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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소싱

글로벌 소싱, ‘품질•재고관리’가 생명

최용해 | 19호 (2008년 10월 Issue 2)
글로벌 소싱은 기업의 구매 활동을 국내에 국한시키지 않고 세계 각 지역을 대상으로 공급업체를 비교해 저렴한 가격으로 물품을 공급받는 활동을 뜻한다. 글로벌 소싱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 외에 해외 시장에서 직접 사업을 운영하며 비즈니스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고, 국내에서 불가능한 기술과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과거 국내 기업들은 전통적으로 구매 부문에서 후진성을 면치 못했다. 구매 담당 부서와 벤더들이 서로 밀착해 견고한 네트워크를 형성했기 때문에 구매 비용을 절감하기가 어려웠다. 이는 IMF 외환위기 이후 글로벌화가 진행되면서 해외에서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해외 구매 조직 역량 확보돼야
최근 글로벌 소싱은 주로 중국과 인도와 같은 저비용국가소싱(LCCS, Low-Cost Country Sourcing; 용어 설명 참조)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이 글로벌 소싱 국가로서 가장 매력적인 이유는 갈수록 인건비가 상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저임금의 숙련된 노동자가 많고 거대한 내수 시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기업들이 과거에는 조립하기 쉬운 전자 부품 위주로 중국에서 구매했지만 최근에는 현지에 공장을 세워 다양한 품목을 직접 조달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글로벌 소싱 프로세스는 현지의 공급업체 리스트를 확보하고 견적을 요청한 이후 원가 경쟁력이 높은 공급사와 협상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국내 소싱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중국과 같이 넓은 나라에서 아무런 노하우 없이 우수한 공급업체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문화적·지리적 차이로 발생하는 고용, 관리, 운송, 품질 등에 소모되는 숨겨진 비용뿐 아니라 신흥 국가에서 나타날 수 있는 경제적·정치적 위험에 대한 해결 방안 없이 접근한다면 글로벌 소싱의 이점은 사라질 수도 있다.
 
성공적인 글로벌 소싱을 위해서는 기업의 정기적인 구매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면서 다양한 품목에서 주요 공급자를 찾아 개발하는 ‘해외 구매 조직(IPO)’의 역량이 중요하다. 기업 내에 이런 역량이 갖추어져 있지 않다면 이미 전문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 외부 전문가에게 의뢰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최근에는 전문적인 컨설팅 회사들이 구매원가절감 부문에 참여해 글로벌 소싱에 대한 단순 컨설팅 수준을 넘어 설계부터 제조, 물류에 이르는 기업 밸류 체인 상의 모든 과정을 컨설팅하기도 한다. 국내의 대표적인 성과개선 전문 컨설팅 회사인 네오플럭스도 국내 모 대기업의 중국 현지 공장의 글로벌 소싱에 관한 컨설팅을 수행해 원가절감을 꾀하도록 한 적이 있다.
 
국내 중장비 제조업체 A사는 글로벌 소싱 프로젝트를 진행해 주요 원자재인 철판과 환봉원가를 기존에 비해 5∼15% 절감했다. 또 엔진오일의 온도를 제어하는 오일쿨러의 원가를 40% 이상 절감했다. 또한 국내 케이블 제조업체인 B사는 글로벌 소싱을 통해 전선피복용 원자재인 PVC 화합물과 자동차 부품의 한 종류인 관 이음쇠의 구매 비용을 10∼20% 절감할 수 있었다.
 
해당 국가에 대한 문화적 이해 필수
글로벌 소싱은 실행 면에서 어렵지만 평균 20%의 원가절감이 가능해 그 효과는 상당히 크다. 기업에서 통상 1% 구매비용을 절감하면 직원수 6.7% 감소, 재고 10% 감소, 판매량 3% 증가와 동일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글로벌 소싱은 공급처가 있는 해당 국가에 대한 문화적 이해가 필수적이다. 미국 플로리다주 남동부의 포트로더데일에 있는 킹 오브 팬스는 팬, 히터, 조명 기구 등을 제조·공급하는 회사다. 미국 본사 종업원은 48명뿐이지만 중국에 대규모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홈디포에 연간 1억5000만 달러, 월마트에 연 2000만 달러 이상을 납품하고 있다. 이 회사의 글로벌 소싱은 우연히 이뤄졌다. 파트너 가운데 1명이 대만인이어서 1977년 대만에서 생산을 시작하다가 1985년 중국으로 제조 거점을 이전했다. 대만과의 문화적 친밀도를 이용해 중국 현지 진출도 상대적으로 쉬었다.
 
미국 플로리다주 디어필드비치에 있는 데콜라브는 2000년에 설립된 욕실 가구 전문 생산 업체로 연간 매출액 4000만 달러가 넘는 글로벌 회사다. 중국에 100명 규모의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두 업체가 이렇게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의 문화와 시장 관행을 사전에 잘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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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용해

    - (현) 네오플럭스 컨설팅사 사업본부 이사(SCM그룹 담당)
    - 삼성생명, 두산전략기획본부, 넷피에스엠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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