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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 Based Innovation

모두가 스마트폰으로 연결된 세상 선도적 소비자의 힘은 한계가 없다

이병주 | 162호 (2014년 10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전략, 혁신

 

모두가 스마트·모바일 기기를 들고 항상연결된세계에 살고 있다. 주로 하는 일은 당연히 다른 이들과의 소통, 관계형성이다. 특정 형태의커뮤니티 활동이 계속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이는 기업에게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된다. 소비자 주도의사용자 혁신을 이끌어내는 최고의 방법은 바로브랜드 커뮤니티유저 커뮤니티로 부터 지혜를 빌리는 것이기 때문에 기업들은 현재의 상황을 기회로 바꿔야 한다. 커뮤니티 기반 혁신의 성공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1) 선도적 소비자를 모아라

2) 소비자들이 머물러 교류하게 하라

3) 소비자들이 제품을 발전시키게 하라

4) 소비자의 역할에 한계를 두지 마라

5) 소비자의 아이디어가 실행으로 이어지게 하라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우리 일상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직장은 옛날보다 훨씬 조용해진 것 같다. 중요한 일이 아니더라도 정기적으로 모여 떠들썩하게 회의를 하는 모습이 사라지고 모바일 커뮤니티 서비스인밴드등으로 회의를 한다. 중간중간 동료들과 담소를 나누는 모습도 줄어들었다. 스마트폰에 있는 메신저인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하기 때문이다. 점심이나 저녁 때 팀원들끼리 식당에 가면 음식 주문을 한 후 서로 말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스마트폰만 들여다 본다. 그러다가 음식이 나오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린다. 이런 장면은 가정에도 상륙했다. 저녁 때 온 가족이 식탁에 둘러앉아 고개를 숙인 채 말없이 스마트폰을 보는 집이 적지 않다. 스마트폰은 연인들의 사랑 풍속도 역시 바꿔놓았다. 하나의 스마트폰을 함께 보며 웃는 사이 좋은 커플도 있지만 서로 대화를 하면서도 시선은 자신의 스마트폰에 가 있는 커플도 종종 볼 수 있다. 이제 사람들은 하루 종일 스마트폰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됐다. 쉴 새 없이 연락 오는 지인들의 메시지로 스마트폰을 놓을 틈이 없다. 심지어 집에서 TV를 시청할 때도 친구들과 카카오톡으로 대화하면서 봐야 더 큰 재미를 느낀다고 하는 여성들도 많다. 스마트폰은 대학의 일상도 바꿔놓았다. 학교 앱을 실행해 편리하게 수강신청을 하고도서관을 눌러 열람실을 예약하며 식당 메뉴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한다. 또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거나 서점에서 사지 않고 필요한 부분을 사진으로 찍어 전자책 형태로 담아 다닌다. 학과 휴게실은 텅 비어 있지만 학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대학생활에 관한 소소한 문제부터 시험문제 대비와 분석까지 활발한 대화와 활동이 일어난다.

 

온라인에서 살다

 

온라인 활동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모바일을 통해 인터넷을 이용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올해 초를 기점으로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시간이 PC로 접속하는 시간을 추월했다. 닐슨(Nielsen)사의 조사 결과 성인들은 스마트폰을 통한 인터넷 접속에 한달 평균 34시간을 쓰는 반면 PC를 통해서는 27시간을 쓴다. 인터넷 접속 채널별 시간을 측정한 다른 조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인터넷 접속 시간 중 47%가 스마트폰의 모바일 앱을 활용했고 8%가 스마트폰의 브라우저, 45% PC를 활용해 인터넷에 머물렀다. 모바일 인터넷 비중이 무려 55%나 된 것이다.

 

 

이 같은 추세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매년 수행하는 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인터넷 이용에 하루 평균 2시간을 들인다고 답했다. 그런데 같은 기관에서 실시한 모바일 인터넷 이용실태조사에서는 스마트폰 이용시간이 2시간13분으로 더 많았고 이 중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시간은 평균 1시간35분이었다. 물론 두 조사를 직접 비교할 수는 없지만 스마트폰에서 활용하는 대부분의 기능이온라인기반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모바일을 통한 인터넷 접속시간이 PC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으로 주로 이용하는 서비스는 카카오톡 같은 채팅 서비스이고 모바일 인터넷으로는 검색 다음으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SNS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들인다고 대답했다. (그림 1) 즉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대부분 주변사람들과 소통하거나 관계를 쌓고 유지하는 커뮤니티 활동에 시간을 쏟고 있다. 사람들의 희로애락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온다. 현실에서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 때문에 만날 수 있는 사람이나 모임의 수가 제한되지만 온라인에서는 교류할 수 있는 사람과 모임을 급격히 늘릴 수 있다. 온라인에 투입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추세는 기업에게 아주 큰 기회를 제공한다. 1983년 파산 위기에 직면했던 할리데이비슨이 열성적인 소비자 커뮤니티를 키워 위기에서 벗어난 일은 유명하다. 소비자 커뮤니티는 충성도 높은 고객을 유지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지만 그동안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 이런 모임을 만드는 게 쉽지 않았다. 온라인에서 쉽게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게 된 지금, 기업들은 커뮤니티와 비즈니스를 연계해서 성장과 혁신을 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게 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전략의 발전 단계

 

지금은 온라인 커뮤니티의 영향력이 점점 확대되고 있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기업의 웹사이트에서 방문자를 모으고 회원을 모집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온라인 커뮤니티는 점차 비즈니스의 중심으로 들어오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1. 홍보

초기 온라인 커뮤니티는 대부분 기업이나 제품의 홍보 수단으로 이용됐다. 이 단계는 사람을 많이 끌어들이는 게 목적이다. 꾸준히 이벤트를 벌이거나 흥미로운 정보를 게시해서 기업 블로그나 페이스북 페이지 같은 기업의 공식 커뮤니티에 들어오도록 유도한다. 가령 농심이나 빙그레 같은 식음료 기업의 경우 가벼운 이벤트를 반복해서 고객의 방문을 유도하고 제품을 홍보해왔다. 최근에는 이벤트도 더욱 편리해져 고객 참여가 쉬워졌다. 페이스북 페이지와 연계해 이벤트를 진행해 소비자는 간단한 클릭으로 스마트폰에 기프티콘을 다운받아 상품을 어디서나 편리하게 수령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벤트에 의존한 고객 모집은 이벤트 기간이 끝나면 효과가 금방 사라지는 단점을 가지고 있어 연중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스케줄을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몇몇 기업은 커뮤니티에 사람들에게 유용한 정보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게시해 소비자의 방문을 유지하기도 한다. 정기적인 고객 방문을 통해 해충을 박멸하고 위생관리 서비스를 해주는 세스코는 2000년대 초반 커뮤니티 운영으로 유명해졌다. 사업과 직접 관련 없는 내용에 대한 장난스런 문의에도 재치있게 답해준 결과 많은 사람들이 세스코를 방문해서 커뮤니티 게시판을 찾았다. 가령엄마에게 벌레만도 못한 놈이란 소리를 들었다는 초등학생의 질문에 “해충보다는 익충이 되라는 답변을 올리는 식이다. 심지어 연애상담을 올리는 고객의 질문에도 성실하게 답변해줘서 네티즌들에게 따뜻한 이미지를 심어줬다. 당시 세스코는 사업이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하려 하고 있었지만 인지도는 매우 낮았다. 사업을 확장하면서 광고를 시작했지만 세스코의 이름을 알린 건 게시판이었다. 이때 세스코의 브랜드 인지도가 급격히 상승해 고객들이 늘어나는 계기가 됐다.

 

2. 제품 지원

홍보 기능과 함께 초기 온라인 커뮤니티는 제품 서비스를 지원하는 역할을 했다. 사실 이 역할은 제품 판매와 직접적으로 연계된 필수적인 것이었는데 커뮤니티 전략이라는 관점보다는 제품 전략 차원에서 유지되던 커뮤니티였다. 이런 형태의 커뮤니티는 제품 업그레이드, 소프트웨어 다운로드 등 주로 전자제품, 자동차, 소프트웨어 등의 업종에서 나타난다. 물론 커뮤니티가 잘 운영되면 회원들이 제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거나 후기를 나눠 소비자들이 콘텐츠를 서로 공유하면서 교감을 형성할 수도 있다. 가령 제품 기능의 향상을 위해 탑재된 소프트웨어를 주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하거나 내비게이션 회사처럼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하는 곳에서는 소비자의 재방문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유용한 정보를 습득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고객들이 커뮤니티 활동보다는 필요에 의해 잠깐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단점이다. 업데이트나 다운로드를 할 때만 방문하는 단기 체류고객이 대부분이지만 제품 지원 외에 다른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하지만 관점을 달리하면 제품 지원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킬 수도 있다. 판매한 제품을 지원한다는 판매자 관점에서 벗어나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한다는 소비자 관점으로 전환하면 커뮤니티를 변화, 발전시킬 수 있다. 애플이 그런 경우다. 애플이 MP3 플레이어 사용 소프트웨어인 아이튠즈와 아이팟을 내놓았을 때만 해도 아이튠즈를 다운받는 커뮤니티는 제품을 지원하는 기능에 불과했다. 그러나 아이튠즈를 통해 컴퓨터와 아이팟을 아무리 편리하게 연결한다 해도 소비자들은 근본적인 불편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바로 애플 제품과는 상관없는 노래와 관련한 문제였다. 소비자들은 품질 좋은 노래를 쉽게 다운받지 못해 여러 경로를 통해 음원을 구하느라고 힘들어했다. 결국 아이팟과 아이튠즈 같은 애플 제품은 소비자들이 음악을 즐기는 도구이므로 음원 취득에서 불편함을 겪는다면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13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음반사를 설득해 고품질의 음원을 편리하게 다운받을 수 있는 아이튠즈 스토어를 출범했다. 아이튠즈 스토어는 전 세계에서 가장 활성화되고 사랑받는 커뮤니티가 됐다.

 

3. 마케팅

홍보나 제품 지원의 기본적 기능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커뮤니티에 애착을 갖는 사람들이 생겨나면 온라인 커뮤니티가 강력한 마케팅 수단으로 기능하게 된다. 온라인 모임은 아니지만 할리데이비슨의 커뮤니티는 고객 커뮤니티의 위력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1960년대 일본의 경량급 오토바이의 인기로 위기를 맞아 할리데이비슨은 레저업체에 넘어간다. 할리데이비슨 역시 경량급 오토바이를 출시하지만 경영은 더욱 악화돼 1981년 경영진이 돈을 모아 회사를 독립시킨 후 다시 중대형 오토바이에 매진하기로 결정했다. 1983년 경영진이 주축이 돼 할리오너스그룹(Harley Owners Group: H.O.G)을 결성하고 다양한 랠리를 개최하는 등 오토바이 커뮤니티 멤버들이 신나는 삶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할리데이비슨을 사랑하는 커뮤니티 멤버들을 중심으로 제품 판매가 늘어나 후 적자를 한번도 보지 않고 고성장을 지속하게 됐다. 당시 3000명의 회원은 2년 후 6만 명을 돌파했고, 현재는 100만 명이 넘는 멤버들이 활동 중이다.

 

커뮤니티 활동이 상품 판매에 어느 정도 효과적인지 실증 분석한 연구가 있다. 이베이 독일을 이용하는 사람들 중 커뮤니티 활동을 해본 적 없는 고객 14120명을 대상으로 이 중 79242명을 커뮤니티에 초청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벌여 활동하도록 유도했다. 3개월 후 3299명은 글을 올리고 댓글을 다는 적극적인 멤버가 됐고 11242명은 커뮤니티에 주기적으로 방문해 다른 사람의 글을 읽는 등 소극적인 활동을 하는 멤버가 됐다. 이후 이들이 이베이에서 어떤 활동을 하는지 1년 동안 추적했다.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2배 더 입찰에 참여했고 경매 낙찰률 역시 25%가 높았다. 또 낙찰가격은 24%가 높았고 54% 더 많은 금액을 지출했다. 적극적으로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집단은 판매에서도 4배나 더 많은 상품을 등재했으며 6배나 많은 매출액을 달성했다.이들은 일반 소비자에 비해 56%의 판매액 증대를 가져왔고 이베이의 매출 기준으로는 10.3%의 증대 효과를 보였다. 이베이 독일은 이 실험으로 수백만 달러의 이익을 보게 됐다. 커뮤니티를 잘 만들면 이처럼 커다란 마케팅 효과를 얻을 수 있다.

 

4. 혁신

온라인 커뮤니티가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제품 판매를 극대화하는 데서 한걸음 더 나아가면 기업의 혁신에 커다란 도움을 주는 단계가 된다. 기업 간 경쟁이 격화되고 소비자의 니즈가 다양해지면서 기업 내부의 자원과 역량만으로는 적절한 대응이 힘들어졌다. 이에 무수한 아이디어 자원인 소비자 커뮤니티를 활용하는 기업이 혁신에 성공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레고 같은 기업이 소비자의 아이디어를 제품 혁신에 활용해 높은 성과를 거뒀으며 아예 소비자가 제품 개발을 담당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장착한 기업도 나오고 있다. 커뮤니티로부터 혁신이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세히 알아보자.

 

 

 

브랜드 커뮤니티에 대한 오해와 현실

 

브랜드 커뮤니티는 올바르게 설계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마케팅 비용을 낮추며, 브랜드 의미를 확산시키고, 수많은 아이디어를 통해 혁신을 도모할 수 있다. 그래서 브랜드 커뮤니티를 구축하려는 기업은 이에 대한 몇 가지 오해를 파악해 실제 현실이 어떤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핵심은 브랜드 커뮤니티는 오직 고객을 위해 만들어야 하며 커뮤니티를 통해 고객에게 더 나은 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해 1. 브랜드 커뮤니티는 마케팅 전략이다.

→현실: 브랜드 커뮤니티는 비즈니스 전략이다.

 

많은 기업들이 커뮤니티 구축을 마케팅 활동의 일환으로만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브랜드 커뮤니티를 통해 커다란 성과를 이룩한 기업은 더 높은 수준의 전략으로 접근했다. 할리데이비슨이 대표적 사례다. 할리데이비슨의 경영진은 브랜드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기업 전략을 재구축했다. 기업문화에서부터 프로세스, 지배구조까지 커뮤니티 전략을 추진하는 조직으로 바꿨다. 이때부터 직원들은 할리데이비슨의 라이더가 됐고 라이더들이 회사에 들어왔다. 모든 의사결정이 커뮤니티 관점에서 이뤄지다 보니 사업부나 기능조직 간 대립이 해소돼 조직 재설계의 효과가 났다.

 

오해 2. 브랜드 커뮤니티는 비즈니스를 위해 존재한다.

→현실: 브랜드 커뮤니티는 고객을 위해 존재한다.

 

커뮤니티의 충성도는 판매를 촉진해서 얻어지는 게 아니라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도록 돕는 것에 의해서 생긴다.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로 커뮤니티에 참여한다.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 재미와 취미, 감성적 교류와 격려 등을 바라고 활동한다. 멤버들에게 커뮤니티는 목적이 아니라 이런 활동을 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유럽의 아웃도어 스포츠 동호인을 위한 웹사이트인 아웃도어자이텐닷넷(outdoorseiten.net)은 등산객이나 하이커들이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는 곳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캠핑하기 적당한 장소나 산악 등산을 위한 신발 등에 대한 정보를 얻다가 커뮤니티에서 아웃도아자이텐 브랜드를 지닌 텐트나 백팩 등 전문 용품을 출시해 인기를 얻게 됐다.

 

오해 3. 브랜드를 키우면 커뮤니티는 따라온다.

→현실: 커뮤니티를 키우면 브랜드가 강해진다.

 

브랜드가 유명해진 후에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는 경우가 많지만 커뮤니티를 활성화시켜 그 결과 브랜드가 유명해지는 경우도 많다. 할리데이비슨 같은 경우가 그랬다. 커뮤니티를 키우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를 염두에 둬야 한다. 첫째,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그러나 모아놨다고 저절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둘째, 멤버들끼리 활발한 관계를 맺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유대감이 강화돼 쉽게 탈퇴하지 않는다. 셋째, 허브 역할을 하는 핵심 인물이 필요하다. 스타 역할을 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커뮤니티가 견고해진다. 요컨대 이 세 가지 요건을 충족시키면서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발전시키면 충성 고객 집단을 만들어낼 수 있다.

 

오해 4. 브랜드 커뮤니티는 긍정적인 활동만 한다.

→현실: 커뮤니티 발전을 위해 대립을 조장하기도 한다.

 

많은 기업들이 분쟁이나 싸움을 회피하지만 때로는 갈등이 커뮤니티를 뭉치게 한다. 적을 만들어 싸우면 우리 편끼리는 단결되는 법이다. 미디어가 만들어낸 미인상에 반대해 도브에서 벌인 진짜 미인 캠페인이 그런 경우다. 늙은 여인, 뚱뚱하거나 깡마른 여인, 못생긴 여인 등을 등장시켜 외적인 아름다움을 추종하는 풍토에 의도적인 싸움을 걸어 고객들의 지지를 얻었다. 포르셰는 이런 원리를 잘못 이해해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다. 포르셰에서 SUV인 카이엔(Cayenne)이 나왔을 때, 골수 팬들이 카이엔은 진정한 포르셰가 아니라고 반발했다. 스포츠카 소유자들은 카이엔 소비자들을 그들의 커뮤니티에 들어오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러자 회사는 카이엔의 엔진이 얼마나 훌륭한지 홍보하는 TV 광고를 내보냈다. 하지만 포르셰 마니아들을 설득시킬 수 없었고 오히려 스포츠카 소비자들의 충성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오해 5. 오피니언 리더가 강한 커뮤니티를 만든다.

→현실: 모두가 역할을 했을 때 커뮤니티가 강해진다.

 

떠들썩한 캠페인에는 오피니언 리더가 제격이지만 커뮤니티가 탄탄하게 발전하려면 모든 멤버가 다양한 역할을 해야 한다. 커뮤니티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커뮤니티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15가지가 넘는 역할이 필요하다. 멤버들에게 전문 지식을 가르쳐주는 멘토, 커뮤니티에서 지식을 배우는 학습자, 활동을 장려하고 동기부여하는 파트너, 커뮤니티의 이야기를 퍼뜨리는 스토리텔러, 커뮤니티의 지난 일을 기억하고 있는 역사가, 다른 멤버들에게 귀감이 되는 롤 모델, 외부에 대표할 수 있는 스타, 중요한 결정을 하는 의사결정자, 다른 멤버를 돌보는 사람, 새 멤버를 맞이하는 사람, 새 멤버에게 문화를 소개하는 가이드, 사람들에게 새 멤버나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촉매자,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퍼포머, 다른 이들을 위해 수동적 관객의 역할을 하는 서포터, 커뮤니티를 외부에 소개하는 대사, 사람들의 참여를 기록하는 관찰자, 새로운 멤버를 영입하는 스카우터 등의 역할이 있다. 이런 다양한 역할을 여러 멤버들이 나눠 맡아서 자율적으로 운영될 때 커뮤니티가 발전한다.

 

오해 6. 온라인 커뮤니티 전략이 제일 중요하다.

→현실: 온라인은 커뮤니티 전략에서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브랜드 커뮤니티를 구축한다고 하면 대부분 온라인을 떠올린다. 하지만 온라인은 커뮤니티 전략에서 하나의 수단일 뿐이고 사람들의 모임은 실제로 오프라인에서 발생한다. 로레알은 이런 사실을 인식해서 브랜드별로 커뮤니티 전략을 다양하게 가져갔다. 대중적인 고급 제품인 로레알(L’Oreal)은 유명 모델을 활용한 TV 광고와 이들 모델이 중심이 된 대규모 커뮤니티를 구축했다. 틈새시장을 겨냥한 고급 제품인 라로슈포제(La Roche-Posay)는 피부과 전문의를 활용해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고 오프라인에서 개별적으로 고객과 만남을 갖게 했다. 대중적인 하위제품인 가르니에(Garnier)는 유명한 블로거를 활용해 온라인 커뮤니티를 구축했다. 틈새시장을 겨냥한 하위제품인 키엘(Kiehl’s)은 지역사회에서 자선활동을 벌이거나 매장을 찾은 고객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으로 소비자를 늘려나갔다.

 

오해 7. 브랜드 커뮤니티는 관리되고 통제돼야 한다.

→현실: 관리하지 말고 사람들에게 맡겼을 때 커뮤니티가 발전한다.

 

브랜드 커뮤니티는 기업의 자산이 아니라서 통제하고 관리해서는 안 된다. 통제하지 말라는 말이 책임을 던져버리라는 의미는 아니다. 커뮤니티 멤버들이 알아서 운영하고 발전시키도록 도와야 한다. 스케이트보드용 신발 제조업체인 반스(Vans)는 커뮤니티가 브랜드의 소중한 자산임을 인식하고 커뮤니티에 있는 소비자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데 힘썼다. 커뮤니티에 어떠한 마케팅 캠페인도 하지 않으면서 멤버들이 원하는 것을 묵묵히 지원했다. 초창기에 사설 스케이트보드 공원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기 시작했을 때 반스는 스케이트보드를 탈 수 있는 공원을 열어 보더들을 지원했다. 또 커뮤니티에 있는 아마추어 보더들이 지역별로 소규모 대회를 개최하는 것을 보고 멤버들이 전국적인 대회에 참여하기를 원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반스는 전국대회인 아마추어 챔피언십을 개최했다. 커뮤니티 멤버들의 활동을 따라간 결과 반스는 스케이트보더들에게 제품혁신 아이디어도 얻고 뜨거운 사랑도 받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참고: Susan Fournier & Lara Lee “Getting Brand Communities Right” Harvard Business Review, April 2009

 

 

커뮤니티 기반 혁신의 성공 포인트

 

 

혁신의 원천이 되는 커뮤니티는 멤버들이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행동한다는 점에서 이전 단계의 커뮤니티와 다르다. 이 같은 적극성과 자발성은 몇 가지 요건들이 충족됐을 때 만들어진다.

 

 

 

 

1. 선도적 소비자를 모아라

커뮤니티 기반의 혁신이 활발히 일어나기 위해서는 아이디어를 내는 선도적 소비자(Lead User)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소비자 혁신 이론의 대가인 폰 히펠 교수는 수많은 혁신이 개인에게서 나왔다고 주장한다. 혁신적 아이디어는 대부분 처음에는 개인으로부터 나오지만 3단계를 거치면서 나중에 기업이 들어와 상품화된다는 것이다. (그림 2) 그 과정을 살펴보면 첫째, 혁신은 대부분 소비자 스스로 제품을 개발하는 단계에서 시작된다. 초기 시장 수요가 적을 때 기업 대신 마니아 특성을 지닌 선도적 소비자가 혁신을 주도한다. 둘째는 다른 개인들에게 점차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단계다. 다른 사용자들이 제품을 테스트해보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더해 개선한다. 셋째는 시장성이 있을 때 기업이 들어와 생산이 이뤄지는 단계다. 폰 히펠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혁신에서 가장 중요한 씨앗을 뿌리는 사람은 맨 먼저 새로운 니즈를 인식하고 불편함이나 새로운 욕구를 참지 못해 행동에 나서는 선도적 소비자다. 그래서 커뮤니티 혁신에 성공하려면 이들을 모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BMW 2010년부터 온라인 연구소인 공동창작연구소(Co-creation Lab)을 운영하고 있다. 1000여 명의 자동차 마니아들을 공동 창작자로 선발해 이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이들은 BMW가 개발하는 미래 자동차의 디자인 개념을 평가해 신모델 개발 방향에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회사가 주최하는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가해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뚜렷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또 공동창작연구소가 실시한 경연대회에서 입상한 사람에게는 본사 기획회의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연구소 웹사이트에는 디자인 키트가 제공돼 누구나, 심지어 중소기업이라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해놨다. 이처럼 BMW가 공동창작연구소라는 선도적 소비자 커뮤니티를 만든 이유는 커뮤니티 혁신을 위한 동력을 빠르게 구축하기 위해서다. 마니아 소비자는 커뮤니티에 참여해 적극적으로 활동할 동기와 추진력이 크기 때문에 커뮤니티가 실패할 가능성이 적다는 판단에서다.

 

 

2. 소비자들이 머물러 교류하게 하라

관건은 선도적 소비자가 만들어낸 혁신동력이 다수의 멤버로 확산되도록 만드는 일이다. 소극적인 다수에게 소속감을 가지게 하고 서로 교류해 점차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만드는 게 커뮤니티 성공에서 핵심이다. 할리오너스그룹에 20여 년간 자문을 해준 브랜드 커뮤니티 전문가 포니어(Fournier) 교수는 커뮤니티가 활발히 지속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소가 갖춰져야 한다고 말한다. (‘브랜드 커뮤니티에 대한 오해와 현실참조.) 첫째는커뮤니티를 묶어줄 공통된 가치’다. 흔히 커뮤니티 활동을 위해 멤버들에게 이익을 부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레고를 비롯해서 커뮤니티 기반 혁신에 성공한 많은 기업들이 아이디어를 낸 소비자에게 그로 인해 나온 매출의 일부분을 떼어준다. 그러나 창조와 혁신 분야의 많은 연구에서 금전적 이익보다는 자기 만족이나 공동체 봉사 같은 무형의 가치가 자발성을 이끌어내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게 밝혀졌다. 둘째, ‘사람들 간의 복잡한 관계가 필요하다. 그래야 탈퇴가 힘들기 때문이다. 셋째, ‘허브 역할을 하는 핵심인물이 있어야 한다. 다수가 이들을 중심으로 활동하게 된다.

 

주방용품 업체인 락앤락의 온라인 커뮤니티, 락앤락 서포터즈가 바로 이런 방식으로 커뮤니티를 발전시켰다1  2002년 출범한 락앤락 서포터즈는 30대부터 50대에 이르는 주부를 대상으로 다양한 주제로 커뮤니티 활동에 참여하도록 만들어 현재 회원 수만 28만 명을 넘어섰으며락앤락 아이디어코너를 통해 수많은 제품 혁신 아이디어가 접수되고 있다. 락앤락 서포터즈는 처음부터주부들의 행복이라는 가치를 위해 만들어졌다. 락앤락은 커뮤니티 멤버들에게 제품구매를 권하거나 홍보를 하지 않고 오로지 회원들이 즐길 수 있는 활동에만 집중했다.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해 회원들 간 친목이 생겨 거미줄 같은 관계가 형성됐고 요리나 살림의 전문가들이 허브가 돼 강좌나 다양한 소규모 활동이 이어졌다. 커뮤니티 멤버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공간에 모여 서로 교류하게 한 결과 충성도 높은 수많은 소비자 집단이 생겨났고 제품 혁신으로도 이어졌다.

 

3. 소비자들이 제품을 발전시키게 하라

커뮤니티가 발달하면 상품 개발에서 소비자의 역할이 점점 커지게 된다. 소비자들 중에는 기업의 구성원보다 더 전문적인 지식과 능력을 지닌 사람도 있다. 가끔 이들이 기업이 출시한 제품을 보완하고 발전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지금은 유명해진 레고의 소비자 커뮤니티가 바로 이렇게 탄생했다. 1998년 레고는 성장전략으로 어린이 장난감에서 벗어난 성인용 제품인 마인드스톰(Mindstorms)을 출시했다. 마인드스톰은 레고 블록에다 소프트웨어와 전자제어 장치를 장착해 성인들이 작동할 수 있게 만든 제품인데 스탠퍼드대의 한 대학원생이 레고 사이트를 해킹해 알고리즘을 공개했다. 당시 레고는 제품의 지적재산권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었던 터라 소송을 고민했다. 그러나 수개월간 진행되는 상황을 지켜보니 소비자들이 스스로 수많은 응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제품을 더 멋지게 만들고 있었다. 이에 따라 제품과 기술에 대한 회사의 철학을 완전히 바꾸어 소비자들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을 지원했으며 마인드스톰 소프트웨어 라이선스에 해킹할 권리를 명기했다. 2005년 레고 팩토리 세트를 개발할 때는 소비자들의 참여를 공식화했다. 당시 소비자들이 내놓은 설계의 질이 매우 우수해 레고 내의 개발조직 전체가 충격에 빠지기도 했다. 이후 소비자들이 웹사이트에 자신의 디자인을 올리고 다른 소비자들의 평가를 받아 제품을 출시하는 쿠우소오(cuusoo) 플랫폼을 시작했다. 레고는 제품 특성상 공학을 전공한 마니아 고객들이 워낙 많아 특정 분야에서 조직 내 구성원보다 훨씬 전문적인 역량을 지니고 있는 소비자가 곳곳에 숨어 있다. 건축가와 협력한 유명 건축, 엔지니어와 협력한 로봇, 디자이너와 협력한 주얼리 등을 출시했다. 전문 지식을 갖춘 소비자들이 조직 내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제품을 발전시키고 있다.

 

레고가 소비자 커뮤니티의 혁신에 성공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핵심적인 것은 소비자와 신뢰하에 문을 연 것이다. 소비자와 협력 초기 레고는 협력 당사자가 제3자에게 정보를 유출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랬더니 그 소비자는 다른 사람들과 아이디어를 공유하지 않았고 제품의 혁신은 제한적인 수준에서 멈췄다. 부작용을 인식하고 기밀유지협약을 최소화했더니 한 소비자의 아이디어는 다른 소비자에 의해 개선되고 발전됐다. 이후 레고는 기술이나 핵심 역량을 상당 부분 오픈했다.

 

커뮤니티는 아이디어의 공급원으로서

혁신에서 주된 역할을 하지만 커뮤니티의 역할을

아이디어 창출에 국한시킬 필요는 없다.

비즈니스의 전 기능에 걸쳐 커뮤니티가

혁신적인 역할을 하게 만들 수 있다.

 

4. 소비자의 역할에 한계를 두지 마라

커뮤니티는 아이디어의 공급원으로서 혁신에서 주된 역할을 하지만 커뮤니티의 역할을 아이디어 창출에 국한시킬 필요는 없다. 비즈니스의 전 기능에 걸쳐 커뮤니티가 혁신적인 역할을 하게 만들 수 있다.

 

1980년대부터 소비자와 협력해온 유니레버는 상품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커뮤니티의 도움을 받고 있다. 가령 땀냄새 제거제인 액스의 마케팅 캠페인은 소비자 커뮤니티가 없었다면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소비자들은 회사가 땀냄새 방지 기능을 계속 강조하면 사람들이 땀냄새 제거제의 구매를 쑥스럽게 여길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유니레버는 제품의 향을 고급화하고 포장 디자인을 세련되게 바꿔 패션용 제품으로 재정의했고 청소년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됐다. 커뮤니티가 마케팅 전략에 직접 영향을 준 것이다.

 

 

 

심지어 커뮤니티는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할 수 있는 직접적인 파트너가 되기도 한다. 아마존의 에이스토어(aStore)는 블로그나 카페에 아마존의 상품 카테고리 페이지를 추가할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다. 온라인 커뮤니티 운영자는 자신의 웹사이트에 아마존의 상품 페이지를 자유롭게 추가할 수 있고 아마존은 판매수익의 8∼15%를 운영자에게 나눠준다. 운영자는 대부분 회원들에게 꼭 필요한 상품을 골라 최선을 다해 페이지를 구성한다. 가령 아기 엄마 카페는 에이스토어를 열어 출산용품이나 육아용품을 회원들이 가장 선호하는 상품으로 구성해 페이지를 꾸밀 것이고 등산 커뮤니티는 회원들에게 필요한 등산 관련 제품과 사용후기 등 여러 정보 등을 골라 에이스토어를 만들 것이다. 에이스토어는 아마존의 소비자 커뮤니티를 넘어 다른 수많은 커뮤니티를 아마존과 연결하는 채널이 된 것이다. 이는 전자상거래 사이트의 비즈니스 모델을 한 단계 혁신하는 계기가 됐다. 온라인 상거래 사이트는 상위 10% 상품이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한다. 하지만 다양한 니즈를 지닌 수많은 소비자를 유치하기 위해 잘 팔리지도 않는 상품을 입고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아마존은 에이스토어를 통해 가령 희귀동물 커뮤니티의 회원들이 구매하는 제품도 상당량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이를 롱테일 효과라 부르는데 전문가들의 예상에 따르면 여기에서 나오는 매출이 아마존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그림 3) 에이스토어를 통해 수많은 커뮤니티를 아마존의 고객으로 끌어들이고 그 커뮤니티의 소비자들이 스스로 자신들에게 최적화된 맞춤 사이트를 구성하게 만든 것이다.

 

 

5. 소비자의 아이디어가 실행으로 이어지게 하라

 

끝으로 커뮤니티 기반의 혁신 전략에서 매우 중요하지만 간과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실행에 관련한 문제다. 많은 기업들이 소비자 커뮤니티의 효과를 알지만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곳이 드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경영대가인 고() 테오도르 레빗(Theodore Levitt) 교수는 혁신은 아이디어에서 시작해서 실행으로 이어져야 완성된다고 말했다. 즉 혁신은 탁월한 아이디어를 상품화까지 끌고 가면서 실행 과정에서 만나는 수많은 장애물을 극복해야 이룰 수 있다는 말이다.

 

소비자 커뮤니티의 아이디어가 상품화되기까지는 기업 내 서로 다른 사업부와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부서의 장벽을 넘어야 한다. 각 조직에는 그 조직의 논리와 이유가 있어서 아이디어가 끝까지 살아남기 힘들다. 예전에 스마트폰을 제조하는 한 기업에서 있었던 사례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접수된 소비자의 아이디어 중에서 배터리를 교체할 때 휴대폰이 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커뮤니티 담당자가 이 의견을 해당 개발팀에 전달했다. 그런데 그 팀에서는 기술적으로 작은 배터리를 장착하는 등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쉽지만 배터리를 교체하면서 전원을 껐다 켜는 게 스마트폰을 고장 없이 오래 사용하는 법이라고 항변했다. 메모리나 소프트웨어에 적재된 불필요한 데이터를 리셋해줘서 스마트폰이 다운되지 않게 만드는 순기능이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 아이디어는 사장됐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그렇게 볼 수 있지만 소비자는 그런 기술적인 지식을 모른다. 만약 소비자 입장을 지닌 담당자가 의사결정을 했다면 마치 프린터가 밤중에 스스로 헤드청소를 하듯이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새벽에 자동으로 껐다가 켜지게 하고 배터리 교체 시에는 스마트폰이 켜져 있게 만들 것이다. 그래서 아이디어 창출 단계에서부터 실행까지 연속성을 가지고 끌고 갈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가령 아이디어 매니저를 둬서 아이디어를 접수한 직원이 상품화될 때까지 관리하거나 이를 전담하는 TFT를 두는 게 효과적이다. 때로는 조직 장벽을 넘어선 존재인 CEO의 관심과 공약(commitment)이 문제를 쉽게 해결하기도 한다. CEO가 커뮤니티에서 도출된 아이디어가 상품화될 때까지 관심을 기울이면 실행 과정의 장애물은 쉽게 극복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퀄키는 아이디어 창출부터 실행까지 소비자에게 맡기는 극단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 2009년 설립된 퀄키는 100만 명 가까운 회원들이 매주 웹사이트에 수천 개의 소비재 상품 아이디어를 올린다. 이 중 회원들이 투표로 뽑거나 임직원들이 선택한 아이디어들을 추려 전문가가 검토한다. 이렇게 걸러진 아이디어 15개가 최종 제품평가 단계로 넘어간다. 최종 제품평가 단계는 매주 뉴욕 본사에서 목요일 저녁 7시에 이뤄지는데 인터넷으로 실시간 중계된다. 여기서 상품화로 진행될 아이디어 3개를 선정한다. 상품화 단계에 들어가면 회사 내의 전문가들이 추가 개발, 작명, 디자인, 설계, 가격 결정 등에 대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이 과정에 아이디어를 낸 회원이 참여한다. 퀄키 본사에는 프로토타입 제작을 위한 3D 프린터, 레이저 절단기, 절삭기 등 다양한 설비를 갖추고 있다. 모든 과정이 끝나면 중국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한다. 퀄키는 아이디어를 낸 회원이 아이디어 제안부터 상품화되는 순간까지 참여하기 때문에 프로세스를 거치면서 장애물에 아이디어가 사장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소비자 커뮤니티 기반의 혁신을 고민하는 기업에게 퀄키의 비즈니스 모델은 참고할 게 많다.

 

 

 

고객에게 봉사하고 제품을 차별화해야

 

우리나라에서 커뮤니티가 기반이 되는 소비자 주도 혁신을 아직 많이 볼 수는 없다. 카이스트의 김영배 교수는 소비자 주도의 사용자 혁신이 한국 기업에서 매우 적게 일어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2 (그림 4) 한국, 캐나다, 네덜란드에서 동일한 업종의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은 사용자 혁신을 경험한 기업이 18%에 지나지 않았다. 캐나다는 43%, 네덜란드는 62%였다. 더욱이 한국 기업은 사용자 혁신을 다른 기업들과 공유하지도 않았다. 사용자 혁신 성과 중에서 타 기업과 공유한 비중이 한국은 3.2%, 캐나다는 18%, 네덜란드는 19%였다. 즉 우리 제조업체는 사용자 혁신을 매우 적게 활용하고 혁신을 다른 기업과 공유하지도 않고 있었다. 김 교수는 두 가지 원인을 지적하고 있다. 첫째, 한국 기업의 기술 수준 문제다. 즉 소비자 주도 혁신은 대부분 시장을 선도하는 분야에서 나타난다. 이제까지 없던 제품을 개발할 때 소비자의 아이디어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많은 한국 기업은 추종 전략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소비자 주도 혁신이 적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둘째, 한국 사회의 낮은 신뢰 수준과 이로 인한 대기업 중심의 폐쇄적인 산업구조의 문제다. 수직적 지배구조 안에서만 혁신과 지식의 공유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기업은 대범해져야 할 것 같다. 브랜드 커뮤니티 전문가들은 커뮤니티는 오직 소비자를 위해 만들어야 하며 커뮤니티를 통해 고객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했을 때 커다란 이득을 얻는다고 말한다. 할리데이비슨은 소비자가 오토바이를 더 즐겁게 타도록 하기 위해 커뮤니티를 만들었고 락앤락도 커뮤니티에서 제품 판매를 시도하지 않았다. 커뮤니티를 고객에게 돌려줬을 때 혁신이 일어났다. 커뮤니티를 전략적 관점에서 이용하자고 생각하지 말고 오직 고객만을 위해 구축해보자. 소비자와 탄탄한 신뢰가 생길 것이고 회사의 제품 전략을 넘어선 아이디어가 나올 것이다.

 

끝으로 지금까지의 논의를 넘어선 제언을 생각해보겠다. 커뮤니티 기반의 혁신 전략을 크게 바라보자. 소비자 혁신의 전제조건은 결국 제품 차별화다. 이 글에 나온 기업들, 할리데이비슨, 애플, BMW, 레고, 유니레버, 아마존, 퀄키, 세스코, 락앤락 등은 모두 독특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소한 정체성이 분명한 사업을 하는 회사다. 이 기업들의 공통점은 모두 팬덤이 있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그동안 소비자 주도 혁신이 드문 이유는 이런 제품이 드물었고, 그래서 진정한 커뮤니티가 없었기 때문이다. 남들과 비슷한 제품에 대해서, 개성이나 정체성이 없는 제품에 대해서 열광하는 소비자는 없다. 당연히 강력한 커뮤니티도 없다. 그래서 커뮤니티 기반의 혁신은 독창적인 제품이 만들어졌을 때 비로소 시작된다.

 

이병주생생경영연구소장 capomaru@gmail.com

이병주 소장은 연세대 경영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LG경제연구원에 재직하면서 창의성, 변화관리, 리더십 등을 연구했다. 저서로 <애플 콤플렉스> <> <3불 전략>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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