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ased on “To Dispose or Eat? The Impact of Perceived Healthiness on Consumption Decisions for About-to-Expire Foods” (2025) by Kim, J. C., Huh, Y. E., & McFerran, B. in Journal of Marketing, 89(3), 118–135.
마트에서 남은 샐러드와 파스타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많은 사람은 본능적으로 ‘건강해 보이는 식품이 더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 미국 버지니아대, 한국 KAIST 등 연구진이 수행한 연구는 정반대의 소비자 심리를 보여준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황에서는 사람들이 오히려 건강해 보이는 음식일수록 더 빨리 상할 것이라고 믿고, 결과적으로 더 쉽게 버린다는 것이다. 이 믿음이 음식물 쓰레기를 늘리는 보이지 않는 심리적 엔진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게 연구진의 결론이다.
연구는 사람들이 음식의 유통기한 정보가 불명확할 때 어떤 기준으로 먹거나 버릴지를 결정하는지에 주목했다. 현실에서 소비자는 종종 며칠 전에 산 음식이나 테이크아웃해 냉장고에 넣어둔 남은 음식을 마주한다. 이때 포장지에 날짜가 없거나 해석이 모호한 라벨만 붙어 있는 경우도 많다. 선택의 기로에서 사람들은 과학적 정보 대신 자신만의 ‘민간 이론(lay theory)’, 즉 상식 수준의 믿음을 끌어와 판단한다. 그중 하나가 바로 ‘건강한 음식은 보존제가 적고 신선해서 더 빨리 상한다’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이 믿음이 얼마나 널리 퍼져 있을까. 연구진이 시리얼, 요구르트, 스낵바, 크래커 등 여섯 가지 식품군을 제시하고 가장 빨리 상할 것 같은 제품을 고르게 하자 참가자들은 일관되게 가장 건강해 보이는 제품을 꼽았다. 흥미로운 점은 이 판단이 실제 유통기한과 무관하다는 것이다. 같은 종류의 시리얼이나 요구르트 안에서는 건강 이미지가 다르더라도 실제로 상하는 속도는 거의 비슷하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건강 이미지를 ‘부패 속도’의 신호로 받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