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비즈니스 트렌드 돋보기

‘이 가게니까 구매’ → ‘이 사람 추천이니까 구매’

324호 (2021년 07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코로나19 확산 이후 일본에서는 오프라인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해 왔던 리테일 점포와 의류 브랜드들이 ‘온라인 접객 서비스’를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을 하는 소비자들이 실물 확인을 한 뒤 구매할 수 없고,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원격 상담 등의 서비스를 도입한 것이다. 백화점 업계에서는 미쓰코시 이세탄, 어패럴 업계에서는 유나이티드 애로우즈 등이 오랜 기간 접객을 담당한 직원들을 상담에 참여시키고 고객 니즈에 맞춘 상품을 제안하도록 하면서 기존 판매원의 영업 역량을 온라인으로 이전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기업이 직접 고객에게 정보를 발송하는 D2C(Direct to Consumer) 시대를 넘어 이 같은 상호작용에 ‘사람’이 개입해 고객과의 연결을 강화하는 P2C(Person to Consumer) 시대로의 확장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편집자주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도쿄나 일본 내 새로운 상업 시설이 오픈하면 가장 먼저 달려가서 비즈니스 트렌드를 엿본다는 정희선 유자베이스 애널리스트가 ‘일본 비즈니스 트렌드 돋보기’를 연재합니다. 이웃 나라의 최신 소비재와 리테일 산업 트렌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등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어가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오모테나시(おもてなし).’

접대, 환대를 의미하는 일본어로 진심을 다해 손님을 대하는 일본 특유의 서비스 마인드와 세심함을 일컫는 단어다. 일본 여행을 다녀본 사람은 호텔이나 전통 여관뿐 아니라 리테일 점포에서도 유난히 친절하고 꼼꼼하게 접객을 하는 판매 직원들을 만난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19 확산으로 쇼핑의 주 무대가 온라인으로 급속히 이동하며 오프라인 점포가 고전을 겪는 지금, 일본에서는 오모테나시 정신을 대표하는 ‘접객 서비스’가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온라인 접객 서비스는 고객이 온라인상에서 판매원을 만나 화상으로 약 30분∼1시간 정도 상품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1대1로 접객을 받고 상품을 구입하는 것을 가리킨다.

일본에서 이렇게 온라인 접객 서비스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까닭은 온라인 판매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와 어려움 때문이다. 코로나19로 다양한 산업에서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더욱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지만 오프라인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해 왔던 리테일 점포와 어패럴 브랜드들은 여전히 고전하고 있다. 온라인 몰 운영에 관한 경험과 노하우가 적을 뿐만 아니라 기존 사업 구조 및 보상 체계가 오프라인 점포를 중심으로 운영됐기 때문이다. 또한 온라인 쇼핑은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소비자가 직접 실물을 확인하지 못한다는 단점도 있다. 인터넷에서 옷을 구입한 후 실제로 받아보니 사진에서 본 느낌과 달랐던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온라인 전환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는 일본의 오프라인 점포들은 소비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다른 온라인 쇼핑몰과 차별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온라인 접객 서비스’를 적극 시행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접객 서비스에 뛰어든 리테일과 패션업계

먼저 코로나19 확산 후 오프라인 매출이 뚝 떨어진 백화점과 패션업계를 중심으로 온라인 접객이 빠르게 확산 중이다. 일본 백화점 중 가장 적극적으로 온라인 접객을 시행하는 대표적인 곳은 바로 미쓰코시 이세탄백화점이다. 미쓰코시 이세탄은 신주쿠점의 모든 제품에 대해 온라인 접객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룹 전체 매출의 4분의 1을 담당하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점포부터 먼저 신규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의류, 시계, 보석, 와인 등 총 14개 카테고리의 200여 개 브랜드, 총 100만 품목의 상품을 판매 점원과 상담하면서 구입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고객은 우선 점원과 채팅을 통해 쇼핑의 목적, 취향, 예산 등을 알려주고 상담을 예약한다. 그러면 이세탄에서 오랜 기간 판매를 담당한 직원들이 직접 사전 채팅을 바탕으로 상담을 준비한다. 어떤 질문이 오더라도 기대 이상의 답변이 가능하도록 사전에 3시간 이상 공들여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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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코시 이세탄에 따르면 온라인 접객을 받은 고객 대부분이 물건을 구입하기 때문에 객단가가 오프라인 매장 방문 시보다 큰 폭으로 높아졌다고 한다. 온라인 접객을 신청한 고객과 30분∼1시간 정도 이야기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직원이 고객에게 다양한 상품을 제안할 수 있기 때문에 구매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어버이날 기념 선물로 어머니의 스카프를 구입하기 위해 접객을 받은 고객은 판매 직원의 추천으로 아버지가 좋아하는 와인까지 구입하기도 한다.

이런 온라인 접객 서비스는 기존 판매원의 접객 스킬을 온라인으로 이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오프라인 매장엔 기회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미쓰코시 이세탄은 자사를 대형 온라인 쇼핑몰과 차별화할 수 있는 포인트가 바로 판매원의 역량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판매원은 단지 상품을 전달해주는 존재가 아닌 고객의 요구를 듣고 그 니즈에 맞는 상품을 제안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온라인에서도 마치 오프라인에서와 같은 세심한 서비스를 느낄 수 있다면 구매 전환율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세탄에서는 오프라인에서의 상호작용 없이 온라인 접객만으로 100만 엔(약 1025만 원)이 넘는 그림이 팔린 적도 있다고 한다.

모바일 앱과 메타버스 기술의 도입 등 신기술도 이런 온라인 접객을 위한 커머스 기업들의 시스템 전환을 돕고 있다. 가령 ‘미쓰코시 이세탄 리모트 쇼핑 앱’에 접속하면 앱 내에서 고객과의 채팅, 동영상 접객, 구입까지 모든 프로세스가 가능하다. 또한 미쓰코시 이세탄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메타버스를 활용한 가상 쇼핑몰을 만들었는데 이곳에서도 실제 신주쿠 점포에서 근무하는 스타일리스트가 아바타로 참여해 고객에게 접객 서비스를 제공한다.

백화점뿐만 아니라 어패럴 업계도 온라인 접객에 한창이다. 일본의 의류 브랜드 중 하나인 유나이티드 애로우즈는 2020년 4∼5월 약 240개의 점포 영업을 중단하는 등 위기를 맞았다. 전년 대비 매출이 91% 감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회사는 다른 의류 브랜드보다 빠르게 온라인 접객과 라이브 발신 서비스로 전환하면서 온라인에서 활로를 찾았다. 같은 기간 인터넷을 통한 판매액이 25% 증가했는데 이는 오프라인 점포에서 오랫동안 접객 경험을 쌓아 온 판매 직원들이 온라인에서도 단순히 고객의 문의에 응대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상품을 제안하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을 때 회사가 제안을 수용했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였다.

전용 IT 소프트웨어부터 원격 로봇까지 신기술 접목

코로나 확산 초기인 2020년 4월과 5월 일본 정부는 긴급 사태를 선언했고, 당시 백화점과 수많은 어패럴 브랜드가 점포 운영을 중단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급작스럽게 온라인으로 판매의 장을 옮겨야 하는 백화점이나 브랜드들은 줌(Zoom)이나 일본의 국민 메신저인 라인(Line)을 활용해 접객을 했다. 하지만 브랜드 자체 앱이 아니라 별도의 소프트웨어에 의존할 경우 채팅과 접객은 가능하나 결국 고객이 인터넷 쇼핑몰로 다시 가서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이러한 니즈에 착안해 최근에는 온라인 접객을 위한 전용 IT 서비스들도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한 예로 라이브 콜(Live Call)은 인터넷 몰과 바로 연결해 예약, 온라인 접객, 지불까지 한 번에 가능하게 해주는 소프트웨어다. 이런 전용 IT 프로그램의 등장으로 서비스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판매원과 고객이 서로의 화면을 공유하는 기능을 추가해 온라인 쇼핑이나 소프트웨어의 사용법에 익숙지 않은 고객들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원격 로봇을 활용한 접객도 진행 중이다. 일본의 항공사 ANA가 설립한 벤처 회사 ‘아바타인(avatarin)’이 개발한 아바타 로봇인 뉴미(newme)를 접객 서비스에 활용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뉴미를 활용하면 고객이 집에서 자신의 컴퓨터에 접속해 매장에 있는 로봇을 조종할 수 있다. 로봇을 자유롭게 이동시킬 수 있기 때문에 직접 매장을 둘러보는 것과 유사한 느낌을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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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작년 5월 츠타야 서점은 뉴미를 이용해 자택에서 책을 고를 수 있도록 한 ‘아바타인 스토어 미츠(avatarin store meets) 츠타야 서점’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사전에 예약을 한 고객이 지정한 시간에 뉴미에 로그인하면 책 소개를 담당하는 츠타야 서점의 컨시어지와 화면을 통해 대화하면서 책을 둘러보고 구입한다. 컨시어지가 고객의 니즈를 듣고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는 책장으로 뉴미를 안내하면 자택에 있는 고객은 키보드를 조작해 컨시어지 뒤를 따라 서점 안을 이동한다. 실제로 책의 내용을 화면을 통해 확인할 수도 있고, 매장 내를 돌아다니다가 책꽂이에 관심이 가는 책이 보이면 바로 컨시어지에게 부탁해 살펴보는 것도 가능하다. 즉, 집에서도 서점에 실제로 방문해서 책을 고르는 것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온라인 매출 공헌도를 가시화해 직원 동기 부여

오프라인 점포를 메인 축으로 사업을 진행하던 어패럴 업계의 디지털 전환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직원들의 온라인 판매에 대한 동기 부여가 낮다는 점이다. 유나이티드 애로우즈에 따르면 점포에서 판매하는 직원들은 온라인 판매를 자기 업무가 아니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에 착안해 브랜드의 판매 직원이 온라인상에서 활약하고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이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일본의 벤처 기업 바니시스탠더드(Vanish Standard)가 제공하는 이 ‘스태프 스타트(Staff Start)’ 솔루션은 온라인 접객을 유도하는 일종의 인센티브다. 바니시스탠더드의 오노자토(小野里) 대표는 사업을 시작한 계기를 이렇게 설명한다. “오프라인 점포에는 당연하게 상품이 존재하고, 계산대가 있고, 점원이 서 있습니다. 하지만 이커머스 사이트에는 상품과 계산대밖에 없죠. 여기에 착안해 이커머스 사이트에서도 판매 직원을 활용하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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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프 스타트는 어패럴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개발된 앱으로 점포에서 일하는 판매원들이 온라인 판매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앱을 통해 직원은 점포에 진열된 의류를 직접 코디해서 입고 찍은 사진을 쉽게 인터넷 쇼핑몰에 올릴 수 있으며, 동시에 자신의 SNS에 연동해 다양한 채널에 노출시킬 수도 있다. 점원의 신장과 체형이 드러나기 때문에 소비자는 패션모델을 보는 대신 자신의 체형과 비슷한 직원의 사진을 검색해 실제로 옷을 입었을 때 어떤 느낌인지 확인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직원들은 수년간 현장에서 고객을 접대한 경험을 살려 다양한 팁을 제공한다. 제품의 장점뿐 아니라 단점도 상세하게 명시하며 어떻게 스타일링하면 좋은지 제안하기 때문에 온라인에서 상품을 구입해도 실패 확률이 낮아진다. 제품을 가장 잘 아는 직원이 브랜드 앰배서더가 돼 소비자와 직접 커뮤니케이션하는 셈이다. 그러다 보니 해당 직원이 추천하는 제품은 믿고 구입하는 팬을 다수 거느린 판매원들도 생겨났다.

하지만 스태프 스타트는 단순히 온라인에 사진을 올리는 것을 보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가장 큰 특징은 직원이 매출에 공헌한 정도를 숫자로 가시화하고 인센티브를 줌으로써 직원의 온라인 판매를 촉진하는 것이다. 그동안 어패럴 업계의 고민 중 하나는 오프라인 점포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온라인 매출에 공헌한 정도를 정량적인 수치로 나타내기 힘들다는 점이었다. 이는 직원들의 판매 동기를 저하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스태프 스타트는 직원의 ‘디지털 접객’이 매출에 공헌한 정도, 즉 직원이 온라인에서 판매한 금액을 합산해 보여줌으로써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판매원의 매출을 평가나 보상에 반영해 자연스럽게 동기 부여로 이어지도록 한 것이다.

실제로 스태프 스타트를 통해 가장 많은 매출을 달성한 직원은 한 달에 약 9000만 엔(약 9억2000만 원)의 매출을, 2위에 랭크된 직원은 약 7900만 엔(약 8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월 1000만 엔 이상 파는 점원도 수백 명에 달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일본의 어패럴 점포 한 달 매출 목표가 100만 엔(약 1000만 원) 전후임을 감안하면 디지털 접객으로 약 100배에 가까운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스태프 스타트를 이용하는 한 직원은 “매출이 일목요연하게 보이기 때문에 동기 부여가 된다. 매출 순위가 떨어지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과잉 재고 문제 해결로 이어져 이익률도 개선

이런 온라인 접객은 오프라인 매장의 고질적인 문제인 과잉 재고를 해결하는 방법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앞서 살펴봤듯이 직원이 매장에서 잘 안 팔리는 제품을 온라인을 통해 판매했을 때 더 높은 점수를 받고 인센티브를 받게 되면 직원들도 자연히 재고가 남지 않도록 자신만의 판매 전략을 세우게 된다. 이는 기업의 최대 과제가 매출보다는 이익 확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통상 재고가 많이 남는 사품들은 세일 후 소각 처분되는데 재고를 적정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다면 이익률이 높은 회사로 체질을 개선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앞서 스태프 스타트가 상품마다 편차를 둬 매출이 잘 안 나오는 상품을 판매한 직원을 높이 평가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서비스 시작 4년 만에 스태프 스타트는 일본의 대형 어패럴 업계의 1200개 사가 도입한 솔루션이 됐다. 니코앤드(niko and)를 포함한 다수의 의류 브랜드를 운영하는 아다스트리아(Ada stria)사의 경우 2년 전 스태프 스타트를 도입했는데 도입 전후 온라인 매출이 확연히 달라졌다. 도입 전인 2018년 아다스트리아의 온라인 매출액은 82억 엔, 전체 매출 중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7%에 불과했지만 2년 뒤 온라인 매출은 134억 엔으로 온라인 비중은 42.8%까지 올라갔다.

입지에서 D2C로, D2C에서 P2C로

온라인 접객이 확산되면서 백화점이나 오프라인 몰의 판매원과 소비자 개개인의 유대가 형성되고 있다. 접객 한 번으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사람, 팬이 수만 명 생겨 자신의 독자 브랜드를 세운 사람 등 인플루언서가 된 판매원들도 적지 않다. ‘이 가게니까 산다’에서 ‘이 사람이 추천하니까 산다’로 바뀌고 있는 모습이다. SNS의 보급으로 기업이 직접 고객에게 정보를 발신할 수 있게 되면서 D2C(Direct to Consumer) 시대가 왔지만 어떤 정보를 믿어야 할지 모르는 고객들 입장에서는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로부터 정보를 받을 때 구매 의사가 한층 더 높아질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점포 입지의 가치가 흔들리게 되면서 D2C가 주목받게 됐지만 앞으로는 D2C를 넘어 고객과 스태프의 연결을 강화한 P2C(Person to Consumer)로의 확장이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시대에 정보는 이제 당연한 것이 됐다. 아니, 정보가 너무 많아 곤란하다. 더욱이 물건을 만지거나 꼼꼼히 따져볼 수 없는 온라인 쇼핑에서는 믿고 맡길 수 있는 판매원에게 의지하는 사람도 많아질 것이다. 따라서 온라인 접객의 경우 정보를 단순히 전달하는 것 이상의 힘이 있는 점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 같은 일본의 트렌드는 오프라인 상점이 고전하는 시대에 몇 가지 시사점을 던져준다. 첫 번째, 이제 점포의 입지가 좋다고 안심해도 되는 시대는 끝났다. 코로나의 확산은 기존 오프라인 점포가 가지는 ‘좋은 입지’의 힘을 무력하게 만들었다. 소비의 주 무대가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 행동 또한 바뀌었다. 지나가는 길에 상점에 들러 충동적으로 구입하는 소비 패턴은 줄어든 반면 확실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물건을 구입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2021년 2월 닛케이신문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슈퍼마켓에 머무르는 시간이 짧아졌다. 이와 동시에 슈퍼마켓에 오래 머무르지 않기 위해 사전에 구입하려는 품목과 브랜드까지 미리 정하고 온다고 답한 소비자들도 늘었다. 그 결과, 이미 브랜드의 힘이 있는 친숙한 스테디셀러 상품의 점유율은 높아진 반면 중소 브랜드들의 점유율은 낮아졌다.

이는 앞으로 브랜드가 가진 힘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고, 이 브랜드의 레거시와 스토리를 전달하는 사람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두 번째 시사점을 제시한다. 오프라인 점포에서 여유롭게 둘러보면서 새로운 제품이나 브랜드를 발견하는 ‘우연한 만남’과 ‘계획되지 않은 소비’는 줄어들었다. 당연히 고객들은 이미 친숙한 브랜드, 사용해 보고 만족도가 높았던 브랜드에 집착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의 리테일과 브랜드들은 자신의 철학을 이해하고 제품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판매 직원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정희선 유자베이스 애널리스트 hsjung3000@gmail.com
정희선 애널리스트는 미국 인디애나대에서 MBA를 취득한 후 글로벌 컨설팅사 LEK 도쿄 지점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근무했다. 현재는 산업 및 기업 정보 분석 플랫폼을 제공하는 일본 유자베이스(Uzabase)에서 애널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라이프스타일 관련 마케팅을 다룬 책 『라이프스타일 판매 중』을 출간했고 일본 트렌드 관련 칼럼을 쓰고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29호 Fly to the Metaverse 2021년 09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