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ased on “The sustainable edge effect: How nuanced semantic meanings of different eco-labels influence consumer judgments” (2026) by Julia van de Sandt, Elise Chandon Ince, Mathew S. Isaac & Rajesh Bagchi in Journal of the Academy of Marketing Science.
같은 사양의 텀블러 두 개가 있다. 하나에는 ‘그린(Green) 제품’이라는 문구가, 다른 하나에는 ‘지속가능한(Sustainable) 제품’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당신이 소비자라면 어떤 제품을 고를까.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시애틀대·버지니아텍의 공동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소비자들이 ‘지속가능한’이라는 단어에 더 적극 반응함을 확인했다. 두 단어 모두 미국 공정거래위원회(FTC)의 규제를 받지 않아 친환경 제품을 홍보할 때 같은 의미로 오랫동안 혼용돼왔다.
연구진은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눴다. 한 그룹에는 ‘지속가능한’ 라벨이 붙은 제품과 라벨이 없는 제품 중 하나를, 다른 그룹에는 ‘그린’ 라벨 제품과 일반 제품 중 하나를 고르게 했다. 라벨만 다를 뿐 제품 자체는 같았다. 자전거 타이어, 손목시계 스트랩 등 다양한 제품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지속가능한 라벨 제품을 고른 비율(71~79%)은 그린 라벨을 선택한 비율(37~55%)보다 눈에 띄게 높았다. 같은 친환경 라벨이라도 ‘지속가능한’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현상에 연구진은 ‘지속가능성 우위 효과(Sustainable edge effect)’라는 이름을 붙였다.
격차 유발 원인을 찾기 위해 연구진은 ‘지속가능한’이라는 단어에 숨어 있는 두 번째 의미인 ‘오래 지속됨(longevity)’에 주목했다. 그린은 색채 이미지를 통해 생태적 건강함을 연상시키는 데 그치지만 지속가능하다는 말은 라틴어 ‘Sustinere(오래 버티다)’에서 왔듯 시간적 지속성이라는 함의를 함께 지닌다. 연구진이 두 단계로 나눠 추적한 결과, 소비자는 ‘지속가능한’이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먼저 ‘이 제품은 장기적 관점에서 설계됐을 것’이라고 추론했고 ‘더 오래갈 것’이라는 내구성 기대로 이어졌다. 재미있는 건 이 효과가 내구성에만 국한된다는 점이다. 같은 제품을 두고 디자인이나 환경친화성을 평가하게 했을 때는 두 라벨 간 차이가 없었다. 지속가능하다는 표현이 모든 것을 좋아 보이게 하는 게 아니라 정확히 ‘내구성’을 겨냥해 소비자 인식을 바꾼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