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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로스쿨의 Negotiation Letter

윈윈 강조하며 열린 질문 던져라 협상상대의 경계심이 녹아내린다

최두리 | 159호 (2014년 8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 전략

질문은 협상 상대방으로부터 가치 있는 정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그런데 자칫 잘못하면 상대방의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거나 상대방이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게 만들어 오히려 생산적인 협상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우선 상대방에게 질문의 의도를 명확히 설명하라. 닫힌 질문보다는 열린 질문을 해서 정보 공유의 정도를 상대방이 스스로 정하게 하라. 후속 질문을 던지거나 조용히 기다려서 추가 답변을 이끌어내라. 질문을 중립적으로 던지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대 로스쿨의 협상 프로그램 연구소가 발간하는 뉴스레터 <네고시에이션>에 소개된 ‘Ask better questions’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NYT 신디케이션 제공)

 

질문은 협상가가 정보를 모으는 중요한 수단 중 하나다. 뭔가 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시장을 조사하거나, 상대편을 파악하거나, 정보를 제공하는 전략과 비슷한 맥락이다.

 

질문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마주치는 장애물 중 하나는 협상가들이 질문에 대한 답을 거부한다는 사실이다. 협상가들은 의심의 눈초리로 질문을 대하는 경향이 있다. 협상을 가치의 새로운 원천을 발굴하기 위한 협업의 기회로 보기보다는 자원의 한정된 파이를 놓고 벌이는 전쟁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으로부터 받는 질문은 스스로 취약하다고 느끼게 하거나 상대방으로부터 이용당할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할 수 있다.

 

에드워드 마일스(Edward Miles)<네고시에이션 저널(Negotiation Journal)>에 쓴 글에 의하면 협상가가 질문을 잘 받아들이지 않는 기저에는 자신의 체면이나 세상에 비치는 이미지를 보호하고 싶은 욕구가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우려가 완전히 근거 없는 것은 아니다. 하나의 이슈를 두고 옥신각신하기 마련인 여러 차례의 협상에서 협상가들은 중요한 정보를 얻기보다는 자신의 관점을 유지하거나 상대방의 주장에 맞서기 위해 질문할 때가 많은데 그러다보면 질문은 점차 협상의 핵심에 존재하는 본질적인 갈등에 다가간다. 가치 있는 균형점을 발견하기 위해 정보를 공유해야 할 필요성과 자신에게 불리하게 사용될 수 있는 정보를 공유하는 위험 사이의 갈등이다.

 

질문은 협상가들이 협박받고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상대방이 의도하지 않았을 때조차 말이다. 마일스는질문이 항상 의도한 대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한다.

 

‘추궁당하는’ 것을 싫어하는 인간의 본성을 고려할 때 정직하면서도 유용한 답변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질문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질문을 던졌을 때) 상대방은 질문에 내재된 의도가 협조하려는 것인지, 경쟁하려는 것인지 분명히 알 수가 없다. 이럴 때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히고 일방적으로 이익을 얻으려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공유해서 서로에게 이익이 되도록 하려고 한다는 의도를 표현하면서 질문을 하면 상대방의 거부감을 줄일 수 있다. 마일스의 관찰에 따르면 이렇게 협력을 일부러 강조하는 일은 협상에서 열위에 있을 때 특히 중요하다. 우위에 있는 협상가들은 통상 달갑지 않은 질문을 거절하거나 때로는 협상을 아예 그만둘 수도 있는 등 선택의 폭이 더 넓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답을 이끌어 내고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합의 가능성을 높이는 질문 방식은 다음과 같다.

 

열린 질문(open questions)을 이용하라.

질문은 다양한 방식으로 분류될 수 있지만 가장 기본적인 구분은 그 질문이닫힌것인지, ‘열린것인지 여부다.

 

열린 질문은 보통누가’ ‘누구의’ ‘무엇을’ ‘언제’ ‘어떤’ ‘’ ‘어떻게와 같은 단어들로 시작한다. 반대로 닫힌 질문은 ‘∼했는가’ ‘∼할 수 있는가’ ‘∼인가와 같은 단어들을 포함한다. 이는 예 또는 아니오처럼 단순한 답을 유도한다.

 

마일스에 따르면 정보를 수집할 때는 열린 질문이 닫힌 질문보다 훨씬 낫다. 열린 질문은 닫힌 질문에 비해 덜 위협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다. 왜냐하면 (질문을 받은) 상대방이 정보를 얼마나 공유할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또한 단답형의 답변에 비해 좀 더 자세하게 답할 수 있도록 만들기도 한다. 따라서 열린 질문은 보통 상대방의 관심사나 필요, 우선순위를 잘 알지 못하는 협상 초기에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면 닫힌 질문은 간단명료한 답변이 필요한 상황에서 대화를 주도할 수 있도록 하는 장점을 지닌다. 닫힌 질문은 분명하면서 제한된 정보를 이끌어 내는 한편 주고받는 대화를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탐색형 질문을 하라.

질문에 대한 상대방의 답이 불완전하다고 생각된다면 후속 질문이나 암시적인 질문을 통해 추가 정보를 탐색할 수 있다. 마일스와 찰스 스튜어트(Charles Stewart), 윌리엄 캐시(William Cash)는 그들의 저서 <질문하기: 원칙과 실제(Interviewing: Principles and Practices, McGraw-Hill, 2010)>에서 다양한탐색을 논했는데 그중 협상에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그렇군요”좀 더 이야기 해주십시오” “그 다음엔 어떻게 됐습니까?” 등의 유도 탐문이 그중 하나다. 이런 유도 탐문은 자세하게 얘기하기를 꺼리는 사람들에게 미묘한 사회적 압력을 가한다.

 

반대로 조용한 탐문 방식을 이용할 수도 있다. 상대방이 답을 한 후 곧바로 받아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말을 이어나가기를 기다리면서 무언의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이때 상대가 더 얘기할 수 있도록 고개를 끄덕이거나 가치 있는 정보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듯 받아 적는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정보 탐색(information probe)은 불완전하다고 판단되는 답변을 들었을 때 내용을 추가하거나 분명히 하기 위해 던지는 후속 질문이다. 요약 탐색(summary probe)은 상대방의 답변을 한 가지 이상의 질문으로 압축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정보 교환 탐색(clearinghouse probe)은 특정 이슈와 관련해 상대가 아직 설명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관련 정보를 모으기 위한 탐색이다.

 

 

중립적 질문과 설명을 결합하라.

질문에 답하기를 거부하는 상대방의 저항감을 없애고 정보 공유에 응하도록 하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칼리지 스테이션의 텍사스A&M대 린다 퍼트넘(Linda L. Putnam) 교수는 유도 질문이나 특정한 편견, 관점 등이 담긴 질문을 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유도 질문은이 프로젝트가 현재까지 대단히 성공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나요?’처럼 의견이 담긴 문장을 질문으로 바꿔 묻는 것이다. 이런 질문은 새로운 정보를 이끌어내지 못할 뿐만 아니라 만약 상대방이 질문에 담긴 뜻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를 방어적으로 만들 수 있다. 이와 비슷하게다른 제안은 없으신가요?’라는 식의 질문도 적대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

 

신뢰를 쌓고 솔직한 대답을 듣고 싶다면 협상에서는 최대한 중립적인 질문을 해야 한다. 예를 들면현재까지의 프로젝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와 같은 질문이다.

 

또한 질문 전에 부연 설명을 하면 쓸모 있는 답변을 얻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 예를 들면저희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우리 고객 중 일부는 계약을 월 단위로 체결해서 좀 더 융통성 있게 대처하는 편을 선호하는 반면 어떤 고객들은 연간 계약을 체결해서 금액을 절약하는 편을 좋아합니다. 당신은 어떤 형태의 계약 옵션을 선호하나요? 이유는 무엇인가요?’와 같은 것이다. 퍼트넘에 따르면 질문 전에 설명을 하면 거부감이 적고 반발심을 줄일 수 있다.

 

번역 |최두리 deardur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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