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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센트 '스마트머니' 전략

카카오,게임사,스타트업에 韓流투자 텐센트, 한국을 글로벌 확장 발판삼다

김병국 | 201호 (2016년 5월 lssue 2)

Article at a Glance

 한국의 미디어/콘텐츠 사업에 투자하고 있는 수많은 중국 자본에서 유독 눈에 띄는 곳이 텐센트다. 1999년 이스라엘의 메신저 서비스 ICQ를 모방해 만든 채팅앱 OICQ로 사업을 시작한 텐센트는 메신저 플랫폼을 이용한 게임사업으로 세계 1위 게임업체로 성장했다. 한국에서는 카카오, 넷마블 게임스의 주요 주주이며 중소 게임업체에도 지분을 늘려왔다. 텐센트가 한국 투자를 늘리는 이유는 중국 내 플랫폼에서 서비스할 게임을 확보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한국을 글로벌 확장 전략의 발판으로 사용하려는 의도도 있다. 한국의 콘텐츠 기업은 텐센트의 플랫폼 전략을 참고해야 하며, 대기업은 텐센트와 같은 중국 자본이 집중 투자하는 분야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필자주

이 글의 작성에는 CJ 중국본사 사업개발팀 이승진 차장, 중국 O2O 기업인北京快宏科技有限公司’ CSO 정원선 이사가 도움을 주셨습니다.

 

한류(韓流)가 한류(漢流)

한류가 이름값을 하고 있다. 2013년 김수현과 전지현을 중국 전역의 대세 스타로 만들었던 SBS별에서 온 그대를 뛰어넘어 2016 KBS태양의 후예가 송중기와 송혜교를 또 다른 대륙의 별로 만들었다. 최근에는 투자의 영역에서도 한류가 불고 있다. 그런데 한류(韓流)가 아니라 한류(漢流). 2016 1분기 신고금액 기준 중국의 한국 직접투자(FDI) 375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5300만 달러 대비 600% 이상 급증했다. 2015 3분기부터 금액 기준으로 급등세를 보이는 추세다. ( 1)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에 제조업 등에 몰려 있던 중국 투자는 2010년부터 서비스업 위주로 꾸준히 투자의 방향이 달라지고 있다. KOTRA 통계에 따르면 중국 전체 FDI에서 서비스업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1 71%, 2012 76%, 2013 90%, 2014 87.8%, 2015 88.1%로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그림 1)

 

 

 

 

이는 중국 내부에서 불고 있는 투자 열풍과도 무관하지 않다. 2016년 다소 하향세를 보이긴 했지만 2015년까지 중국의 자국 내 서비스 업종에 대한 기관/개인 투자는 연 100% 이상 성장세를 보였다. 이제 포화된 중국 국내 시장을 넘어서 해외로 투자의 방향이 전환되고 있다는 해석들이 많다. 특히 서비스업 세계화를 위한 지렛대 역할을 기대하며 한국의 경쟁력 높은 서비스업에 선택적인 집중 투자를 하고 있다. 중국 기업이 한국 투자를 통해서 확보하려고 하는 것은 이익의 근원이 될 수 있는 원천 기술과 지적재산권(IP), 브랜드와 운영 노하우다. 최근 전경련에서 발표한 <중국의 대한투자 매력과 시사점> 리포트에도 이런 분석이 담겼다. 중국 시진핑 주석의 해외 순방에 대한 국가 간 경제협력성을 중심으로 분석한 접근으로 중국 입장에서 보는 해외 투자를 크게 네 가지 목적으로 분류했다.

 

1) 신시장 개척

2) 기술/브랜드/노하우 확보

3) 자원/에너지 확보

4) 무역장벽 우회 혹은 제거

 

이 가운데 ‘2) 기술/브랜드/노하우 확보가 중국의 한국 진출 전략의 핵심이다. 특히 과거에는 철강, 자동차, 조선, 반도체 등 제조업 기반의 기술 확보를 위해 한국에 투자해 큰 성과를 봤다면 이제는 소프트 경쟁력, 즉 브랜드와 노하우를 확보하는 전략으로 옮겨가고 있다.

 

중국 자본은 더 이상 왕서방의 뭉칫돈이 아니다. 무턱대고 유명한 브랜드를 사들이고, 남들이 좋다고 하는 해외 기업에 큰돈을 지르던 시대는 갔다. 오히려 현재 중국 자본은 전 세계 미디어/콘텐츠 산업에서 스마트 머니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완다그룹은 미국 할리우드의 유명 영화제작사인 레전더리엔터테인먼트(Legendary Entertainment) 35억 달러( 4조 원)에 인수했다. 영화다크나이트를 만든 회사다. 중국이 미국의 거대한 콘텐츠 공장을 사들인 것이다. 그리고 그 할리우드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원재료(콘텐츠)와 기계들(특수효과 기술)의 쇼핑은 한국에서 한다.

 

 

 

 

물론 한국 외에도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경쟁력을 가진 나라들이 많다. 하지만 중국이 워낙 폭발적으로 이 분야에서 확장하고 있다보니 한국에게까지 차례가 돌아온다. 예를 들어 영화 특수효과 산업의 경우, 미국 회사들은 매년 대형 블록버스터 프로젝트 몇 편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갑자기 중국의콘텐츠 공장이 가동하기 시작하면서 이들만으로는 특수효과 제작 물량을 다 댈 수가 없다. 게다가 특수효과 부문 오스카상을 휩쓸어온 미국의 두 회사, ‘Rhythm & Hues Studios’(라이프 오브 파이), ‘Digital Domain’(‘타이타닉’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간다’)이 경영권이 바뀌는 과정에서 경영 실패로 2012년과 2013년 사이 법정관리(Chapter 11)에 들어가는 일도 벌어졌다. 그러니 한국의 덱스터(‘미녀는 괴로워’ ‘미스터 고’) 같은 업체에 중국 진출의 기회가 생긴 것이다. 실제로 2015년 중국 난징의 진예(邺区)에는진예 신도시 기술공원이라는 단지가 조성됐다. 영화 특수효과 업체를 모아놓은 산업단지로, 현재 이곳에는 100여 개의 영화/게임/애니메이션/뉴미디어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텐센트의 스마트머니 전략

 

한국의 엔터테인먼트/콘텐츠 시장에 진출하는 중국 회사 중 가장 눈여겨봐야 할 곳은 역시 텐센트(Tencent). 게임, 포털, 검색, 전자상거래, 블로그, e메일, SNS, 엔터테인먼트 사업 등 전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중국 최대 콘텐츠 업체다. 중국 인터넷 분야 발전의 선두에 서 있는 거대한 기업이고 한국의 콘텐츠 산업에도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에게는 QQ 메신저, 위챗, 텐센트게임즈 외에는 알려진 바가 별로 없는 기업이기도 하다. 텐센트의 마화텅 회장 역시 중국 IT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며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인터넷+’ 정책의 선구자이기도 하지만 알리바바그룹의 마윈 회장이나 샤오미의 레이쥔 회장과 달리 세간에 잘 알려진 CEO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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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국

    김병국

    -(전)대신경제연구소,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
    -중/한 리서치 회사인 9K research(www.9k-researchrz.com)를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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