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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 원인과 시사점

미국의 번영과 히스테리적 소비, 마침내 거품과 대공황을 낳다

고영건 | 157호 (2014년 7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 전략, 인문학

 1차 세계대전은 경제적으로는 미국을 채무국에서 채권국으로 바꿔 놓고 경기 호황을 이끌어냈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그랬다. 그러나 그전까지 겪어보지 못했던충격과 공포는 전 사회적 심리상태를히스테리적으로 만들었다. 히스테리적 소비가투기와 거품을 만들어냈고 대공황으로 이어졌다. 경제는 심리라고 말하면서도 이에 가장 민감해야 할 기업인들은 정작 얼마나심리적, 사회적 경제 예측 도구를 활용하고 불안의 징후를 감지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인간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흐름은 언제나 유사한 형태로 반복된다. 그 지점에 현대인들과 지금의 기업인들이 주목해야 할 시사점이 존재한다. 100년 전의 경험에서 각자 상황에 맞게 교훈을 찾아내야 한다.

 

 

“최고의 비즈니스는 바로 전쟁이다라는 말이 있다. 외견상 1차 세계대전 후의 미국의 경제 상황은 이러한 주장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해 준다. 한마디로 1차 세계대전이 경제에 미친 영향은유럽의 몰락과 미국의 번영이라는 표현으로 요약될 수 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1차 세계대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미국은 세계 최대 채무국 중 하나였다.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직전에 미국의 해외 투자 금액은 35억 달러였던 반면 유럽이 미국에 투자한 금액은 72억 달러였다. 하지만 1차 세계대전 직후 외국인이 보유한 미국 기업의 주식은 33억 달러였던 데 반해 미국인의 해외 투자액은 70억 달러에 달했다. 특히 미국은 영국과 프랑스에 96억 달러를 빌려준 채권국이었다.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에는 37억 달러 수준의 채무국이었던 미국이 종전 후 126억 달러의 채권국으로 성장한 것이다.

 

게다가 유럽의 국가들은 전쟁 중에 대부분의 산업 시설들이 파괴됐기 때문에 전후에도 공산품을 제대로 생산할 수 없었다. 하지만 1차 세계대전의 전장이 유럽이었던 관계로 미국은 산업 시설의 피해를 보지 않았고 그 결과 자연스럽게 전후에 비즈니스에서의 주도권을 쥐게 됐다.

 

‘광란의 20년대(Roaring Twenties)’ 1차 세계대전 후의 1920년대 미국 사회를 표현하는 대표적인 용어 중 하나다. 1920년대에 미국은 경제적 번영과 미래에 대한 장밋빛 기대감이 사회 전반에 걸쳐 만연돼 있던 시대였다. 미국의 전후 생산량은 10년간 64%씩이나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 결과로 경기는 호황이었고, 각종 비즈니스는 번창했으며, 주식시장은 급등했고, 생활수준도 높아졌다.

 

하지만 미국의 전후 영향으로서 광란의 20년대에 대한 실상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 이후에 드러난 1929년의 대공황(Great Depression)으로 이어지는 역사적인 흐름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역사적인 흐름을 놓칠 경우, 미국의 1920년대는 전후의 단순한 경제적 부흥기로 오인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전후 1920년대 광란의 질주 시대는 미국 사회가 일종의집단 히스테리에 사로잡혀 있었던 시기며 이미 파국적인 미래에 대한 어두운 그림자가 깊게 드리워졌던 시기이기도 했다.

 

그림 1 1차 세계대전 중의 참호전 대치 장면

 

1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의 집단 히스테리

1차 세계대전이 전 세계 시민들에게 끼친 영향력은 엄청난 것이었다. 1차 세계대전 직후 전 세계는 가치관의 혼란을 경험했다. 1차 세계대전 때 표출된 인간 본성의 잔인함이 세계시민들을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었던 것이다.

 

1차 세계대전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는 사상 유례없는 참호전이었다는 점이다. 전쟁 초기에는 그 누구도 이 전쟁이 수년씩이나 지속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현대식 기관총과 대포로 무장한 양측이 맞붙자 정면으로 돌격하는 보병전은 무의미한 일이라는 사실을 양측 모두 금방 깨닫게 됐다. 그 결과, 양측 모두 서부전선에서만 24000㎞에 이르는 참호를 구축한 상태에서 서로 공격해오는 적들의 공격을 분쇄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는 지옥 같은 참호전을 벌이게 됐다. 따라서 수백만 명의 병사들이 이 좁고 길게 늘어선 황량한 전투구역에 오랫동안 갇힌 채 전투를 치러야 했다.

 

1460일 동안 참전한 병사들은 극한의 상황에서 육체적, 심리적인 공황 상태를 경험해야 했다. 프랑스의 한 장교는 이때의 참전경험을 이렇게 말했다.

 

“인간은 미쳤다! 현 상태를 지속한다는 것은 미친 짓이다. 이 지독한 살육전이라니! 이 끔찍한 공포와 즐비한 시체를 보라. 지옥도 이렇게 끔찍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인간은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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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영건

    고영건elip@korea.ac.kr

    고려대 심리학부 교수

    필자는 고려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울삼성병원 정신과 임상심리 레지던트를 지냈고 한국임상심리학회 임상심리 전문가와 한국건강심리학회 건강심리 전문가 자격을 취득했다. 미국 예일대 심리학과에서 박사 후 과정을 마쳤다. 한국임상심리학회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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