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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 없는 K-혁신 리포트: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만나코퍼레이션’

플랫폼의 역할은 ‘중개’ 아닌 ‘시장 확장’
음식 배달 수요 공유해 윈윈 전략 구축

김동영 | 357호 (2022년 1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만나코퍼레이션이 대리운전 중개 플랫폼에 이어 배달 대행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비결은 다음과 같다.

1. 플랫폼의 본질적인 역할은 ‘중개’가 아니라 시장의 ‘확장’이라고 보고 기존 플레이어들이 협력할 수 있는 유인을 설계하는 데 집중했다.

2. 기존 업체를 인수한 후 플랫폼에 참여해 플랫폼이 시장의 비효율을 제거할 수 있음을 증명한 다음에는 기존 업체를 과감히 포기함으로써 자사 우대 우려를 불식시켰다.

3. 다양한 주체가 데이터 공유를 통해 각자의 이익을 높일 수 있는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했다.



“플랫폼 사업은 고생해서 남 줘야 성공하는 사업이다.”

만나코퍼레이션 조양현 대표의 신념이다. 조 대표는 우리나라에 지금과 같이 ‘플랫폼’에 대한 개념이 없던 2000년대 초반, 대리운전 중개 플랫폼을 설계한 데서 출발해 배달 대행 플랫폼을 만들어 현재 5만5000개 가맹점을 대상으로 월 1500만 건의 배달을 대행하고 있다. 양면 시장(double-sided market)으로도 불리는 플랫폼 비즈니스는 네트워크 외부 효과(network externality)1 를 바탕으로 하는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특징으로 한다. 비즈니스 초반부터 시장에 큰 영향력을 미치며 성장하지만 동시에 다양한 불공정 경쟁 이슈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플랫폼 독점, 자사 우대에 관한 논란이 대표적인데 아직 이에 관해 명확한 규제나 정책적 해법이 나오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플랫폼에 대한 개념적 논의만 난무한 오늘날, 대리운전을 시작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플랫폼 비즈니스를 성공시킨 조 대표의 스토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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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신념

조 대표는 플랫폼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설계했다. 일반적으로 플랫폼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많은 기업이 네트워크 외부 효과를 바탕으로 한 빠른 성장에 초점을 맞춰 발전 가능성을 어필한다. 하지만 그는 외부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호작용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기반으로서의 플랫폼을 강조한다. 또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플랫폼을 개방형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플랫폼이 시장 내에서 자사의 회원들에게만 공유될 경우 제로섬 게임(zero-sum game)2 을 부추기는 비즈니스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개념 정의는 플랫폼 비즈니스가 주로 진출하는 영역이 서비스업임을 고려할 때 매우 의미가 크다. 인력 중심으로 운영되는 서비스업의 경우 빠른 시장의 확장이 어렵다. 플랫폼이 택시, 미용실, 배달, 숙박 같은 서비스업 분야에 주로 진출해 환영받고, 빠르게 성장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문제는 그 환영이 초반에 그친다는 점이다. 공급자와 수요자가 만나는 거래 비용을 낮춰 효율을 높이지만 시장의 확장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은 그대로다. 예컨대, 플랫폼에 의한 중개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1시간 동안 택시 기사가 태우는 승객이 갑자기 3명에서 10명이 될 수는 없다. 미용실도, 숙박도 마찬가지다. 시장 참여자들의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중개 수수료만 올라갈 뿐이다. 플랫폼에 대한 환호가 시간이 지날수록 비난으로 바뀌는 이유이다.

결국 플랫폼의 본질적인 역할은 중개가 아닌 시장의 확장이 돼야 한다. 시장을 확장한다는 것은 공급자로 하여금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게 하고, 소비자에게는 이전에 없던 가치를 제공해주는 결과를 의미한다. 중개는 시장 확장을 위한 수단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다. 조 대표는 플랫폼을 활용해 과거에는 만날 수 없었던 주체 간의 연결 혹은 비효율적으로 이어지던 연결을 개선함으로써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 플랫폼의 역할이라는 신념으로 시장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대리 시장에서 플랫폼 비즈니스를 증명

1. 플랫폼을 통한 협력의 유인 설계

배달 대행으로 큰 성공을 거둔 만나코퍼레이션의 플랫폼 전략은 그전에 대리운전 시장에 진출해 성공한 경험에서 확립됐다. 조 대표는 2005년 대리운전 중개 플랫폼인 ‘콜마너’를 개발했다. 당시의 대리운전은 전화를 통해 기사를 호출하는 방식으로 서비스가 이뤄졌다. 문제는 지배적인 사업자가 없다 보니 소비자는 A 업체에 전화해 기사가 오지 않으면 B 업체에 전화하고, 다시 C 업체에 전화하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처럼 지배적인 사업자가 존재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대리운전 시장의 규모 때문이다. 특정 업체가 시장 전체를 확보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뒷받침된 홍보가 필요한데 우리나라의 대리운전 시장 규모로는 해당 투자비를 회수하기가 어려웠다. 즉, 특정 업체가 시장을 차지할 유인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조 대표는 이점을 공략했다. 콜마너 프로그램을 통해 A 업체로 들어온 대리운전 수요를 A 업체가 감당하지 못할 경우 이를 수행할 수 있는 B나 C 업체에 중개해주는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다. 콜마너를 통해 콜을 분배받은 B나 C 업체는 일정 수수료를 A 업체에 제공했다. A 업체는 감당하지 못하는 수요를 다른 경쟁사에 나눠줌으로써 추가 수익을 올리고, B나 C 업체는 시장에서 영향력 높은 A 업체를 통해 들어온 대리운전 수요를 충족시켜줌으로써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또 소비자는 예전처럼 대리기사를 찾아 여러 업체에 전화하지 않아도 돼 보다 편리해졌다. 콜마너 역시 약간의 중개 수수료를 받았다. 이런 콜마너 프로그램 덕분에 대리운전 시장의 기업들은 협력의 유인이 생겼고 생산자와 소비자 그 누구도 피해를 보지 않으면서 더 많은 수익과 더 높은 편리함을 누릴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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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메기효과(Catfish Effect)3 를 통한 증명

하지만 조 대표가 설계한 협력의 유인이 처음부터 시장에서 작동했던 것은 아니다. 모든 대리운전 기업 대표들이 콜마너의 비즈니스 모델에 공감하고, 협력을 약속하면서도 실제로 해당 플랫폼을 사용하는 주체들은 거의 없었다. 프로그램의 불안정성을 이유로 들었지만, 실상은 경쟁사가 참여해야 나도 참여하겠다는 심산이었다. 모든 기업이 경쟁사의 참여를 전제로 플랫폼을 활용하겠다는 상황은 쉽사리 해결되지 않았다. 플랫폼을 통한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플랫폼이라도 수익을 창출할 수 없다.

그래서 조 대표는 효과를 스스로 보여주기로 결심했다. 대리기사 회사를 인수해 직접 운영한 것이다. 협력의 유인을 제공하는 중개 플랫폼은 여러 개의 회사가 참여해야 완성될 수 있기에 중개 플랫폼 고유의 기능을 먼저 어필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콜마너는 약 100m의 오차 범위 내에서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대리기사 순으로 콜을 배분할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었다. 오늘날 플랫폼 택시에 쓰이는 기능이 바로 그것이다. 기업들이 플랫폼을 통한 협력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단 해당 기능을 중심으로 플랫폼을 확산시켜야만 했다. 플랫폼을 통한 거래가 발생해야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조 대표는 하루 평균 약 300건의 수요가 존재하는 대리운전 업체를 인수했다. 기업 운영이 목적이 아니었기에 기존 사장이 그대로 해당 업체를 경영하도록 했다. 대신 이 회사의 모든 대리기사는 콜마너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했다. 1년이 지나자 해당 업체의 하루 평균 콜 수는 약 1200∼1400건으로 증가했다. 당시 1위 업체의 평균 콜 수가 약 2000건이었으므로 3, 4위 정도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증가한 것이었다. 이렇게 콜마너 플랫폼의 힘을 직접 보여주자 외면했던 기업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초기 시장에서 메기 효과를 톡톡히 보여준 셈이다. 이를 계기로 콜마너의 플랫폼이 확산되기 시작했고, 비로소 당초 의도한 플랫폼 비즈니스를 가동할 수 있게 됐다.

3. 플랫폼 비즈니스로 선택과 집중

콜마너의 장점을 확인한 기업들은 플랫폼 비즈니스에 참여하기 위한 마지막 전제 조건을 내걸었다. 조 대표가 소유하던 대리운전 회사를 포기하라는 압력이었다. 대리운전 수요를 중개하는 과정에서 모든 참여 기업의 콜을 확보하면 조 대표가 이를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에 몰아줄 수 있지 않느냐는 우려였다. 오늘날 택시 시장에서 문제가 되는 플랫폼 기업의 자사 우대(Self-preferencing) 문제가 2005년 당시 대리운전 시장에서도 존재했던 것이다.

이에 조 대표는 과감하게 대리운전 회사를 포기했다. 어차피 대리운전 회사를 인수했던 이유도 플랫폼 비즈니스를 시작하기 위함이었다. 콜마너 플랫폼을 매개로 많은 기업이 참여해 대리운전 시장의 비효율을 제거하고, 시장을 확장시키기 위해서는 참여자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오늘날 택시 시장에서 카카오 택시 플랫폼이 중개와 자사의 택시 서비스를 동시에 수행하는 탓에 자사 우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점을 볼 때, 당시 플랫폼의 역할을 명확히 규정하고 플랫폼 비즈니스에 집중한 결정은 매우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배달 대행 시장으로의 플랫폼 비즈니스 확산

대리운전 시장에서의 경험은 이후 진출한 배달 대행 시장에서 빛을 발했다. 조 대표는 대리운전 기사를 보유하고 있던 대리운전 업체에 콜마너 플랫폼을 제공해 대리운전 수요를 공유하며 비효율을 줄였듯이 배달 기사를 보유하던 동네 배달 대행업체에 플랫폼을 제공해 음식 배달 수요를 공유하며 시장을 확장시켰다.

1. 기존 음식 배달 서비스의 문제점

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음식 배달 서비스가 존재했다. 요리를 하기 싫을 때, 한강에 피크닉을 가서도 전화 한 통이면 짜장면과 탕수육, 치킨, 피자를 언제든지 배달해 즐길 수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배달부가 음식점에 소속돼 있다는 점이었다. 주문량이 많지 않을 때는 빠른 배달이 가능했지만 주문이 몰리는 시간에는 한정된 배달 인력이 주문량을 소화하다 보니 배달도 늦고, 서두르다 사고가 발생하는 일도 다반사였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동네마다 배달 서비스만 전문적으로 수행해주는 업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들의 존재로 인해 각 음식점은 배달부를 직접 고용할 필요 없이 여러 명의 배달부를 고용하고 있는 배달 전문 대행업체와 계약을 맺고 배달 서비스를 분리해낼 수 있었다. 배달 전문 대행업체의 등장으로 인해 배달이 익숙했던 중식이나 치킨, 피자 이외의 음식점에서도 배달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분식도, 설렁탕도, 찜닭도 배달로 즐길 수가 있게 된 것이다.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K-배달’ 서비스는 이렇게 탄생했다.

동네마다 배달 전문 대행업체가 생겨나자 배달 수요가 급증했다. 그러자 대리운전 시장에서와 똑같은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배달 전문 대행업체가 수요를 모두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었다. 게다가 대리운전 시장은 소비자와 대리기사 간의 관계만 존재했지만 음식 배달은 배달 전문 대행업체가 음식점과 관계를 맺은 다음 해당 음식점에 주문한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했다. 예컨대, A 배달 대행업체가 유명 중식당 ‘몽고반점’과 계약을 맺으면 몽고반점에 들어온 주문은 A 업체를 통해서만 배달이 수행될 수 있다. 배달 전문 대행업체 입장에서는 얼마나 많은 음식점과 계약을 맺고 있느냐가 사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다. 즉, A 업체는 몽고반점뿐 아니라 ‘할머니 도가니탕’ ‘돼지가 불쌍해 삼겹살집’과도 계약을 맺어야 한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는 A 업체의 배달 능력을 넘어서는 주문량이 발생하면 배달이 지연되고, 무리한 운행으로 사고가 발생하는 상황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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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배달 서비스의 플랫폼화

조 대표는 이 점을 공략하기 위해 만나코퍼레이션을 설립하고 플랫폼 ‘만나플러스’를 개발했다. 모든 배달 전문 대행업체를 대상으로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배달 수요를 공유해 더 많은 배달 서비스가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많은 배달 전문 대행업체가 만나의 플랫폼을 사용해야 했다. 만나는 배달 전문 대행업체들이 자사의 플랫폼을 사용하도록 만들 유인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배달 전문 대행업체들은 많은 음식점과 제휴돼 있어야 수익 창출에 유리하고, 또 빠르게 배달해야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다. 빠른 배달이 이뤄지지 않으면 소비자는 음식점에 항의하게 되고, 음식점은 다른 음식 배달 전문 대행업체를 찾게 된다. 따라서 무엇보다 음식점들로 하여금 만나 플랫폼과 제휴하면 다른 배달 전문 대행업체를 찾아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보여줘야 했다. 음식점의 신뢰를 얻을수록 만나 플랫폼에 의존하는 배달 전문 대행업체가 많아지고, 배달 전문 대행업체가 많아질수록 다시 더 많은 음식점을 끌어모을 수 있다. 네트워크 외부 효과가 크고 빨라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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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가맹점 확보 노력

① ‘원스톱’ POS 프로그램 개발

만나는 네트워크 외부 효과의 창출을 위해 양면 시장 가운데 음식점을 먼저 확보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서 각 음식점 카운터에 있는 판매시점 정보 관리 시스템(POS)기를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 등 어떤 주문 플랫폼을 통해 배달 요청이 오더라도 하나의 POS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해 무료로 설치해줬다. 기존에는 하나의 단말기에서 다양한 플랫폼으로부터의 주문을 받을 수는 있었지만 매입 장부에 기입하기 위해 주문을 일일이 수기로 관리해야만 했다. 만나의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이를 자동으로 분류할 수 있어 음식점 입장에서 매우 편리했다. 그뿐만 아니라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배달 요청도 바로 가능했다. 음식점을 대상으로 그동안의 불편을 한번에 해소하는 ‘원스톱 솔루션’을 강조하며 만나 프로그램을 이용할 유인을 제공했다. 이를 통해 음식점 가맹점을 늘려갔다.

② 투명한 세무 처리

조 대표는 음식점을 대상으로 만나 플랫폼을 사용할 유인책을 고민하던 중에 배달 대행 시장에 세금 문제가 존재함을 깨달았다. 소비자에게 받은 배달료는 음식점이 아니라 배달 전문 대행업체가 가져간다. 배달 전문 대행업체는 여기서 약 10%의 수수료를 제외하고 나머지를 배달 기사에게 제공한다. 문제는 음식값과 배달료가 합쳐진 금액이 일차적으로 음식점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음식점의 매출로 잡힌다는 점이다. 여기서 배달료만큼을 비용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배달 전문 대행업체에서 배달료만큼의 세금계산서를 발행해줘야 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세금계산서를 발행해주지 않았다. 세금계산서를 발행할 경우 배달 전문 대행업체의 매출로 잡혀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배달 전문 대행업체가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았으니 배송원 역시 배달 전문 대행업체로부터 받은 배달료에 대한 소득 신고를 할 필요가 없었다. 결국 배달 전문 대행업체와 배송원을 대신해 음식점들이 내지 않아도 될 세금을 내고 있던 셈이었다. 배달이 많지 않던 시절에는 모른 척 넘어갈 수 있었지만 점차 배달 수요가 많아지면서 이에 대한 불만들이 커지고 있었다.(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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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는 이 부분을 개선함으로써 음식 가맹점을 확보했다. 배달 전문 대행업체가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고 싶어도 이를 처리할 인력도, 시스템도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한 배송원들 가운데 신용불량자가 많아 소득 신고를 꺼린다는 시장 상황도 파악했다. 투명하지 않은 현금흐름이 일반적이었던 시장이라 이해관계자 설득에 나섰다. 배송원에 대해서는 향후 신용회복을 위해 조금이더라도 소득 신고 현황이 존재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리점에 대해서는 모든 정산과 세금 신고를 명확하게 추가 비용 없이 제공하겠다고 설득했다. 음식 가맹점과 배달 전문 대행업체, 배송원 모두와 접점을 형성하고 있는 만나 플랫폼이 정산까지 담당하기로 한 것이다.

음식 가맹점은 소비자로부터 받은 배달료 4000원을 만나 플랫폼에 전달한다. 그리고 플랫폼사는 이에 대한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가맹점이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조치해준다. 이후 플랫폼 사는 4000원 중에 3600원을 배송원에게 제공하고, 이에 대한 소득 신고를 진행한다. 그리고 남은 400원을 배달 전문 대행업체에 제공하고, 배달 전문 대행업체로부터 400원에 대한 세금계산서를 받는다. 이렇게 음식 가맹점과 배달 전문 대행업체, 배송원 간의 현금흐름에 개입해 세금 문제를 해결했다. 이러한 구조는 그간 내지 않아도 되는 세금을 떠안았던 음식 가맹점으로부터 엄청난 환영을 받았고 더 많은 음식 가맹점을 확보하는 기반이 됐다. (그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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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 처리가 투명해지자 음식 가맹점에 대한 만족도가 크게 높아졌다. 그뿐만 아니라 배달 전문 대행업체의 경우 플랫폼을 통한 자동 처리로 인건비나 기타 기장료 등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으며 무엇보다 탈세로 인한 세무 조사 리스크에서 자유로워졌다. 한편, 배송원에 대한 소득 신고가 이뤄지면서 배송원의 신원이 확실해졌고, 이는 서비스가 개선되는 효과로 이어졌다. 만나의 플랫폼을 이용하는 음식 가맹점과 배달 전문 대행업체, 배송원 모두가 투명한 거래를 바탕으로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면서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3. 협력의 유인 설계를 통한 시장 확장

한편, 대리운전 시장에서 대리기사 업체 인수를 통해 플랫폼의 효과를 보여줬듯이 배달 시장에서도 만나 플랫폼의 힘을 직접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2017년 말 만나의 플랫폼을 사용하는 배달 대행업체를 연합한 별도의 플랫폼 기업인 ‘공유다’를 설립했다. 공유다가 ‘원스톱 솔루션’과 ‘투명한 세무 처리’를 바탕으로 가맹점을 끌어모으자 2018년 2월부터 여름까지 런, 이어드림, 날라가, 로드파일럿 같은 다양한 배달 전문 대행업체들이 동일한 플랫폼을 활용하기 위해 모여들었다. 이들은 동네마다 존재하는 배달 전문 대행업체들을 모은 플랫폼을 지향하는 기업들이었다. 이들 모두가 공유다와 동일한 만나 플랫폼을 사용하면서 협력이 가능해지기 시작했다.(그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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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배달 서비스는 퀵 서비스와는 달리 그 범위가 매우 좁다. 역삼동에 위치한 음식점의 배달을 종로구에 사는 소비자가 요청할 리 없다는 의미다. 따라서 한정된 시간에 여러 건의 배달이 가능하다. 문제는 병목이다. 과거에는 하나의 배달 전문 대행업체가 여러 음식점과 계약을 맺은 탓에 주문량이 몰릴 때 이를 소화해내지 못했다. 하지만 여러 배달 전문 대행업체를 보유한 기업이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해 연합하자 하나의 음식점이 여러 배달 전문 대행업체와 계약을 한 효과가 나타났다. 주문이 몰리더라도 만나의 플랫폼을 통하기만 한다면 여러 배달 전문 대행업체를 통해 빠른 서비스가 가능한 것이다. A 업체가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여력이 있는 B 업체가 대신해 배달을 수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앞으로 AI 기술을 활용하면 공유된 배달 수요 데이터를 활용해 최적화된 배송 루트를 제공함으로써 만나 플랫폼을 활용하는 기업의 배송원들에게 더 많은 배송 기회와 높은 수입을 보장할 수 있다.

이런 시스템을 통해 만나 플랫폼에 더 많은 주문이 유입됐고, 이는 만나 플랫폼을 쓰는 배달 전문 대행업체의 수입 증가로 이어졌다. 이는 다시 더 많은 배송원의 유입을 유도했고, 더 많은 배송원은 더 빠른 배달 서비스의 구현으로 이어져 더 많은 음식점이 유입되는 네트워크 외부 효과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들 기업이 개별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했던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시장이 확장된 것이다. 그 결과 만나는 2021년 말 월 1700만 건의 배달을 중개함으로써 경쟁자들에 비해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그림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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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요인 및 시사점

대리운전과 배달 대행 시장에서 플랫폼을 도입해 성공한 조 대표의 스토리는 플랫폼의 역할과 그 효용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오늘날 많은 시사점을 준다. 무엇보다 플랫폼의 중개는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 시장 확장을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는 점, 미국이나 유럽을 중심으로 시작된 플랫폼 비즈니스가 가장 활성화되기 좋은 조건을 가진 시장이 한국이라는 점, 혁신의 핵심은 수단이 아닌 비즈니스 모델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1. 플랫폼의 역할은 공유를 통한 시장 확장

조양현 대표는 플랫폼의 역할은 단순한 중개가 아닌 공유를 통한 시장 확장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공유가 가능해지기 위해서는 플랫폼 참여자들 모두가 협력이 각자에게 유리하도록 유인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모두의 참여가 가능한 ‘오픈형’만이 플랫폼이라고 정의하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양면 시장의 모든 주체가 참여할 수 있어야 공유할 자원이 충분해지고, 개별 주체의 역량을 넘어서는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서로를 보완하면서 수익을 높여갈 수 있는 것이다. 플랫폼이 중개도 하면서 서비스도 제공하는 수직 계열화가 이뤄진다면 이는 플랫폼 비즈니스가 아닌 또 다른 경쟁 서비스에 지나지 않는다. 플랫폼이 진출하는 대부분의 영역이 시장 규모가 제한된 서비스업임을 감안한다면 결국 이는 제로섬 게임을 부추길 뿐이다.

물론, 시장 상황에 따라 플랫폼에 대한 평가는 달라지게 마련이다. 배달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에는 오래전부터 배달 서비스가 존재했지만 유럽의 경우 그렇지 않았다. 만약 서비스가 존재하지 않는 시장이라면 플랫폼이 직접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는 자사 플랫폼을 통해 모집한 배달부를 직접 음식 가맹점에 제공하면서 수수료 25%를 책정한다. 단순 중개를 수행하고 엄청난 수수료를 받지만 서비스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이러한 중개만으로도 시장을 확장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플랫폼 등장 이전에 이미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는 시장은 상황이 다르다. 이 경우 단순 중개를 수행할 경우 기존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들과 정면으로 경쟁하는 사이가 된다. 배달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한정된 파이를 나눠 먹는 주체가 플랫폼의 형태로 나타났을 뿐이다. 제로섬 게임이 되는 것이다. 기술로서의 플랫폼은 분명 이전 서비스 방식보다는 편리한 탓에 플랫폼이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고, 결국 기존 주체의 반발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즉, 기존 서비스가 존재하는 시장에 플랫폼이 진출하는 경우 기존 주체들과의 경쟁이 아닌 협력이 효과적이다. 협력을 유도할 수 있는 비즈니스 설계가 플랫폼을 통해 구현될 때 공유로 인한 시장 확장이 이뤄질 수 있다.

2. 플랫폼 비즈니스에 특화된 한국 시장

조 대표는 한국이 진정으로 플랫폼 비즈니스에 특화된 환경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시장 규모가 크지 않고 생계형의 소상공인이 많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런 특성을 가진 시장에서는 플랫폼을 활용한 수직 계열화로 시장을 모두 차지하더라도 지속가능한 수익 창출이 불가능하다. 오히려 기존 주체들로부터의 반발만 커질 뿐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없다. 대리운전 시장, 배달 시장 모두 마찬가지였다. 시장을 지배하기 위해 필요한 투자금을 회수하기에 부족한 시장인 탓에 시장을 장악하기보다는 시장의 주체들과 협력해 시장 규모를 키우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수익 창출에 유리하다는 얘기다.

유통, 여객 운송 분야 등에 진출한 많은 플랫폼 기업이 기존에 서비스를 제공하던 주체들과 갈등의 양상을 보이는 작금의 현실에서 귀담아들을 만한 해석이다. 공유를 통한 시장 확장에 플랫폼의 역할이 있다는 시사점과 우리나라 서비스 시장의 특성을 동시에 고려할 때 어떤 목적으로 플랫폼이 설계될 때 지속가능할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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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핵심은 비즈니스 모델

시장의 모든 주체와 협력하며 윈윈하는 비즈니스 설계는 결국 시장 규모의 확장은 물론 질적인 성장도 달성하는 결과를 낳았다. 만나코퍼레이션은 탈세가 만연하던 대리운전과 배달시장에서 모든 주체가 투명한 비즈니스로 상호 신뢰를 유지하도록 만들었다. 인위적으로 시장을 정화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아마도 이러한 시도는 실패했을 것이다. 하지만 플랫폼을 기반으로 모든 주체가 협력을 통해 이득을 얻도록 설계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시도와 노력은 시장의 양적 및 질적 성장을 모두 이끌었다. 이는 정부의 인위적인 개입이 아닌 시장 중심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어떤 모습인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한편, 조 대표가 대리운전과 배달 대행 시장에서 보여준 노력은 서비스의 플랫폼화 혹은 디지털 전환의 핵심이 표면에서 디지털 기술 혹은 앱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의 속성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의 설계에 방점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대리운전 시장에 플랫폼 확산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전화로 호출하던 대리기사를 앱으로 바꿔서가 아니었다. 전화로 호출된 콜을 앱으로 효율적으로 분배했기 때문이다.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대리기사라는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을 이끌어냈기 때문이지, 호출 수단이었던 전화를 앱으로 바꾸었기 때문이 아니다. 배달 시장의 변화도 마찬가지다. 단지 배달부가 전화로 받던 주문을 앱으로 바꿔 나타난 결과가 아니다. 디지털이라는 수단을 기반으로 가장 가까운 배달부에게 배송을 전달할 수 있게 되면서 배달부라는 인적자원 활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다. 만나코퍼레이션 사례는 디지털 전환의 핵심이 기술보다는 디지털의 속성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의 설계임을 보여준다.

이는 플랫폼을 통한 혁신은 파괴가 아닌 확장에 초점을 맞출 때 가능하다는 교훈을 준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주체가 공유를 통해 모두의 이익을 높일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의 설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결국 모든 이해관계자의 욕망을 활용한 협업의 유인 설계가 지속가능한 성장의 핵심이다. 이를 통해 시장 중심의 바람직한 해결책이 무엇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혁신은 “강요(push)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하도록(pull) 유인을 설계할 때 성공할 수 있다”는 고(故)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의 인사이트를 되새기게 하는 대목이다.


김동영 KDI 전문연구원 kimdy@kdi.re.kr
필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문 연구원으로 디지털•플랫폼 경제를 연구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주간 칼럼 ‘4차산업혁명 이야기’와 ‘디지털이코노미’ 필자이며 중앙대 겸임교수, 국무조정실 규제혁신추진단 전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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