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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적 수학’으로 미래 고객 찾아라

에이드리언 슬라이워츠키 | 36호 (2009년 7월 Issue 1)
수많은 고객 세그먼트가 존재하는 환경에서 어떻게 한발 앞서 나갈 것인가?
 
하이브리드 차량의 판매 대수는 2000년 9400대에서 2007년 35만2000대로 급증했다.
 
생태학적으로 지속 가능하고 노동 친화적 방식으로 생산된 공정 무역 커피는 2000년에 그 규모가 고작 5000만 달러였으나, 2005년에는 5억 달러로 불어났다.
 
메서드 프로덕트 사에서 제조한 생 분해 가능한 천연 비누와 세제의 판매량은 2003년 300만 달러 규모였다. 2007년에는 1억5000만 달러로 늘어났다.
 
홀푸드 슈퍼마켓 체인의 매출은 2002년 26억9000만 달러였으나, 2008년에는 80억 달러로 증가했다. 

많은 기업들이 ‘녹색 소비자 세그먼트’의 급격한 변화를 감지하고 대응해 상당한 수익을 내고 있다. 그러나 고객 수요는 급변하고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띤다. 따라서 수요 패턴을 인식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고객이 중시하는 가치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편리함을 추구하면서 돈을 추가로 지불할 용의가 있는 고객이 있는 반면, 어떤 고객들은 가격에만 중점을 두고 구매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고객들은 시간에 쫓기고 있으며, 복잡한 생활을 단순하게 만들어줄 무언가를 찾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생활을 윤택하게 할 수 있는 ‘경험’을 원하기도 한다. 고객들은 건강에 관심이 많기도 하지만, 때로는 제멋대로 행동하기도 한다. 이들은 기업이 완벽한 솔루션을 제공해주기를 원하며 다양한 아이템 가운데 자유로운 선택을 원한다.
 
무엇보다도 고객들은 예전보다 더 똑똑해졌고, 더 많은 것을 요구하며 강력해졌다. 또 경제적 혼란기에는 고객들도 두려워한다. 이런 트렌드를 종합해보면 고객 충성도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따라서 고객 세그먼트(세분 시장)를 관찰하고 변화 양상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업무가 됐다. 하지만 사실상 이를 능숙하게 해낼 수 있는 경영자는 드물다. 경영자들은 새로운, 혹은 변화하는 고객 세그먼트를 객관적으로 연구하기보다는 과거의 성공과 기대, 가정(assumption)에 얽매이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회사의 정보 시스템, 조직 프레임워크 및 관리 구조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현실 인식이 제한되거나 왜곡된다. 회사의 마케팅이나 영업 부문의 예산 및 인력이 특정 세그먼트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이런 세그먼트가 언제 하향 곡선을 그릴지, 언제 완전히 새로운 세그먼트가 떠오를지 파악하기 더욱 어려워진다.
 
눈에 잘 띄는 곳에 숨어 있다
새로운 세그먼트는 (기업이) 발견하는 것일까, 혹은 창출하는 것일까? 이를 파악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한 기업이 세그먼트를 ‘발견’했다면, 콜럼버스가 발견하기 전에 수많은 사람들이 신대륙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던 것처럼 시장은 ‘이미 존재했던’ 것이 된다. 이런 시각에서 바라보면 기업들은 이미 존재하는 수요를 파악하기 위해 시장을 조사하고,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만 하면 된다. 이런 관점에서는 고객 중심적 프로세스를 제안할 수 있다.
 
그러나 기업이 세그먼트를 창출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나오기 전까지 시장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혁신을 통해 고객이 반응하는 새로운 제품을 창출해내는 기술·사업 중심적 프로세스가 제안된다.
 
연관된 질문: 새로운 세그먼트는 우연히 생길까, 아니면 계획된 것일까? 과거의 사례를 보면 다양한 패턴이 있다. 도요타의 프리우스나, 과거에는 없던 친환경 차량 고객 세그먼트 개발은 100% 계획된 일이다. 1980년대에 머크 사가 개발한 15개 블록버스터 신약들 ‘바소텍, 메바코, 이버멕틴 등—도 계획된 것이다.
 
이와 반대로 아이팟은 컴퓨터 사용자들이 디지털 음악을 다운로드 받기를 즐긴다는 스티브 잡스의 뒤늦은 인식에서 탄생한 일부 우연의 결과다. 스티브 잡스는 뛰어난 기술과 디자인(대부분 다른 기업들도 기술과 부품은 갖고 있었음)을 가지고 이러한 잠재적 세그먼트를 충족시키고자 노력했다. 3M이 ‘포스트 잇’을 개발하고, 산도스(현 노바티스)가 조직 이식에 면역억제제 사이클로스포린을 적용한 것도 우연이었다. 이들은 모두 우연한 발견이었으며, 아직 충족되지 않은 시장의 니즈를 잘 알고 있는 전문가들은 이런 우연한 발견의 가치를 인정했다.
 
다시 말하지만 2가지 형태를 구분하는 일은 중요하다. 새로운 대규모 세그먼트는 완전한 우연, 체계적인 기획, 혹은 그 중간의 조합을 통해 발견됐다. 따라서 해당 세그먼트에서 사업을 하려는 경영자들은 이런 다양한 형태 모두에 대비하기 위해 각기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경영자들은 기술이나 사업 디자인 혁신 및 고객 니즈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찰해야 우연히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다. 우연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해도 꾸준한 노력을 통해 새로운 세그먼트를 발견할 수 있다. 또 폭넓은 지적 탐색을 통해 쉽게 파악하기 힘든 형태의 우연을 발견할 준비를 해야 한다. 이는 X라는 혁신을 찾고 있던 연구원이 이와는 상관없지만 더 중요한 Y를 우연히 발견하는 것과 같다.
 
넷플릭스의 정성적 수학
고객의 변화 양상을 이해하고 이 속에 숨겨진 의미 있는 패턴을 찾기 위해 경영진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어떻게 경쟁사가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새로운 시장을 먼저 파악하고, 경쟁사로부터 자사를 보호할 강력한 방어막을 구축할 것인가?
 
효과적인 출발점은 현재의 고객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일이다. 그들이 자사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어떤 경험을 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이는 객관적인 동시에 주관적인 형태의 연구가 된다. 이를 ‘정성적 수학(qualitative math)’이라고 부를 수 있다. 연구자는 통계가 아닌 감성적 측면의 지식을 갖고 있더라도 세그먼트 간의 상호작용을 엄밀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정성적 분석을 통해 잠재적 세그먼트에 대한 정량적 고찰이 가능함을 보여준 예가 1998년 와이어드 매거진에 소개됐다. 이 잡지에는 한 소비자가 비디오를 대여했을 때 느낀 일반적 경험과 깨달음이 나와 있다.
 
“‘아폴로 13’이라는 영화를 빌렸다가 반납이 6주나 늦어 연체료가 40달러나 나왔죠. 비디오를 잃어버렸거든요. 모두 제 잘못이었고, 이 사실을 아내한테 말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연체료 때문에 아내에게 거짓말을 해야 하다니. 헬스클럽처럼 많이 쓰든, 적게 쓰든 상관없이 일정한 금액을 내면 안 될까’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는 넷플릭스의 창업주인 리드 헤이스팅스가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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