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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마케팅 유형과 전략

홍대 앞 상상마당 월 3만 명이 방문? 문화마케팅, 커뮤니티와 만나니 상상 이상 !

황인선 | 162호 (2014년 10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전략, 마케팅

 

유튜브, SNS 등 스마트 환경의 출현은 1인 미디어 오너가 된 소비자를 만들어 냈다. 기업은 기존의 대중매체에 의존한 마케팅과 기업 사명의식으로는 소비자의 요구와 사회적 희망을 담아내기가 어려워졌다. 그런 상황에서 2000년대 후반부터 자연스럽게 대두된 것이 기업들의 고객 커뮤니티 활동인데 이는 대부분 문화를 핵심 콘텐츠로 한다. 기업에서 운영하는 커뮤니티라면 자연스럽게 구성된부족 커뮤니티등과는 달리 몇 가지 요건이 필수적이다. 커뮤니티인 만큼 온라인·오프라인공간(Territory)’은 가장 중요하다. 그 외 목적성(Purpose), 정체성(Identity), 지속성(Continuity), 교환(Exchange)이 있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여기에 Story까지 더해 커뮤니티의 구성요건인 P.I.C.E-S가 완성된다. 이렇게 구성된 커뮤니티를 실질적으로 기업에 도움이 되도록 이끌어가기 위해서는지속성하위문화 육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사례 1홍대 앞 피카소거리에 있는 상상마당은 기존에 만화, 음악, 사진, 영화 등 대학생 창작 콘텐츠 사이트였던온라인 상상마당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한 복합 문화센터다. 2007 9월에 개관한 이후 홍대 앞 랜드마크가 됐다. 지상 7, 지하 4층 건물로 지상은 디자인 소품 몰, 상설 예술 전시관, 스튜디오, 아카데미, 카페 겸 레스토랑이 있고 지하는 밴드 공연장과 독립영화관으로 운영한다. 월 평균 3만 명 정도가 방문하는데 주로 대학(), 문화인들이다. 현재는 논산에 폐교를 개조해 만든 논산 예술학교와 1980년대에 박수근 건축가가 설계한 춘천 어린이 회관을 개조해 2014 4월 개관한 춘천 상상마당(레지던스 포함)까지 상상마당에 속해 있다.

사례 22006 7 IBM은 이노베이션 잼(Innovation Jam) 프로그램을 온라인에 개설하고 고객과 컨설턴트, 직원 가족 등을 포함해 10만 명이 넘는 사람을 초대했다. 온라인에서 서명을 한 참가자는 물류 시스템 개선, 무역, 건강 관리, 환경, 재정 문제 등 미래와 관련된 아이디어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할 기회를 갖는다. IBM은 동영상, 가상 여행, 흥미진진한 신기술에 관련한 정보를 제공했다. 오픈 소싱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회사는 내부에서 얻기 힘든 다양한 의견을 얻을 수 있었고 기업이 전략을 짜기 위해 사용하는 관리 과정을 참신하게 바꾸었다.

이 사례는 게리 하멜의 <경영의 미래> 새로운 원칙을 만들어라부분에서 유전자 풀(Pool)을 넓힌 사례로 꼽혔다.

 

사례 31983년에 결성된할리 오너스 그룹(HOG)’은 할리데이비슨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자 모터사이클 투어링 행사인 ‘HOG랠리를 개최하는 등 열성적인 활동을 벌였다. 위기에 빠진 할리데이비슨을 살리는 데 든든한 후원자이자 배후자 역할을 해낸 셈이다.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뉴욕, 새크라멘토 마일에서 캐나다 밴쿠버까지 랠리를 한 후 H.O.G.의 인기는 높아졌고 1984년에는 랠리 프로그램이 완전히 자리 잡아 전국적인 행사가 됐다. 이 행사는 미국 전역의 모든 멤버들을 하나로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했다. 처음에는 3000명으로 멤버가 한정됐으나 1985년에는 34개 지역 63000명으로 늘어났다. 이후 ‘Ladies of Harley’가 창립됐고 사진과 각종 랠리와 행사일정 등을 다룬잡지가 발행됐다. 현재 HOG는 전 세계 7000개 지부와 100만 명 이상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사례 4‘월가를 점령하라시위는 온라인 잡지 <애드버스터스> 2011 713일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제안하면서 그해 917일부터 시작했다. 보스턴, 워싱턴 D.C. 등 미국 주요 도시로 번져나가며 규모가 커졌다. 시위대는 1015일을국제행동의 날로 지정해 시위를 세계로 파급시켰는데(이 활동엔 ‘Political Hackathon’이라는 특정 지휘자 없이 움직이는 소셜미디어 군단이 있었다. ‘해카톤은 자유로운 방식으로 창의를 고취시키는페이스북’ 사내 프로젝트 별칭이다.) 이날 82개국, 900여 도시에서 유사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1% 99%’라는 빈부격차에 대한 공감과 분노가 세계적 현상임을 반영했다. 시위대들의 직접적인 불만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누적된 상대적 박탈감에 기인한다. 미국 정부는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금융회사 등을 살리기 위해 천문학적 규모의 구제 금융을 월가에 투입했으나 월가 금융회사들은 보너스만으로 200억 달러를 나눠 가졌던 반면 2011 8월 말 압류주택 통보를 받은 주택은 9개월 연속 증가하는 등 국민의 삶은 갈수록 피폐해졌다. 시위대가 2011 11월 경찰에 의해 해산되면서 시위는 사실상 73일 만에 일단 막을 내렸지만 2012 11월부터빚 탕감 운동을 주도하는롤링 주빌리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4개의 사례는 목적이나 발생 원인, 운영 방식 등에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기업과 관련한 커뮤니티 활동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마지막 4번째 사례가 기업과 무슨 상관이 있나 싶지만 원인 제공은 미국 부실 금융회사들이 했고 후속 활동 단체인롤링 주빌리역시 금융회사들을 상대로 한 불만 고객들의안티 커뮤니티이므로 기업들의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무관하지 않다.

 

이 중 첫 번째 사례인 ‘KT&G 상상마당은 필자가 직접 관여했던 커뮤니티이고 한국 기업 문화전략 측면에서 드문 사례라 부연 설명이 필요하다. 상상마당의 전() 버전은온라인 상상마당이지만 뿌리는 더 깊다. 2002년 민영화를 선포한 KT&G TV 광고로 내걸었던대한민국 젊은 상상을 응원합니다가 모태다. 1년 이상 집행된 광고는 구체성과 비전이 결여된 구호성 광고라 한계가 있었기에 KT&G는 후속을 모색하게 된다. 그러다가 2004 5월에 혁신의 아이콘인 서태지의 6집 앨범 발매에 맞춰 상상체험단 800명을 공모해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로 문화 원정 이벤트를 기획했다. 한국 최대 원정 이벤트서태지와 상상 체험단이 그것인데 그 프로젝트는 회사에 두 개의 성찰을 남겼다. 큰 비용이 들었지만 일회성 이벤트라 파급력에 한계가 있었다. 또한 대규모 참가자가 국경을 넘어 이동하는 것이라 안전 리스크가 너무 컸던 점 역시 반성할 지점이었다. 그래서 후속으로 기획된 것이 온라인상에 상상을 실현하자는온라인 상상마당사이트 개설이었다.상상 콘셉트를 유지하면서 작게 꾸준히 가자는 것이다. 상상은 아주 많지만 그중에서도 차기 대한민국을 끌고 갈 대학생들의풀뿌리 문화 콘텐츠 상상에 초점을 맞췄다. 대학생들의 창작 열정은 기대 이상이었다. 사이트는 개설 2년이 되기도 전에 대학생 선호 톱 사이트 위상을 갖게 된다. 그런데 온라인은 관리 비용이 적게 들고 기동성 등이 뛰어나긴 하지만 상상의랜드마크가 되기엔 한계가 있었다. 참여자가 제한됐고 또한콘택트 강도가 약한 아쉬움도 있었다. 온라인 상상마당은 두 가지 갈래로 진화하게 되는데 하나가 홍대 앞문화 플래닛- 상상마당이고 다른 하나는 지금 대학생 20만 명 정도의 온라인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상상 유니브. 상상 유니브에서는 다양한 문화 체험과 창작 지원, 국내외 사회봉사와 농촌 체험, 취업 지원 등이 이뤄진다. 브랜드나 기업 PR 등은 배제된다. 진정성과 지속성 문제 때문이다.

 

 

 

기업 문화전략 모델

 

상상마당 등의 발전 모델은 필자가 2010년에 쓴 <컬처파워>에서 소개된기업의 문화전략 4가지 모델에 잘 부합된다. (그림 1)

기업의 문화전략은 광고에 의존하는 초기인형의 단계에서 명사나 아트와 연결되는데카르트(Tec’art, 기술과 아트의 결합. 콜라보레이션이과 같은 의미) 단계’, 소비자 대중들과 폭넓은 접점 공간을 가지는사랑방 단계’,1 마지막으로 그것이 장기적인 기업의 문화철학 겸 사업전략으로 정착하는산타 단계를 거치게 된다는 것이다. KT&G는 기획했든, 우연적이든 2002년부터 그 경로를 따라 왔고 현재는 사랑방 단계에 위치한 셈이다. 금융 산업에 화제를 불러일으키면서 고속성장을 하고 있고 취업 준비생들이 선호하는 기업 중의 하나인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발전 과정도 우연이겠지만 유사하다. 현대카드는 초기 M카드의 독특한 광고와 블랙카드 리무진 서비스 입소문 마케팅 등에서부터 화제를 모았으며 세계적 디자이너 하림 라시드 디자인의 카드 출시, 슈퍼콘서트·슈퍼매치를 통한 글로벌 명사와의 콜라보레이션, 최근 디자인 라이브러리 운영 등으로 문화전략을 발전시켜왔다.

 

커뮤니티 마케팅은 왜 하는가?

 

현장에 있는 마케터나 홍보전문가 또는 경영자라면 스마트 환경의 확산과 소비자 수준의 격상을 체감할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등으로 촉발된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성과 저성장 시대의 도래, 기업의 역할론 변화 등을 느낄 것이다. 기업 경영과 마케팅 미션은 많이 변해가고 있다는 얘기다. 이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유튜브, SNS 등 스마트 환경의 출현은 1인 미디어 오너가 된 소비자를 만들어냈다. 결국 대중을 기업이 일방적으로 움직이기 힘든 상황이 됐다. 저성장 시대의 도래로 기업은 효율이 높은 곳에 자원을 집중할 필요성이 커졌다. 또한 소비자 대중의 의식 수준이나 참여 문화가 높아지는 CE(Consumer Engaging) 시대가 열렸다. 여기에 덧붙여 기업사회(Corpocracy)의 강화에 맞물려 기업에 대한 사회적 책임론도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태다. 사회적 책임론은공존과 윤리적 경영에 대한 기대감 상승’ ‘기업 역할 감시 수준의 강화로 비재무 리스크 점증’ ‘기존 사회적 책임(CSR)을 넘는 공유가치 창출(CSV) 수준의 요구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기업은 기존 대중매체에 의존한 마케팅과 기업 사명의식으로는 소비자의 요구와 사회적 희망을 담아내기가 어려워졌다. 그런 상황에서 2000년대 후반부터 자연스럽게 대두된 것이 기업들의 고객 커뮤니티 활동인데 이는 대부분 문화를 핵심 콘텐츠로 한다. 삶의 질과 참여 등에 대한 욕구가 올라가는 고객들의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기업에서 운영하는 커뮤니티라면 자연스럽게 구성된부족 커뮤니티등과는 달리 몇 가지 요건이 필수적이다. 커뮤니티인 만큼 온라인·오프라인공간(Territory)’ 2 이 가장 중요하다. 그 밖에도 다음과 같은 4가지 요건이 필요하다.

 

1) 목적성 (Purpose): ‘무엇을 위한 것인가?’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2) 정체성 (Identity): ‘다른 커뮤니티와 무엇이 다른가?’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3) 지속성 (Continuity): 일회성이 아니어야 한다.

4) 교환 (Exchange): 가치나 이익이 교환돼야 한다.

 

피쎄(P.I.C.E)’라는 4가지 요건을 구비하면 비로소 커뮤니티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요건들이 구체적이고 독창적일수록 커뮤니티는 더욱 강력해진다. 여기에 진정성 있는 스토리(Story)가 첨가된다면 더 강력진다. 이를피쎄스(P.I.C.E-S)’라 한다.

 

KT&G 상상마당의 예를 들어보자. 공간은 클럽과 인디의 메카인 홍대 앞이다. ‘대한민국 상상을 응원하는이미지를 위해 문화 창작과 체험을 공유하고풀뿌리 상상문화를 기치로 내걸었다는 점(Purpose)에서 LG아트센터나 현대카드 등 타 기업 커뮤니티와 다르다(Identity). 7년 이상 지속운영하고 있으며(Continuity) 기업은 방문자나 참여자들에게풀뿌리 문화를 사랑하고 지원하는 회사라는 신뢰와 평판을 얻고 참가자들은 방문과 참여로 풀뿌리 문화체험을 얻는다(Exchange). 마치상상이란 제3의 브랜드가 있는 것처럼 인식돼 한국 대학생들은 보통명사임에도상상?’ 하면 바로 홍대 앞 KT&G를 떠올린다. 3 거기에카메론 미첼헤드윅감독이 공연했대” “록의 대부 신중현이 은퇴 공연을 했던 곳이래같은 스토리(Story)가 쌓이면 더 강력해진다.

 

이 같은 강력함은 사업 단위가 아니므로 매출보다는 참여자 수, 신뢰의 깊이, 입소문이나 블로깅, 좋아요나 리트윗 같은 자발적 홍보의 양과 깊이로 드러난다. 이것들은 다 기업의 무형 자산들이다. 만일 KT&G가 규제산업에 속하지 않았다면 효과는 훨씬 강력했을 것이다.

 

 

 

기업 커뮤니티 마케팅의 4유형

 

앞서 제시한 사례 외에도 국내에서 아모레퍼시픽의 설화클럽이나 설화 메이븐 클럽, 락앤락 주부 서포터즈, KT의 모바일 퓨처리스트, LG 글로벌챌린지, 동아제약 박카스의 대학생 국토 원정대, 마르쉐@, <허핑턴포스트>나 탐스슈즈 관련 커뮤니티 등이 존재한다. 또한 각종 공모전과 평가단 운영을 통해 형성된 공동체, 특정 스타를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모인 팬클럽(팬덤) 등 커뮤니티 사례는 꽤나 많고 다양하다. 다양한 사례를 일목요연하게 보려면 유형화가 필요하다. 두 가지 축으로 분류해 보자. 기준은 다음과 같다.

- 커뮤니티 기획과 운영 주체가 누구인가.

- 커뮤니티의 시간성, 즉 단기(일회 또는 간헐적), 장기냐.

물론 기업의 개입 정도, 사이트 속성에 따른온라인·오프라인활동 비율도 고려해볼 수 있고, 전문가 대상의 커뮤니티인지, 대중 대상인지, 그 대상이 순수 외부인지, 아니면 IBM ‘이노베이션 잼처럼 외부와 내부가 혼합됐는지 등을 따져볼 수 있다. 또한 커뮤니티 참여자가 콘텐츠를 창출하는지, 아니면 단순히 평가하고 홍보하는 소비형인지에 따라콘텐츠 창출형이냐, 콘텐츠 소비형이냐로 나눠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러한 분류 기준들은 앞서 제시한 기본적인 두 축에 비하면 다소 지엽적 분류로 판단된다. 이 중기업의 개입 정도는 서브(Sub)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유형으로 분류를 하면 기업에서 각 유형별로 특징이 무엇이고 관리 운영에 있어서 장단점이 무엇인가를 고려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4 (그림 2)

 

1) 목장 타입

기업이 주도하면서 장기적으로 운영되는 유형이다. 온라인 상상마당, 상상 유니브, 모바일 퓨처리스트, 락앤락 서포터즈, 설화 메이븐 클럽, TEDx 등이 여기에 속한다.

 

목장형은 기업 개입 정도에 따라서 방목형과 셰퍼드형, 혼합형이 있는데 이는 운영대행사의 유무나 전담 운영 인력, 커뮤니티 구성원이 느끼는 자율성 등으로 판단할 수 있다. 방목형은 상대적으로 커뮤니티 구성원에게 자율적 운영을 맡기는 경우다. 28만 명의 주부 회원을 가진 락앤락 서포터즈나 지역과 직장 단위로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TEDx 등이 이에 속한다. 기업은 최소한의 지원만 할 뿐 회원 운영은 자체에서 선발한 자들이 한다. 반면 초기 온라인 상상마당이나 설화 메이븐클럽, 그리고 3년마다 800여 명의 매장 관리자가 모이는 홀푸드마켓의부족 모임등은 셰퍼드형에 속하는 경우다. 기업이 양을 지키는 셰퍼드처럼 관리하는 형태다. KT 모바일 퓨처리스트는 혼합형이다. 대학생들의 운영 자율성은 높으나 운영대행사가 있다.

운영비용이 높은 편이고 기업이 제공하는 혜택이 분명한 만큼 충성도도 높은 편이다.

 

2) 시장 타입

욕구에 의해서 시장이 자발적으로 생겨나듯 고객이 자발적으로 만든 커뮤니티다. 5일장에 스스로 팔 물건을 가지고 모이는 시장의 본질을 닮았다. 할리데이비슨의 HOG 그룹과 세계 200만 개의 비정부기구 등이 대표적이다. HOG들은 할리데이비슨의 정신, 스타일을 열광적으로 좋아한다. 서태지 팬클럽처럼 특정 스타를 자기의 분신인 듯 좇는 팬덤5 , 혜화동 자율 운영 재래시장인 마르쉐@, 전 세계 광고 영상 제작자나 일러스트레이터 등이 모여 자발적으로 특정 브랜드 크리에이티브를 올리는 사이트 비핸스(behance) 등도 전형적인 시장타입의 커뮤니티다. 전문 제품이나 희귀품에 관련된 그룹을 만들어 정보를 교환하는 카, 바이크, 오디오, 명품 마니아 그룹 등도 이에 속한다.

 

운영비용이 적게 들면서도 충성도가 높고 자발적 입소문 효과도 탁월하다. 이들은 그들이 충성도를 보이는 기업·브랜드 정책에 깊이 개입한다. 브랜드는 곧 그()이기 때문이다.

 

3) 서커스 타입

기업이 주도하되 연 1회 등 단발적으로 운영하는 커뮤니티다. 1년에 한 번씩 순회 공연하는 서커스와 같은 형태다.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동서 주부 문학상, 동아제약 박카스 국토대장정, IBM 이노베이션 잼, LG 글로벌챌린지, 각종 공모전 참가 팀, 특정 프로젝트 아이디어 그룹이나 시제품 평가단, 지자체의 축제 마케팅과 축제 자원봉사 팀 등이 이에 해당한다. 특정 기간에 모였다가 프로젝트가 끝나면 해체되지만 전통과 권위가 세워지면 자신들끼리 ‘00기수를 만들어 비공식 모임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필자가 2014년 제주도에서 만난 박카스 국토대장정 참가 대학생들은 서로 기수까지 모르는 관계인데도 마치 해병대처럼 선후배를 챙겨준다고 귀띔을 해줬다.

 

운영비용과 충성도는 중간 수준이거나 낮은 편이다. 그러나 꾸준히 하면 한 방울의 향수가 스며들듯이 은근한 입소문을 내게 된다. 비정기적이라도 감사편지나 전체 초청 이벤트 등을 통해서관계 리마인드 마케팅을 해주는 것이 비용 대비 효과적이다.

 

4) 운동(Movement) 타입

‘태안반도 기름띠 제거’ ‘월가를 점령하라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것들은 직접적으론 기업 비즈니스와 상관이 없고 일회성이란 점에서 커뮤니티라 하기 모호한 부분이 있지만 일시적 운동이 대규모이고 대의가 확실하기 때문에 태풍급 파괴력을 지니기 쉽다. 기업 비즈니스에서 이를 놓친다는 것은 갑자기 큰 어장이 형성됐는데 어부가 이를 무시하는 게으름과 다름없다.

 

태안반도 기름띠 제거 때 최고의 스타가 된 사람은 가수 김장훈이다. 그는 남들이 다 떠나고 난 후에도 끝까지 기름을 닦았다. 독도 때도 그랬고, 세월호 유족의 광화문 천막 시위 때도 그랬다. 진도 세월호 사고 때도 많은 기업들이 CSR 차원의 구호 물품을 제공했지만 그냥 눈도장 찍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K그룹의 일부 멤버들이 제일 오래 남아서 유족들한테 고맙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이게 진정성이다. 진정성은소비자들에게 특정한 종류의 신성하거나, 문화적인 해석을 가져오는 제품이나 서비스 (글렌 케롤)”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고안되거나 조성되지 않은 자체의 목적을 위해 존재하는 고유한 형태 (제임스 길모어)”라는 정의처럼 신성함이나 자체의 목적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그것은 하루아침에 기업문화에 조성되지 않는다. 그 기업의 진정한 민낯이 바로 진정성으로 드러나기 마련이다.

 

이외 4가지 분류기준엔 들지 못하지만 명사그룹 커뮤니티 같은 것들도 있다. 한국 명장으로 구성된 아모레퍼시픽 설화수설화 클럽’, 문화계 명사들을 강사로 초대해서 지속적으로 그 250명 명사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우림건설 등이 그런 예들이다. 우림건설은 하도급 기준 30위 정도 회사지만 사회공헌이나 문화마케팅에서는 평판이 높고 고객 로열티도 꽤 높다.

 

향후 커뮤니티 마케팅의 방향성

 

예전 상상마당 등의 경험과 인연으로 각 기업들의 커뮤니티 활동을 지켜볼 기회가 많았다. 안타깝게도 성공 사례가 그다지 많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실패 이유도 여러 가지다. 담당자나 CEO가 열정도 없이남이 한다니까 우리도 한번 해볼까하는 경우, 입소문 효과만 보려는 경우, 마음과 끈기보다는 자본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경우, 당장 지갑을 열 현재 고객만 보는 경우, 기업 내 핵심 인재가 아니라 B급 인재가 담당해서 내부에서 힘을 못 받는 경우, 경영자가 시시콜콜히 개입하는 경우 등이다. 그래서 두 가지만 덧붙이고자 한다.

  

 

 

1) 지속성과 Touch

한국에서는 앞에서 본목장타입과서커스타입 두 커뮤니티가 일반적인 커뮤니티 유형인데 이 경우 제일 중요한 조건은 지속성이다. 쇼가 아니고 커뮤니티이기 때문이다. 일희일비하지 말고, 단기성과를 양적인 데이터로 환산하지 말고 꾸준히 해야 한다. 모 외산 담배는 송도에서 록페스티발을 열었는데 처음 3년은 내리 폭우가 쏟아져서 수십억 원씩 들인 돈이 그야말로 허사가 됐다. 그러나 그들은 꾸준히 했다. 이게 소문이 나서 더 긍정의 불씨가 됐고 지금은 한국을 대표하는 록페스티발이 됐다. 동아제약 박카스 국토대장정도 해가 갈수록 신뢰가 쌓였다. 이게 커뮤니티 4+1 요건 P. I. C. E-S C(Continuity), 꾸준함의 힘이다. 한국 기업들은 목적성이나 정체성 등을 만드는 일에는 탁월하지만 지속성에서 종종 취약점을 보인다. 담당자가 바뀌었다고 틀어버리고, 환경이 바뀌었다고 축소하고, CEO 한마디에 모든 게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결국 고객 사정이 아니라 기업 사정 때문에 지속성을 유지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지속성이 제일 중요하다. 지속성이 담보되려면 진정성이 필요하다. 진정성은 구성원 모두가 철학과 방향성을 공유할 때만 가능하다. (그림 3)

 

지속성은 진정성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고 지속성은 진정성을 통해서 강화된다. 또한 진정성은 구성원 모두에게 이식되고 공유돼야 하고 구성원은 공유된 진정성을 반드시 표현해야 한다. 표현되지 않는다면 그건 이식된 것이 아니다.

 

커뮤니티와 관련된 현대카드 마케팅 사례를 살펴보자. 현대카드의 지속적이고도 독보적 커뮤니티 활동을 지켜보면 CEO의 의지가 물론 중요한 키(Key). 하지만 그들 임직원 이야기나 사보 등을 보면 그들의온리 원(Only One) 지향이 어느덧 구성원들에게 공유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들은 만나고 이야기하는 문화와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한 달에 한 번 임원들 전체가 한방에서 모여 자유소통을 하고 직원들에게 제공되는 자유로운 호프 공간, 레스토랑 같은 구내식당, 그들만의 자유로운 내부 구인구직 시장문화, 기업문화 매뉴얼 북 <프라이드>, ‘무례한 고객은 거부하라같은 당당한 표현 등등. 이 모든 것에 대해 깨알같이 섬세한 공유가 이뤄진다. 구성원 간의 이런 문화가 이뤄지면 진정성과 방향성이 공유된다. 고객 만남에서도 이는 표출될 수밖에 없고 결국 고객의 마음도 통쾌하게 움직인다. 필자가 만나 본 현대카드 직원이나 임원들은 현대카드에 대한 자부심과 정체성 공유가 꽤 높았다. 지속성, 진정성, 공유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요즘 고객들은 무섭다. 1인 미디어로 무장했을 뿐더러 SNS 소통은 빠르고 집요하다. 그런 그들에게 무조건 돈으로 베풀어야 한다는 건 아니다. 중요한 건 관심이다. 관심에는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커뮤니티 철학을 지속적으로 나눠 구성원들이 형이나 언니처럼 수평적 관계로 친밀감을 느끼게6 해야 한다. 미국 순고객추천지수(NPI) 1위 회사인 자포스는 온라인 신발 판매회사임에도 주문은 유선전화를 고집한다. 육성을 느끼기 위해서다. 육성으로 만난 고객들이 결국 잠재적 커뮤니티가 된다. 자포스 직원이 쓴 SNS 글을 하나 살펴보자. 그들의 진정성이 어떻게 고객에게 전달되는지 알 수 있다. “나는 하루하루가 미치게 즐겁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어떤 고객을 만날까 벌써 흥분된다.” 어떤 직원은 8시간을 한 고객과 통화를 하고도 신발을 못 팔았다. 일반적인 회사라면 무능하다고 찍히거나 반복되면 징계받을 수준이다. 그런데 CEO 토니 셰이는 그 직원을 특별 포상했다. 자포스의 철학을 제대로 구현한 것으로 봤다. 그러니 GE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도 벤치마킹하는 순고객추천지수 1위다. 커뮤니티 마케팅의 제1 커뮤니티는 그래서 내부 직원이다.7

 

2) 하위문화 커뮤니티

<위험사회>의 저자로 유명한 울리히 벡이하위정치의 중요성을 지적한 적이 있는데 기업 경영에서 그걸 응용하면 바로 하위문화다. 전체 문화에 대비되는 하위문화(Sub-Culture)는 사회 욕구가 다양해지고 집단화가 용이해진 시대에서는 꽤 중요하게 지켜봐야 한다. 나이키의 성공은 ‘Just Do IT’으로 소외된 게토 하위문화를 표현하면서 이룩한 것이고 미국 내 아웃도어 2위사인 파타고니아는 창업자 이본 시나드의 삶과 연결된 환경보호 운동가들의 신화다. 애플의 i-시리즈는 세계의 젊은 혁신자를 하위문화에서 전폭적으로 밀어준 결과다. 1990년대의 전설 서태지를 아직도 밀어주는 건 10만의 애칭마누라들이다. 당장의 구매 가능한 마케팅 타깃만 보는 것은 단견이다. 미래를 보고 특정 하위문화를 선정해서 그들과 제휴하고, 그들의 가치를 대변해주고, 그들이 말할 수 있도록 후원해야 한다. 다문화가정, 디지털 아티스트, 한국 문화지킴이들, 판타지 작가, 성 소수자, 반려동물 애호가, 아마추어 사진작가 등등. KT&G 상상마당이 후원해주는 하위문화는 문화 인디들이다. 지금 한국 기업들의 커뮤니티는 너무 대학생 하위문화에 집중돼 있다. 이렇게 되면 한국 마케팅 커뮤니티엔 풍부한 하위문화가 펼쳐지지 않는다.

 

기업이 하위문화를 고를 때는 현재 시장이 물론 중요하겠지만 지속성과 점진적 폭발력을 가지려면 하위문화를 작게 설정하고 그 다음 미래 성장성을 보는 관점이 중요하다. 지금은 비록 작지만 끝은 창대할 하위문화를 발굴하고 지원해야 한다. ‘미트릭스물건 이야기로 대성공을 거둔 조나 삭스가 <스토리 전쟁>에서 디지토럴(Digitoral) 사회가 왔다고 했는데 디지털과 오럴(구전)의 핵심은 바로 하위문화 커뮤니티다.

<허핑턴포스트>는 디지토럴 시대에 개미처럼 산재한 블로거 하위문화에 동승했다. 그들은 콘텐츠 생산력을 가진 강력한 여왕개미들이다. 페이스북은 한국 아이러브스쿨처럼 안부를 전하고 수다를 하는 동급생 하위문화에 주목해서 잭팟을 터트렸다. 그게 지구 규모로 확대된 것이다.

 

하위문화는 지구 공동체 선에 부합하고, 작더라도 그들 간에 공통의 이야기 또는 이념이 있고, 외향적 성향이 강하고, 현재보다는 잠재적 구매의향과 구매력이 있는 경우가 좋을 것이다. 하위문화 마케팅은 별도로 다뤄야 할 정도로 중요한 문제다.

 

눈 밝은 경영자라면 이미 알고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기업에게 커뮤니티는 단순히 또 하나의 미디어나 마케팅 수단으로 그치지 않는다. 내부 기업 문화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나 인재 유치, 위기나 소문 관리, 사회적 책임, 스토리텔링에도 좋지만 향후 사업 다각화 기회로도 가능하다. 커뮤니티는 제3의 브랜드다.

                             

황인선  문화마케터 겸 KT&G 마케팅 자문 ishw11@naver.com

필자는 문화마케터 겸 저술가로 현 KT&G 마케팅 자문을 맡고 있다. 서울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제일기획 AE, 2002 KT&G 마케팅 수석부장과 미래 TF 팀장으로 재직했다. 2004서태지와 상상체험단프로젝트, 2007년 이상봉 디자이너와 모스크바 론칭쇼를 기획했으며 만화가, 영화감독, 퍼포먼스 아티스트 등과 함께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대한민국 상상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KT&G 온라인 상상마당을 기획하고 기록적 판매를 보인에쎄 순’, 명품 브랜드에쎄 골든리프등 다수의 브랜드 성공 사례를 창출했다. 저서로는 <> <컬처파워> <마케팅으로 경영하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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