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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uristic

강력한 메시지 하나에 집중! 쉽게 선택하고 싶은 욕망을 활용하자

곽준식 | 126호 (2013년 4월 Issue 1)

 

 

인간은 생각하기를 싫어하고 인지적 노력을 최소화하려는 특성이 있다. 이를인지적 구두쇠(cognitive miser)’라고 하는데 인간의 이런 특성과 시간, 비용, 지능의 한계로 인해 사람들은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을 바탕으로 판단을 한다. 인간의 두뇌는 가능하면 에너지 절약 모드로 가려고 하기 때문에 모든 대안을 평가한 후 최적의 대안을 선택하기보다는 자신이 만족할 수준의 대안이 나오면 판단을 멈추고 구매를 한다(만족화 모형).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논리적 사고체계인 시스템보다 직관적 사고체계인 시스템 I을 더 많이 활용하면서 선택을 단순화시킨다. 이런 성향은 바쁘고 급할수록 더 많이 이용되는데 이처럼 단순한 의사결정 전략, 주먹구구식 방법을휴리스틱(Heuristic)’이라고 한다. ‘찾다’ ‘발견하다는 그리스어에서 기원한 휴리스틱은 간편하지만 불완전한 의사결정 방법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판단오류나 판단편향(biases)을 유발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자주 활용하는 휴리스틱으로는 이용가능성 휴리스틱, 대표성 휴리스틱, 닻 내림과 조정(이하 기준점 휴리스틱), 감정 휴리스틱 등이 있다. 사람들은 이런 휴리스틱을 활용해 의사결정을 단순화하는데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용가능성 휴리스틱(availability heuristic)

이용에 따른 기업의 대응 전략

사람들이 어떤 사건의 빈도나 발생 확률을 판단할 때 실제의 발생빈도보다는 그 사건과 관련된 구체적인 예(example)나 연상(association)이 기억으로부터 얼마나 쉽게 떠오르느냐 중심으로 판단하는 것을 이용가능성 휴리스틱이라고 한다(자세한 내용은다다익선? 10개의 장점보다 1개의 강렬함을”, DBR no.86, p.58∼61 참조). 이용가능성 휴리스틱은 회상용이성(ease of recall)과 기억 속에 있는 내용을 얼마나 쉽게 떠올리느냐와 같은 인출용이성(retrieability)과 관련이 깊은데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식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 어떻게 구조화돼 있는지 알아야 한다. 사람들의 지식 구조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이론으로는연상 네트워크 모형(Associative Network Model)’이 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다양한 지식을 거미줄처럼 연결해 네트워크의 형태로 저장해두고 있는데 이런 지식의 네트워크를스키마(Schema)’라 한다. 스키마는 관련 지식이나 정보를 의미하는 노드(Node)와 이를 연결하는 링크(Link)로 구성돼 있다. 그래서 외부 자극을 받으면 연결 강도가 강한 지식(정보)부터 활성화가 이뤄지고 링크를 통해 다른 지식(정보)들로 급속히 확산되는활성화의 확산원리(spreading activation principle)’를 따른다. 활성화의 확산원리는 우유 한 방울을 물에 떨어뜨리면 우유가 물에 급속히 퍼져나가는 것과 같은 원리로 이해하면 된다. 이용가능성 휴리스틱을 이용해 의사결정을 단순화하려는 사람들을 위해 기업이 취해야 할 전략은 다음과 같다.

 

전략 1. 생동감이나 이미지화 용이성을 통해

회상용이성을 높여라

보통 사람들은 좀 더 생생하거나(vivid) 최근에 본 내용에 대해 더 쉽게 회상한다. 사람들이 흡연보다 자동차 사고로 사망하는 사람이 더 많다고 느끼는 것도 흡연보다는 자동차 사고로 인한 사망소식을 언론매체를 통해 더 생생하고 쉽게 접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생동감 있게 표현할수록 사람들은 관련 정보를 더 쉽게 회상해 의사결정에 바로 적용하게 된다. 예를 들어 3M은 자사의 안전유리 광고를 위해 버스 승강장 쉘터 바람막이 창을 안전유리로 막고 그 공간 사이에 실제 돈과 가짜 돈을 섞은 돈다발을 넣었다. 그리고는 가져갈 수 있으면 꺼내 가라는 광고 카피로 안전유리 제품의 특징을 강조했다. 이 광고전략은 버스를 기다리는 대중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으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는데 이 광고를 접한 사람 중 안전유리를 설치하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3M’이 가장 빨리 떠오를 것이다. (사진 1) 

 

 

 

한편 SK케미칼의 트라스트 패치는 1996년 출시 3개월 만에 판매량 100만 개를 돌파하면서 발매 첫해 100억 원 매출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트라스트의 성공 전략은 여러 가지 관절염 가운데서도무릎에 집중했다는 점과무릎관절염 치료 패치개념을 쉽게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국내 제약사 최초의 컬러마케팅으로 평가받는노란 약 캠페인을 전개해노란약=트라스트 패치이미지를 만든 것이 주요 성공 전략이었다. 실제 한 소비자 조사기관이 2011년 서울 거주 40∼60대 남녀 표본 300명을 대상으로 관절염 치료제 브랜드 및 광고 효과 조사에서 트라스트 최초 인지도는 5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사진 2)

 

 

 

 

 

전략 2. 강력한 하나의 메시지로 승부하라

이용가능성 관련 연구를 보면 10개의 장점을 떠올리도록 하는 것보다 1개의 장점을 떠올리도록 하는 것이 평가 대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왜냐하면 1개보다는 10개를 떠올리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장점이 잘 생각이 안 나면 반대로 장점이 많지 않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업은 여러 개의 장점을 전달하려고 하기보다는 하나의 강력한 메시지로 승부를 하는 것이 좋다. 다시다 하면고향의 맛’, 볼보 하면안전(Safety)’, 코카콜라 하면즐거움(Fun)’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은 오랜 시간 동안 하나의 핵심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커뮤니케이션했기 때문이다. 보통 특정한 광고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일정 기간에 계획적, 조직적, 계속적으로 전개하는 광고활동을 광고 캠페인(advertising campaign)이라 하는데 강력한 하나의 핵심메시지를 소비자의 기억 속에 확실하게 집어넣으려면 장기캠페인이 필요하다. 1984년부터 시작된 유한킴벌리의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캠페인, 1989년부터 시작된 오리온 초코파이의캠페인, 1981년부터 시작된 앱솔루트 보드카의 ‘Absolut + Theme(테마)’ 캠페인, 1993년부터 시작된 캘리포니아 유가공협회의 ‘got milk?’ 캠페인 등이 유명한 국내외 장기 광고 캠페인 사례다.

 

 

 

 

전략 3. 플랫폼을 통해 접근 가능성을 높여라

플랫폼이란 말은 다양한 목적을 가진 참여자들이 모여 자신의 목적을 이룰 수 있는 열린 공간이나 여러 참여자가 공통된 사양이나 규칙에 따라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토대를 의미한다. 플랫폼 참여자가 늘어나면 플랫폼 참여 기업들의 사업 기회가 증가하고 소비자들도 다른 곳에 가지 않고 특정 플랫폼을 방문하면 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30년간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윈도, 인터넷 익스플로러라는 플랫폼을 장악했기 때문이고 지금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도 iOS, 안드로이드, 크롬에 플랫폼 장악력에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실제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 조사결과 웹브라우저에서 익스플로러(32.85%)의 시장점유율이 크롬(33.59%)에 뒤지기도 했고(2012 8월 기준), 모바일 운영체제에서는 이미 애플의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편 국민 앱으로 불리는 카카오톡은 가입 회원 수가 6400만 명이고 하루 전송 메시지가 42억 건에 이른다. 이후 출시한 카카오스토리가 10개월 만에 10억 건, 누적 덧글 수 94억 건에 이를 수 있었던 것도, 애니팡이 출시 74일 만에 다운로드 2000만 건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을 바탕으로 접근 가능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전략 4. 지식의 저주를 피하고 단순함으로 승부해라

지식의 저주(curse of knowledge)라는 것이 있다. 이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지식을 평가할 때 자신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상대방도 자신만큼 지식이 있다고 착각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신제품 개발자나 전문가들이 자신도 모르게 일반인들도 자신만큼 첨단기능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제품을 만들다 보니 고장신고 중 실제 제품 고장보다는 사용방법을 몰라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많은 소비자들이 이용하고 있지만 참 어려운 것이 보험이다. 소비자가 관련 지식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보험상품은 생각보다 어렵고 복잡하다. 이에 현대라이프 ZERO는 기존 보험 상품의 관행과 보험은 어렵고 복잡하다는 부정적인 고정관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보험을 해체했다’ ‘원점에서 시작한다는 어젠다 설정으로 과감하고 혁신적인 상품에 대한 니즈를 자극해 성공을 거뒀다. 일단 고객이 쉽게 이해하고 쉽게 설계·가입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보험료는 만기 시까지 인상이 없도록 단순화했고(인상 Zero), 불필요한 특약 없이 10년과 20년 두 가지 보장기간에 대해 저렴한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도록 핵심 보장에만 집중했으며(특약 Zero), 어떤 경로로 가입해도 보험료 차이가 없도록 했다(보험료 차이 Zero). 이런 단순화, 표준화 전략으로 판매 보름 만에 계약 4000건을 돌파해 1월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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