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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tegic Communication

협상 3.0:공감은 하되 인정은 신중히

최철규,김한솔 | 104호 (2012년 5월 Issue 1)



편집자주

개인과 기업, 국가를 막론하고 협상 능력에 따라 경쟁력이 달라지는 시대입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 사회에서 협상의 중요성은 더욱 커져가고 있습니다. 경쟁의 강도가 치열해 질수록 사회는불통(不通)’분열(分裂)’로 치달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소통(疏通)’에 대한 명확한 철학과 과학적 방법론이 절실한 때입니다. 기업 대상 맞춤형 전략 커뮤니케이션 전문 교육기관인 HGS 휴먼솔루션그룹이 협상 전략과 기술, 갈등관리 등 소통의 과학에 대해 소개합니다.

 

협상장에 들어선 두 명의 협상가.

A: “안녕하세요?”

B: “, 반갑습니다.”

서로 인사를 나눈다. 얼마 간의 사적인 대화가 오가고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된다.

A: “제가 이번 협상에서 원하는 조건은….”

B: “잘 알겠습니다. 하지만 전 생각이 좀 다릅니다. 저희 회사 입장에서는….”

 

각자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안건이 협상 테이블에 올라온다. 중간중간 고성이 오갈 수도 있다. 그러다 협상이 마무리된다. 아마 둘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고마운 마음을 가득 담은감사합니다란 인사와 함께 꼭 잡은 악수. 혹은저 사람 다시는 안보겠다는 다짐과 함께 불편한 인사와 침묵.

 

협상의 시작부터 끝까지 우리는을 한다. 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느냐에 따라 협상의 마무리가 반가운 인사가 될 수도, 불편한 인사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내용만큼 중요한 게 있다. 바로어떻게말하느냐, 그리고 상대의 말에어떻게대응하느냐다.

 

어떤 사람들은 내가 진심으로 대하면 상대가 그 진심을 알아 줄 거라 믿는다. 미안한 얘기지만 이는 아름다운 착각이다. 상대는 초능력자가 아니다. 내 속마음을 투시해서 볼 수 없다. 단지 나의 입에서 표현되는 말로만 나의 진심을 판단할 뿐이다. 그래서어떻게말하고 반응하느냐가 중요하다. 성공적인 협상 3.01 을 위해 협상장에서 지켜야 할 3가지 대화법을 제시한다.

 

1.인정하지 마라, 그냥 공감하라

TV 토론을 보면 항상 가슴이 답답해 진다. 100분이 됐건, 몇 시간의끝장토론이 됐건, 시청자 입장에선 10분 이상 채널을 돌리지 않고 보고 있기란 쉽지 않다. 이유가 뭘까? 그들이 벌이는 토론이 진정한 의미의 토론이 아니기 때문이다.

 

토론의 사전적 정의는어떤 문제에 대해 여러 사람이 각각 의견을 말하며 논의함이다. 하지만 TV 토론 프로그램에서논의함은 찾아볼 수 없다. 그저 각각의 의견을말할 뿐이다. 그리고 상대 토론자에 대해 이렇게 불평한다. “당최 말이 통하질 않아.”

 

협상에선 어떨까? 사람들은 내가 얘기를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정해진 시간 안에 내가 원하는 걸 최대한 얻어 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하다 보면 문제가 생긴다. 상대도 나처럼 얘기를 많이 하려고 하면 어떻게 될까? 서로 각자의 주장만 하다 협상은 끝날지 모른다.

 

그럼 협상장에서 각자의 주장이 아닌논의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상대의 주장에 공감하며 듣는 것이다. 감성 협상의 프로는 협상 상대의 말에 공감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이렇게 얘기하면 사람들은 반문한다. “상대의 입장을 지지하지 않는데, 아니 상대의 생각에 반대하는데 어떻게 공감할 수 있습니까?” 옳은 지적이다. 하지만 이 생각은 틀렸다. 상대의 생각에 완전히 반대를 하더라도 충분히 공감해 줄 수 있다. 협상에서의 공감이란 상대가 요구하는 내용을 들어주겠다는 뜻의 인정이 아니다. 상대가 왜 그 말을 하고 그런 요구 조건을 내세우는지에 대한 부분의 공감이다.

  



부부 사이에 벌어질 수 있는 간단한 협상 상황을 예로 들어 보자. 당신은 며칠째 계속되는 야근에 지쳐 있다. 금요일 저녁, 꼼짝없이 주말에도 출근해야 겠다고 생각하며 집에 들어가 침대에 몸을 던진다. 이때 부인이 말한다.

 

“여보, 우리 이번 주말에 교외에 나가서 바람이나 쐬면 어떨까?”

 

당신이라면 어떻게 대답하겠는가?

 

“그게 야근하고 온 남편한테 할 소리야? 한가한 소리하고 있네. 못 가!”

 

혹시 이 대답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면 당신은 아주 솔직한 협상가다. 하지만 좋은 협상가는 아니다. 좋은 협상가는 이렇게 말한다.

 

“하루 종일 집에만 있어서 답답하구나? 나도 주말엔 바람 좀 쐬고 싶다. 그런데 어쩌지? 나 주말에도 출근해야 되는데….”

 

어떤가? ‘주말에 교외에 갈 수 없다는 결과는 같다. 하지만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사람의 기분은 전혀 다르다. 상대의 의견에 일단공감을 해주면 대화의 분위기가 믿을 수 없을 만큼 달라진다.

 

그럼, 비즈니스 협상에선 어떨까? 필자가 진행하는 협상 3.0 워크숍에서 벌어지는 협상 상황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납품 조건을 결정하기 위한 협상. 이때 의도적으로 두 그룹으로 나눠 서로 다른 미션을 준다. 한 그룹에게는상대가 가격을 올려달라고 하면 절대 안 된다고 말하면서 상대 의견을 무시한 후 제안을 거절하라는 미션을, 다른 한 그룹에게는상대가 힘들어 하는 부분과 가격을 올려달라고 요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공감한 후 제안을 거절하라’는 미션을 준다. 그리고 협상이 끝난 후 제안을 거절당한 사람들에게 협상 결과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다. 결과는 놀랍다.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같지만 협상 결과에 대한 만족감은 두 그룹이 천지차이다. 물론 후자, 자신의 의견을 공감받은 그룹의 만족도가 훨씬 높다. 바로 이것이 협상에서공감의 힘이다.

 

협상 상대의 말에 공감해주기 위해 가장 쉬운 방법은 상대의 말을 반복하는 것이다. 이를백트레킹(Backtracking)’이라고 말한다. 상대가요즘 주문 물량이 많아 납품 일정을 당기긴 힘들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면생산 일정이 촉박해 일정 조정은 힘들다는 말씀이시군요라고 얘기하고원자재 가격이 올라서 가격 인상이 필요합니다라고 하면원자재 가격 인상 때문에 현재 가격으론 어렵다는 말씀이네요라고 대응하는 식이다. 이를 통해 내가 상대의 말에 관심을 갖고 듣고 있음을 드러낼 수 있다. 하지만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협상을 하다 보면 머릿속엔 수많은 하고 싶은 말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걸 표현하기 전에 먼저 상대의 말을 따라 해줘라. 그 작은 노력 하나가 상대의 마음을 열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공감인정과 혼돈한다. 인정은상대의 의견을 확실히 그렇다고 여기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하겠다는 약속이다. 하지만 공감은 다르다. 상대의 입장과 상황에 대해나 역시 그렇게 느낀다는 점을 표현하는 것뿐이다. 나와 다른 의견을 인정하진 마라. 공감하라. 이를 통해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 그것이 협상 3.0 대화법의 시작이다


2.“Yes, but”
대화법을 사용하라

뇌 과학자들은 말한다. 인간의 뇌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멍청하다고. 쉬운 예를 들면 이렇다. 누군가가레몬을 떠올려 보세요라고 말을 하면 사람들의 입속엔 자연스레 침이 고인다. 뇌는 레몬이라는 단어를들은 것과 레몬을 실제로먹은 것간에 차이를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리의 뇌는 현실과 상상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불완전하다.

 

이렇게 멍청한 우리의 뇌는 똑같은 강도의 자극이 와도 그 자극이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에 따라 기억하는 정도가 완전히 달라진다. , 긍정적 감정과 기억은 쉽게 잊지만 부정적 감정은 마음을 쉽게 떠나지 않는다. 이를쾌락의 불균형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의견에 대해맞습니다는 말을 들었을 때의 반응보다그렇지 않습니다라고 반박하는 말에 훨씬 더 강하게 반응하고 기억한다. 그래서 반박하는 상대를 설득해 자신의 입장을 인정하도록 노력하게 된다.

 

이는 협상에서도 마찬가지다. 나와 다른 요구 조건을 갖고 있는 협상 상대방. 어쩔 수 없이 상대 주장을 반박할 수밖에 없는데 이때 상대를 쾌락의 불균형에 빠지지 않도록 말하는 게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상대의 요구사항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협상을 하다 보면 상대가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할 때가 있다. 생산을 하려면 적어도 일주일은 걸리는데 “3일 안에 납품해 주세요라고 하거나 제조 원가가 올라 가격을 올려야 하는 상황임에도기존보다 가격을 10% 이상 낮추라고 압박하는 등이다. 이런 요구를 들으면 많은 협상가들은 무의식적으로그건 좀 힘듭니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조건을 왜 들어주기 힘든지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을 하기 시작한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이런 대화방식을 “No, because” 대화법이라고 말한다. 이런 대화법은 협상 진전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자신의 제안에 대해 “No”로 시작하는 반박을 들은 사람은 일단 부정적 감정을 갖게 되고 그 주장을 공고히 하기 위해 더 강하게 맞서기 때문이다. 결국 상대방에 대한 마음의 벽이 높아질 뿐이다. 이렇게 되면 양측이 원하는 것을 모두 만족시키기 위한 협상은 힘들어진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선 긍정적 대화법이 필요하다. 이를 “Yes, but” 대화법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어떤 이들은그럼 상대의 무리한 요구 사항에 대해서도알겠다고 말하고 들어주라는 거냐라고 반문하기도 한다. 물론 그건 아니다. 긍정적 대화라고 해서 무조건 “OK”를 외치라는 게 아니다. 현 상황을 탓하지 말고 문제를 해결할 방법에 초점을 맞춰 미래 지향적인 대화를 하라는 뜻이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보자.

 

받아들이기 힘든 가격 조건을 요구하는 상대. 그 제안에 맞서말씀하신 가격 조건은 받아들이기 힘듭니다라고 말하는 건 부정적이다. 그에게가격 조건만 합의가 된다면 좋은 거래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라. 이를 통해 상대와 나는 가격 조건이란 이슈를거래 성사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공통의 문제로 인식하게 된다. 상대가 갑자기납품 일정을 일주일 앞당겨 달라고 요구한다면? 납품 일정을 당기기 위해선 생산직의 야근이 필수적이고 이렇게 되면 생산 단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이때그건 힘듭니다라고 말하기보다이번 거래에서 납품 단가를 조정해 주시면 납품 일정을 앞당기는 것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면 어떨까? 결과적으로 상대가 요구한 일정 조정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똑같다. 하지만 딱 잘라힘들다고 말하는 것보다이렇게 하면 가능하다고 말하는 게 상대 입장에선 훨씬 받아들이기 쉬울 것이다.

 

기억하라. 협상은 왜 안 되는지를 설명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다. 양측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한 방법을 함께 찾아가기 위한 과정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긍정적 말하기, “Yes, but” 대화법이 필요하다.

 

3.I-Message로 말하라

상대의 말을 충분히 듣고 어려운 요구 사항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얘기해 좋은 관계를 쌓았다. 하지만 한 가지, 가장 중요한 문제가 남았다. 내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꼭 지켜내야 하는 협상 안건에 대해서 상대가불가능하다고만 대꾸한다면 어떻게 말해야 할까? 또는 내가 아무리 긍정적으로 말을 해도필요 없다며 자신의 고집만 내세우는 상대에겐 어떻게 대응하는 게 좋을까? 이런 상황에선 자연스럽게 화가 솟구쳐 오른다. 내 앞에 있는 협상 상대가협상’을 하려는 마음이 있기는 한 건지 답답해 질 수도 있다. 그럴 때 사람들은 흔히 두 가지 행동을 보인다. 싸우거나 도망가거나(fight or flight).

 

먼저, 싸우는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한 채튀어버린다. 그래서최고의 결과를 만들어 내자는 협상의 애초 목적을 잊고그럴 거면 협상하지 말자라는 극단적인 자세로 돌변해 버린다. 이와 반대로 싸우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상대와의 관계가 너무 중요해 무슨 수를 써서든 이 협상을 마무리 지어야 하는 경우다. 이들은 그냥 도망간다. 협상장을 떠난다는 게 아니라 협상에서 벌어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도망을 친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들의 선택은양보. 그리고 속으로 다짐한다. ‘다음엔 두고 보자라고.

 

싸우거나 도망가는 두 가지 대처 방법 모두 바람직한 행동은 아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성공적인 협상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답부터 얘기하면 I-Message로 말하기다. 상대의 행동, 제안에 대해 비난하거나 나의 입장만을 옹호하는 게 아니라 협상 상황에 대한 나의 감정과 의도 등을 솔직하게 말해 건설적인 협상으로 이끌어 내기 위한 말하기 방법이다.

 

I-Message는 크게 5단계로 이뤄진다. 시작은 레이블링(Labeling)이다. “듣기에 껄끄러운 얘기일 수도 있는데 솔직하게 말해도 될까요라고 물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를 통해 대뜸 나의 주장을 얘기하는 것보다 상대가마음의 준비를 한 후 내 얘기를 듣도록 할 수 있다. 그리고질문을 통해 상대의 동의를 이끌어 냈기 때문에 앞으로 이어질 대화의 분위기를 우호적으로 만들 수도 있다.

 

두 번째는 사실(Fact)을 말하는 것이다. 협상 상대가 주장하는 부분 중 잘못된 사실이 있다면 언급을 할 수도 있고 내가 이런 제안을 할 수밖에 없는 근거를 제시한다. 사실을 얘기할 때 주의해야 할 부분은논쟁의 여지가 없는 내용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선 통계 수치와 같은 정확한 자료가 좋다.

 

세 번째는 감정(Feeling)이다. 협상 상대의 태도나 무리한 제안에 대해 내가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말할 필요가 있다. 주의해야 할 점은 상대방의 제안에 대해 평가하거나 비난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나 혹은 회사 차원에서 받게 될 느낌만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

 

네 번째는 의도(Intention). 궁극적으로 내가 주장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밝히는 것이다. 상대의 제안 내용에 대해 반박하기 위한 게 아니라 양측 모두 만족할 해법을 찾아보자는 뜻을 전달할 수도 있다.

 

마지막은 상대의 피드백(Feedback)을 받는 것이다. ‘나의 제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질문하라는 뜻이다. 이를 통해 내가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게 아니라 상호 간의 대화를 하겠다는 뜻을 전달할 수 있다. 그리고 질문에 대한 답을 통해 상대의 입장도 파악할 수도 있다.

 

그럼 협상 상황에서 I-Message로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당신이 중견 기업의 영업 담당자라고 가정해 보자. 회사 전체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납품할 정도로 중요한 거래처인 대기업과 납품 단가를 결정하기 위한 협상장에 회사를 대표해 나섰다. 원자재 가격이 10% 이상 올라서 아무래도 납품 단가를 올려야만 하는 상황. 그런데 상대인 대기업 구매 담당자가 대뜸 이렇게 말한다.

 

“요즘 시장 상황이 너무 안 좋네요. 이번 납품 단가는 20% 낮춰 주시죠.”

 

어처구니 없는 상대의 제안. 여기서싸움을 하면말도 안 되는 말씀 하지 마세요!”라고 대응할 것이고도망을 치면중요한 거래처이니까 양보해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다음번엔 꼭 단가를 올려 주시길 부탁 드립니다라고 고개를 숙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I-Message를 사용하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먼저 레이블링. “꺼내기 어려운 얘긴데 납품 단가에 대해 제 입장에서 솔직히 말씀 드려도 될까요?” 이를 통해 상대의 감정적 벽을 조금 낮출 수 있다. 둘째, 사실이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제품 생산에 사용되는 원재료 가격이 지난 분기에 비해 10% 올랐습니다. 그런데 납품가를 20% 내리게 되면 저희 입장에서는 30% 정도 가격이 깎이는 셈입니다.” 수치를 이용해 논쟁의 여지를 줄이는 게 필요하다. 셋째, 나의 감정을 말한다. “30% 정도 가격이 낮아지게 되면 회사의 수익 구조가 급격히 나빠질 것 같아 염려됩니다.” 네 번째는 의도다.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적정한 가격을 보장해주실 때 납품 물건의 품질도 보장되고 길게 봤을 때 서로에게 더 이익이 될 것 같아서입니다.” 상대의 요구 조건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진짜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는 게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상대의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 “너무 저희 입장만을 말씀 드린 것 같네요. 제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어떤가? I-Message를 통해 상대의 감정을묘하게해치지 않으면서도 얼마든지 내 의사를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지 않은가?

 

어떤 이들은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협상에서 내 요구 사항 하나 말하는 데 뭐가 이렇게 복잡합니까?” 옳은 지적이다. 협상에서 상대를이기고싶거든 힘들게 I-Message를 할 필요 없다. 하지만 상대와 나의 가치를 모두 만족시키고 더 큰 가치를 만들어 내는 협상 3.0을 하고 싶다면 I-Message는 꼭 필요한 무기다.

 

<어린 왕자>에 사막 여우가 어린 왕자에게 이렇게 말하는 부분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 각각의 얼굴만큼 다양한 각양각색의 마음을순간에도 수만 가지의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 바람 같은 마음을 머물게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거란다

정말 어려운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 이를 위해선 먼저 상대를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표현해야 한다. 그 수단이 바로이다. 공자님께서도 이런 말씀을 남기지 않으셨는가. “말의 힘을 이해하지 못하면 인간을 이해할 수 없다라고. 기억하라. 사람들은 표현되지 않는 나의 진심을 결코 알아 주지 않는다. 어떻게 말하느냐, 그리고 상대의 말에 어떻게 반응하느냐. 그것이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한 협상 3.0의 시작이다.



최철규 HSG 휴먼솔루션그룹 대표 ckchoi@hsg.or.kr

최철규 대표는 국내 비즈니스 리더 3만 명에게 협상과 소통의 원리를 전파한 언론인 출신의 기업교육 전문가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런던정경대(LSE)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경제신문사에서 경제부, 금융부 기자로 일했고 IGM 협상스쿨 원장을 지냈다.

 

김한솔 HSG 휴먼솔루션그룹 수석연구원 hskim@hsg.or.kr

김한솔 수석연구원은 서강대 커뮤니케이션 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치고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다. IGM 세계경영연구원 협상 R&D 팀장을 지냈다. 현재 HSG 휴먼솔루션그룹 R&D 센터를 이끌고 있다.

 

  • 최철규 | - 현 HSG 휴먼솔루션그룹 대표
    - 한국경제신문사 경제부, 금융부 기자
    - IGM 협상스쿨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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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한솔 | HSG 조직갈등 연구소 소장

    비즈니스 교육 전문 기관 HSG 휴먼솔루션그룹에서 강의와 컨설팅 등을 통해 많은 기업의 소통 전략 수립을 돕고 있다. 리더의 자기 인식을 위한 진단 프로그램 '성과 백신'을 개발,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 「이기적 리더」 「1% 디테일: 성공적인 조직 커뮤니케이션의 비결」 「설득하지 말고 납득하게 하라」(공저) 등이 있다.
    hskim@hsg.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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