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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육성’이 중요하다

아직도 연수원에 모아 교육시키나요? ‘자기주도형 학습’으로 자질 키워줘야

이찬 | 221호 (2017년 3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극한 환경에 처한 기업들은 선발과 육성(교육) 중 빠른 인재 영입을 위한 선발을 중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육성을 포기할 경우 장기간 지속되는 극한 환경에서 더 큰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육성은 핵심 인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해주고, 비용 측면에서도 높은 효율성을 보여주며,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미치는 영향 또한 긍정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예전의 고성장 시대, 4차 산업혁명 이전 시대처럼 연수원에서 진행하는 집합교육 방식으로는 결코 제대로 된 인재 육성은 불가능하다. 자기주도형 학습 70%, 사회적 학습 20%, 전통적 형식학습 10%로 구성된 70:20:10의 원칙으로 육성방식 및 교육방법을 재구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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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환경과 HR

계속되는 경제 불황과 저성장,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해 2017년에도 여전히 기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단순히 반복되는 위기가 아니기에 사람들은 지금의 상황을 ‘위기’가 아닌 ‘극한 환경’이라 부른다. 각 기업은 현재의 난국을 헤쳐 나갈 돌파구 찾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안팎으로 여건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일부 기업들은 이미 각종 비용을 감축하기 시작했고 HR 관련 예산도 비용 감축 대상의 상위 리스트에 오르내리기도 한다. 그러나 위기를 천재일우(天載一遇)로 삼고자 하는 기업들은 오히려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실정이다. 극도의 불확실성 속에서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조직구성원들의 혁신성과 창의성을 극대화시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국내 주요 기업들은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지향하며 조직구성원들의 기량을 마음껏 펼쳐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조직의 방향성은 인적자원(HR·Human Resource)에 대한 전략 구축이 곧 조직의 경쟁우위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에서 기인한 것이며, 이는 곧 HR 부서에 조직의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더욱 강화하도록 요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HR 부서는 변화하는 경영환경을 주시함과 동시에 조직 내부의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조직의 경영전략과 연계된 HR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

인적자원 이론에 근거한 개입으로 흔히 활용되는 다운사이징(downsizing)과 라이트사이징(rightsizing) 등 ‘가감승제적 변화 추구’는 인적자원의 선발과 육성에 새로운 도전을 안겨주고 있다. 오랫동안 조직의 중추 역할을 해오던 베이비부머세대의 은퇴가 시작되고, 조직 내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까지 등장했다. 다양한 세대들의 각기 다른 특성과 가치관은 소통의 어려움을 야기하고 있고, 이는 협업의 어려움으로 이어지고 있다. 밀레니얼세대로 대표되는 대졸 신입사원들의 조기 퇴사율은 신문지상의 헤드라인을 장식할 만큼 사회 이슈화되고 있다. 많은 비용을 투자해 채용한 새로운 세대들에 대한 조직적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다.

빠르게 발전하는 정보통신기술 역시 HR 전략 수립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숫자에 국한됐던 데이터 분석이 텍스트로 확대되면서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HR 분석(HR analytics)의 인기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몇몇 기업은 텍스트마이닝을 통해 입사지원서를 분석해 채용의 타당도를 높이고 있으며, 조직구성원의 SNS 활동 분석결과를 인사관리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도 한다. 또한 일각에서는 AR/VR을 활용한 선발과 육성이 시도되는 등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HR 환경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조직은 위기를 헤쳐 나갈 돌파구 중 하나로 인재 육성에 투자하고 있으나 시간적인 여유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며 새로운 세대의 인재를 맞이할 조직문화 구축도 여전히 미비한 경우가 많다. 조직문화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다차원적인 조직구성원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많은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또 HR 부서는 단순한 조직의 인력 운용 및 관리를 뛰어넘어 조직문화, 조직구조, 시스템, 전략의 효율성을 높이는 역할을 해야 할 상황이다. 이를 위해 가장 염두에 둬야 할 것은 조직 내 인재 확보 및 유지일 것이다. 조직 내 인재의 확보 및 유지를 위한 조직문화 변화, 선발 및 육성 전략 등에 대한 고민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는 이유다.



선발과 육성, 어느 것이 우선인가?

1. 야구팀과 축구팀 이야기

급변하는 경영 환경을 헤쳐 나가기 위한 인재 확보는 외부 선발을 통해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까? 아니면 내부 육성을 하는 것이 효과적일까? 물론 조직으로서는 그 어느 쪽도 간과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 대비 산출(Return On Investment·ROI)을 따져 묻는다면, 이른바 가성비가 높은 방법은 무엇일까? 그 궁금증 해결을 위해 스포츠 분야를 포함한 몇몇 사례를 살펴보자.

최근 한국시리즈 2연패, 정규시즌·포스트시즌 통합 우승, 바로 두산 베어스가 2016년에 이뤄낸 성공이다. 지난해 10월 <포브스 코리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두산의 구단 가치는 1633억 원으로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단연 현재 최고의 주가를 뽐내는 구단이 아닐 수 없다. 두산 베어스의 야구는 일명 ‘화수분 야구’라고 불린다. 그 이유는 1군 선수가 부상 등으로 인해 자리를 비우면 2군 선수가 바로 빈자리를 채워 기량을 120% 발휘해 팀의 승리를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일이 가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체계적인 내부 육성 시스템에 있다. ‘베어스파크’라 불리는 2군 전용 훈련장은 국내의 특급 선수들을 모두 영입할 수 있는 수준의 비용을 투자해 설립했고, 경영진은 베어스파크부터 잠실까지 이어질 수 있는 빈틈없는 육성 체계를 만들었다. 두산 베어스는 확고한 육성 철학을 가지고 내부 선수들 육성에 아낌없이 투자한 것이다. 이는 국내 프로야구를 제패하는 성과로 이어졌고 다수의 전문가들은 2017년에도 두산 베어스가 여타의 팀을 선도하며 약진하리라 전망한다.

상대적으로 육성보다는 선수 선발에 무게중심을 뒀던 한화 이글스는 최근 3년간 선수들 영입에 있어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며 2016년 프로야구 연봉 총액 순위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정규 시즌에서의 성적은 10개 구단 중 7위를 기록했고 포스트시즌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외부 영입을 통해 단기간 전력 상승에 초점을 맞췄지만 원하는 만큼의 성과는 거두지 못했던 것이다. 한화 이글스는 전략을 보완해 내부 육성 시스템의 부활과 구단 내 리더십 함양을 통한 선수 육성에 중점을 두며 보다 나은 성과를 거두기를 기대하고 있다. (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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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성과 선발로 맞선 또 다른 사례는 프리메라리가 구단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스페인 프로축구를 대표하는 양대 산맥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FC도 인재 확보에 대한 각기 다른 전략을 구사한다.



FC 바르셀로나는 ‘라마시아(La Masia)’라는 육성 시스템으로 유소년부터 성인 1군까지 체계적으로 이어지는 육성 체계를 운영하고 있는 반면 레알 마드리드 FC는 ‘갈락티코(galactico)’라는 외부 영입 시스템에 주력해왔다. FC 바르셀로나의 라마시아는 본래는 ‘농가’라는 의미로서 글자 그대로 농부가 씨를 뿌려 정성껏 키워내듯 선수들을 육성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유소년 선수들의 숙소를 의미하기도 하는 라마시아는 1702년에 지어진 옛 건물을 1954년에 바르셀로나가 매입해 1957년에 캄프 누가 개장하면서 구단 사무실로 사용했으며, 이후 구단이 확장 일로를 걸으며 구단 사무실은 이전하고 1979년부터 유소년 기숙사로 사용돼 왔다.

FC 바르셀로나의 라마시아는 연령대별로 총 16개의 팀으로 구성된 유소년 육성 시스템에서 유래했으나 최근에는 구단의 경영철학과 화수분 축구의 대명사로 일컬어지고 있다. (표 2) 어린 시절부터 학업을 병행하며 바르셀로나의 유니폼을 입고 실전 경험을 통해 육성된 선수들은 심리치료사 및 영양사, 의무팀 등의 세심한 관리 속에 양성되기 때문에 기술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측면에서도 여느 구단의 선수들과는 차별화된 핵심 역량을 갖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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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FC 바르셀로나는 선수 육성 전략에서 외부 선수 영입을 병행하는 전략을 시도했고 레알 마드리드 FC는 단순히 인재를 영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조직에 안착시키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두 팀의 전력은 가시적인 차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는 곧 성적 차이로 이어졌고 현재 프리메라리가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FC 바르셀로나는 2위의 레알 마드리드 FC와 박진감 넘치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라마시아’의 재건에 돌입해 반전을 꾀하겠다는 FC 바르셀로나의 야심찬 결단이 향후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표 3)


2. 두 자동차 기업 이야기

육성과 선발의 전략을 각각 구사하는 기업의 경우는 어떠한가? 기계공업의 꽃이라 불리는 자동차 산업의 경우를 살펴보자.

내부 인재 육성에 중점을 둬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른 기업에는 도요타(Toyota)가 있다. ‘필요한 인력을 외부에서 데려오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장기 근속한 직원을 프로 인재로 육성한다’는 육성의 원칙하에 다양한 인재를 채용한 뒤 도요타 방식으로 육성한다.

이러한 도요타의 경영철학은 창업 4세대를 이어가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세대가 달라져도 계속된 조직 내 인재 육성은 곧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1위의 자리를 차지하게 한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

반면 전기자동차 시장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테슬라(Tesla)는 확고한 채용 기준으로 면밀한 검증을 통해 외부 인재 선발에 중점 투자를 하고 있다. 소위 ‘스펙’이라 불리는 기준들보다는 문제해결 능력에 중점을 둬 인재를 선발하고 있으며 채용된 인재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업무로 한계 상황을 체험하게 함으로써 구성원들의 잠재력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한다. 테슬라는 경력직 채용이 많기 때문에 조직의 구심점을 확보하는 인재 육성 전략이 중요한 만큼 1971년생 CEO인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직접 타운홀미팅(Town hall Meeting) 방식을 통해 주요 사업 전략 공유와 임직원들과의 소통을 활성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급변하는 전기자동차 사업 환경 속에서의 테슬라의 탁월한 인재 육성 전략은 타사의 벤치마킹 모델이 됐을 뿐만 아니라 핵심 인재들이 경쟁사의 스카우트 대상이 됐다. 애플이 테슬라 수석 엔지니어인 제이미 칼슨을 스카우트했으며, 테슬라의 또 다른 핵심 인재인 데이비드 마슈키위츠(David Masiukiewicz)가 애플의 ‘프로덕트 리얼리제이션 랩(Product Realization Lab)’으로 영입돼 장안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여기에서 문제가 하나 발생한다. 인재를 빨리 영입해 한계상황으로 몰아붙여 잠재력을 극대화시켜놓은 테슬라의 인재들이 다른 기업으로 옮겨간다는 점이다. 물론 새로운 인재를 다시 채울 수도 있겠지만 충성도 높은 인재를 내부에서 육성하려는 시도가 반드시 함께 이뤄질 필요가 있다는 걸 일깨워준다.

3. 선발만큼 중요한 육성, 극한 상황에서 발휘하는 효용성

어느 스포츠 구단이든, 기업이든 우수한 핵심 인재들이 얼마나 조직 내에 포진해 있는가가 성공확률을 높인다. 즉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는 가능성과 비례한다는 얘기다. 조직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인재 확보는 선발과 육성을 통해 가능하다. 그러나 앞선 사례들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체계적인 내부 인재 육성은 중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인다. 즉, 선발보다는 육성에 비중을 두는 것이 조직 구성들의 동기 유발에 기반한 자발적 경쟁력 창출에 이바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이유를 정리해보면 <그림 1>과 같다. 혹자는 “극한 환경에서 ‘장기적 관점의 육성’이 가능하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하지만 앞서 테슬라의 사례에서 봤듯 장기적으로 내부에서 육성한 인재가 아닐 경우 경쟁기업 등으로 빠져나갈 확률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유연하고 빠른 채용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충성도 높은 직원의 내부 육성도 함께 가져가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그림 1>을 보면서 하나하나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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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이유 중 첫 번째부터 살펴보자. 조직 내 육성을 통해 핵심 인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자체적인 육성을 통한 핵심 인재 확보는 다소 시간이 걸리는 중·장기적 계획이자 투자인 것은 맞다. 그러나 그만큼 오랫동안 안정적인 인재 풀을 확보하는 데 더 효과적이다. 혹여 육성된 인재의 유출이 있다 하더라도 그 공백을 2군의 선수가 빈틈없이 메울 수 있듯이 핵심 인재의 적절한 운용을 통해 주요 자리들을 채울 수 있다. 이와 같이 승계계획에 의한 내부 육성 체계는 곧 조직의 경쟁력 강화와 성과 창출로 이어진다.

두 번째 이유로 넘어가보자. 핵심 인재의 조직 내 육성은 비용 측면에서 분명 효율성이 높다. 조직 내부에서 육성된 인재는 외부에서 영입된 인재와는 달리 조직 적응을 위한 시간이나 에너지가 과다 소모될 확률이 적기 때문이다. 또 이미 조직에 적응해 조직 문화 및 경영 철학을 이해하고 있는 인재들이 핵심 인재로 육성된다는 점 역시 큰 장점이다. 외부에서 영입해온 인재의 경우 조직 적응 및 이해에 상당한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할 뿐더러 결과도 장담하기 어렵다. 또한 일반적으로 스카우트(scout)를 통해 외부 인재 영입을 도모하는 조직은 내부 구성원들의 충성도를 약화시켜 역으로 인재를 외부에 빼앗기게 될 가능성도 발생한다. 이 같은 리스크는 단순히 조직이 보유한 자산의 ‘상실’의 수준에서 끝나지 않는다. 경쟁사에게 자산이 넘어가고 곧 그러한 인적 자산의 유출은 해당 기업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이에 육성보다 선발을 통한 인재 확보에 주력하는 조직은 떠안아야 하는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내부 인재 육성 전략은 외부 선발 전략에 비해 인적 자원에 대한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하며 인재의 확보 및 유지 측면에서도 효과적이다.



마지막 이유를 살펴보면 핵심 인재의 조직 내 육성은 구성원들에게 성장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긍정적이다. 내부에서 육성돼 요직으로 승진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는 조직구성원은 자신에게도 경력 개발을 통한 승진 등의 기회가 올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된다. 선례를 직접 목격하면서 자연스럽게 동기부여되는 것이다. 조직구성원의 사기를 진작시키며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증대시키는 방안으로서 내부 육성 체계는 효과적인 동기부여 수단이 될 수 있다.

인재 육성은 일정한 메커니즘을 지닌 효율성 방정식이다. 혹자는 인재 육성에 드는 평균 비용보다 우수 인재 채용에 드는 평균 비용이 더 적다는 점을 논지로 채용의 비용효율성을 피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산식의 분모와 분자에 각각 투입할 요소를 어떻게 정할 것이냐에 따라, 그리고 인재 육성 효율성 방정식 내에 시간을 변수로 둘 것이냐 여부에 따라 부등호 방향이 바뀔 수 있는 사안이다.

인재 육성에 방점을 두고 효율성을 논하는 전문가들은 육성되는 인재에 결부된 변수를 탐색하는 혜안을 발휘하는데, 주로 문화, 공유, 소통, 통찰 등 비가시적인 요소들인 경우가 많다. 즉, 인재 육성은 단순히 조직구성원에게 교육훈련을 제공한 결과로 직무 역량을 향상시키고 가시적인 재무적 성과를 얻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조직구성원의 행동과 심리에 연결된 비가시적 요소를 자극해 성과를 창출하는 기제로 활용되기도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인재를 활용한다 함은 고용주와 피고용인 간의 상호 신뢰와 이해를 전제로 하는 만큼 조직의 사활이 걸린 치열한 사업 환경에서의 승리를 위한 인재 전쟁(talent war)에서는 내부에서 육성된 인재만큼 안정적이고 매력적인 인적자원(human resources)은 어디에도 없다. 물론 지금의 극한 환경하에서 빠르고 유연한 채용에 장점이 있다는 걸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러한 극한 환경이 일시적 위기가 아니고, 4차 산업혁명 시기 내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육성 전략도 지금 당장 짜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극한 환경에서의 효과적인 인재육성 전략: 70:20:10모델

그렇다면 지금과 같은 극한 상황에서 내부 인재를 효과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어떠한 인재 육성 전략을 수립하고 실천해나가야 할까? 구조적 불황과 완전히 새로운 변화의 시대에 처한 기업들이 예전처럼 한가하게 연수원에 사람들을 몰아넣고 집합교육을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지금 시대는 기업의 경영진에게 보다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인재육성에 대해 끊임없이 압력을 넣으며 HRD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저비용-고효율의 인재육성 전략’은 모든 기업의 당면과제가 됐다. 이는 곧 ‘무형식’ 학습에 대한 강조로 이어지고 있다. 즉, 학습을 임의로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우연적인 경험이 학습재가 되도록 설계함으로써 비용은 줄이고 학습효과와 전이는 극대화하는 저비용-고효율의 인재 육성 전략을 추구하는 것이다.

실제 업무 수행을 통한 현장 중심의 일터학습은 ‘학습 전이’를 극대화하며 다양한 문제 상황에 대해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준다. 또한 스스로의 성장에 높은 가치를 두는 밀레니얼세대에게 일터 중심 학습은 조직에 대한 만족도를 증대시켜줄 수 있다. 따라서 다수의 학습이 직무를 수행하는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선배, 동료 등 조직구성원 간의 네트워크 속에서 학습과 성장이 일어날 수 있도록 폭넓은 기회의 장을 마련해주는 인재 육성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이와 같은 인재 육성 방법을 선언적 비율로 제시한 것이 70:20:10모델이다. 70:20:10모델은 앞에서 제안한 현장 중심 인적자원개발과 관계중심적 인적자원개발을 모두 실현할 수 있는 모델이다. 70:20:10모델을 주창하는 학자들은 기업에서 발생하는 학습 중 경험과 실천 중심의 자기주도형 학습이 70%, 조직구성원 간 의사소통과 공유를 통한 사회적 학습이 20%, 전통적 형식학습이 10%의 비율을 이뤄야 한다고 제안한다. 즉, 경험학습과 소셜러닝에 집중해야 함을 강조하는 모델인 것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70%는 경험과 실천을 통한 학습으로 일터학습으로도 대변될 수 있는데 현업을 수행하며 필요한 지식과 기술과 태도를 연마하는 무형식 학습을 의미한다. 일터학습은 업무수행이 이뤄지는 현장에서 동료들과의 동시적, 비동시적 상호작용을 통해 직무에 필요한 역량을 형식적, 무형식적으로 습득해가는 과정을 말한다. 이 과정에는 비주도적 학습과 자기주도적 학습이 혼재하며 상호의존적 학습뿐만 아니라 독립적 학습도 포함된다. 이는 업무 수행과 학습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남에 따라 학습 전이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학습 전략이 된다. 최근 GS건설 등에서 대졸 신입직원들을 전원 해외 현장으로 파견 보내기 시작한 이유도 이러한 경험 학습을 위해서다. 즉 해외 현장에서 문제에 부딪히고 그 상황에서 빠르게 다양한 학습을 하는 방식을 체득시키기 위함이다.

20%는 직장 상사 및 동료 등 타인을 통한 상호의존적 학습을 의미하며 흔히 소셜러닝으로 잘 알려져 있다. 소셜러닝은 조직구성원들 간의 협업과 공유를 통해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집단지성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해준다.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는 전문적인 외부 코치가 조직의 임원들을 심리적인 측면과 리더십에 중점을 두며 개별적인 역량개발을 도모하는 ‘임원코칭’, 임원이나 경영진이 자신의 부하와 1대1 관계를 형성하면서 멘토링을 받게 되는 역발상의 ‘리버스 멘토링’, 학습을 목적으로 개인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하는 ‘실천공동체(CoP)’, 오프라인 학습이 진행되는 동안 청중들이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커뮤니케이션하는 ‘백채널’ 등 무궁무진하다. 이와 같은 활동은 동료 간 학습(peer learning)을 발생시킨다. 삼성인력개발원에서는 실제로 신임 과장 교육을 진행할 때 이 방법을 쓰고 있다. 백채널을 통해 교육 참가자들 간에 서로 질문을 주고받고 답을 하는 등 상호작용을 극대화했고 SNS상에 함께하는 선후배 동료들의 지원이 새로운 형태의 교육을 만들어냈다.

10%는 전통적으로 제공하던 집합식, 강의식 교육 등을 포함하는 형식학습을 의미한다. 최근엔 형식학습 또한 시뮬레이션(simulation)이나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등을 적용해 학습몰입과 현업 적용도를 높이고자 하는 새로운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또한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함께 e러닝, 모바일 러닝 등을 통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선 학습이 활발해졌다. 그러나 콘텐츠의 다양화라는 명목하에 무분별하게 생산된 학습 콘텐츠는 질 낮은 강의와 불필요한 학습 요소까지 제공하게 됐다. 이에 대한 질 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되며 학습자 맞춤형 콘텐츠에 대한 요구가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학습 큐레이션이 새로운 해결 방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학습 큐레이션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실시간으로 학습자 맞춤형 콘텐츠를 목적에 따라 분류 및 배포하는 기술로서 형식학습의 효과성을 제고할 수 있는 묘수로 주목받고 있다. 기업 인력개발원의 성지로 꼽히는 GE의 크로톤빌(Crotonville)에서도 임원교육에 게이미피케이션을 접목한 사례 등이 이에 해당된다.

극한 환경에서의 핵심 인재 육성에 효과적인 방법으로 대두되고 있는 70:20:10모델과는 반대로 현재 기업에서 이뤄지는 학습의 70%는 주로 형식학습인 집합교육이다. 이는 대부분의 HRD 담당자들이 과거부터 이뤄지던 집합교육이나 전통적 교육의 틀을 벗어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기존의 패러다임을 한번에 바꾸기란 쉽지 않지만 전통적으로 시행해온 형식학습은 강화, 발전시켜 제공하고, 현업에서의 문제해결을 전제로 전문성과 숙련을 수반하는 현장직무훈련의 비중을 늘리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마주해나가야 한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조직에서 마주하는 성과 문제는 구성원들의 역량 결핍에 기인한 이유보다는 조직 구성원들의 역량 외적인 요소에 기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역량 결핍으로 인해 성과에 이슈가 생기는 전자의 경우 집체 교육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지만 후자의 경우는 현장에서의 경험이나 동료들의 조언이 문제 해결에 더욱 효과적임에도 불구하고 성과 문제만 생기면 집체 교육을 시행하려는 우리의 관성에 문제점은 없는지 되짚어봐야 한다.



결론 및 제언

기업은 늘 위기 상황을 겪어왔지만 현재 우리 기업이 마주한 경영환경은 좀 더 특별하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극도의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극한의 경영환경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성과를 창출하는 기업으로 변모하고자 고심하고 있으며 그 무엇보다 시시각각 변하는 경영환경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조직으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직의 변화는 곧 조직구성원의 변화를 의미한다. 현재 많은 기업들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조직구성원을 선발·육성하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같은 조직구성원의 확보는 외부 영입과 내부 육성 두 가지 방법을 통해 가능하며 어느 방법이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지에 대해 앞서 논의했다. 여러 사례들을 통해서 인재의 내부 육성은 외부 인재 영입에 비해 안정적인 인재 확보와 조직구성원의 사기 진작을 가능하게 하며 비용투입 측면에서도 효율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하나 더 고려해봐야 할 점은 직무의 난이도나 희소성 등 개별 특성에 따라 내부 인재 육성에 방점을 두는 것이 언제나 정답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광고회사나 엔터테인먼트회사 등과 같이 소위 ‘끼’라 불리는 타고난 재능이 업무의 성패를 좌우하는 직무가 많이 포진한 조직은 내부 구성원에 대한 육성만으로는 필요한 인재를 확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전략적인 인재 확보의 방법으로 선발을 택할 수밖에 없는 조직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조직과 직무의 특성에 맞는 인재 확보 전략을 펼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인재 운용 방법이다.

대다수의 조직은 내부 육성 체계를 구축하고 이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실천함으로써 조직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특히 지금과 같은 극한 환경에서는 효과적인 내부 육성 전략으로서 조직구성원에 대한 학습 제공 형태를 70:20:10모델로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기존에 조직구성원에게 제공되던 e러닝, 집합교육 등의 형식학습 패러다임은 지금과 같은 경영환경에서 성과 창출이 가능한 인재를 육성하는 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경험과 실천을 통한 학습과 소셜러닝을 강조하는 70:20:10모델을 통해 새로운 성과창출을 이뤄내는 인재육성이 가능할 것이다. 앞서 살펴본 내용을 정리하며 극한 환경에서의 조직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내부 육성 체계를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언한다.

첫째, 승계계획과 맞물린 내부 육성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앞서 내부 육성이 비용 효율적이며 조직의 경쟁력 강화에도 효과적인 방안임을 논증했다. 그러나 단순히 육성을 위해 교육훈련 비용에만 집중 투자하는 것으로는 내부 육성의 효과를 제대로 확인하기 어렵다. 조직 내 핵심 직무와 직위를 매트릭스로 구현해 육성된 인재가 매트릭스를 빈틈없이 채우고, 리더십 파이프라인을 이어갈 수 있도록 HR 부서의 통합적인 관점에서 내부 육성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승계계획과 맞물린 육성 체계를 구축할 때 내부 인재가 향상된 역량을 마음껏 뽐낼 수 있게 될 것이다. 사실 이건 지금과 같은 극한 환경이 아니더라도 반드시 이뤄져야 할 일이다.

둘째, 내부 육성을 위한 각 부서와의 협업이 활발해져야 한다. 먼저 HRD부서는 일선관리자와 조직구성원에 대한 ‘육성’의 진정한 의미를 공유해야 한다. 일터학습, 무형식학습의 개념을 연간 교육훈련 계획과 교육 체계 전반에 반영하는 데 있어 각 부서와 합의를 이뤄가야 한다. 현장 중심의 학습은 HRD 부서 혼자 발 벗고 나서는 것만으로는 적용 및 확산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일선 부서와 협업해 구체적인 개입방법을 개발하고, 그에 따른 적용과 실천이 활발하게 이뤄지도록 협업이 활성화돼야 할 것이다. 예전의 방식 그대로 교육과 육성을 진행하는 것은 곧 ‘도태’의 길이다. 육성과 교육을 위한 방법론 개발에도 유연하고 빠른 협업이 중요해졌는데 아직도 인사부서, 교육부서의 단독 책임으로 여기는 기업들이 존재한다. 이는 스스로를 더 극한 상황으로 몰아가는 지름길이다.

셋째, 가이드라인으로서 70:20:10모델을 고려해야 한다. 구체적인 비율의 의미보다는 경험과 실천을 통한 학습과 소셜러닝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상기시켜주는 역할로서 70:20:10모델을 활용하는 것이다. 종래에 진행하던 교육훈련 비용을 점진적으로 줄여가고 일터에서 학습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학습을 설계하는 등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일으킬 수 있도록 70:20:10모델을 적용할 때, 조직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조직 내 인재 육성이 더욱 용이할 것이다. 중요한 건 비율이 아니라 이 비율을 기본 원칙으로 둔 상태에서 상황과 직무 특성, 인재 유형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하는 것이다.



이찬 서울대 산업인력개발학 전공 교수 chanlee@snu.ac.kr

이찬 교수는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LEGO Korea에서 HR Specialist로 일했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HRD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이후 LG전자서비스 미국법인 인사부에서 일했다. 현재 서울대 농산업교육과 산업인력개발학 전공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또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교육연수원 원장이기도 하다. 한국창의성학회 부회장, ATD Korea Summit 위원장 등의 경력도 갖고 있다.


참고문헌


1) 김현수. (2006). 도요타 “人을 키우면 불가능도 가능해진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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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헌재. (2016). 두산 ‘화수분 야구’… 김현수 빈자리는 없었다. 동아일보. A26면.

3) 이종석. (2017). 40연속 무패… R 마드리드, 바르사를 넘다. 동아일보. A14면.
  • 이찬 | - (현) 서울대 산업인력개발학과 교수
    - 전 레고코리아 인사 담당
    - LG전자서비스 미국법인 인사팀 근무
    chanlee@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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