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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MG적정기술네트워크 대표 인터뷰

“최대한 싼 가격+현지인의 열정 적정기술에 꼭 필요한 요소들”

정지영 | 160호 (2014년 9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전략

소외된 90%를 위한 기술, ‘적정기술이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구호단체나 자선단체에서 베푸는 일방적인 기여 형태였다면 최근에는 지역도 성장하고 기업도 돈을 버는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적정기술 개발과정은 크게 다섯 단계로 나뉜다. 첫 번째 단계는 현지에서 현지인과 함께 시장 상황을 조사해 현지 소비자들의 수요가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이다. 선행 기술 개발, 사업 모델 발굴, 적정기술 보급 단계가 뒤따른다. 마지막은 적정기술에서 나온 성과를 통해 현지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장기적 성장 모델을 공고히 하는 것이다.

 

경제적인 빈곤 때문에 기본적인 의식주조차 제대로 해결할 수 없는 이들을 위해적정기술이 만들어졌다. ‘착한기술로도 불리는 이것은 사회적 인프라가 열악한 개발도상국에 싼값으로 즉시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세계 구호단체를 중심으로 기부, 호혜의 목적으로 시작했던 적정기술이 최근에는 점점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적정기술을 보급하는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수익을 낼 수 있는 사회적 기업의 형태로 변모하고 있다. 국내에도 10여 개가 넘는 적정기술 사회적 기업이 있다. 그중에서도 MG적정기술네트워크는 국내에서 적정기술 디자인 작업을 하는 대부분의 적정기술 기업과 달리 개도국에 센터를 설립해 주민들과 교류하고 현지에서 고용을 창출한다. MG적정기술네트워크가 성공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DBR이 이정훈 MG적정기술네트워크 대표를 만났다.

 

 

동아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정훈 MG적정기술네트워크 대표는 금융 IT 솔루션 기업 핑거의 미래전략본부장을 지냈다. 재능기부를 위해 캄보디아를 찾았다가 깊은 인상을 받고 올해 4월 적정기술 사회적 기업을 만들게 됐다. 평소 IT산업, 기업 경영에 관심이 많았던 이 대표는 <100만 방문자와 소통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만들기(2012)> <비즈니스 접대의 기술(2013)> 등을 펴냈다. 기업소비자전문가협회 등에 다양한 글을 기고했으며 다수 기업의 컨설팅 및 교육사업에도 참여했다.

 

여전히 적정기술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MG적정기술네트워크는 어떤 일을 하는 기업인가.

MG적정기술네트워크는 적정기술을 활용하는 기업으로 주로 개도국에서 활동한다. 적정기술 보급과 현지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이 주요 업무다. 전반적인 업무는 국내 다른 적정기술을 활용한 사회적 기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내에 직접 적정기술센터를 운영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현재 캄보디아에서 적정기술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10월 라오스에서도 새 센터가 문을 열 예정이다. 센터의 운영원칙은 현지에서 현지인과 함께 적정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하고 활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현지 고용을 효과적으로 창출할 수 있으며 제품 개발에서도 현지화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김만갑 MG적정기술네트워크 공동대표가 캄보디아에 상주하며 센터를 이끌고 있다. 김 대표는 몽골 국립과학기술대학교 교수를 지냈으며 ‘G-세이버라는 축열 난방 장치를 개발한국내 적정기술 1호 개발자. 2011년부터 김 대표 중심으로 운영되던 현지센터는 올해 4 MG네트워크적정기술 법인 설립과 함께 정식으로 주식회사가 됐다. 김 대표 외에 직원 35명은 모두 현지인이다.

 

MG적정기술네트워크의 경쟁력은 적정기술을 활용해서 농산가공품을 생산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적정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는 주로 현지 주민이 적정기술 제품을 사용해 비용을 절감하거나 생산성을 향상시켜 소득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모델이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적정기술 단체인 IDE나 킥스타터의 사업 모델이 여기에 해당한다. 적정기술을 개발해 구호단체나 자선단체의 지원을 받아 싼 값에 제품을 보급한다. 반면 MG적정기술네트워크는 현지에서 생산부터 가공까지 전 과정을 적정기술로 처리한 농산품을 판매하고 수익을 창출한다. 환경친화적 방식으로 질 좋은 제품을 만들고, 이를 통해 고용을 창출하고, 현지 주민들의 소득을 증대시킨다는 점에서 새로운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모델은 캄보디아뿐만 아니라 다른 개도국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모델로 확장 가능성이 크다. 이렇다보니 우리 회사의 비즈니스는 일시적이고 일방적인 기여 형태를 띠었던 기존의 적정기술 방법론보다 체계화된 비즈니스모델이라고 볼 수 있다. MG적정기술네트워크의 방법론은 외부의 원조 없이 자체 수익을 통해 지속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덕분에 MG적정기술센터는 올해부터 정부나 외부 단체의 지원에서 완전히 독립했다. 센터에서 나오는 수익만으로 운영된다. 적정기술을 이용한 사회적 기업이라고 해도 여전히 자선단체나 구호단체의 지원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와 비교하면 괄목한 만한 성과다.

 

MG적정기술센터가 외부 지원으로부터 독립하기까지 과정은.

캄보디아에 있는 MG적정기술센터는 100여 가구, 1400여 명이 사는 껀달주 비니에르으군 비히어투멍면이라는 곳에 있다. 수도 프놈펜에서 자동차로 40분 정도 떨어진 곳으로 캄보디아에서도 낙후된 지역 중 하나다. MG적정기술센터가 지금에야 성공사례로 인정받고 있지만 시행착오도 많았다. 2011년 처음 이곳에 센터 문을 열 때는 아무것도 없었다. 김 대표가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수많은 실패를 거듭한 끝에 센터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이 모델을 완성하기까지 들어간 비용도 수억 원이 넘는다.

 

센터의 시작은 정부의 ODA 사업이었다. 캄보디아에서 ODA 사업을 하던 정부 쪽에서 먼저 당시 캄보디아 과학국립기술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던 김 대표에게 자문을 부탁했다. 처음은 주로 소각장을 만드는 일을 했다. 현지에서는 사탕수수 찌꺼기나 쌀을 수확하고 남은 쌀겨 등이 아무 곳에나 버려져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켰기 때문에 소각장이 꼭 필요했다. 단순 자문 역할이었지만 김 대표는 현지인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초창기 손에 꼽을 정도였던 소각장 수가 크게 늘어났고 직원들의 수도 많아졌다.

 

지난해부터는 모링가도 재배해 포장, 판매한다. 세계 각지에서 모링가가 응급처치약이나 건강식품으로 쓰인다는 것을 안 김 대표는 모링가 재배를 제안했다. 모링가는 열대·아열대 기후와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잘 자라는데, 캄보디아만큼 적합한 생산지는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외에도 한국에서 나지 않는 것, 현지에서 많이 생산되지만 처리가 어려운 것, 건강에 유익한 것이냐를 고려해 모링가를 재배하기로 선택했다. 같은 이유에서 여주도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식물성 인슐린이 많아천연 인슐린으로 유명한 여주는 당뇨와 성인병에 좋은 식품이다.

 

상품화를 결정했지만 그 과정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생산된 모링가를 건조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햇볕이 강한 동남아 국가에서 건조가 왜 문제가 되냐고 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건조가 가장 큰 문제다. 우기 때는 비가 와서, 건기 때는 미세먼지 때문에 좋은 건조를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전기 시설이 제대로 돼 있지도 않아 현지인들 입장에서는 2모작을 한다고 해도 건조문제로 제대로 된 상품을 내놓기가 힘든 형편이었다. 이는 캄보디아뿐 아니라 동남아 다른 지역에서도 마찬가지다. 고민 끝에 김 대표는 한국식 온돌을 생각해냈다. 이미 만들어 놓은 소각장의 열을 이용해 모링가를 건조하는 방식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 건조를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자연건조나 기계건조 방식을 택했을 때보다 훨씬 질도 좋았다.

김 대표는 적정기술은 최대한 싼 비용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믿었다. 적정기술이 제대로 보급되기 위해서는 결코 비싸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모링가 재배에 사용되는 퇴비는 온돌 건조장에서 불을 땔 때 이용하는 왕겨, 건조물 찌꺼기 등을 썼다. 모링가 생산부터 판매까지 적정기술만 활용했다. 모링가 묘목과 농산품을 세척할 때 사용하는 미생물을 빼면 차후에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이 거의 없다. 주변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했기 때문에 생산성이 높고, 다른 사회적 기업의 상품보다 나은 수익이 보장된다. 이곳에서 만든 농산품은 주로 한국으로 수출되고 제약회사, 화장품회사 등에 팔린다. 이런 식으로 센터가 점점 완성돼갔다.

 

적정기술 사회적 기업은 판매 못지않게 보급도 굉장히 중요하다. MG적정기술센터에서는 주택 개량 사업, 식수 정화 및 화덕 개선사업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안 중요한 일이 없지만 특히 ‘MG항아리 정수기는 없어서는 안 되는 제품이다. 상수도 시설이 없고 우물도 귀한 캄보디아에서 보통은 빗물을 받아 그대로 마시곤 하는데 이는 굉장히 위험하기 때문이다. 대기 중의 먼지와 이물질이 포함돼 깨끗하지 않는 물을 그대로 마시면 질병에 걸리기 십상이다.

 

MG적정기술센터는 자갈, 모래, 숯 등을 이용한 항아리 정수기를 만들었다. 모두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다. 항아리도 마찬가지다. 캄보디아의 모든 가정은 빗물을 받아 마시기 위한 용도로 최소한 1∼2개의 큰 항아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MG항아리 정수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것은 호스와 시멘트 약간이면 된다. 기술 원리도 간단하다. 양파망 안에 자갈, 모래, 숯 등을 넣어 불순물이 걸러지도록 했다. 산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바로 마실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한데 그 원리를 적용한 것이다. 이 정수기를 쓴 가구는 그렇지 않은 가구보다 대장균 수치가 절반 이상 줄어들 정도로 수질이 향상됐고 주민들의 설사병도 크게 줄었다. 이런 식의 기술 보급은 돈을 벌기 위한 것은 아니고 센터의 기술을 보급시키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진다. 이 외에도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센터 안에 지역주민들을 위한 도서관 및 육아시설을 제공한다. 문화적인 삶의 질 향상에도 노력함으로써 현지 지역사회에 경제적으로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만 아무리 우리가 노력했다 한들 현지인들의 열정과 노력이 없었다면 센터는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들은 의사소통이 잘 안되고 답답한 와중에도 누구보다 열심히 일해줬다. 김 대표가 센터를 만들면서 가장 힘들었던 일은 소통이었다. 한국 말로 마음속 생각을 말하고 조언을 듣고 싶은데 그게 안되니까 초반에 너무 고생했다. 처음 1년 정도는 통역을 썼다. 그러다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눈빛과 보디랭귀지만으로도 서로 통하는 사이가 됐다. 김 대표는적정기술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현지인의 마음을 얻었기 때문에 성공했고 그 덕에 센터를 키우는 데도 성공한 것이다. 간혹 한국적인 사고로 생각하고 마치 현지인들을 미개인처럼 취급하거나 현지에 맞지도 않는 물건을 만들어 와서 보급하려고 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런 일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

 

적정기술 비즈니스 개발 과정에 대해 설명해달라.

계속된 실패와 실수를 겪으면서 우리대로의 비즈니스 개발 모델을 완성할 수 있었다. 개도국 현지 맞춤형 적정기술 개발과정은 크게 다섯 단계로 나뉜다. 첫 번째 단계는 현지에서 현지인과 함께 시장 상황을 조사해 현지 소비자들의 수요가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이다. 전문가나 기존 통계나 자료의 가설을 토대로 하는 것이 아니고 구체적인 현장과 현지 이해관계자의 직접적인 수요를 파악해야 한다. 적정기술 전문가인 김 대표도 특정 아이디어를 얻을 때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많은 주민을 만나 아이디어를 얻었다. 캄보디아에서 모링가를 키우게 된 것도 현지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들었기 때문이다. 라오스에서 문을 열 두 번째 센터에서도 철저한 조사를 통해 현지에 최적화된 상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두 번째는 그 자료를 분석해 개선사항을 도출하고 선행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적정기술을 만들 때는 몇 가지 원칙이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모든 기술에는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수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타깃 소비자들이 상품을 살 수 있도록 싼 가격으로 판매해야 하며 사용으로 인한 사고가 없도록 안전 점검을 철저히 해야 한다. 또 빈곤지역은 도로시설이 열악하고 자동차 등 운반수단이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인력거나 자전거 등으로 운반되고 판매될 만한 크기와 무게여야 한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원자재를 사용할수록 좋다.

 

그 다음은 그 사업이 일회성 단기 프로젝트에 그치지 않도록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을 발굴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 단계에서 센터를 세우는 게 좋다고 본다. 사업 모델은 현지인과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하는 것이어야 한다. 현지 소득 수준과 경제 상황을 고려해 직접 판매 방식 외에도 소액융자를 통한 판매, 현지 유통망을 활용한 판매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고려해야 할 단계이기도 하다. 네 번째 단계는 적정기술을 적용하고 보급하는 실행 단계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알려야 한다. 의사소통이 쉽지 않은 만큼 그들을 제대로 이해시키는 기술이 필요하다. 마지막은 적정기술에서 나온 성과를 통해 현지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장기적 성장 모델을 공고히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일반 비즈니스와는 다르기 때문에 마지막 단계가 가장 중요하다. 예를 들어 개도국에서 옥수수, , 양파 등을 대량으로 모아서 보내는 것은 단순한 비즈니스다. 이익 추구를 위해 필요하고 가격이 맞을 때만 개도국을 찾는 기업들은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생각되면 미련 없이 돌아선다. 하지만 우리는 보다 근본적으로 토질을 개선하고 건조물이 최상의 상품이 될 수 있도록 기술과 환경을 개선하면서 일을 진행한다. 우리가 떠나더라도 현지인들이 지속적으로 혜택을 받도록 하기 위해서다. 현지인 스스로가 더 나은 개선 방법을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줘야 하기 때문에 마지막 단계까지 제대로 완성되지 않으면 안 된다.

 

마지막은 적정기술에서 나온 성과를 통해 현지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장기적 성장 모델을 공고히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일반 비즈니스와는 다르기 때문에 마지막 단계가 가장 중요하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수익은 어떻게 확보할 계획인가.

사회적 기업이 일반 기업처럼 높은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 효율성과 수익성이 최고 가치인 일반 기업과는 설립 취지부터 추구하는 가치가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도 장기적인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단순히 의미 있는 활동을 하는 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수익을 내는 게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4월 설립한 MG적정기술네트워크의 올해 매출 목표는 약 57000만 원이다. 첫해인 만큼 기존 수익원은 모링가와 여주의 생산 및 유통에서 발생하는 이익이 전체 매출액의 60%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 수익원이 캄보디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에 집중되겠지만 앞으로는 이를 더욱 다변화하려고 한다. 김 대표를 빼고 3명이 한국에 있다. 전체 직원이 4명이니 75%의 인력이 국내에 있는 셈이다. 직원이 4명이니 작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국내 대부분의 적정기술 관련 기업 규모가 이 정도거나 더 작은 규모다. 현지에서는 기존에 해오던 것처럼 김 대표가 일을 계속해나가고 국내에서는 적정기술 업계의 허브역할을 통한 수익을 만드는 데 노력할 것이다.

 

또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CSR 컨설팅에 주력하려고 한다. 국내외 세계적인 기업들은 대부분 CSR 활동에 관심이 많지만 정작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잘 모른다. 이 부분에서 우리가 도움을 줄 수 있다. 최근에는 한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CSR 활동을 같이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그 회사는 캄보디아 MG적정기술센터의 성공사례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할 예정인 그 기업은 현지에 발전소를 지을 계획인데 CSR 활동도 같이 하고 싶다고 했다. 발전소와 관련된 일은 기업이 하고 적정기술 관련 업무는 우리가 맡는 식이 될 것 같다. 앞으로는 이런 식의 일들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기업으로부터 협업 제안을 받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우리 쪽에서도 적극적으로 움직인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국내 대기업에 CSR 활동을 같이하자고 제안서를 보냈다. 기업들이 최근 인건비가 싼 개도국에 발전소나 공장을 짓는 경우가 많은데 단순 투자에 그치지 말고 그 나라의 소외된 계층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같이하자는 것이다. 이런 걸 비즈니스 모델로 구축하자고 했다. 또 정부가 2018년까지 ODA 자금 3억 원을 내놓기로 했는데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도 우리의 역할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컨설팅 외에는 해외 이주 노동자, 특히 개도국 출신들이 본국에 돌아가서 창업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우선은 국내 적정기술 기관들이 협력해 국내에 있는 이주 노동자들에게 적정기술 제품 교육 및 창업 훈련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이들이 나중에 본국에 돌아갔을 때 적정기술 제품을 바탕으로 판매업과 같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아직 업계 자체가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보니 여러 기업이 힘을 모으면 상황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도 적정기술 회사들이 여러 개 있다. 올해 말까지 적정기술 비즈니스 협의체를 만들 것이다. 대부분의 적정기술 기업들은 협의체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이 협의체에서는 각 기업·기관에서 연구 개발하는 적정기술을 비즈니스화하도록 도울 것이다. 기업에는 수익 창출을 통한 지속가능한 발전모델을 만들어주고 개도국 현지인에게는 창업과 취업의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프로젝트는 컨설팅 기업인 MYSC와 협력해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poinnine, OHFA Tech 10곳과 협력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가입 기업을 30여 개 정도로 확대하는 게 목표다.

 

아직은 국내외 대부분의 사회적 기업들이 각국 정부를 비롯한 외부 지원에 의존하는 형편이다. 우리가 캄보디아나 라오스에 센터를 짓게 된 것도 우리의 주도적 선택이라기보다는 초기에 그 지역에 대한 외부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적정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수익을 내고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이끌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적정기술 비즈니스에 대한 비판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그들을 상대로 돈을 버는 게 과연 옳으냐고 한다. 세계 빈곤층에게 제품이나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해 줘야 옳은 것이며 이들을 상대로 이윤을 보려고 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꾸짖기도 한다.

 

적정기술 비즈니스 모델이 일반 수익추구 기업에도 적용 가능한가.

일반 수익 추구 기업과는 태생부터가 다르다. 적정기술 비즈니스 모델을 일반 수익 추구 기업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적정기술 비즈니스 모델이 일반 수익 추구 기업에 의미하는 바도 적지 않다고 본다. 우선 기업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봐야 한다. 주주이익의 극대화, 수익성의 최대화 등이 기업의 목적이 될 수 있지만 다수의 소비자를 위해 그들의 기술을 나누는 것도 기업의 목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리는 잊고 지낸다. 게다가 지금은 소비자들이 기업에서비스’ ‘제품이상의 것을 요구하는 시대다. 소비자 외에 협력업체, 회사가 있는 공동체 등 수많은 이해관계자의 요구와 필요성에 부응하지 못한 기업들이나 환경과 관련된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결코을 만들지 못하고 이는 결국 장기적인 경쟁에서 도태하게끔 만든다. 기업이 이해관계자들을 존중하고 환경적 책임을 다할 때 경쟁 기업에 비해 주주가치가 높다는 조사결과도 여럿 있다.

 

적정기술 비즈니스에 대한 비판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그들을 상대로 돈을 버는 게 과연 옳으냐고 한다. 세계 빈곤층에게 제품이나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해 줘야 옳은 것이며 이들을 상대로 이윤을 보려고 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꾸짖기도 한다. 그들은 가난한 사람을 상대로 돈을 버는 게 비도덕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전혀 잘못된 시각이다. 우리는 가난한 사람을 자선이나 동정의 일방적인 수혜자가 아니라고객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고객으로서 적정기술로 만든 싼 제품을 살 수 있고 우리는 이를 통해 돈을 번다. 이것은 전혀 비도덕적인 일이 아니며 오히려 장기적인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 피라미드의 가장 아래에 있는 다수를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하면서 충성심 있는 고객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무료로 무언가를 나눠주고 빈곤과 싸우겠다는 노력은 그동안 많았다. 하지만 이런 노력들은 오히려 가난한 지역을 식량 원조에 항구적으로 의존하게 만들었다. 무언가를 나눠주던 기업이 자금난에 허덕이거나 지역을 떠나게 된다면 그 지역 주민들은 어떻게 될까? 다시 아무것도 없던 시절로 돌아가 어려운 생활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이런 것을 막기 위해 적정기술을 활용한 기업이 수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다면 시간이 지나도 현지 주민들은 계속해서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다. 적정기술은 비즈니스에 관계된 모든 사람이 거래를 통해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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