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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기술 성공요인

모든 선입견 없앤 ‘제로베이스’ 설계, 적정기술 사업화의 출발점

홍성욱 | 160호 (2014년 9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전략

적정기술

해당 기술을 사용할 때 개인의 자유가 확대되고 기술의 사용이 타인에게 주는 피해가 최소화된 기술로서 기술의 진보가 아닌 인간의 진보를 우선시하는 사고 체계 또는 철학

 

적정기술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한 요건

시작부터 사용자의 필요(desirability), 기술적인 구현 가능성(feasibility), 적절한 비즈니스 플랜(viability)의 삼박자가 맞아야 함. 이 중에서도 사용자의 필요에 대해 공감하는 것이 특히 중요함. 기존 제품이나 생산 과정에 대한 일체의 선입견을 배제한 채 백지 상태에서 새롭게 접근하는제로베이스 설계가 요구됨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전 세계적으로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에 대한 재발견이 한참이다. 물론 용어는따뜻한 기술’ ‘Humanitarian Technology’ ‘국민편익증진기술’ ‘사회적 기술’ ‘소외된 90%를 위한 디자인등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말이다. 한국에서는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소수의 시민사회 운동가나 지역사회 활동가들에게만 관심의 대상이었던 적정기술이 이제는 엔지니어, 대학생, 기업인, 정부 관계자들도 관심을 가지는 대상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아직도적정기술의 본질에 대해서 다소 피상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이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적정기술의 의미와 역사에 대해서 알아보고 적정기술이 21세기 글로벌 시대에 지속가능한 비즈니스와 어떻게 접목될 수 있는지, 적정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할 인재는 어떻게 양성할 수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적정기술의 시작

영국의 독일 출신 경제학자인 에른스트 슈마허는 1955년부터 유엔경제자문가로서 미얀마에서 근무했다. 그는 당시 미얀마 사람들이 소득은 낮지만 행복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그는경제학의 문제는 다양한 해결책을 갖는데 이는 그것이 인간의 문제이고 오직 특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나타나는 특정한 환경 안에서만 해결되기 때문이다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이러한 미얀마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슈마허는 1965년에 열린 유네스코회의에서의 연설 등을 통해 선진국의 대량생산 기술을 개도국의 환경에 대한 고려 없이 바로 도입할 때 발생하는 문제점을 지적했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인간 중심의 기술인중간 기술(Intermediate Technology)’의 도입을 주장했다. 선진국의 첨단 기술과 저개발국 토착 기술의 중간에 위치한다는 의미로 쓰인중간 기술은 그것이 사용되는 저개발국 현지 사람들의 직접적인 필요를 만족시키는 기술, 지역에서 생산되는 재료를 사용하는 저렴한 기술, 전문가가 아니라도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의미했다.슈마허에 의하면 기술을 적용함에 있어서 해당 지역의 사회적, 환경적, 경제적 맥락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이러한 모든 문제의 중심에는 인간에 대한 이해(또는 공감)가 자리잡고 있다.

 

중간 기술이란 개념은 1973년에 그가 저술한 기념비적인 책인 <작은 것이 아름답다(Small is Beautiful)>를 통해 일반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이후 중간 기술이라는 이름이 열등하거나 저급한 기술인 것처럼 오해받을 수 있고 발전의 사회적, 정치적인 요인에서 분리돼 기술적인 측면만을 강조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된 게 적정기술이다. 왜냐하면 중간기술의 기준을 만족시키는 기술은 그 시간과 장소에적정한(appropriate)’ 기술이라고 간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적정기술의 의미에 대해 조금 더 살펴보면 바커 한스는 적정기술을인간의 기본적 필요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종류의 기술이라고 정의했다. 반면 미국 국립적정기술센터(NCAT)에서는 적정기술을활용되는 상황에 비춰 비용과 규모 면에서 적합한 도구 또는 전략이라고 상대적으로 넓은 개념으로 정의했다. 또한 피터 듄은적정기술은 특정 커뮤니티의 소망, 문화, 전통과 양립 가능해야 하며 사회적으로 파괴적 영향을 가져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결론적으로 적정기술은해당 기술을 사용할 때 개인의 자유가 확대되고 기술의 사용이 타인에게 주는 피해가 최소화된 기술로서 기술의 진보가 아닌 인간의 진보를 우선시하는 사고 체계 또는 철학으로 이해돼야 한다.1

 

슈마허의 사상에 영향을 준 사람은 인도의 비폭력 무저항주의자인 마하트마 간디다. 영국에서 개발된 방적기계를 사용한 대규모의 공장들이 도시에 들어서면서 여기서 제조된 저가의 제품들이 농촌으로 유입돼 농촌 직물 경제의 황폐화를 가져왔다. 이에 간디는 직접 물레를 사용해 실을 뽑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농촌의 가내 직물업을 소생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한때 간디의 이러한 첨단 과학기술 경시 때문에 인도의 발전이 늦어졌다는 비판이 있었으나 이는 간디의 사상을 잘못 이해한 것이다. 간디는 자제되지 않은 무분별한 과학기술 개발을 반대한 것이지 과학기술 자체를 반대한 것은 아니었다. 이러한 간디의 생각은지구는 모든 사람의 필요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하게 제공하지만 모든 사람의 탐욕까지 채워주지는 않는다” “모든 사람의 이익을 위해 개발된 모든 과학적인 발명을 높이 평가한다라는 두 문장에 잘 요약돼 있다.

 

최근 인도 기업의 혁신 사례를 연구한 프라할라드와 마셀카는 이러한 현상을간디식 혁신(Ghandian Innovation)’이라고 명명했다.2 이들은적정한 가격(affordability)’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 이미 60년 전에 간디가 제시한 기준이었지만 인도의 기업들은 이것의 능력을 최근에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정신은 후에적정기술운동을 전개할 때 중요한 이론적 기초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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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성욱

    - (현) 한밭대 적정기술연구소장
    - (현) 적정기술미래포럼 대표
    - (현) <적정기술>의 발행인 겸 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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