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les Management
편집자주
영업전략 전문가인 박정은 이화여대 교수가 ‘Sales Management’ 코너를 연재합니다. 영업의 새로운 역할, 영업관리 프로세스, 영업사원의 핵심 영업역량 및 영업행위, 관계지향적인 영업 프로세스, B2B 영업 등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이 코너를 통해 영업에 대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접근법과 새로운 솔루션을 얻으시기 바랍니다.
관계지향적인 영업의 조건
오늘날 충성적인 고객의 확보는 성공적인 영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이슈다. 신규 고객확보를 통한 성장은 중요하다. 그러나 기존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 형성을 통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관계적인 영업 또한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그리고 관계지향적 판매(relationship selling)의 주된 목표는 고객과의 단순한 거래가 아니라 유익한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를 형성, 발전시키고 이에 대한 유지 및 강화를 통해 고객의 가치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다. 금융 영업의 변천과정에서 우리는 이러한 관계 지향적인 영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보험 영업은 처음엔 보험 상품 위주로 고객에게 접근해 설득하는 것을 원칙으로 보험 판매원이라는 개념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금융산업도 치열한 경쟁과 고객의 진화를 경험하면서 이제는 보험 상품 중심이 아니고 고객 중심으로 고객에게 필요한 가치에 초점을 두고 맞춤형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금융 설계사 혹은 금융 컨설턴트라는 개념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사의 핵심 역량과 적합한 고객을 찾아내고 그 고객의 장기적인 가치를 충족시켜 줄 수 있도록 고객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관계지향적인 영업을 하기 위해 많은 금융사들이 영업 조직을 고객중심으로 전환하고 관계 지향적인 영업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관계 지향적인 영업의 시작은 최고경영층부터 영업사원에 이르기까지 모든 구성원들이 고객가치를 최우선으로 두는 고객지향성(Customer Orientation)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지향성이 기업의 핵심 가치로 자리잡고 영업사원들도 고객의 가치를 최우선적으로 두는 영업활동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기업이 만들 수 있는 것을 만들어서 파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서 잘 전달하는 것, 이것이 고객지향성으로의 사고의 전환이고 관계지향적인 영업의 기본이다.
고객관계관리의 시작: 고객지향성
고객지향적 기업(Customer Oriented Company)은 기업의 내·외부적으로 발생하는 모든 기업활동의 중심에 고객을 둔다. 즉 고객 지향성은 모든 가치를 고객에게 두고 고객을 학습하며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최상의 가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1 영업역량이 최고의 핵심역량인 웅진의 경우를 보자. 웅진은 목표 고객인 주부들에게 집에 필요한 모든 것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것을 사업모델로 개발해 성공했다. 하지만 그 후 집에 들어가는 모든 것을 만드는 것을 넘어서 아예 집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사업을 확장, 건설업에 뛰어들었다. 핵심 고객인 주부들에게 좋은 집을 만들어서 제공하고 그 집에 들어가는 모든 것을 만든다는 취지는 그럴듯하다. 하지만 고객이 같은 주부이지만 정수기와 집에 대한 고객의 가치는 확고하게 다르고 구매 의사결정 또한 다른 방식이다. 영업사원의 영업 방식 또한 정수기와 집은 확연히 다르다. 물론 웅진이 위기에 처하게 된 것에는 다른 여러 가지 요인들이 존재하지만 가장 핵심은 고객의 가치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비롯된 것이다. 이러한 고객지향성에 바탕을 두고 고객과 관계를 형성하고, 형성된 관계를 통해 최상의 가치를 고객에게 전달하는 효율적인 영업이 관계지향적인 영업이다. 고객가치와 고객관계 창출이 없다면 어떠한 영업도 지속적이지 못하며 장기적으로 이윤을 창출할 수도 없을 것이다. 관계지향적인 영업의 시작점인 고객지향성은 고객에 대한 이해에서 비롯된다.그리고 고객지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음 몇 가지 이슈에 주목해야 한다.
고객지향성을 높이는 방법
1. 고객의 니즈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조직 전체의 역량과 자원을 집중한다. 고객의 니즈는 고객의 문제 지각(Problem Recognition)에서 시작된다.이야기를 많이 하면 목이 마르고 배가 고프다. 그래서 사람들은 무엇인가를 마시고 먹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이 과정에서 목마름과 배고픔이 고객이 지각하는 문제고 마시고 먹고 싶은 욕구가 니즈다. 이를 구체적인 제품으로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 기업이 제시하는 구체적 욕구(Wants)다. 웅진의 경우에도 고객의 문제와 니즈는 집에 들어가는 모든 것이 아니고 고객이 집에서 생활하면서 필요한 편리한 무엇이었다. 겉으로 보이는 니즈와는 달리 문제는 숨어 있는 요소다. 정확한 고객의 니즈에 대한 이해가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기업이 성장하는 데 가장 필수적인 요소다.
2. 시장에 대한 이해를 강조하고 기업의 모든 구성원에게 시장에 대한 지식을 학습시키고 공유한다.시장에서 고객과의 접점에 있는 사람들이 영업사원이다. 이들을 통해 구체적인 시장에서의 고객과 경쟁사에 대한 정보를 획득하고 이를 기업 내의 마케팅을 비롯한 다른 부서의 구성원들과 공유하고 해석해 시장 지식을 만드는 것이 영업사원의 중요한 역할이다. 이를 위해 영업사원은 학습지향성을 가져야 하고 시장에 대한 학습에도 전사적인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3M의 영업사원들은 판매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항상 전체 시장에 대한 학습을 하고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고객과 많은 미팅을 가지고 정기적으로 콘퍼런스를 연다. 또한 수시로 고객의 작업 현장을 방문해 현장에서 어떠한 문제가 생기고 어떠한 니즈가 있는지를 대화하고 관찰한다. 현재의 스카치테이프나 다양한 종류의 포스트잇 등이 이러한 과정에서 개발되고 진화한 것이다. 즉, 영업사원의 역할은 판매뿐만 아니라 시장동향을 파악하고 이를 학습해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 과정에 적용하는 것을 포함해야 한다.
3. 내부적으로 고객시스템을 강화하고 혁신적이고 경쟁사와 차별화된 만족을 일으키는 제품과 서비스 제공에 최선을 다한다.기업은 제한된 자원으로 시장에 존재하는 모든 고객의 니즈들을 충족시켜 줄 수는 없다. 따라서 영업사원은 자사의 핵심 경쟁력을 개발해 전체 고객이 아닌 기업이 목표로 하는 핵심 고객(target customer)의 정확한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즉,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기업의 자원이 효율적으로 사용되도록 해야 한다. 선택과 집중을 하기 위해 기업에서 영업사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영업자동화 시스템(SFA·Sales Forces Automation)이다. SFA는 CRM의 일환으로 영업사원들에게 제공되는 고객관계관리 시스템이다. 오늘날 영업이 필요하고 중요한 대부분의 기업들은 CRM이나 SFA를 가지고 있다. 특히 금융산업과 유통기업들에 CRM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의 영업사원들에게 이러한 시스템은 하나의 짐, 혹은 부담요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제대로 된 고객자료도 구축돼 있지 않고 구축돼 있더라도 정말 영업에서 필요한 자료는 누락되거나 수집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핵심 고객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그 고객의 구매행동과 구매결정 요인과 같은 구매와 관련된 행동이나 태도와 관련된 정보가 필요하다. 이러한 정보는 영업사원들에 의해서 혹은 실제 사용내역 자료를 분석해 획득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들은 고객의 인적 정보 수집에만 매달려 있고 인적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판매촉진이나 텔레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관계지향적 영업을 위한 고객지향성의 네 가지 요소
고객지향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이윤 창출이라는 성과지향적인 사고가 아니라 고객을 만족시키고 이해하는 것이야 말로 영업 업무를 수행함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영업사원의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리고 고객의 사고방식(customer mindset) 이해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할 것이다. 또한 고객지향성을 만들어가고 관계지향적인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영업사원은 다음 4가지 요소에 주목하고 이를 실천해야 할 것이다. 즉, 고객지향성을 강화하기 위해서 영업사원들은 고객에 대한 정확한 이해, 고객정보의 중요성, 고객가치창조, 그리고 고객에 관한 윤리의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Identifying Customers’ Problems and Needs
고객에 대한 이해는 고객이 원하는 고객가치를 창출하는 고객지향성의 출발이다. 고객지향성의 프로세스는 고객의 니즈와 문제의 파악에서 시작된다. 즉, ‘고객은 왜 구매를 할까? 무슨 문제와 어떤 니즈가 있는 것일까’라는 질문에서부터 영업활동이 시작되는 것이다. ‘고객은 스마트폰을 왜 구매할까?’ ‘컴퓨터 기반의 휴대용 전화 혹은 통신 기계를 구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고객들에게 이 질문을 해보면 다른 사람들이 구매하니까, 혹은 무슨 유행인 것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응답을 조금만 더 들어가 보면 타인과의 관계 혹은 네트워크에서 탈락되지 않기 위해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즘 대학생들은 새로 사귄 친구와 서로 전화번호를 교환하면서 “전화할게”라는 말 대신 “카톡할게”라고 이야기한다. 현재 고객의 대화방식은 음성방식에서 문자방식으로 바꼈다. 그리고 문자도 단순한 문자가 아니라 이모티콘 등의 이미지를 활용하는 식이다. 또한 동시에 여러 명과의 대화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예전의 2G가 아니라 3G나 LTE와 같은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대화도구, 즉 스마트폰이 필요하다. 이처럼 고객의 니즈와 문제를 파악하는 것은 단순하지 않으며 고객들도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발견하는 것이야 말로 고객지향적 영업사원의 첫 번째 숙제이고 이는 수많은 고객과의 만남과 대화 속에서 학습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이슈이다.즉 고객의 구매과정에서 고객의 핵심 문제를 먼저 파악하고 왜 필요한지를 구체화시키고, 이에 대한 정확하고 획기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영업에서 가장 중요한 고객에 대한 이해과정이다.
Customer Information Gathering
기업에 이익이 되는 고객과의 장기적 관계를 확립하고, 구축하고, 유지해 영업사원의 성공을 만드는 동력은 고객 정보다. 이러한 고객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시스템이 CRM이다. CRM은 고객관계를 관리하기 위한 고객 정보를 실제 영업에 활용하는 것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요즘 우리가 받는 전화의 가장 많은 내용이 무엇인가? 각종 금융 상품에 대한 영업 및 안내 전화다. 심지어 필자는 주거래 은행의 영업사원으로부터 펀드상품에 대한 안내를 받은 적이 있다. 이미 그 은행과 펀드를 포함해 다양한 금융 상품 거래를 하고 있는데도 이런 기본적인 내용도 파악하지 않고서 무작정 학교 전화번호를 보고 전화 영업을 하는 것이다. 금융기업의 CRM은 이러한 고객의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례에서 보듯이 영업사원들의 활용도는 매우 낮다.
CRM 시스템이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영업사원의 정보수집 활동과 정보공유가 무엇보다도 우선돼야 한다. 많은 영업사원들은 자기가 가진 고객 정보가 공개되고 공유되는 것에 반감을 가진다. 하지만 정보는 개인이 가지고 있을 때보다 시스템에서 공유되고 이를 분석해 체계적으로 관리될 때 더욱 가치가 있다. 즉, 정보공유에 대한 영업사원과 경영층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영업사원들이 고객에 관한 정보를 충실하게 공유할 때 CRM 시스템은 그 역할을 할 수가 있다. 또한 기업 내에서도 고객정보에 대한 인식 및 가치가 달라져야 할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고객정보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하고 이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하지 않고 있다. 고객정보는 영업사원이 영업활동을 하는 데 필수적인 핵심 무기다. 고객정보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고 고객조사에 투자해 이를 바탕으로 모든 영업과 마케팅이 수행돼야 할 것이다. 고객정보에 대한 가치를 확인하고 이에 대한 지속적인 소비자 조사를 글로벌적으로 행하고 있는 기업이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고객센싱(customer sensing)부서를 두고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조사를 통해 고객가치를 확인하고 이를 신제품 개발의 시작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즉, 모든 신제품 개발은 철저한 고객조사로 시작해 고객의 needs knowledge를 구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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