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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 디자이너, 혁신제품 만든다

이윤동 | 11호 (2008년 6월 Issue 2)
“21세기 새로운 디자인은 디자이너의 기능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기획자적인 전환을 통해 조형성과 심미성을 넘어서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함을 의미한다. 21세기 디자인은 유행과 트렌드를 선도하는 데 그치지 말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이제 디자인은 신(新) 창조산업의 중심이다.”
 
한국디자인단체 총연합회가 주관한 ‘21세기 디자인포럼’에서는 최근 디자인의 역할 변화를 이렇게 정의했다. 디자인의 새로운 개념과 디자이너의 역할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심미적인 조형 전문가의 역할을 넘어서 미래 가치를 창출하는 창조자(Creator)가 되는 것이다.
 
기업 내에서 디자인의 역할은 더 이상 경영의 주변 가치가 아닌 핵심 가치로 자리잡고 있다. 디자이너 또한 창조적인 혁신 제품과 새로운 비즈니스를 제안할 수 있는 경영 마인드를 갖춘 창조적인 디자인 리더가 돼야 한다.
 
특히 이 가운데 제품 디자이너들은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고객의 욕구를 가장 잘 파악하고,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표현 수단을 갖고 있는 이들이다. 혁신 제품 디자인 개발 사례를 통해 제품 디자이너의 역할을 살펴보자.
 


보디미디어(BodyMedia)의 센스웨어(SenseWear)
미국의 헬스케어 전문기업인 ‘보디미디어’는 창립 멤버 4명 가운데 2명이 제품 디자인을 전공했다.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아이보 스티보릭과 제품 디자인 및 기계개발 부사장인 크리스 카사베치가 산업 디자인 전공 출신이다.
 
보디미디어의 대표적인 제품은 휴대용 의료기구인 ‘센스웨어’. 팔에 두르는 밴드 형태의 신체건강 모니터링 기기로 맥박수, 혈압, 혈당치 등 다양한 신체 건강 수치를 체크해 무선으로 전송하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제품 디자인을 전공한 창립자들이 개발자와 고객 간의 커뮤니케이션, 고객연구, 기술개발을 통해 최첨단 솔루션을 적용할 수 있는 센스웨어의 작업 방식과 외관 디자인을 개발한 것이다. 제품 디자인 전공자가 심미적 조형 전문가를 넘어서 상품기획, 엔지니어링, 마케팅 등 제품 개발 전반에 참여해 성공한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애플(Apple)의 아이팟(iPod)
애플의 아이팟 디자인은 이미 수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성공 사례이자 제품 디자인이 기업 경영의 핵심으로 기여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1998년 3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정보통신 박람회 세빗(Cebit)에서 한국의 새한정보시스템은 세계 최초로 개발한 MP3플레이어 ‘엠피맨F10’을 선보였다. 하지만 10여 년이 지난 지금 ‘엠피맨F10’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애플의 아이팟만이 MP3플레이어의 대명사가 되었다.
 
이는 ‘기술 개발=혁신 제품’이라는 공식이 틀렸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애플은 다가올 시대의 트렌드를 예측하고, 기술이 아닌 고객의 관점으로 감성적인 디자인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개인 오디오 시장을 석권한 것이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Steve Jobs)야말로 통합적인 디자인 리더다.



허만밀러(HermanMiller)의 미라(Mirra) 의자
허만밀러는 미국의 세계적인 사무용 가구 전문 회사. 허만밀러가 2003년 미국 시카코 네오콘 세계무역박람회에서 선보인 ‘미라(Mirra)’ 의자는 디자인 전문가들의 호평을 받은 것은 물론 판매에서도 큰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제품이다.
 
미라 의자의 디자인에서 가장 큰 특징은 의자 전체에 유기적인 모양의 구멍들이 촘촘히 나있고, 단단한 폴리머 받침이 사용됐다는 점이다. 모든 사람의 등에 편안하고 유연하게 맞춰지도록 디자인 됐음을 말해준다. 또 소비자들의 환경에 대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재활용 가능한 소재를 96% 사용했다.
 
미라 의자는 독일 디자인 그룹인 ‘스튜디오 7.5’가 디자인 작업을 맡았다. 이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의자도 운동경기용 신발처럼 편안해야 한다’는 개념에서 나왔다. 실제로 디자인팀은 의자를 디자인하면서 나이키와 수많은 협의를 거쳤다.
 
혁신 제품 컨셉트 디자인
삼성디자인학교(SADI) 제품디자인학과의 교육 목표는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춘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인 리더 양성’이다. 이를 위해 학과 커리큘럼은 기획, 디자인 경영, 리서치, 마케팅, 엔지니어링, UI(User Interface), UX(User Ex-perence)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다음은 SADI 제품디자인과 학생들이 선보인 혁신 컨셉트의 디자인 사례다.
 
키즈폰(Kids phone) 유치원 및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키즈폰은 휴대전화와 게임기의 두 가지 기능을 갖춘 제품이다. 부모나 긴급구조 번호 등 꼭 필요한 전화번호만 저장해 휴대전화로 쓸 수 있으며, 동시에 기계를 구부려 하트 모양으로 변환시키면 간단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부드러운 곡선과 흰색과 파란색의 강렬한 대비로 장난감 이미지를 강조했다.
 
CEO를 위한 메모리 펜 CEO들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데 여념이 없다. 이들을 위한 메모리 펜은 노트나 수첩 없이도 메모할 수 있는 신개념 펜이다.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디지털 메모리 펜으로 아무 곳에나 글을 쓰면 그대로 펜에 저장되고, 필요할 때 언제든지 내용을 모니터링 할 수 있다.

디지털 양념 컨트롤러
요리에 자신 없는 이들을 위해 무선 인터넷 환경을 이용해 만들어진 양념 조절기. 컨트롤러에 장착된 무선 인터넷을 통해 레시피를 다운받으면 레이저 디스플레이에 요리법이 표시된다. 해당 양념을 첨가할 순서가 되면 양념의 종류와 순서, 양이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며, 사용자가 해당 양념통을 흔들거나 비틀면 레시피에 표시된 분량만큼 자동적으로 양념이 쏟아져 나온다.

필자는 서울대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하고 1983년 삼성전자 디자인실에 입사해 디자인그룹장 등을 지냈다. 19931997년 삼성전자의 미국 현지 디자인 주재원으로 파견돼 세계적 디자인 컨설팅사인 IDEO와 공동으로 스튜디오를 설립, 운영했다. 대한민국 산업디자인전 추천작가이자 산업디자이너협회 이사로 활동중이다.
  • 이윤동 | - (현) 삼성디자인학교(SADI) 제품디자인학과 교수
    - 삼성전자 디자인그룹장
    - IDEO와 공동 스튜디오 설립, 운영
    - 대한민국 산업디자인전 추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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