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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sk & Opportunity in 2012-트렌드

저성장 초경쟁 양극화…남보다 먼저 트렌드를 읽어라

최성환 | 100호 (2012년 3월 Issue 1)

1995년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넘어섰다. 1960년대 초반 경제개발이 시작된 이후 빠르면 3년, 늦어도 6년이면 소득이 2배로 늘어나는 초고속 성장을 거듭한 결과다. 1989년 5000달러를 넘어선 후 6년 만에 다시 2배로 늘어났다. 하지만 1997년 말 초유의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원화 환율이 폭등한데다 성장률까지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1998년에는 1인당 국민소득이 7000달러대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이후 다시 성장세가 회복되고 원화 환율이 서서히 하락하면서 2000년에 다시 1만 달러를 회복하고 2007년에는 2만 달러로 올라섰다. 외환위기 때문이었지만 이번에는 2배로 늘어나는 데 무려 12년이나 걸렸다. 그나마 곧이어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로 원화 환율이 뛰면서 1만 달러대로 다시 내려갔다. 이후 세계 경제는 미국을 포함한 주요 국들의 공격적인 재정지출과 금리 인하 등 공조에 힘입어 급속하게 되살아나는 것처럼 보였다. 우리나라 또한 과감한 재정지출과 금리 인하에 나섰고 성장률이 회복되고 원화 환율도 하락하면서 2010년에 간신히 2만 달러를 회복할 수 있었다.
 
뉴 노멀(New Normal) 시대의 키워드: 저성장과 초경쟁
문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년여 만에 유럽발 재정위기가 재발하면서 전 세계 경제가 출렁거리고 있다는 점이다. 되살아나던 우리 경제도 작년 3.6% 성장에 이어 올해도 3% 초중반대의 저성장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뉴 노멀(New Normal)’이라는 신조어가 전면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통상 뉴 노멀은 고성장에서 저성장으로, 돈을 많이 빌려 투자하는 레버리징(leveraging)에서 가급적 부채를 줄이고 내 돈으로 투자를 하는 디레버리징(de-leveraging)으로, 규제완화(deregulation)에서 규제강화(reregulation)로, 정부 개입을 최소화하는 자유시장주의에서 정부의 시장개입 또는 간섭 수준이 높아지는 케인지언의 부활 등을 포함하는 의미로 사용된다. 여기에 환경 및 자원보호의 강화 추세, 미국 달러의 기축통화로서의 위상 약화, 미국의 단극체제에서 유럽과 중국 등이 등장하는 다극체제화 등을 포함하기도 한다. 이 같은 변화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뉴 노멀은 저성장시대로의 진입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디레버리징, 규제강화, 정부 개입, 환경보호 등 대부분 변화가 저성장을 가져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동시에 더 이상 고성장시대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디레버리징의 경우 과도한 차입을 통한 문어발식 확장이 더 이상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환경보호를 위해 탄소배출을 억제하는 것 또한 과거식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규제를 강화하면서 정부의 관리감독 및 시장 개입이 많아지는 것 또한 성장위주의 기업 전략을 수정하게 만들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세계 성장률은 1980년대(1980∼1989년) 연평균 3.2%에서 1990년대(1990∼1999년)에는 2.9%로 낮아졌다가 2000년대(2000∼2009년)에는 3.6%로 높아지는 흐름을 보였다. 2000년대 들어 세계 성장률이 크게 높아진 이유로는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하나는 1990년대 말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급락했던 성장세가 회복된데다 IT가 전자는 물론 자동차, 조선, 화학 등 대다수 제조업종과 융합되면서 생산성이 크게 높아졌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와 브라질 등 남미의 신흥시장국들의 상품 생산 범위가 확대되고 품질수준이 크게 높아지면서 고성장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이견이 있을 수도 있지만 1990년대 중후반 미국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던 ‘신경제(New Economy)’, 즉 높은 성장률과 낮은 물가상승률이 병존하는 이른바 고성장·저물가 현상이 2000년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성장률이 큰 폭으로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선진국의 성장률은 1990년대 연평균 2.7%에서 2000년대 들어 1.7%로 낮아지는 반면 신흥시장국(선진국 이외의 모든 신흥시장국과 개도국)의 성장률은 1990년대 3.2%에서 2000년대에는 6.1%로 높아지고 있다.
 
2010년대의 세계 성장률이 2000년대보다 낮아진다면 도대체 얼마나 낮아질 것인가? 누구도 장담할 수는 없기는 해도 3% 초반, 최악의 경우 2% 후반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볼 수 있다.세계의 소비시장인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성장률이 계속 지지부진할 경우 생산할 상품을 내다팔 곳이 없어지는 신흥시장국들의 성장세도 둔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1980년대 연평균 8.6%에서 1990년대 6.7%로 낮아진 데 이어 2000년대 들어서는 4.4%로 더 떨어지고 있다. 1990년대의 경우 세계 성장률이 연평균 2.9%였을 때 우리나라는 성장률이 6.7%로 높았지만 2000년대에는 세계 성장률이 3.6%로 더 높아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성장률은 오히려 4.4%로 후퇴하고 있다. 한 나라 경제의 장기적 성장추세를 보여주는 잠재성장률에서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4% 초중반대로 나타나고 있지만 전 세계가 저성장시대로 접어든다면 더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나라 성장률은 작년 3.6%에서 올해도 3%대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 확실시되고 있고 내년에도 4%를 넘어서기가 힘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 성장률이 3년 연속 3%대를 기록하는 것은 한국은행이 성장률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53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곧 우리나라도 일반 국민과 기업 모두 앞으로는 3%대 성장하에서 살아가는 지혜와 인내를 키워야 한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저성장과 함께 뉴 노멀의 키워드로 대두되는 것이 ‘초경쟁(hyper-competition)’이다. 경제가 고성장에서 저성장으로 가고 있는 가운데 기술의 평준화 및 보편화로 인해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기 때문이다. 이제 선진국만 가진 기술이나 생산시설은 거의 사라지고 신흥시장국도 얼마든지 고급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1960∼1970년대 선진국과 비선진국의 기술 격차가 확연하게 드러나던 때는 생산할 수 있는 상품도 다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BRICs뿐 아니라 동남아와 동유럽, 남미 등에서도 최첨단 기술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세계 경제가 만약 고성장을 지속한다면 이처럼 쏟아져 나오는 상품과 서비스를 소화할 수 있겠지만 저성장시대로 진입한다면 수요는 예전처럼 늘어나지 않는 가운데 공급이 증가하면서 경쟁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
 
뉴 노멀 시대의 메가 트렌드
결론적으로 앞으로 수년간 세계 경제는 ‘저성장’과 ‘초경쟁’을 키워드로 하는 뉴 노멀 시대를 맞이할 것이다. 그렇다면 저성장과 초경쟁하에서 나타날 세계 경제의 큰 흐름 또는 패러다임의 변화, 즉 메가 트렌드로는 어떤 것들을 꼽을 수 있을까? 필자는 모두 10가지를 선정하고 이를 편의상 전 세계적인 글로벌 메가 트렌드와 우리 경제에만 적용되는 국내적 메가 트렌드로 나누었다. 글로벌 메가 트렌드로는 ‘글로벌화’ ‘다극화와 아시아·아프리카의 부상’ ‘위기의 반복과 불확실성 증대’ ‘소득불균형 등 양극화 심화’ ‘고령화’ ‘저금리’ ‘디레버리징’의 일곱 가지를 들었다. 국내적 메가 트렌드로는 ‘소득 3만 달러 시대 진입’ ‘부동산에서 금융자산으로의 자산선호도 변화’ ‘북한 리스크와 통일 가능성’의 세 가지를 꼽았다. 글로벌 트렌드라고 해서 우리 경제와 사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메가 트렌드 중 대부분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직접적인 영향권 내에 있거나 동조 흐름을 보이는 것들이므로 국내적 메가 트렌드 못지않게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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