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MBA스쿨의 서비스 혁신 사례 분석 11

더 많은 고객에, 더 나은 서비스를...‘똑똑한 프로세스’가 기업 경쟁력

54호 (2010년 4월 Issue 1)

기업들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경영 환경에서 더 많은 수익과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기업 경영에 관한 다양한 이론도 어떤 기업들은 왜 경쟁 기업보다 뛰어난 성과를 거두는지, 다른 수많은 기업들은 왜 경쟁에서 실패하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중, 자원 기반(Resource based) 이론은 시장에서 기업의 경쟁우위는 자원과 역량을 획득하고 보호할 수 있는 기업의 능력에 의해 결정된다고 설명한다. 기업에 경쟁우위를 가져다주는 많은 자원들 중에서도 특히 지식(knowledge)은 생산 활동을 위해 다른 자원을 변화시키거나 확보할 수 있도록 만드는 중요한 자원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조직 내 지식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며, 다양한 장소나 개인에게 산재돼 있다. 이를 통합할 수 있는 체계적인 노력이 없으면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
 
잘 체계화된 지식 통합 메커니즘은 조직 내 다양한 지식을 통합시킴으로써 지식의 효과적인 활용을 유도하고, 기업 경제 활동의 효율성을 높인다. 또한 기업을 경쟁자와 차별화함으로써 특유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지식 통합 메커니즘은 새로운 고객들의 신뢰를 이끌어내고, 이들이 어려움 없이 경쟁사로부터 거래선을 전환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객이 익숙한 거래선을 버리고 다른 회사로 거래선을 바꾸려면 새로운 많은 프로세스와 새로운 특징을 가진 제품이나 서비스에 적응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를 쉽게 풀 수 있어야 고객이 갖는 본질적 두려움이 해소될 수 있다.
 
현재 거래하고 있는 회사를 다른 회사로 바꾼다고 가정해보자. 거래선 전환에는 기본적으로 전환 비용(switching cost)이 발생한다. 전환 비용은 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다가 다른 제품이나 서비스로 전환할 때, 재구매에 따르는 비용뿐만 아니라, 절차가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시간과 노력에 따른 문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해야 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들을 말한다.
 
쉬운 예로, 네이버 e메일을 사용하다가 구글 e메일로 바꾼다고 생각해보자. 많은 돈이 들지는 않지만, 구글의 계정을 새로 만들기 위한 프로세스를 거쳐야 하고, 다시 e메일 주소록을 만들어야 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구글 e메일로 옮겼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무척 번거로운 일이다. 이처럼 거래선을 전환하는 데는 물리적인 비용뿐만 아니라 시간이나 노력 등 비용이 발생한다. 기업들이나 고객들이 이러한 비용들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거래가 성사되기도 하고 성사되지 않기도 한다.
 
그렇다면 고객들의 전환 비용 또는 거래선 전환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기 위해 기업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마도 고객들에게 자신의 회사로 거래선을 전환해도 문제가 없다는 보증을 하거나, 이미 자신의 서비스나 제품을 이용하고 있는 고객들의 사례를 보여주면서 고객들의 불안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고객이 여전히 이러한 형태의 가치 제안을 믿지 않는다면 어찌할 것인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지식 경영을 활용한 사례가 버크만 연구소의 ‘똑똑한 프로세스(Smart Process) 만들기 프로젝트’다. 2세대를 이어 지속된 버크만 연구소의 지식 경영 사례를 중심으로 어떻게 지식 경영이 회사의 수익 창출에 도움을 주고 고객 전환처럼 복잡한 이슈들을 해결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버크만 연구소 개요
(Buckman Laboratory)
버크만 연구소는 미국 테네시 주 멤피스에 본사를 두고 있다. 펄프, 종이, 물 관리, 그리고 가죽 제품에 사용되는 특수 화학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회사다. 버크만 연구소는 19개 국가에 22개 자회사를 가지고 있으며, 9개 국가에 10개 제조 공장에서 1000개가 넘는 제품 라인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전 세계 90여 개 국가에서 영업 활동을 수행하고 있고 1500명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다. 2008년 기준 매출액은 약 5억 6000만 달러, 순이익률은 11%를 상회한다.
 
1945년에 스탠리 버크만 박사가 세운 이 회사는 설립 초기부터 소비자 프로세스 과정에서의 미생물 성장 제어를 위한 혁신적이며 독특한 그들 자신만의 솔루션을 강조해왔다. 이 회사는 테네시 주 멤피스 시의 과거 목재 저장소로 사용되던 조그만 장소에서 직원 4명, 제품 1개, 그리고 50갤런짜리 화학 반응기를 가지고 시작됐다. 회사가 받았던 첫 번째 주문은 화이팅페이퍼 사가 주문한 20갤런짜리 ‘BSM-11’이라는 살균제였다. 이 제품은 3년 후 다른 파생 상품들과 함께 미생물 제어를 위한 산업표준이 됐다. 회사는 이후 특성화된 제품들을 중심으로 확장을 거듭해왔는데, 대부분의 제품들이 펄프와 종이, 티슈, 종이 재생, 탈잉크, 수질 관리, 그리고 가죽 제품 화학처리에 관련된 것들이었다. 1960년대에는 새로운 제조 공장과 판매 회사를 멕시코와 벨기에에 세웠고, 1970년대에는 남아프리카, 브라질, 호주에 판매 및 제조 공장들을 건설했다. 수영장에서 담수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정수 처리용 새로운 제품들도 소개했다. 연구개발(R&D)을 포함한 모든 부문에 대한 글로벌 본부는 멤피스에 두었다.
 
1978년 스탠리 버크만 박사가 심장 발작으로 그의 사무실에서 69세 나이로 사망했다. 그의 아들 로버트(밥)가 새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되었다. 그는 퍼듀대에서 화학 엔지니어링 학위를 받고 시카고대에서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거친 뒤 1961년 회사에 입사했다. 밥이 회사를 승계할 당시 회사는 매출 2900만 달러와 직원 493명, 제조공장 22개와 판매처 79개를 보유하고 있었다.

버크만 연구소 지식 경영의 시작
회사를 물려받은 밥은 회사를 좀 더 발전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현재의 파편화되고 경직된 사업 운영 방식으로는 고객이나 종업원 누구도 만족시킬 수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는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인 종업원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당시 종업원의 29%만이 대학을 졸업한 자원이었다. 그는 이 종업원 구성에 문제가 있다고 느꼈고, 상대적으로 적었던 판매 직원 수를 전체의 25%까지 확장하기를 원했다.
 
하지만 1991년 그가 몸이 아파 몇주간 병원 신세를 지기 전까지 그는 이런 생각만 갖고 있었을 뿐이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하지는 못했다. 병원에 있는 동안 그는 어떻게 하면 정보기술(IT)을 활용해서 세계 각지에 퍼져 있는 1200명 종업원들을 지나치게 중앙 집권화된 경영으로부터 자유롭게 할지 그들의 체화된 지식과 창의성을 통합해서 더 많은 고객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의 비전인 지식 중심의 경쟁에 대해 밥 버크만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그리고 직원들이 갖고 있는 지식 전체를 적절하고도 유용한 형태로 고객의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1992년 밥 버크만은 자신이 고민하던 지식 경영 시스템 도입을 위해, 컴퓨터 네트워크를 IBM 대형 컴퓨터에서 모뎀 기반의 컴퓨서브(CompuServe) 플랫폼으로 바꿨다. 판매원들에게 모뎀이 장착된 노트북 컴퓨터를 지급했으며, 지식 전파 부서를 설립했다. 이 시스템은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조직 구성원들의 지식을 수집하고 공유하기 위해 만들어진 첫 번째 공식 시스템이었다. 버크만 연구소는 이 지식 경영 시스템을 통해 새로운 지식들을 문서화하고 고객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했다. 지식이 계속 축적됐고 그 양이 많아지자, 버크만 연구소는 케이네틱스(K’Netix)와 버크만 연구소 지식 전파 시스템에 회사 전체 수익의 약 3.5% 정도를 투자해왔다.
 
케이네틱스는 e메일, 각 종업원의 홈페이지, 7가지 포럼이라는 세 가지 구성 요소로 만들어졌다. 각 포럼에는 게시판, 도서관, 가상 컨퍼런스 룸 기능이 있었다. 모든 종업원은 모뎀을 통해 컴퓨서브의 글로벌 정보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에도 접속할 수 있게 됐다. 종업원들 간, 그리고 종업원과 고객 간의 무수히 많은 대화가 포럼들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들 포럼 중에서 가장 큰 포럼이 버크만이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18개 산업에 대응하는 부분으로 이루어진 테크포럼(TechForum)이다. 이 포럼의 주요 목적은 회사가 전 세계적으로 보유한 전문성을 토대로 고객이 가진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고 판매와 마케팅 간의 역할을 조정하는 데 있다.
 
지식 경영 도입 후 문제점과 해결점
지식 경영 시스템이 도입된 후 버크만 연구소는 엄청난 변화를 겪는다. 특히, 중간 관리자들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저항했다. 이슈의 특성에 따라 달라지긴 했지만 지식 경영 시스템이 도입되기 전에는 경영층의 의사결정이 대개 세 단계를 거쳐서 최일선의 종업원에게 전달됐다.
 
하지만 케이네틱스가 도입된 후, 직급이나 직책에 상관없이 모든 종업원들이 서로 얘기할 수 있었기에 최고 경영층의 의사결정 내용이 거의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시간대에 알려졌다. 이러한 변화는 중간 관리자들에게는 엄청난 문화적 충격으로 다가왔다. 기존 질서, 즉, 정보를 통제함으로써 권력을 행사하던 중간 관리자들의 역할이 비계층적인 의사결정 구조 속에서 무의미해졌다.
 
버크만 연구소가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바꾸면서, 회사의 사업과 행위에 대한 공헌도를 기반으로 직급이나 직책에 상관없이 권위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종업원들이 기존 관행대로 정보를 움켜지고 직급에 따라 권위를 행사하려는 관리자들의 말을 듣지 않기 시작한 것이다. 좀 더 현명하고 기여를 많이 하는 사람들이 다른 종업들로부터 관심을 얻고,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중간 관리자들은 저항했지만, 이러한 자율성과 지식에 토대를 둔 의사결정과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되돌리지는 못했다. 대신 중간 관리자들은 그들 스스로 역할을 바꾸기 시작했다. 그들은 지식 리더, 즉 자신의 조직 구성원들이 성공하도록 지원하고 관리하는 리더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기 시작했다. 밥 버크만은 이러한 일들이 성공적으로 일어나도록 하기 위해 지식 경영을 시작하기 전에 버크만 연구소의 윤리 기준을 만들고, 문화적, 그리고 행위적 목표들을 명확히 했으며,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종업원들이 고객 문제 해결 관여
밥 버크만은 전 세계에 산재한 종업원들의 전문성과 지식을 활용하여 고객의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는 것이 지식 경영의 궁극적 목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판매와 마케팅 등 고객과 직접 접촉하는 소위 ‘프론트 라인’ 부서가 갖고 있는 지식만으로는 고객의 요구 사항을 모두 충족시킬 수 없었다. 재무, 법무, 회계, R&D 등 백 오피스에 있는 다양한 조직 구성원들이 가진 지식도 활용해야 했다. 1979년 버크만 연구소는 종업원들의 고객 문제 해결 관여도가 16% 정도에 그치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시 말해 전체 조직 구성원 중 16%만이 고객 문제 해결에 직접 관여하고 있었다. 이 관여도가 1995년에는 약 50%로 늘어났고 이후에도 지속적인 증가세를 이어나갔는데, 이는 케이네틱스를 활용한 지식 경영 덕분에 가능했다.
 
종업원의 고객 관여도가 저절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조직 내에서의 전통적인 지식과 권력의 흐름이 바뀌어야 한다. 정보와 의사결정 권한이 개인에게 분산돼야 한다. 특히 고객과 가장 가까이 있는 수백 명의 판매 및 기술 서비스 전문가들이 충분한 정보와 의사결정권을 갖고 있어야 한다. 밥 버크만은 이를 ‘프론트 라인에서의 효과적인 종업원 고객 관여’라고 표현했다. 케이네틱스를 중심으로 한 버크만 연구소의 지식 경영 활동이 이러한 고객 관여를 가능하게 해왔다. 실제 고객과의 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버크만 연구소의 수익과 이익을 향상시키고 있다.
 
현명한 프로세스 만들기
(Smarter Process)
밥 버크만의 아들 스티브 버크만이 회사를 물려받은 이후 버크만 연구소는 프로세스의 혁신을 추진했다. 버크만 연구소는 30년 이상의 판매 경력을 가진 핵심 전문가 한 사람을 선정하고 그의 책임하에 판매와 고객 서비스를 위한 주요 프로세스를 구별하고 보다 나은 대 고객 서비스를 위해 프로세스를 대폭 단순화했다. 판매에 관여하고 있는 절반 정도의 종업원들이 복잡하고 불필요한 프로세스 때문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또 단순화된 프로세스가 훨씬 더 빨리, 더 쉽게 종업원들과 고객에게 수용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 회사는 1998년부터 이러한 노력을 계속해오고 있다. 고객 문제 해결 중심의 프로세스 단순화는 버크만 연구소에 엄청난 수익을 가져다주고 있다. 다음은 버크만 연구소의 고객 중심 문제 해결 프로세스의 한 예다.
 
프로세스 혁신 사례:
공급선 변경에 따른 공포 최소화
1998년에 버크만 연구소는 다른 회사에서 버크만으로 공급선을 바꾼 고객들을 돕기 위해 ‘전환 워크숍’을 개최했다. 앞서 언급한 대로 거래처 전환은 예상치 못한 비용을 유발하고 혼란을 가중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버크만 연구소는 공급선 전환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고 변화에 따른 두려움을 관리하기 위해 전환 프로세스를 설계했다. 이 프로세스는 변화를 파괴적 프로세스로부터 건설적인 프로세스로 전환되도록 지원했다.
 
버크만 연구소는 변화의 잠재적 힘을 활용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도해보고, 새로운 목표를 세우며, 새로운 접근 방법들을 개발해냈다. 고객들은 아주 명쾌하게 정의된 전환 프로세스에 참여해 스스로 변화를 통제한다는 느낌과 안전하게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볼 수 있다는 느낌을 가졌다. 버크만 연구소는 이러한 고객 친화적인 접근 방식을 통해 새로운 사업으로부터 더 신속하게 이익을 실현해낼 수 있었다. 고객들도 큰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프로세스 시각화
똑똑한 프로세스를 만들려면 고객의 요구 사항이나 두려움이 무엇인지 잘 이해해야 한다. 이 외 성공을 담보하는 또다른 중요한 요인은 이런 프로세스들을 시각화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고안된 프로세스를 시각화할 수 없다면, 종업원들이 쉽게 사용하려 들지 않을 것이고, 판매원들도 고객에게 이를 설명하기가 어렵다. 당연히 수용률도 현격하게 떨어질 것이다.
 
버크만 연구소 프로젝트 중 시각화의 대표적인 예가 ‘BAAR(Buckman After Action Review)’다. 실행 후 검토 프로세스(AAR·After Action Review)는 미국 군대에서 학습을 지원하기 위해 고안됐다. 버크만 연구소는 이 프로세스를 도입하기 위해 BP(British Petroleum)와 스프린트(Sprint) 사의 프로세스를 벤치마킹했고 다른 많은 사례들을 참조했다. AAR은 버크만 연구소의 비즈니스 프로세스 표준에 부합했을 뿐만 아니라 전략 수립을 위한 프로세스에도 적합했다. 하지만 AAR은 시각화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버크만 연구소는 실제 판매 현장에서도 사용될 수 있는 시각화된 프로세스를 고안했고 이를 BAAR이라고 명명했다.
 
아무리 좋은 프로세스를 만들어도 조직 내 사용자들이 이를 잘 활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버크만 연구소는 새로 개발된 프로세스들을 하나의 제품으로 간주했고, 이 프로세스들이 조직 내에서 수용될 수 있도록 내부 마케팅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이 프로세스의 이름을 BAAR이라고 한 것은 ‘버크만화된 프로세스’라는 의미를 주어 구성원들이 친근하게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들은 높은 성과를 내자는 취지로 장대높이뛰기 선수를 이 프로세스의 로고로 만들었고, 사용 설명서와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CD와 브로셔에 담아 종업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을 전자 문서로도 만들었다. 또 도식화된 BAAR과 사용 지침을 조그만 카드에 담고 이를 코팅해서 사람들이 쉽게 지니고 다니도록 디자인했다. 이 전체 패키지는 스페인어, 포르투갈어로, 프랑스어로 번역됐다.
 
이 프로세스의 수용 및 전파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은 다름 아닌 CEO 스티브 버크만이었다. 그는 한 회의에 BAAR 카드를 들고 나타나 “이게 바로 우리가 원하는 종류의 프로세스에 대한 완벽한 예다”라고 말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런 다양한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이 프로세스는 버크만 연구소 내에서 가장 잘 활용되는 지식의 예가 됐다.
 
BAAR의 활용이 가져온 가장 놀라운 점은 BAAR이라는 프로세스의 다기능성이다. 이 프로세스는 버크만 연구소 내에서 아주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벤치마킹, 회의, 교육 훈련, 신입직원 오리엔테이션, 프로젝트 리뷰, 연말 결산, 보고서 작성 등 셀 수 없이 많은 작업 과정에서 이 프로세스가 쓰인다.
 
지금까지 우리는 2세대를 걸쳐 심화 확대되어온 버크만 연구소의 지식 경영 사례를 통해 지식 경영의 시작과 그 효과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지식 경영은 조직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신뢰, 조직 속에 체화된 지식의 현명하고 지속적인 활용, 고객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둔 프로세스의 창출 등을 통해 회사 성장에 필수 불가결한 자양분을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경영자들은 자신들의 회사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어떠한 방향으로 지식 경영을 도입할 수 있는지를 세밀히 검토해서 적극적인 자세로 관련된 문화를 만들고 발전시켜야 한다.
 
편집자주 서비스 산업이 미래 핵심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서비스 사이언스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이 지금까지 진행한 연구 성과를 동아비즈니스리뷰(DBR)에 공개합니다. 이번 기획 시리즈가 한국 제조업 및 서비스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기를 기대합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45호 Fake Data for AI 2022년 05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