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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로스쿨의 Negotiation Letter

내부자가 인수자로 나선 ‘Dell 매각’ 차입매수로 이해 상충을 극복했다

최두리 | 155호 (2014년 6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 전략

창업자인 마이클 델이 델을 인수하려고 했을 때 내부자가 회사 인수자로 나섰다는 점에서 이해상충의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델의 이사회는 다른 경쟁자들을 입찰에 참여하게 하고 마이클 델이 주당 입찰가를 높이도록 지속적으로 독려하면서 매각을 이끌어갔다. 이로 인해 마이클 델로부터 독립적 위치를 유지하고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대 로스쿨의 협상 프로그램 연구소가 발간하는 뉴스레터 <네고시에이션>에 소개된 ‘Coping with conflicts of interest: The Dell leveraged buyout’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NYT 신디케이션 제공)

 

2012 8, 마이클 델(Michael Dell)과 사모투자기업인 실버 레이크(Silver Lake)가 델(Dell)의 이사회에 회사를 비공개로 인수하는 형식의 제안을 했다.

 

최근 몇 년간 델은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의 선두에서 3위로 밀려났고 PC 자체는 태블릿과 기타 휴대용 기기에 자리를 빼앗기고 있는 상황이었다. 델의 설립자인 마이클 델은 회사의 비공개 전환만이 변화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며 일반 투자자들을 위한 단기 이익 창출의 압박에서 벗어나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델의 이사회는 특별 위원회를 꾸려 어떤 대안이 있을지 연구했다. 마이클 델은 자신의 회사를 인수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는 이해상충(conflicts of interest)의 우려가 있었다. 이사회는 그에게서 최대한 좋은 조건을 이끌어 내거나, 혹은 더 나은 거래 방식을 찾고 싶어 했다. 수개월에 걸친 연구 끝에 이사회는 경영자매수(management buyout) 방식이 회사를 공개기업으로 유지하기 위한 다른 방안(예를 들면 자사주 매입을 위한 차입)보다 나은 선택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2013 25, 마이클 델과 실버 레이크는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주당 13.65달러의 가격을 제시했다. 이 같은 총 244억 달러 규모의 경영자차입매수(leveraged management buyout)에 필요한 자금은 마이클 델이 보유한 약 70억 달러의 현금과 주식, 실버 레이크의 현금,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에서 빌린 20억 달러, 수십억 달러의 새로운 대출과 기타 자금 등으로 마련될 예정이었다. 마이클은 회장과 CEO직을 유지할 계획도 세웠다.

 

718, 마이클과 실버 레이크는 델의 주주 대부분이 이 안에 찬성표를 던지도록 설득해야 했다.

 

이런 제안이 공개된 후 마이클 델을 제외한 나머지 중에서 최대 지분을 가진 두 주주, 투자회사인 사우스이스턴 자산운용(Southeastern Asset Management)과 거대 뮤추얼펀드회사인 티로우프라이스(T. Rowe Price)가 거세게 반대했다. 그들은 델의 주식 가치가 주당 25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마이클 델과 실버 레이크의 제안은 45일의 고-숍 기간(go-shop period, 3자가 추가 제안을 할 수 있는 기간-역주)에 돌입했다. 다른 제안들을 털어내 버리려는 목적이었다. 특별 위원회는 투자 은행을 고용해 델 인수에 관심을 가지는 67개 주체들에 연락하도록 했고 최종적으로 2가지 대안이 떠올랐다.

 

첫째는 스테판 슈와츠만(Stephan Schwarzman)이 이끄는 블랙스톤그룹(Blackstone Group)으로, 그들은 3월 말 주당 최소 14.25달러의 가격으로 정식 입찰에 참여하겠다고 발표했다. 블랙스톤은 입찰 관련 비용 중 2500만 달러만큼을 돌려받기로 델과 합의했다. <타임스>에 따르면 델이 이 조건을 수락한 것은 또 다른 경쟁자를 만들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 거래가 마이클 델 마음대로 진행될 수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둘째는 행동주의 투자자(activist investor)인 칼 아이칸(Carl Icahn)으로, 그는 위임장 쟁탈전(proxy battle)을 통해 마이클 델-실버 레이크의 제안을 막으려는 계획을 선보였다. 그리고 델 주식의 58%를 주당 15달러에 인수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아이칸은 특별 위원회와의 협상을 통해 델 주식의 10% 이상을 인수하지 않는 조건으로 다른 주주들과 경쟁안 구축을 시도할 수 있는 제한적 권한을 얻었다. 그는 마이클 델이 회사의 가치를 낮춰서 이득을 취하려 한다고 공공연하게 비난했다.

 

블랙스톤그룹은 4월 중순, 마이클의 자서전을 통해 델의 영업 상황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주장하며 경쟁에서 손을 뗐다. 이로 인해 델의 주가가 약 4% 하락하면서 마이클 델의 입찰가를 살짝 밑돌게 됐다. 한편 아이칸은 불만이 많았던 델의 투자자 사우스이스턴 자산운용 내에서 파트너를 찾았으나 특별 위원회는 이 제안이 지나치게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7월 초, 마이클 델은 그들의 제안에 추가 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망스러운 1분기 실적 때문에 연말쯤 주가가 5.85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 특별 위원회는 마이클 델의 조건에 찬성하는 표를 던지도록 주주들을 설득했다.

 

주주 투표 하루 전날, 특별 위원회와 마이클 델-실버 레이크 측은 델의 최대 기관투자가 중 상당수가 찬성표를 내도록 가까스로 설득할 수 있었다. 하지만 회의가 시작되고 몇 분 지나지 않아 이사회는 회의를 6일 뒤로 연기했다.

 

미리 집계해본 결과, 마이클 델-실버 레이크는 아직 주주의 대부분을 자기편으로 만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클 델의 소유분인 16%는 투표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그들은 나머지 표의 42%를 얻어야만 했다. 아이칸과 사우스이스턴이 12.5%를 가지고 있었다. 주주 중 약 27%는 기권의사를 밝혔는데 규칙에 따르면 기권은 인수에 반대하는 것으로 간주됐다.

 

724, 마이클 델과 실버 레이크는 주당 가격을 10% 높여 13.75달러를 제안했다. 여기에 이미 주당 8센트로 예정된 3분기 배당금에 8센트의 특별 배당금을 추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 대가로 그들은 찬성도 반대도 표하지 않는 표들을 투표하지 않은 것으로 처리하자고 이사회에 요구했다. 특별 위원회는 투표를 82일로 한 번 더 연기했다.

 

이사회 위원회는 입찰가 인상 제안을 거절했다. 마이클 델에게는 주당 14달러까지 올려야 할지 모른다는 얘기를 따로 건넸다. 마이클 델과 그의 메인 파트너인 실버 레이크, 이건 더반(Egon Durban)은 논의 끝에 잠재적 절충안을 만들었다. 마이클 델은 이미 13.75달러가 그들이 제시할 수 있는 최선의, 그리고 최후의 조건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밝혔기 때문에 만약 주당 인수가를 올린다면 신뢰도에 해를 입을 수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대신 특별 배당금을 13센트까지 높이기로 했다.

 

특별 위원회는 주당 13.96달러 가치에 해당하는 그들의 새로운 최종안을 받아들였고 그들이 요구한 대로 투표 규칙을 변경하는 데 동의했다. 이 변경 덕분에 이 거래를 지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델의 새로운 투자자들이 투표에 참여했다. 마지막으로 이사회는 투표를 한 번 더 연기했다. 델의 더 많은 투자자들이 새로운 제안을 지지했다. 이 소식을 반영해 델의 주가는 5.6% 상승한 13.68달러까지 올랐다.

 

816일 열린 청문회에서 델라웨어 법원은 델의 이사회가 수탁자의 책임(fiduciary duties)을 저버렸다는 아이칸의 주장을 기각했다. <타임스>에 따르면 법원의 이 결정은 특별 위원회가 마이클 델로부터 독립적이었고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거래를 효과적으로 마무리하는 데 노력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결과였다.

 

최종 투표에서 승리는 마이클 델과 실버 레이크에게 돌아갔다. 이 거래가 오랫동안 성공적인 사례로 남을 것인지는 전혀 다른 문제지만 말이다.

 

번역 |최두리 deardur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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