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컨설팅? 이젠 액션러닝이다

193호 (2016년 1월 Issue 2)

요즘 경영 컨설팅 산업이 위기다. 기업들이 경영 컨설팅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골프 선수에게도 코치가 필요하고 헬스클럽에서 몸을 만들 때도 트레이너가 필요하듯이 기업 경영이 복잡해질수록 경영 컨설팅을 필요로 하는 사례는 늘어야 하는데 왜 정작 기업들은 컨설팅을 외면하는 것일까? 사실 고객들이 경영 컨설팅을 받아야 할 필요성은 예전에 비해 훨씬 더 커졌다. 외부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저성장은 고사하고 이제 생존을 위해 몸부림쳐야 한다. 그렇다고 새롭게 수립한 전략 방향이 맞을 것이라는 확신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이 오히려 경영 컨설팅을 외면하고 있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는 얼마 전 지난 10여 년간 글로벌 톱 경영컨설팅 회사들과 수차례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 관여한 한 대기업 간부 친구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그 많은 프로젝트 중 어떤 프로젝트의 성과가 가장 컸는지 묻는 질문에 그는제대로 성과를 거둔 프로젝트가 없다고 답했다. 그 이유는 더 놀라웠다. 프로젝트의 결과물이 사내에서 제대로 실행된 사례가 거의 없었다는 설명이었다. 기업들이 경영 컨설팅을 외면하는 진짜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나 싶어 무릎을 쳤다.

 

기업 경영에 있어 전략의 수립 못지않게실행이 중요하다는 점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흔히들 전략 성공을 위해선 전략 수립에 회사 역량의 5%를 배분하고 실행에 나머지 95%를 배분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필자는 전략의 실행력을 떨어뜨리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실행의 주체인 직원들이 수립된 전략에 대한오너십이 없거나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한다. 전략을 이미 수립한 뒤에 아무리 친절하게 설명한다고 한들 그 수립 과정에 참여하지 않은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비록 시간은 걸릴지언정 전략 실행을 담당할 직원들을 전략 수립 과정에 참여시키는 것만큼 실행력을 확보하는 데 좋은 해결책은 없는 것 같다.

 

기업의 비정형화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영 컨설팅의 대안으로 눈여겨봐야 할 기법이액션 러닝(Action Learning)’이다. 액션 러닝이란 조직 내부 구성원으로 팀을 짜고, 동료와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의 도움으로 실제 업무 속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학습을 하게 하는 훈련 방법이다. 이 방법은 문제의 답은 밖이 아닌 안에 있다고 가정한다. 따라서 전문가가 일방적으로 처방해준 해결책을 들고 실행만 하기보다는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되 해결책을 실제 조직에서 적용하고 실행할 내부 구성원이 해결 대안을 탐색하게 한다. 특히 최근에는 신시장 개척, 신규 사업 진출, 획기적인 혁신 프로세스 고안 등 비정형화된 문제 해결에 있어 액션 러닝을 활용하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액션 러닝은 내부 직원들로 구성된 팀이 문제 해결의 전반적인 과정을 주도한다는 점에서 향후 현장 실행력이 훨씬 강하다는 장점이 있다. 퍼실리테이터는 팀이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 나가는 과정에서 질문을 던지고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결과물의 수준을 높이고 팀원들의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도록 독려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회사 내 여러 다양한 부서에서 파견된 직원들로 액션 러닝 팀을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팀 내에서 여러 부서의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조율해 반영할 수 있다. 이는 향후 실행 과정에서 부서 간 지원을 받는 데 더 용이할 것이라는 점을 뜻한다. 무엇보다도 액션 러닝을 통해 문제 해결 능력이 체계적으로 훈련된 중간관리자들을 많이 배출할 경우 이들이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회사의 귀중한 무형자산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운전을 제대로 배우려면 조수석에 앉아 운전하는 것을 바라보기보다 운전석에 앉아 운전을 직접 해봐야 한다. 경영 컨설턴트가 아니라 현장 실행을 주도할 회사의 중간관리자들로 하여금 운전석에 앉아 경영전략 수립을 주도하게 하라. 요즘과 같이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이어지고 비정형화된 과제가 일상화된 시기에는 문제 해결 능력의 중요성이 점점 더 부각된다. 신속하고 전문적인 결과를 내기 위해 일부 외부 도움을 받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내부 직원을 적극 참여시키는 방법, ‘액션 러닝에 주목해보라.

 

이상화 ㈜이언스트래터지 대표

 

필자는 서울대 법대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 미시간대 비즈니스스쿨 경영학석사(MBA)과정과 펜실베이니아대 로스쿨 법학석사(LL.M.)과정을 각각 우등으로 졸업했다. 미국 회계사(델라웨어 주), 미국 변호사(뉴욕 주), 국제재무분석사(CFA) 자격을 취득했다. 맥킨지앤컴퍼니 서울사무소 팀장 및 런던사무소 컨설턴트, 국민은행 마케팅·영업추진부 부장, 베인앤컴퍼니 서울사무소 이사, 푸르덴셜투자증권 인사담당 상무 등을 거쳐 현재 경영컨설팅 기업인 ㈜이언스트래터지(EON Strategy Inc.) 대표로 재직하면서 한동대 경영경제학부 객원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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