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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ement Science 2.0

조각 난 데이터? 연결하고 합치면 혁신의 보고!

장영재 | 98호 (2012년 2월 Issue 1)





편집자주
경영 현장에 수많은 수학자와 과학자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이들은 전략, 기획, 운영,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첨단 수학·과학 이론을 접목시켜 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경영 과학은 첨단 알고리즘과 데이터 분석 기술로 기업의 두뇌 역할을 하면서 경영학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나가고 있습니다. <경영학 콘서트>의 저자인 장영재 교수가 경영과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소개합니다.
 
2009년 12월25일 미국 전 공항에 비상이 걸렸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출발해 미국 디트로이트로 향하던 노스웨스트항공 253편 여객기가 공항에 도착하기 1시간 전, 나이지리아 국적의 우마르 파루크 압둘무탈라브란 이름의 승객이 기내에서 폭발물을 터뜨리려다 실패한 뒤 승객과 승무원들에게 붙잡혔다. 그는 분리된 폭발물을 몰래 소지한 채 탑승한 뒤 기내 화장실에서 조립해 비행기 폭발을 시도했다. 다행히 폭발물은 작은 화염과 불꽃만 일으킨 채 불발돼 큰 재앙은 피할 수 있었다.
 
9.11 테러 이후 미국 본토를 대상으로 한 첫 테러 시도 소식에 전 미국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런데 이후 조사 과정에서 알려진 정보망의 허술함에 미국 국민들은 또다시 경악했다. 이 테러 용의자의 아버지는 아들의 극단적인 종교 성향으로 인한 과격한 행동을 우려해 나이지리아 현지 경찰에 미리 알렸고 이 정보는 현지 미국 외교 공관에도 공유됐다. 또한 그가 이슬람 과격단체에 포섭돼 훈련을 받았다는 사실을 각국 정보 기관에서 파악하고 있었으며 미 국무부 데이터베이스에 급진주의자 관리 대상 50만 명 중 한 명으로 이미 분류됐음이 조사 과정에서 밝혀졌다.
 
그렇다면 그에 대해 세 가지 각각 다른 정보가 사전에 입수됐다고 볼 수 있다. 첫째는 아들이 테러를 벌일 가능성이 있다는 아버지의 제보, 둘째는 그가 이슬람 과격단체에 포섭돼 훈련받았다는 정보, 마지막으로 그가 이슬람 급진주의자로 분류된 위험인물이란 정보다. 문제는 이 정보가 서로 연결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50만 명의 이슬람 급진주의자 중 한 명(국무부 데이터베이스)’이자 ‘이슬람 과격단체에 포섭돼 훈련을 받은 자(외무부)’로 ‘최근 테러 위험이 있는 자(경찰 제보)’가 ‘미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했다(공항 탑승객 정보)’는 네 가지 정보를 사전에 연결만 했어도 미국 정부는 잠재적 테러리스트가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는 사실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사례는 각각의 흩어진 데이터는 큰 의미가 없을지라도 그들의 상관관계를 찾아 연결고리를 발견하면 강력한 정보가 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서로 다른 데이터를 통합해 새로운 인사이트를 찾아라
 
‘매출 데이터’와 ‘적립카드를 통한 고객 정보 데이터’, 그리고 ‘시간별 구매 데이터’를 통해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은 사례를 알아보자. 미국의 한 대형마트는 시간별 매출 데이터로 소비 경향을 분석하던 중 특징적인 사실을 발견했다. 바로 평일 오후에 매장에서 캔디와 청량음료 판매가 늘어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적립카드 데이터를 통해 캔디나 청량음료를 구입한 고객들을 파악해 봤더니 대체로 중년 부인들이 그 주인공이었다. 이 대형마트는 왜 중년 부인들이 이 시간대에 캔디나 청량음료를, 그것도 낱개로 구입할까 연구한 끝에 다음과 같은 사실을 파악했다.
 
오후가 되면 많은 주부들이 하교하는 자녀들을 데려오는 길에 장을 본다. 오후 2∼3시면 나른하기도 하고 피곤이 몰려올 때이기도 하다. 그래서 활력을 충전하기 위해 청량음료나 캔디를 찾게 되고 자녀들과 함께 장을 보니 당연히 아이들 몫도 사게 된다. 결국 엄마에 자녀들 몫까지 낱개 판매가 늘어났던 것이다.
 
이러한 원인 분석 후 이 대형마트는 매장에 음료수와 캔디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의 동선을 그려봤다. 자료분석 결과 주부들이 이 시간대에 생활용품과 식자재 장을 보러 오는데 이 코너들은 청량음료나 캔디를 판매하는 코너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 주부들이 자녀들을 데리고 매장 이곳저곳을 왔다 갔다 하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착안한 아이디어가 계산대 바로 옆에 간이 진열대를 설치하는 것이었다. 쇼핑을 마치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계산대에 청량음료나 캔디를 진열한 간이 진열대를 설치해 고객의 번거로움은 줄이고 매출은 올리자는 새로운 운영 개선안이 제시됐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이 간이 진열대에 주부들이 자주 보는 잡지를 진열하자는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계산대 옆에 청량음료나 캔디 진열대를 설치하면 당연히 주부들은 간이 진열대로 눈을 돌릴 것이다. 계산을 하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에 잡지책을 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기다리는 시간의 지루함도 없애고 매출도 올릴 수 있다.
 
이 개선안은 그야말로 성공적이었다. 이후 청량음료와 캔디를 낱개로 판매하지 않았던 다른 대형 유통업체는 물론 심지어 가전업체들까지 이런 방식을 모방해 계산대 앞에 작은 진열대를 따로 설치하게 됐다.
 
이 성공 사례의 핵심은 매출 데이터, 고객 데이터, 그리고 상품의 위치 정보를 함께 분석해 새로운 인사이트를 찾았다는 점이다. 특정 시간대에 어떤 상품이 잘 팔리는지를 매출 데이터를 통해 파악했고 이를 구매하는 고객 계층을 고객 데이터를 통해 발견했으며 상품의 위치와 고객 동선을 바탕으로 새로운 개선안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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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영재

    장영재yjang@kaist.ac.kr

    KAIST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교수

    장영재 교수는 미국 보스턴대 우주항공과를 졸업하고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기계공학, MIT 경영대학원(슬론스쿨)에서 경영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어 MIT 기계공학과에서 불확실성을 고려한 생산운영 방식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본사 기획실의 프로젝트 매니저로 근무하면서 과학적 방식을 적용한 원가 절감 및 전략적 의사결정 업무를 담당했다. 2020년 KAIST 연구소 기업인 ‘다임리서치’를 창업해 인공지능과 디지털 트윈 등의 혁신 기술을 제조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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