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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고객 관리

결정적인 고객을 붙잡아라

이창호 | 11호 (2008년 6월 Issue 2)

고객 만족도 1위 기업이라고 만족하고 있는 동안 시장점유율이 오히려 하락하는 기업들이 있다. 고객 만족, 고객 감동이라는 막연한 환상에 사로잡혀 실제 고객의 경험을 충족시키는 데 소극적이거나 충성도 높은 고객들에게 소홀하기 때문이다.
 
프레드 라이켈트는 저서 ‘지속적 성장을 위한 1등 기업의 법칙’에서 ‘순추천 고객 지수(NPS, Net Promoter Score)’라는 새로운 지표를 제시했다. NPS의 핵심은 ‘추천’이다. ‘이 기업을 친구나 주변 동료에게 추천하겠습니까’라는 아주 간단한 질문을 통계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그는 “고객들이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기업이 돼야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단순한 고객만족도 지수의 한계를 뛰어넘어 ‘순추천 고객’을 확보하고, ‘비추천 고객’의 수를 줄이는 것이 기업의 성장 동력이라는 뜻이다.
 
추천 환자 관리로 병원 매출도, 자부심도 상승
병원도 마찬가지다. 기업뿐만 아니라 병원도 추천 고객을 제대로 관리하고 활용해야 지속적인 성장을 꾀할 수 있다. 의료 기관은 체험으로 알 수 있는 무형 서비스에 가깝다. 따라서 앞서 병원을 찾은 이들의 경험과 이에 대한 정보가 병원의 중요한 자산이 된다. 다른 환자의 추천, 즉 입소문을 통해 병원을 찾는 환자가 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기 병원을 추천하는 환자가 누구인지 파악하고, 이를 관리하는 것이 병원 성장의 관건이다.
 
필자가 서울의 A치과를 컨설팅한 사례를 살펴보자. 병원을 추천하는 환자가 병원의 성장을 어떻게 견인할 수 있는지 드러난다. A치과는 관리할 고객의 기준을 확립하고, 관리 방법들을 사전에 정립했다. 복잡한 VIP 환자의 기준을 없애고, ‘우리 병원을 추천할 것 같은’ 예상 고객의 기준을 마련해 이를 지속적으로 관리했다.
 
또 추천을 받아 내원한 환자뿐만 아니라 실제 소개해준 사람에게도 추천 환자의 진료 정보를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등과 같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전달했다. 소개한 환자와 소개받은 환자, 그리고 병원이 서로 친밀감과 연대감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더불어 시기별로 소개를 가장 많이 한 환자들의 순위를 매겨 문화 공연 티켓을 선물하거나 병원장이 식사에 초대해 직접 감사를 표했다. 이를 통해 추천 고객들에게 병원 소식을 꾸준히 전달하면서 이들에게 병원과 공동체 의식을 느끼게 하고 자부심을 심어줬다.
그 결과 환자의 소개 건수가 급증했고, 당연히 병원 매출도 뛰었으며 병원 직원들의 자부심도 높아졌다.
 
그렇다면 내 병원을 추천하고 소개해줄 만한 환자를 어떻게 파악하고 관리해야 할까. 일단 처음 시작할 때는 고객 관리 기준과 체계를 단순하게 잡는 것이 좋다. 또 우리 병원이 환자들의 추천을 받을 만한 상황이나 환경이 아니라고 스스로 판단하고 포기해서는 안 된다. 우리 병원을 소개해준 환자가 한 명이라도 있다면 이 환자가 추천한 배경과 이유를 세세히 파악해 이를 실행으로 옮길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추천 고객 사은회까지 준비
추천 환자를 늘리기 위해 어떤 환자에게든 병원 소개를 부탁할 수 있겠지만 이는 병원의 상업적인 면이 부각돼 오히려 부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우리 병원에 조금이라도 호감을 가진 환자들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과를 예로 들면 임플란트 치료가 끝날 즈음 해당 환자에게 치료 만족도 조사를 실시해 우리 치과를 추천해줄 의향이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이때 추천 의지가 분명한 환자가 바로 VIP환자 후보다. 우리 병원을 추천해줄 의사가 있는 고객이라면 치료 종료부터 병원에 대한 소식을 최우선으로 알리는 뉴스레터나 메일 등을 꾸준히 전달해야 한다.
 
또 실제로 소개해준 환자와 소개로 내원한 환자들을 초청해 고객 사은회를 마련할 수도 있다. 보통 불특정 다수인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개원 기념행사나 파티를 준비하는 병원이 많은데, 이보다는 우리 병원을 추천한 고객들을 모두 초대해 콘서트를 여는 등의 행사를 갖는 게 훨씬 의미 있고 고객 관리에 효과적이다. 이는 무엇보다 환자들과 병원의 친밀감과 연대감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병원에 대한 환자들의 신뢰를 높이는 확실한 방법이 될 것이다. 특히 최근 늘어나고 있는 네트워크 병의원들의 경우 이런 고객 관리 정책을 중앙 부서에서 진행한다면 전국적인 브랜드로서 명성을 더해갈 수 있을 것이다.
 
과거 고객의 입소문과 추천은 바로 옆 사람에게만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제는 인터넷의 발달과 네트워크의 확산 발 없는 말이 천리도 갈 수 있다. 우리 병원에 호감을 느끼고, 우리 병원을 추천해줄 결정적인 고객을 제대로 관리해야 이제 병원도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환자를 관리하고 병원 성장을 이끄는 전략은 거창한 게 아니다. 지금까지 필자가 동아비즈니스리뷰(DBR)에 연재한 주제들을 살펴보면 간접체험 서비스(동아비즈니스리뷰 7호) 고객 상담(8호) 대기실 환경 바꾸기(9호) 환자 정보 공유(10호) 추천 환자 관리(11호) 등 모두 작은 변화로도 고객을 사로잡고, 병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법들이다. 이 작은 방법들을 꾸준히 실천한다면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불경기 없는 병원으로 승승장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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