 고민하기보다는 글로벌 환경에서 단계별로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를 분석을 통해 조금 불확실하지만 중요한 가설을 세울 수 있다.

세계가 제공할 수 있는 최상의 가치를 활용하기.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글로벌 상품을 개발하려는 야심을 가진 회사들은 또 다른 접근법을 취한다. 예를 들어 에어비앤비는 이미 시장에서 활성화돼 있고 다른 지역으로 확대도 용이한 기존 숙박 서비스 콘셉트를 채택하지 않았다. 그 대신 에어비앤비의 창업자들은 처음부터 글로벌 기회를 모색했다. 그들이 발견한 사실은 숙소를 찾는 여행객 중 브랜드를 가진 호텔 체인보다 가정집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으며 자신의 아파트나 집을 여행객들을 위해 기꺼이 임대할 사람들도 많다는 점이었다. 에어비앤비는 숙박 서비스에 필요한 자원을 소유하는 대신에 자신들의 글로벌 인사이트를 활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했다.

마찬가지로, 업워크를 비롯해 글로벌 인력시장의 여타 회사들은 인도에 고객사들을 위해 채용 업무를 대행해 줄 채용 전담팀을 갖고 있지 않다. 대신에 그들은 국가 간에 존재하는 임금과 가용 인재 규모의 차이에서 생길 수 있는 사업 기회에 집중했다. 자신의 서비스를 공급하고 싶어 하는, 상대적으로 임금이 저렴한 지역의 프리랜서들을 인력이 필요한 회사에서 채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업워크의 비즈니스 플랫폼은 인도에 있는 프리랜서들을 미국에 있는 회사들과 연결해준다. 이들은 미국뿐 아니라 러시아나 스페인, 아랍에미리트연합국 등에 있는 회사들도 필리핀이나 나이지리아 같은 개발도상국에 있는 계약직 인력들을 활용할 수 있도록 연결해준다.

전통적으로 중견 기업들은 내부 비용적 혜택과 판매 증대를 위해 국제적 차이를 이용해 왔지만 혁신적인 글로벌 기업들은 자신들이 제안하는 가치의 일부로서 시장의 차이(비용이나 기술적 능숙도, 혹은 가용 자원의 규모 등에 대한)를 활용하고 글로벌화의 이점을 취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개발한다.

에어비앤비와 업워크 모두 두 개의 집단(에어비앤비의 경우에는 여행객과 숙소 제공자, 또 업워크의 경우에는 계약직 프리랜서와 인력이 필요한 회사)을 서로 연결해준다. 또 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가치는 관련 네트워크의 규모가 커질수록 동반 상승한다. 에어비앤비에 등록된 아파트와 가정집의 수가 많아질수록 잠재적 여행객들과 숙소 주인들이 서비스에서 느끼는 매력도는 더 높아진다. 마찬가지로 업워크의 계약직 인력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깊이와 폭이 증가할수록 인력 채용이 필요한 회사들에게 그 가치가 더 커진다. 이 두 회사는 모두 자동화된 디지털 플랫폼(구매자와 판매자가 회사의 개입이나 중재 없이 서로 직접 연락할 수 있는)을 갖고 있다. 이 디지털 플랫폼은 엄청난 ‘규모의 경제’를 지니며 신속한 실행을 가능하게 한다. 디지털 플랫폼도 네트워크 효과만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지만 성공적인 글로벌 모델을 좌우하는 요인이 이 두 가지만은 아니다. 기업이 글로벌 기회에 어떻게 접근하느냐도 또 다른 핵심 차별화 요소가 된다.

접근법의 중요성을 이해하기 위해 2009년에 설립돼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의약품 회사인 알보젠(Alvogen Inc.) 사례를 살펴보자. 알보젠은 글로벌화를 전제로 비즈니스 모델을 펼쳐나가는 벤처 중 하나다. 이 회사의 회장이자 CEO인 로버트 웨스만(Robert Wessman)의 사업 목표는 30개 이상 국가에서 가능한 빨리 복제 약품(generic drugs, 선발의약품의 특허가 끝난 후에 성분이나 규격 등이 동일하다고 하여 임상시험 등을 생략하고 승인하는 의약품)들을 판매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2014년에는 총 6억4300만 달러의 글로벌 매출을 달성했다.5 알보젠은 어떻게 이렇게 빨리 큰 성과를 낼 수 있었을까? 첫째, 이들은 제품별로 가장 잠재력이 큰 국가들을 선별해 매칭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알보젠은 미국 같은 선진시장에서 개발된 의약품을 동유럽과 중유럽,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판매함으로써 큰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또 알보젠은 다양한 방식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개발했다. 알보젠 제품 중에는 특허 기간이 거의 만료됐거나 다른 회사에서 인수한 복제 약품도 있고, 제품을 개발한 회사가 사업을 하지 않는 지역에서 라이선스를 취득해 판매하는 약품도 있다. 알보젠은 모든 시장에서 똑같은 제품을 판매하려는 생각이 없었다. 이는 웨스만이 한 말에서도 나타난다. “우리는 탁월한 성과를 내기 위해 복제 약품을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다각도로 고려했습니다.”6



알보젠은 글로벌화의 장점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취했다. 첫째, 국가마다 다른 지적자산의 보호 기간을 이용했고, 이를 통해 복제 약품을 판매하는 다른 회사들보다 더 빨리 시장에 신제품을 도입할 수 있었다. 둘째, 금융자본을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재무 환경의 차이를 이용했다. 즉, 미국 자산을 담보로 대출한 미국 자본은 글로벌 R&D에 투자했고, 회사의 자본을 수익률이 높은 시장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부채를 해결하고 충분한 자금을 지속적으로 확대 공급할 수 있었다. 셋째, 알보젠은 전 세계에 흩어진 R&D 및 생산 시설들을 가장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전문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국가들에 통폐합했다.

글로벌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또 다른 기업으로 로켓인터넷을 들 수 있다. 이 회사는 경쟁력이 입증된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들을 기초로 전자상거래 스타트업을 설립하는 데 전문화돼 있다. 마르크, 올리버, 알렉산더 삼베르(Marc, Oliver and Aalexander Samwer) 형제가 2007년 베를린에서 창업한 로켓인터넷은 전형적인 글로벌 벤처의 특징을 갖고 있다. 이 회사는 실리콘밸리 같은 벤처들의 성지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사업 아이디어를 발굴한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를 복제한 사업을 아시아 등 다른 지역에서 출시한다. 로켓인터넷은 지금까지 우버나 아마존, 자포스(Zappos), 그루폰(Groupon) 등과 유사한 비즈니스 플랫폼들을 출시했다. 이들의 포트폴리오에 속한 사업들은 다른 기업들과 콘셉트가 너무 비슷해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로켓인터넷은 이 회사들을 통해 현재 110여 개국에서 총 3만 명 이상의 직원을 거느린 거대 기업이 됐다.

로켓인터넷이 모방한 많은 비즈니스 모델들은 양쪽 집단을 연결하는 디지털 플랫폼 성격과 함께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를 갖고 있다.7 하지만 로켓인터넷은 소수의 임원진에 의해 경영되고 이들은 매년 몇 개의 신규 사업만 선별해서 출시한다. 이들은 해당 사업들을 통해 규모의 경제라는 이점도 취하지만(주로 자금조달 및 기초 기술 개발을 통해) 각 사업들을 몇몇 지역에 국한돼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경향이 강하다.

로켓인터넷의 비즈니스 모델에는 글로벌화에 대한 이 회사의 가치관이 반영돼 있다. 즉, 전 세계적으로 가장 진보된 전자상거래 콘셉트를 그 개념이 가장 잘 수용될 수 있는 지역과 매칭하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로켓인터넷은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그에 가장 적합한 지역과 연결하는 능력이 그 누구보다 뛰어나다. 이 회사에게는 남들이 복제할 만큼 뛰어난 비즈니스 콘셉트를 만들 능력도 없고, 자신들이 선정한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우선권도 없다. 단지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지역적으로 연결하는 데 있어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뿐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사업 아이디어를 글로벌 차원에서 매칭하는 로켓인터넷은 여행객들에게 최적의 숙소를 매칭해주는 에어비앤비나 고용주에게 최고의 프리랜서를 연결해주는 업워크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좀 다른 맥락이지만 2004년에 설립돼 현재는 블룸버그 L.P. 소속인 뉴에너지파이낸스(New Energy Finance)는 클린 에너지에 투자하는 기업들의 의사결정을 돕기 위해 글로벌화의 핵심 요소들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의 창립자인 마이클 리브리치(Michael Liebreich)는 원래 경영컨설턴트이자 벤처투자가였지만 앞으로 재생에너지 산업이 크게 성장하리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하지만 기업들과 정부가 이와 관련된 중대한 결정(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나 정부의 에너지 사업 입찰에 얼마를 투자해야 하는지 등)을 내릴 때 활용하는 정보의 질이 턱없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널리스트들과 프로그래머들을 고용해 전 세계에 흩어진 정보들을 수집하고 조직화하기 시작했다. 뉴에너지파이낸스는 이 정보들을 통해 재무나 경제, 정책 관련 질문들에 답을 내릴 수 있는 전문적 분석 도구를 개발할 수 있었고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많은 국가에서 판매할 수 있었다. 2009년에 블룸버그가 이 회사를 인수했다는 사실(이 회사는 이제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로 불린다)은 클린 에너지 사업에 채권 금융이 결합될 것이란 사실을 시사한다. 즉, 금리와 채권과 관련돼 블룸버그가 가진 글로벌 정보 자원들은 이 회사에 또 다른 경쟁 우위를 심어줄 것이다.

에어비앤비나 업워크, 알보젠, 로켓인터넷,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 같은 혁신 기업들은 동종 업계에서 활약하는 전통 기업들이 갖는 유사점보다 더 많은 공통점을 공유한다. 어떤 글로벌 벤처든 제일 먼저 수행해야 할 임무는 회사의 어떤 요소(제품, 노동력, 자금력, 아이디어 혹은 기술 등)를 글로벌 시장에 도입할 것인지 결정하는 일이다. 그 다음 단계로 ‘회사가 제공할 수 있는 최상의 가치를 글로벌화하기’와 ‘세계가 제공할 수 있는 최상의 가치를 이용하기’ 사이의 스펙트럼 위 어디에 자신의 사업을 포지셔닝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표 1) 이 두 단계를 수행함으로써 경영진은 자신들의 벤처를 어떻게 운영하고, 사업 성공을 위해 필요한 핵심 요소들을 정하고, 사업을 전개하기 위해 어떤 자질을 갖춘 경영진과 리더들을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들을 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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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벤처 안에 지역에 특화된 플랫폼을 개발하면 효율적 정보 공유와 빠른 의사결정,
더 용이한 자산판매 측면에서 조직적 혜택을 얻을 수 있다.”



회사가 해야 할 일들


기업들은 글로벌화가 주는 잠재적 보상을 확보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필자의 연구는 관리자들이 글로벌 확장을 성공적으로 추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일련의 모범 지침들을 제시한다. 이 중 일부는 상당히 명쾌하다. 사업을 글로벌 무대로 확장했을 때 얻고 싶은 혜택들 중 우선순위를 정하거나 잠재적인 대가를 고려하는 것 등이다. 예를 들어, 사업 범위를 인근 국가들로 넓히는 것은 운영비 효율을 높이는 측면에서 합리적인 판단이다. 단, 신규 시장이 회사의 기존 시장과 복잡하게 얽혀 있다면 원래 기대한 만큼의 다각화 효과를 얻지 못할 것이다. 해당 사업에 최적인 지역적 특징을 포착할 수 있도록 글로벌 벤처를 기획하는 일도 중요하다. 글로벌 벤처 안에 지역에 특화된 플랫폼을 개발하면 효율적 정보 공유와 빠른 의사결정, 더 용이한 자산판매 측면에서 조직적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이런 모범 지침들에 집중하면 회사가 글로벌화의 혜택을 장기적으로 누리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기업은 글로벌 벤처를 둘러싼 지역적 네트워크 효과와 글로벌 네트워크 효과를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 학습해야 한다. 즉, 회사가 진출하려는 지역의 특징에 따라 자신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조정하고(현지 인력을 채용하는 등), 해당 지역에서 함께 사업을 추진할 파트너 회사를 선정하고, 파트너십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8

글로벌 벤처를 둘러싼 네트워크 효과를 지역적, 글로벌 차원에서 탐색하라. 많은 글로벌 벤처들이 네트워크 효과(상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그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치가 증가하는 현상)를 누리거나 네트워크 효과를 확보하려는 회사들과 서로 경쟁하게 된다. 이는 대규모 네트워크 효과를 구축하는 회사들에 쌓이는 엄청난 수익과 전략적 이점을 생각했을 때 놀라운 일이 아니다.



관리자들은 네트워크 효과가 사업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미칠 것인지 분석하는 데 익숙하지만 그 네트워크 규모를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적으로 효과가 있는지, 글로벌 차원의 효과가 있는지, 아니면 이 두 효과를 모두 취할 수 있는지 말이다. (표 2) 예를 들어, 매칭닷컴(matching.com)처럼 데이트 상대를 소개해주는 웹사이트나 그루폰(Groupon)처럼 매일 할인 정보를 제공하는 소셜커머스 모델은 지역 기반의 네트워크 효과에 의존한다. 아무리 좋은 궁합을 가졌더라도 핀란드에 있는 여성과 앨라배마에 있는 남성을 맺어주는 것은 효과가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와 정반대로 에어비앤비는 전 세계를 무대로 여행객과 집주인을 연결해주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 효과의 장점을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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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적 네트워크 효과를 활용하는 기업들은 새로운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함으로써 성장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한 번에 한 시장씩 공략함으로써 네트워크 효과의 임계량(바람직한 결과를 얻기에 충분한 량)에 점진적으로 도달한다. 따라서 글로벌 입지를 다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로켓인터넷 같은 모방 기업들은 합병을 택하기도 한다. 또 다른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회사가 있다면 그 시장에서 이미 임계량만큼 사용자를 확보한 회사를 몰아내기보다는 인수하는 편이 저렴하고 용이한 선택이다.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이 지역적 차원과 글로벌 차원의 네트워크 효과를 모두 활용해야 하는 경우, 이들에게 이상적인 전략은 그리 단순하고 명쾌하지 않다. 우버를 생각해보자. 우버는 그 어떤 회사보다 지역적인 네트워크 효과를 크게 볼 수 있는 회사다. 한 도시에서 얼마나 많은 승객과 차량 기사를 보유하고 있는지에 따라 서비스 품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는 데이트 상대를 소개해주는 웹사이트들도 마찬가지다. 우버는 비즈니스 여행객들을 상대하는 데 있어서는 글로벌 네트워크 효과도 활용한다. 출장자들은 국내, 해외 어디를 가든 우버 하나만 사용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도시마다 일일이 새로운 차량 서비스를 찾는 출장자는 흔치 않다. 대다수 국가에서 우버는 현지의 경쟁사를 높은 가격으로 인수하기보다는 직접 경쟁하는 쪽을 선택해 왔다. 이는 글로벌 네트워크 효과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신들의 브랜드 파워를 통해 한 국가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현지 경쟁사를 더 효과적으로 물리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업종에서는 네트워크 효과가 시장의 기존 경쟁 관계를 초월해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 분야로 확산되는 경우도 있다. 일례로 재무 서비스 기업인 EFL(Entrepreneurial Finance Lab LLC)을 들 수 있다. 이 회사는 저비용으로 신용도를 평가할 수 있는 분석 기법을 개발해 이머징 시장의 기업 대출을 활성화시키고자 2006년 설립됐다. 그 이전까지 이머징 시장의 대출 신청자 중 금융기관이 요구하는 수준의 담보나 신용도를 갖춘 사람들은 극소수에 불과했고, 이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금융 소외자(unbankable)’ 처지에 놓였다. 이에 EFL은 대출 신청자들의 지능이나 사업감각, 윤리행동 등과 같은 특징을 정량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정신력 측정 기법(psychometric tests)을 개발했다. 현재 EFL은 30여 개국에서 활동하고 있고 고객사들에게 더 강력한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개발도상국들을 아우르는 글로벌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다. 만약 EFL이 특정 시장에서만 활동했다면 상품개발에 투입된 막대한 비용을 정당화하기도 어렵고, 이들이 개발한 상품의 경쟁력도 떨어졌을 것이다.9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지역과 사업 여건에 따라 조정하라. 인터넷에 기반한 사업을 위해 비즈니스 모델을 무조건 디지털이나 전자상거래 형태로 조정하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은 흔한 오해 중 하나다. 로켓인터넷과 다른 회사들의 경험만 봐도 그런 선택을 한 기업들이 엄청난 도전에 직면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다양한 국가로 활동 반경을 넓히려는 회사는 그 과정에서 언어 소통과 관련된 문제를 겪게 된다. 그 결과 우선적으로 번역가를 고용하고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현지에 맞게 수정하는 작업에 대대적으로 돌입한다. 또 우편 체계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시장에서는 물류와 배달 작업이 악몽이 되고, 신용카드나 퍼스널 컴퓨터가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시장에서는 결제와 고객 커뮤니케이션 관련 이슈들이 조정돼야 한다. 이런 장애물들을 극복한 벤처들은 이후 엄청난 이점을 취하게 된다.10

여러 학자들이 새로운 영역으로 진출하는 기업들에 요구되는 상황지능(contextual intelligence)의 중요성에 대해 주장해 왔다.11 성공하는 글로벌 벤처들은 실제로 자신들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에 맞춤 기술을 접목한다. 사실 어떤 시장에 진출할 때 맞춤화(customization)는 보통 기초비용으로 고려되지만 이는 지속적인 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낙후된 인프라 환경에서 회사가 감당해야 할 물류 역량이나 현지 사용자들의 폐쇄적 네트워크 등 시장 진입을 방해하는 현지 장애물들을 마주했을 때 맞춤화는 신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벤처를 보호해주고 이를 통해 벤처기업은 장기적 가치를 창출한다.

글로벌 벤처기업들은 어떤 식으로 자신의 비즈니스를 맞춤 조정할까? 첫째, 기존 비즈니스 모델과 신시장에서 요구되는 조건 사이에 존재하는 전반적 차이를 최소화하고 어떤 영역에서 조정이 필요한지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 홍콩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고급 가구를 대여해 주는 사업을 시작한 홈이센셜즈(Home Essentials Ltd.)는 처음 10년간 17개국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빠른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불행히도 이 회사가 진출한 많은 시장이 금융위기를 맞이하면서 이들의 사업도 위축됐다. 홈이센셜즈가 안정을 되찾은 뒤 회사의 경영진은 14가지 기준에 따라 잠재 시장을 평가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경영진은 이미 진출한 몇몇 국가들이 중요한 기준들에 부합되지 않으며, 아직 진출하지 않았지만 더 큰 잠재력을 지닌 시장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정량적 분석 기법은 각 시장의 재무 성과를 완벽히 전망할 수는 없을지라도 분명 직감보다는 훌륭했다. 뿐만 아니라 홈이센셜즈가 매력적인 시장을 발굴하고 더 탄탄한 글로벌 비즈니스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줬다. 모든 측면에서 완벽한 시장은 없다. 따라서 관리자들은 새로 진출한 시장에 존재하는 가장 치명적인 약점을 파악하고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계획을 세워야 한다.12

비즈니스 모델의 수정과 더불어 팀원들을 선정하는 일 또한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예를 들어 로켓인터넷은 최고 대학의 MBA를 막 졸업하고 고향에 돌아가 자신의 벤처를 시작하려는 학생들을 채용한다. 예를 들면 케냐로 돌아가 동아프리카 지역에서 사업을 시작하려는 졸업생을 고용하는 것이다. 이 경우에 학생은 고국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고, 로켓인터넷 또한 글로벌 팀을 효과적으로 조직할 수 있다. 채용에 대한 의사결정은 로켓 인터넷의 비즈니스 모델과 연결돼 있다. 이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은 한 영역에 내재된 도전들을 최소화하기 때문이다. 즉, MBA를 졸업하고 고용된 직원들이 할 일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게 아니라 성공이 입증된 모델을 복제하는 것이며, 그 모델을 지역 상황에 맞게 조정하고 빨리 실행하는 데 집중돼 있다.



파트너십은 신중하게 선정되고, 개발되고, 관리돼야 한다. 파트너를 신중하게 선정하고 관리하는 것 역시 새로운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데 효과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현지 사업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또는 법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많은 나라에서 현지 파트너 회사를 얻어야 할 필요성이 부각된다. 글로벌 벤처 중 파트너와의 관계에서 삐걱대는 회사도 많다. 현지 파트너가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거나 전하기 껄끄러운 소식을 공유하지 않음으로써 매우 중요한 정보를 너무 늦게 알게 되는 일은 흔히 발생하는 문제다. 다음 주에 출시하기로 된 제품이 몇 달 후로 연기되는 상황 또한 글로벌 벤처에는 익숙한 일이다. 또한 이머징국가에서 회사들 간의 얽히고설킨 동맹 관계 또한 주시해야 한다.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후 계약한 시설 공사나 보험 등의 업무를 자회사에 일임하는 파트너 업체도 흔히 볼 수 있다.13

다른 글로벌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통해 성과를 높이는 글로벌 벤처들도 있다. 일례로 워싱턴 주 레드먼드(Redmond)에 본사를 둔 플래닛터리파워(Planetary Power Inc.)는 개발도상국이나 이머징 시장에서 통신 송신탑에 이용되는 발전기를 개발하는 벤처다. 개발도상국에서는 디젤 연료보다 재생에너지 활용도가 크다. 플래닛터리파워의 회장이자 CEO인 조 랜던(Joe Landon)은 이런 신시장에서 매출을 창출시키는 데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서 해당 국가의 목표 고객사와 이미 관계를 맺고 있는 통신장비 회사들과 파트너십을 맺기로 결심했다. 특히 이 회사는 목표 시장에 거주하는 미국인 관리자들과 관계를 육성하는 데 집중했고, 이런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사업의 물꼬를 틀 수 있었다.

대기업들도 글로벌 스타트업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대한민국 최대의 이동통신 사업자로 서울에 본사를 둔 SK텔레콤은 체리픽스(Cherrypicks)라는 홍콩의 이동통신 기술 벤처와 파트너십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존재감과 명성을 확대할 수 있었다. 체리픽스의 창업자들은 동남아시아 전역의 이동통신 사업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으므로 SK텔레콤은 이들을 통해 회사 상품을 판매 가능한 신규 고객들을 확보할 수 있었다. 또한 체리픽스는 SK텔레콤이 현지 시장의 법적 규제와 시장 진입 조건을 파악하고 회사의 상품들을 다른 이동통신 환경과 기술 표준에 맞춰 조정하는 데도 도움을 줬으며 판매 지원 활동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14



성공 요소들을 통합하기

사업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조건들이 있지만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비즈니스 모델에서 창출되는 이익들과 그에 상응하는 비용 사이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그중에서도 다음 이슈들이 특히 중요하다. 회사는 사업 목표에 따라 관련 영역들에 대한 투자를 조정해야 하고, 최고경영진은 글로벌 비즈니스 관련 이슈들을 깊이 고민해야 하며, 글로벌 환경에서 효과적으로 사업을 펼칠 수 있는 조직문화와 업무방식을 확고히 구축해야 한다.15

필자는 글로벌 기업들과 함께 수행한 연구를 통해 보통 글로벌화 과정에서 회사의 생산성을 높이고 성장을 견인하는 결정적 역할은 최초로 진출한 몇 개 국가들이 수행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회사들은 신시장을 통해 매출 증대를 도모하는 동시에 비용이 저렴한 지역에 제조 시설이나 IT 관련 팀들을 배치해 이점을 누릴 수 있다. 물론 이렇게 절감된 비용도 글로벌화에 따르는 높은 운영 비용과 복잡한 사업 구조로 일부 상쇄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이 합리적 판단으로 글로벌 확장을 결정했다면 추가 비용보다는 혜택이 더 많기 나름이다. 이는 글로벌화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패턴이다.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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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많은 기업들이 글로벌화를 추진한 초기에는 큰 혜택을 누리지만 또 다른 시장으로 범위를 확대해 나가면서 그 이익률이 점차 낮아진다. (그림 1) 앞서 논의했던 아웃소싱 회사의 사례는 이 상황을 잘 설명해준다. 아웃소싱의 기본 비즈니스 모델은 두 국가로 시작된다. 즉 고객사들이 위치한 고임금 국가와 아웃소싱 회사의 인력들이 있는 저임금 국가다. 특정 시기가 되면 제3의 국가 하나를 더 추가하는 것이 회사에 합리적 선택이 된다(기존 시장과 다른 기술이나 언어 역량을 추가하기 위해, 혹은 24시간 내내 끊임 없이 사업이 돌아가도록). 하지만 이 시점을 넘어서면 수익의 증가율은 상당히 낮아질 수 있다. 반면 비용은 계속 상승하기 때문에 대다수의 회사들은 곧 적정 수준의 글로벌 성과를 내는 지점에 도달하거나 그렇지 않을 경우 과도한 확장으로 손해를 보는 경우도 생긴다.

비록 진정한 의미에서 글로벌 규모로 사업을 운영하는 벤처의 수는 적지만 글로벌 입지가 어느 수준에 다다르면 긍정적 현상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성공적인 글로벌 벤처는 글로벌화의 장점들을 자신들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에 어떻게 녹여내야 하는지를 알고 있다. 이런 회사들은 복잡한 글로벌 환경에서 사업을 운영하며 조직을 관리하고 있지만 효율적인 조직구조와 비즈니스 모델의 강점을 이용해 확실한 대가를 얻고 있다. 사실 특정 국가에서만 사업을 한다면 업워크나 알보젠 같은 회사는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글로벌 확장을 계속 추진하기 어려워지는 ‘중반기’도 분명 존재한다. 이런 반갑지 않은 시점이 언제 도래하느냐는 회사가 처한 환경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유럽연합은 근로자들이 자유롭게 국경을 넘어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고, 이로써 유럽의 벤처들은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벤처보다 더 적은 비용으로 지역 확장을 추진할 수 있었다. 전자상거래 벤처들도 이와 비슷한 이유로 실제 매장이 필요한 소매업보다 글로벌 사업 확장이 훨씬 더 수월할 것이다.

회사별로 미묘한 차이가 있지만 이런 중요한 특징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필자는 기업의 관리자들에게 다음 질문들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음을 알게 됐다. 우리 회사는 지속적인 성공을 위해 5개국 이상에 사업을 확장해야 할까? 이 질문에 ‘예’라고 대답한 회사는 업워크나 EFL처럼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벤처들이 택한 방식에 따라 글로벌화를 추진해야 한다. 또 이런 회사들은 왜 광범위한 글로벌 입지가 필요한지 초기에 결정해야 한다. 그들이 내린 결정에 따라 글로벌 사업에 성공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얻거나 빼앗길 수 있다. 이들 벤처에 글로벌화는 핵심 역량이지 선택 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5개국 이상에 진출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다수의 회사들은 부정적인 답을 할 것이다. 심지어 다국적 사업이 꼭 필요한 회사들도 5개국까지는 필요 없는 경우가 있다. 이런 벤처들은 진출 시장이 많아질수록 평범한 수준의 보상을 얻게 되므로 관리자의 시간과 자원을 기존 시장에서의 고객 범위를 확대하고 역량을 높이는 데 집중하는 편이 낫다.

회사가 몇 개국에 진출해야 하는지를 파악할 경우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에 중대한 변화가 필요한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알보젠 같은 회사는 애초에 글로벌 확장을 염두에 두고 시작됐지만 대부분의 회사들은 훨씬 더 간단한 모델로 사업을 시작한 후 나중에 엄청난 과도기를 겪는다. 일례로 업워크는 원래 미국과 그리스에 있는 기업들을 연결해주는 단순한 구조로 사업을 시작했다. 창업자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나가면서 회사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5개국 이상에 사업을 확장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은 분명한 ‘아니오’에서 분명한 ‘예’로 변할 수 있다. 이는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과 사업을 실행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큰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로켓인터넷도 삼베르 형제가 이베이의 사업 모델을 독일에서 따라 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다른 모방 사업들도 연달아 성공하면서 삼베르 형제는 독일 밖으로 사업을 확장할 만한 글로벌 기회를 확인했고 복제할 사업 아이디어에 따라 특화된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을 실행해 나갔다. 관리자들은 자신들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이런 비선형적 변화가 언제 일어나야 하는지를 파악하고 이에 따라 사업을 실행해 나가야 한다. 규모가 작은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개발된 모델을 다른 국가들까지 적용하는 실수를 저지르면 안 된다.

글로벌화는 신생 기업이든, 중견 기업이든 똑같이 엄청난 기회를 부여하는데 대부분의 회사는 성공에 핵심이 되는 사항들을 심각한 고민 없이 결정 내린다. 일부 결정은 어쩔 수 없을 수도 있다. 복잡하고 다면적이며 빠르게 진화하는 글로벌화의 속성 때문에 기업과 관리자들은 실행에 앞서 관련 이슈들을 완벽히 분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관리자들은 늘 일을 수행해 나가면서 학습하고 적응해 나간다. 따라서 꽤 명쾌해 보이는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에도 기본적인 긴장감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 성공을 장담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까지 설명한 측면들에 따라 글로벌 벤처들을 분석하면 기업과 그 리더들이 자신의 사업을 더 확실히 전망하고 더 논리적인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개발할 수 있다.


번역 |김성아 dazzlingkim@gmail.com


윌리엄 R. 케르


윌리엄 R. 케르(William R. Kerr)
는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있는 하버드경영대학원의 기업가적 경영(entrepreneurial management) 분야의 교수이자 1955년 졸업 동문인 드미트리 V. 디알벨로프 교수(Dimitri V. D’Arbeloff Professor)다. 이 기사에 의견이 있는 분은 http://sloanreview.mit.edu/x/58125에 접속해 남겨 주시기 바란다. 저자와의 연락을 원하시는 분은 smrfeedback@mit.edu로 e메일을 보내주시기 바란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89호 Boosting Creativity 2020년 1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