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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ing a Blue Ocean through Service Network Building

‘보이지 않는 고객’에 新시장의 열쇠 있다

김용진 | 83호 (2011년 6월 Issue 2)



 


 

편집자주 DBR은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 서비스시스템경영공학(SSME)과와 공동으로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서비스 혁신 사례에 대한 케이스 스터디를 연재합니다. 기업현장의 생생한 사례와 심층분석을 통해 서비스 혁신의 실천적 지식을 전달해드립니다.

 

기업이 새로운 시장을 장악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시장을 선점한 선두주자가 버티고 있는 지역에 후발주자가 교두보를 확보하는 일은 더욱 어렵다.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여도 선두주자의 막강한 경쟁력에 밀려 무너지기 십상이다. 기존 회사가 제공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익숙한 고객들의 마음을 돌리기도 만만치 않다. 고객들은 혁신적인 상품이나 서비스가 주는 편익이 기존 회사의 것보다 월등하지 않다면 과거 행동을 굳이 바꾸려 하지 않는다.

 

2009 3월 문을 연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재래시장과 백화점/할인점 형태의 기업형 유통망으로 양분된 부산시장에서 쇼핑과 엔터테인먼트 및 문화 등의 서비스가 융합된 복합쇼핑몰 모델로 시장진입에 성공했다. 복합쇼핑몰 개념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이미 여러 차례 시도된 개념이다. 하지만 부산시장에서는 익숙한 개념이 아니다. 신세계는 타깃 시장의 환경 변화와 고객 유형을 철저히 분석하고 시장을 재정의했다. 그리고 이들 잠재고객이 느끼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네트워크를 구축해 부산지역에 복합쇼핑몰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도입했다. 신세계 센텀시티점이 부산 상권의 후발주자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어떻게 확보할 수 있었는지 심층 분석했다.

 

1. 후발주자 신세계의 도전

①부산시장 진출 2004 9월 국내 유통업계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도심위락단지(UEC) 부지 22900(75742)에 대한 경쟁 입찰 마감을 앞두고 유통기업들의 물밑계산이 치열했다. 매출 규모로 국내 백화점업계 1위인 롯데백화점의 아성인 부산에, 그것도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이 바로 옆에 들어서기로 한 지역에서 다른 유통업체가 들어오기는 쉽지 않았다. 롯데는 1995 12월 부산 진구 서면에 부산본점을 내며 부산지역에 진출했고, 2001년 동래점, 2007년 센텀시티점을 잇따라 열었다. 신세계 센텀시티점이 문을 연 이후인 2009 12월에는 광복점을 추가로 개점했다.

 

시장의 우려처럼 입찰마감일까지 입찰자가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마감시각 직전에 상황이 급반전됐다. 유찰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신세계가 단독 입찰해 1330억 원에 부지를 따낸 것이다. 홍순상 신세계 부장은경영진은 국내 제2의 도시인 부산에 신세계가 진출하지 못했다는 약점을 만회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백화점으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린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이렇게 빛을 보게 됐다.

 

신세계의 센텀시티점 개발 과정
신세계는 정용진 부회장 등 최고경영진이 직접 나서 센텀시티 프로젝트를 챙겼다. 국내에 없는 새로운 개념의 쇼핑몰을 개발하기 위해 7개국 40여 군데의 해외 복합 쇼핑몰을 벤치마킹했다. 이 결과 부산지역에 맞는 차별화된 콘셉트를 디자인해 지하 4층, 지상 14층 규모의 센텀시티 구상을 실행에 옮겼다.
 
백화점 서비스를 위해 쇼핑 공간과 문화홀, 갤러리, 문화센터, 식당가가 들어섰다. 1, 2층은 스파랜드, 4층은 아이스링크, 5층은 교보문고, 5∼8층은 CGV 영화관, 10층은 멤버십 스포츠 스파 클럽이 각각 들어섰다. 지상 11∼14층은 비거리 90야드에 60타석을 갖춘 대형 실내 골프레인지다. 9층 옥상에는 3240㎡(980평)의 녹지와 도심형 생태공간을 조성했다. 동시 주차 4000대가 가능하다.
 
신세계 센텀시티가 도입한 온천과 쇼핑, 문화와 엔터테인먼트 시설이 결합된 복합 쇼핑몰 개념은 해외 대형쇼핑몰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개념이었다. 신세계는 부산지역만의 차별화된 복합쇼핑몰 서비스 개념을 구상했다. 쇼핑시설 중심으로 설계된 일본의 라라포트나 백화점 호텔 멀티플렉스 극장 등으로 복합 구성된 홍콩의 하버시티와는 다른 무언가가 필요했다. 부산상권은 물론 전국 광역상권과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리조트 스타일의 도심형 위락 및 휴게 서비스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운 좋게도 신세계 센텀시티 공사 현장에서 2005년 3월과 10월 탄산천과 식염천이라는 서로 다른 온천수가 발견됐다. 같은 지역에서 서로 다른 성분의 온천이 나오는 일은 드물다. 탄산천은 중산나트륨 성분이 함유돼 미용에 좋고, 식염천은 염화나트륨 성분이 들어 있어 보온 효과 및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황이 한국 땅을 밟고 입맞춤을 했던 역사적 장소인 수영만 활주로에 내린 신의 축복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신세계는 온천수 개발을 통해 쇼핑과 스파 서비스가 결합된 복합쇼핑몰 개념 디자인에 나섰다.
 
당시 실무진들은 백화점과 온천 스파가 결합된 복합쇼핑몰 서비스에 반신반의했다. 해외 벤치마킹에서도 유사한 사례를 찾지 못했다. 실무진은 “전례가 없어 실패 위험이 크다”는 부정적인 보고를 했다. 하지만 신세계 최고경영진은 “그러니까 해보자는 거다. 아무도 해본 적이 없으니까 우리가 해야 한다”며 오히려 실무진을 독려했다.
 
온천 개발로 체류형 쇼핑 공간 개념이 탄력을 받게 됐다. 워터파크 등의 놀이시설을 들이려던 계획은 한국식 찜질방과 일본식 온천 개념을 조합해 휴양지의 고급 리조트와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스파랜드로 바뀌었다. 신세계 개발팀은 일본으로 날아가 온천 디자인 전문가에게 스파랜드 설계를 의뢰했다. 건물 설계, 내부 인테리어 등은 국내외 최고 전문가들이 동원됐다. 일본 GEO컨설팅의 자문과 미국 캘리슨사의 설계로 공사가 시작됐다. 패션 부문 인테리어는 미국 RYA, 식음료 코너는 일본 NODE, 스파랜드는 일본 하시모토 유키오, 스포츠클럽은 이탈리아의 클라우디오 실베스트린이 참여했다.
 
건물 건설과 온천 개발 과정에는 숱한 난관이 따랐다. 공사를 맡은 신세계건설은 부지개발 과정에서 갯벌과 연약한 지반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염도가 높은 바닷물 때문에 공사 자재에 녹이 슬었고, 바닥은 갯벌처럼 발이 푹푹 빠졌다. 신세계건설은 바닷물이 부지로 스며들지 않도록 칸막이를 시공하는 혁신적인 공법을 도입해 공사를 마칠 수 있었다. 이 건물에 쓰인 자재도 해풍에 강한 재료가 사용됐다.

 

②글로벌 금융위기의 악재 신세계는 약 6000억 원을 투자해 UEC 부지 중 12315평의 A부지를 우선 개발하기로 했다. 이곳에 매장면적 83042㎡의 대형 백화점과 스파랜드, 서점, 아이스링크, 실내 골프연습장, 영화관, 회원제 클럽 등이 들어선 대형 복합쇼핑몰인 센텀시티(연면적 293907, 매장면적 126447) 개발에 착수했다. 신세계의 이런 복안에 시장의 반응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 투자규모가 만만치 않게 큰 데다 국내 백화점 업계 1위인 롯데의 아성을 쉽사리 넘어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이유였다. 롯데도 인근 지역에 광복점 개점에 착수하는 등 시장의 경쟁 구도도 치열해지고 있었다. 게다가 개점을 앞두고 2008 9월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터졌다.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국내 경기가 급락하기 시작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센텀시티 투자 부담과 사업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신세계의 목표주가를 내려 잡기 시작했다. 대대적 투자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큰 데다 복합쇼핑몰의 부대 위락시설이 고객을 끌어 모으는 데 효과는 있지만 수익 자체로 연결되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왔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와 부산지역의 경제 상황을 볼 때 이 같은 복합쇼핑몰 서비스의 성공은 쉽지 않아 보였다.

 

③복합쇼핑몰, 새로운 고객 가치 실현의 장 시장의 일부 우려에도 불구하고 개점 이후 반응은 예상보다 뜨거웠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에도 고객들의 잠재된 욕구가 분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신세계 센텀시티점에는 개점 첫날인 2009 3 3일 방문객 19만여 명이 몰렸다. 백화점 측이 집계한 첫날 매출만 81억 원으로 당시 국내 백화점 개점 매출 중 가장 컸다. 2009 3월부터 개점 1년간 매출은 5460억 원, 누적 방문객 수는 1600만 명에 이른다. 이 점포는 개점 1년 만에 매출액 기준 전국 10대 백화점 안에 들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조태현 신세계 센텀시티점장은 “2010년 매출액이 6500억 원으로 늘었고, 2011년에는 약 80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해 매출 규모 전국 6, 7위권에 진입할 계획이라고 전망했다.

 

센텀시티점 등 백화점 사업에 대한 대형 투자가 성과를 내면서 신세계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10년 신세계 매출액은 34528억 원, 영업이익은 2025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29.8%, 25.2% 성장했다. 신세계 측은 센텀시티점의 약진과 영등포점의 안정화, 기존 강남 인천 광주점의 안정적인 성장을 원인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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