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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피하면 성공이 피해간다

제프 워드햄(Jeff Wordham),반시 나그지(Bansi Nagji) | 35호 (2009년 6월 Issue 2)
이 격동의 시기를 겪으면서 기업에 가장 힘든 것은 아마도 혁신과 관련된 선택일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경기 침체기에 기업이 취할 수 있는 길은 생존 전략 아니면 혁신 주도 전략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되도록 비용을 줄이면서 리스크를 피하고 핵심 사업에 주력하는 생존 전략을 취한다. 그런데 이 방식을 택하는 기업들은 한 가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이들은 경기 침체기를 겪으면서 경쟁력이 약해지는 대부분의 기업들과 운명을 함께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미래 지향적인 기업들은 경기 침체와 불확실성의 시대가 둘도 없는 기회를 준다는 점을 알고 있다. 따라서 더욱 생산적인 전략을 택하고, 주도적인 태도를 취한다. 이들은 명확한 목표를 정하고, 정교한 혁신 프로그램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움직인다. 그 결과 경기 침체기에 시장의 입지를 굳혀 호황기에 시장에서의 지위를 향상시킨다.
 
페덱스, 하얏트, 버거킹, 렉시스넥시스, CNN, GE, HP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모두 경기 침체라는 위기를 기회로 활용했다. 경쟁 업체들이 비용을 줄이거나 사업을 접는 동안, 이곳의 창업자들은 좋은 아이디어와 탁월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미래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마찬가지로 인텔과 같은 기술 선두업체들은 경기 회복기에 실행할 투자 계획을 세웠다. 낙후된 공장을 폐쇄하고 5000명의 근로자를 해고하는 와중에도, 인텔의 최고경영자(CEO) 폴 오텔리니는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미국에 건설하기 위해 향후 2년에 걸쳐 7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 공장에서는 최첨단 컴퓨터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 생산될 것”이라며, 인텔이 ‘혁신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최근의 경기 침체와 더불어 기업 환경에는 몇 가지 변화가 감지된다. 구조조정을 거친 금융권, 비서구권 경제 대국의 부상, 기후 변화의 심각성, 지속 가능성 등의 변화들은 전략적 리더십의 중요성을 부각시킨다. 기업들에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더불어 고객 경험과 업무 방식에서 혁신을 이끌어낼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들은 긴축 경영이 아닌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이 기회를 잡아야 한다. 다시 말해, 적절한 혁신 프로젝트에 치중해 이를 좀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며 창의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예산이나 투자를 확대하지 않고도 월등한 성과를 이끌어내고, 그 어느 때보다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떠오를 것이다. 

올바른 혁신에 주력하라
경기 침체기에는 혁신을 위해 배정된 예산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지출을 줄여야 하는 압박이 커진다. 그러나 무분별하게 혁신 프로젝트를 줄이거나 중단하면 미래의 성공 기회를 빼앗을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한 가지 반가운 소식은 더 나은 결과를 위해 반드시 지출을 늘려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혁신을 위해 배정된 예산을 가장 장래성이 좋은 프로젝트로 재배치한다면 실제로 혁신 지출을 줄이면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포트폴리오를 면밀히 점검하라 경기 침체기야말로 혁신 활동을 재점검하고 지출을 조정하면서 기업의 전략 목표와 긴밀히 연계된 혁신 프로그램을 단행할 적기다. 경기 침체기에는 조직원들이 현상 유지가 깨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호의적인 혁신 프로젝트를 정비하거나 심지어 중단하는 데 따른 조직적 저항이 줄어든다.
 
따라서 경영진은 프로젝트의 상당 부분, 많으면 80% 정도를 뒤로 미루거나 중단할 수도 있다는 인식으로 포트폴리오 점검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기업들은 모든 편견을 버리고 혁신 포트폴리오 분석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각각의 프로젝트는 현재의 경기 침체 환경에 맞게 새로 정의되고, 명확히 규정된 일련의 평가 기준에 따라 재평가돼야 한다.
 
그 첫 단계는 어디에 얼마만큼 투자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혁신 활동을 맵핑 해보는 것이다. 기업들은 다각도로 혁신 포트폴리오를 평가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속적인 개선, 유지 또는 도약이라는 혁신의 스펙트럼상에서 프로젝트들이 어떻게 배치돼 있는지 다양한 고객군과 지리적 영역은 어떻게 연계돼 있는지 성공하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예상되는지 등을 고려한다. 자사의 혁신 포트폴리오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는 실질적으로 어떤 활동에 중점을 둬야 하는지 결정하는 게 불가능하다.
 
새로운 평가 지표를 적용하라 기업들은 혁신과 긴밀히 연
관돼 있고 일관성 있는 평가 지표를 바탕으로 수행 과제를 평가해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해야 한다. 평가 지표로는 과제별 단기 성과 및 효과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옵션, 새로운 역량 개발,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과 같은 프로젝트의 역량도 평가해야 한다. 기업별로 구체적인 지표는 다르겠지만, 첫 시제품(proto-type)의 출시 시기, 실제로 시장에서 매출을 올리는 데 걸리는 시간, 요구되는 투자 규모, 기존 역량과 프로젝트가 향후 제품 및 서비스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 등을 지표에 포함해야 한다.
 
일단 지표가 정립되면 가차 없이 공평하게 적용해야 한다. 경기 침체기에 기업들은 혁신 지출을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 그래야 시장 지위를 유지하거나 향상시키고, 긍정적인 투자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신속히 행동하라 기업들은 혁신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재정립하고 실행해야 한다. 경기 침체기에 즉각적인, 혹은 중기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혁신 프로젝트에 주력해 적은 자원으로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신속히 움직여야 한다. 이러한 효과를 내기 위해 스타벅스는 올해 3월 ‘VIA Ready Brew’라는 인스턴트커피를 선보였다. 인스턴트커피 출시는 경기 하강 국면에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스타벅스의 노력과 일맥상통한다.
 
이와 비슷하게 구글 역시 포트폴리오를 재편성해 ‘구글 노트북’ 같은 소프트웨어 제품의 비중과 라디오 및 신문 광고를 줄였다. 반면 T모바일과 합작해 이동통신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해준 안드로이드 모바일 플랫폼 운영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했다.
 
혁신에 대한 접근 방식을 바꿔라
소수의 핵심 프로젝트에 신속히 주력함으로써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경기 침체기에 혁신 투자에 대한 수익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전반적인 리스크를 줄이려면 혁신에 대한 접근 방식을 조금 달리해야 한다.
 
제품을 넘어 사고하라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는 방식을 혁신하려면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넘어서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 예를 들어 시스코는 최근 텔레프레전스(TelePresence)라는 컨퍼런스 서비스를 바탕으로 시간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내놓았다. 이 비즈니스 모델은 타지 호텔 등의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해 공공장소에서 원격 회의를 가능케 한다. 따라서 고객들에게는 저렴한 솔루션을, 기업에는 새로운 수익원을 제공한다.
 
또 다른 상황에서 기업들은 사내용 제품을 외부 고객을 겨냥한 제품으로 탈바꿈시킬 수도 있다.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 설계로 유명한 건축가 프랭크 게리는 자사 프로젝트를 모델링하기 위해 개발한 ‘디지털 프로젝트’라는 소프트웨어를 갖고 별도의 회사를 세워 이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고 있다. 또 개발자, 건축가, 프로젝트 팀원들을 위한 관련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표1>의 ‘10가지 혁신’처럼 제품을 넘어서는 혁신에 주력한다면 혁신의 지평선을 획기적으로 넓힐 수 있다. 다양한 종류의 혁신 통합은 매력적인 고객 경험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주며, 경쟁사들이 이를 모방하기 어렵게 한다.
 
기존 고객 환경을 이해하라 일단 어떤 혁신 프로젝트를 추진할지 결정하면, 이 혼란스러운 시기에 진정으로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제품, 성능, 서비스와 경험을 개발하거나 기존의 제품 및 서비스를 다듬어야 한다.
 
문제는 고객의 니즈가 계속 바뀐다는 점이다. 경기 침체는 고객의 우선순위 가운데 ‘절약’ ‘가치’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효과 창출’ 등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이런 시기에 고객의 변화된 사고방식을 잘 활용한 기업이 현대자동차다. 현대차는 자동차를 리스나 할부로 구매하게 하고, 고객이 직장을 잃으면 아무런 조건 없이 반환할 수 있는 보장 프로그램을 내놓아 소비자들로부터 엄청난 호응을 얻고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뿐만 아니라 고용 안정성을 걱정하는 많은 자동차 구매자들이 현대자동차를 구매 후보군에 올려놓게 했다.
 
기업들은 경기 침체 이전의 연구 조사로는 변화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이해할 수 없다. 그렇다고 전통적인 시장 조사를 다시 시행할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려면 소비자의 숨어 있는 니즈를 이해하기 위해 개발된 문화인류학적 조사나 다른 관찰 조사 방법들을 활용해야 한다. 무엇을 원하는지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질문하는 게 아니라 소비자들의 일상생활을 주의 깊게 관찰하면, 그들이 제품과 서비스를 어떻게 사용하고 상호작용 하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신속하게 시제품을 개발하라 연구 조사 결과에 기초해 혁신을 개발할 때, 기업들은 신속하게 원형을 만들고 콘셉트를 가시화해 재빨리 고객들에게 새로운 제품을 제공해야 한다. 시장 상황이 좋을 때라도 제품 실험을 과도하게 하거나, 시장 조사를 지나칠 정도로 광범위하게 하면 출시가 늦어진다. 이 때문에 선발주자로서의 이점을 경쟁사에 넘겨줄 수도 있다. 마침내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다 하더라도, 때로는 고객의 니즈가 바뀌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되도록 신속하게 현금 흐름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발 빠른 행동이 중요하다. 시장 조사를 다시 한 번 하거나 완벽한 제품을 개발하려 하기보다는, 초기 시제품으로 고객과 파트너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가야 한다. 반응이 좋은 제품은 본격적으로 시장에 선보이고, 잠재 고객과 파트너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 제품은 자원을 낭비할 필요 없이 수정하거나 무기한 보류한다.

리스크를 공유하라
제한된 혁신 예산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의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 사업 파트너, 협력업체, 기술업체, 유통 채널 및 고객과의 공조는 기업들이 갖고 있는 옵션을 확장하고 융통성을 증진한다. 혁신 파트너는 리스크만 공유하는 게 아니라, 혁신을 향상시키고 더 나은 고객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시각과 훌륭한 아이디어도 공유한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모바일 플랫폼 운영 소프트웨어가 대표적인 사례다. 구글은 독자적으로 플랫폼을 개발하기보다 1000만 달러를 상금으로 내걸고 안드로이드 개발자 경진대회를 열어 외부 개발자들에게 이 문제를 공개했다. 그 결과 수백 개의 잠재적 애플리케이션과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확보하게 됐다.
 
IBM 역시 개방형 혁신을 적극 활용해 반도체 사업에 제조업체, 전자업체, 대학 등의 파트너들과 ‘열린 생태계(open ecosystem)’를 구축했다. 이 공동 작업으로 IBM은 반도체 사업을 활성화한 매력적인 새 비즈니스 계획을 개발했다. 뿐만 아니라 파트너들은 2040억 달러의 공동 연구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다.
 
이와 비슷하게 P&G, 애플, 인텔, 노키아, 레고, 크래프트와 같은 선도 기업들도 개방형 혁신을 활용하고 있다. 이들은 고객들이 좋아하는 제품과 서비스 및 경험을 개발하고, 동시에 개발 시간을 단축하면서 비용과 리스크는 나눠 반감시키고 있다.
 
혁신을 재편하고 최적화하라
경기 침체기를 지나 경기 상승 국면으로 접어들 때 진정한 경쟁 우위를 갖추기 위해서는 성장에 필요한 추진력을 만들어야 한다. 이 추진력을 생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 바로 혁신이다. 혁신의 문화를 만들고, 혁신적인 사고를 지닌 인재를 유치하며, 이들에게 흥미롭고 새로운 제품, 서비스, 경험 및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도구를 제공하기까지는 수년 혹은 수십 년이 걸린다. 그러므로 기업들은 어렵게 성취한 혁신의 업적을 모두 저버려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필요한 조치를 취해 혁신 노력들을 재편하고 최적화함으로써 그중 핵심적인 혁신에 치중해야 한다.
 
적절한 혁신에 중점을 두어 올바른 방식으로 혁신을 실행하면 출시 기간을 줄이고, 히트 상품의 비율을 높이며,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다. 또한 직원들과 파트너 및 협력사의 사기도 끌어올릴 수 있다. 경쟁자들이 휘청거리며 수세적인 입장을 취하는 이 혼돈의 시기에 혁신을 이끌어내기 위한 기회를 잡는 기업이야말로 시장에서 상대적 지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반시 나그지(Bansi_Nagji@monitor.com)는 모니터그룹 임원이자, 기업의 혁신 업무를 지원하는 자회사 모니터 이노베이션의 최고경영자(CEO)다. 영국 케임브리지대를 졸업하고,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에서 MBA 학위를 받았다. 제프 워드햄(Jeff_Wordham@monitor.com)은 모니터 이노베이션의 경영진이다. 캐나다 퀸스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MBA 학위를 취득했다.
 
편집자주 이 글은 글로벌 컨설팅사 모니터그룹이 2009년 3월 발간한 경영 위기 해법 시리즈 에 실린 원문 ‘The Innovation Imperative’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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