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mini box IV: 성공 요인 및 시사점

‘기술 혁신’만이 아닌 소비자 가치에 집중

308호 (2020년 11월 Issue 1)

센트비는 해외 송금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겪었던 불편함과 높은 비용을 선제적이며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로 해결하고 아울러 해외 송금 사업에서 핀테크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구성하고 발전시켜 나갔는지 상세히 보여주고 있다.

핀테크 기업의 성공 요소(Key Success Facor)

센트비의 성공 요소를 기존 국내외 문헌을 통해 제시된 핀테크 기업의 성공 요소와 실제 센트비의 차별화된 실무 전략이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검증하는 방식으로 도출했다.

학계는 향후 가장 예측 불가능한 시장 중 하나로 핀테크 산업을 꼽고 있다. 기업 스스로 극복해야 할 인터넷 및 IT 환경 문제를 넘어 정책 지원, 시장 활성화, 규제 완화 등 일반 환경 변화에도 제대로 대응해야 하고 개인정보 보호나 소비자 신뢰 구축 등 긴 시간이 요구되는 투자와 노력도 지속해야 한다. 제도적 뒷받침과 정부의 파격적인 규제 철폐를 적절히 활용할 줄 아는 기치도 필요하다. 한마디로 핀테크 산업에서 경쟁력을 키워 성장해 가는 것이 절대로 쉽지 않다는 데 모두 이견이 없다.

그러나 학자들은 이런 산업적 특수성으로 인해 핀테크 기업의 경쟁 우위 창출 방식이 전통적인 게임의 법칙으로 설명할 수 없는 독특한 방식이어야 한다는 전략적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독특한 제품과 서비스, 차별화된 콘텐츠, 충성 고객 확보, 높은 고객 전환 비용, 타 기업과의 파트너십 등 전통적인 오프라인 산업에서의 경쟁 우위 요소나 성공 법칙이 핀테크 산업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주장이다. 다만 전통 산업과 비교해 소비자 효용성과 가치를 시간•장소의 제한 없이 제공할 수 있다는 차이점만이 있을 뿐이다. 따라서 첫째, 핀테크 기업은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나 가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구체화할 수 있는 사업 목표와 핵심 역량을 반영해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당연한 기본 원칙을 대부분의 핀테크 기업은 기술 혁신이라는 틀에 몰입돼 간과하고 있다.

둘째, 핀테크 기업은 ICT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고객과의 상호작용과 차별화된 서비스가 특히 중요하다. 서비스의 편의성이 기존 고객뿐 아니라 신규 고객에게도 어필될 수 있도록 빅데이터 기반 정보를 활용해 개별 고객에게 맞춤화,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비용 우위뿐 아니라 차별화 우위의 경쟁 기반이 비로소 마련될 수 있다. 목표 고객, 제공 가치 전달 방식, 수익 창출 방식이 가치사슬상에 확연히 나타나도록 포지셔닝돼야 하며 많은 소비자가 참여할 수 있는 금융 네트워크를 구축해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 실증 사례들도 결국 맞춤형 서비스, 낮은 수수료, 다양한 채널을 통한 고객 접근, 고객 중심의 연계 서비스로 성패가 판가름 나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 기업은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소비 패턴과 고객 행동을 면밀히 분석, 고객이 원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결국 전통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핀테크 기업 역시 제품/서비스, 가격/수수료, 고객 유치/판매 채널 등 전통적인 마케팅 믹스를 조합해 실현하는 것이 사업 성공의 핵심임을 확인할 수 있다.

셋째, 핀테크 기업의 성패를 결정 짓는 핵심은 결국 소비자 신뢰에 있다. 전통 금융 산업의 기반이 고객 신뢰에 있듯 핀테크 기업 역시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해야만 더 큰 도약이 가능하다. 핀테크 분야 전문가인 로버트 머튼 MIT 석좌 교수는 최근 강연에서 금융과 기술이 접목된 핀테크가 금융 산업을 바꾸고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미래 금융 산업에서 핀테크의 비중과 역할은 신뢰와 검증 가능한 투명성을 얼마나 확보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핀테크 산업 생태계의 핵심인 정부 기관, 기존 국내외 금융기관, 기술 개발 업체와도 확고한 관계를 형성해 산업 생태계의 핵심에 위치하고자 하는 노력은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확보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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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비의 성공 요인

센트비의 성장 과정을 살펴보면 기존 문헌이 시사한 바와 많은 부분에서 공통점이 발견된다. 먼저, 센트비는 핀테크 기반 해외 송금 서비스 시장에 진출하기에 앞서 필요한 기술적 기반뿐 아니라 시장과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하는 데 필요한 핵심 역량을 정확히 파악했다. 설립자인 최성욱 대표는 회사 설립 이전부터 금융공학뿐 아니라 경영 자문, 마케팅 및 자금 중개 분야를 두루 거치며 핀테크 산업에서 요구되는 경영 전반의 전문 지식을 체득했고 선제적으로 시장에 대응하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그뿐만 아니라 환거래 전문가 영입, 국가 간 전송이 자유로운 가상 화폐 도입, 해외 송금 거래를 하나로 묶어 처리하는 풀링 방식 도입, 전략팀의 탁월한 기획 및 실행력, 고객 데이터 분석과 마케팅 기능 강화 등 핀테크 송금 서비스가 갖춰야 할 핵심 역량을 정확히 파악해 구축해 나갔다. 이는 사업 기반을 확고히 다지는 원동력이 됐다.

둘째, 센트비는 사업 목적과 타깃 시장을 명확히 함으로써 스타트업이라 상대적으로 열악한 내부 자원을 필요한 곳에 집중적으로 투입할 수 있었다. 센트비는 해외 송금 규제가 완화되는 시기에 맞춰 금융 서비스의 사각지대였던 해외 이주노동자 송금 시장이라는 틈새를 찾아 집중 공략했다. 이는 향후 외국인 노동자들을 조금이라도 행복하게 하자는 사업 목표로 확대됐고 결국에는 임팩트 투자 철학과도 부합하는 센트비만의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로 승화됐다. 해외 송금에 어려움을 느끼는 고객들에게 인증•송금 신청•입금 3단계로 송금 절차를 간단히 하고 주말 이용도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한 것 역시 기존의 모델과 차별화된 맞춤형 서비스라 할 수 있다. 이는 고객 네트워크를 확대할 수 있는 토대가 됐다. 비용 우위와 차별화 전략을 동시에 가능케 한 전형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세 번째, 센트비는 거점 서비스센터 개설뿐 아니라 발 빠른 해외 시장 확대, 굵직한 투자자, 주요 협력업체와의 연계를 성사시킴으로써 선발 시장 진입자로서 산업 생태계 내 우위적 입지를 공고히 했다. 이는 핀테크 산업의 핵심인 고객 신뢰를 확보하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글로벌 액셀러레이터인 스파크랩벤처스 투자 유치, 삼성페이 및 6000여 개 해외 현지 은행 및 전당포 체인과의 업무 협약, 동남아시아 주요 로컬 업체들과 연계해 순차적으로 진행한 송금 서비스 등 역시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산업 생태계 내 우위적 입지를 다지기 위한 노력이었다. 이는 스타트업이 시장 신뢰도를 제고하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해외 노동자가 많이 거주하는 안산시와 김해시에 외국인 전용 CS센터를 개설한 것 역시 신생 기업으로서 보기 드문 매우 공격적인 소비자 신뢰 확보 전략이 아닐 수 없다. 이 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센트비는 해외여행객 환전 및 기업 송금에 이르기까지 서비스를 확대해가고 있다.

결론

핀테크 산업은 규제도 많고 구조도 복잡해서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로 사업을 구체화하기가 힘들다. 경쟁도 치열해 빠른 추진력이 수반되지 않으면 값비싼 비용만 치를 뿐 사업 기회를 놓쳐버리기 십상이다. 신생 기업으로서 녹록지 않은 사업 분야다. 이럴수록 뚜렷한 사업 목표와 시장, 간결하고 선명한 비즈니스 모델, 핵심 고객과 강력한 추진력이 요구된다. 센트비는 핀테크 기업이 치중하고 있는 기술 혁신에만 집착하지 않고 시장과 소비자의 흐름을 파악해 발 빠르게 대응해 나갔다. 또한 핀테크 산업의 핵심이 쉽고 빠르며 편한 금융 서비스라는 것을 파악해 최적의 틈새시장을 찾아 쉴 틈 없이 실행에 옮겼다. 아울러 신생 기업답지 않게 적절한 마케팅 믹스를 수립해 자원을 집중한 것 역시 빠른 성장의 비결이라 할 수 있다.

센트비 앞에 놓인 도전 과제들도 산재해 있다. 현재 센트비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등록 업체만 25군데가 넘고 대형 시중은행도 유사한 서비스로 반격에 나섰다. 그사이 진입장벽이 더욱 낮아진 것이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선 센트비가 강점을 보여 온 시장과 소비자 분석, 마케팅 믹스, 임팩트 투자 철학을 지속적인 내부 혁신을 통해 수정해 나가야 한다. 결국 내 소비자를 놓치지 않는 데 핀테크의 성패가 달려 있다.


류주한 교수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 유치, 해외직접투자 실무 및 IR, 정책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 벤처, 해외 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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