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십이 답이다

Single Responsibility·Controllability·Achievability 명확한 목표달성으로 이끄는 리더십

186호 (2015년 10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부서 이기주의 없이 각 부서가 명확한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도록 오너십을 높이는 방법

 

 

1) Single Responsibility

핵심 업무에 대해선 특정 사람·부서에 총체적 책임을 지워라

2) Controllability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을 최소화해 업무의 통제 가능성을 높여라

3) Achievability

중간 점검을 통해 목표를 적절히 조정함으로써 달성 가능성을 높여라

 

 

편집자주

조직원 모두에게 오너십, 즉 주인 의식을 불어넣을 수 있다면 업무 효율성과 성과를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다양한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해 온 김정수 파트너가 생생한 기업 사례들을 통해 조직 내 오너십 확산을 위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해법을 소개합니다.

 

국내 굴지의 화학회사 영업 담당 양 전무는 임원들에게 적용할 새로운 평가 방법에 대한 교육을 받고 나오는 길이었다. 핵심은 전사적으로 중장기(향후 3∼5) 및 단기(당장 다음해) 목표를 명확히 세워 이에 따라 평가하겠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3년 후 매출액을 현재보다 30% 늘어난 3000억 원 수준으로 정하면 당장 다음 해 매출 2500억 원은 달성해야 한다. 그러면 영업부서는 2500억 원이라는 명확한 매출 목표를 부여받게 되고, 인사부서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몇 명의 사람을 선발·교육해야 하고, 재무부서는 얼마의 투자 재원을 마련해야 할지, 공장에서는 얼마의 생산량을 어느 정도 비용으로 생산해야 할지 등 전사 목표 달성을 위해 각 부서가 해야 할 목표치들이 도출된다. 이러한 부서별 목표를 각 부서의 임원들에게 할당해 평가하겠다는 것이었다. 목표치가 명확해진 만큼 친소관계에 따라 주관성이 개입되곤 했던 평가가 객관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생각에 양 전무는 새로운 평가 시스템이 매우 과학적인 방법이라고 기대했다.

 

 

 

1년이 지나갈 즈음, 이상적으로만 보였던 이 방식에 하나둘씩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바로 모든 사람들이자기 목표에만 집착하는 개인 또는 부서 이기주의, 이른바 사일로(silo) 현상이 나타났다. 대표적인 예가 얼마 전 공장에서 있었던 화학 재료 유출 사건이었다. 마케팅부서는 판매 목표만 바라보고 경주마처럼 앞으로 달리다 보니 혹시라도 생산 차질로 인해서 제때 납품을 못하는 일이 생기면 잡아 먹을 듯이 생산부서를 독촉하기 시작했다. 생산부서에 어떤 사정이 있는지 얘기를 나누던 옛날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한번은 영업부서가 대규모 납품 계약을 연달아 성공시켰는데, 때마침 생산부서는 노조 파업으로 물량을 제대로 대지 못하고 있었다. 영업부서의 독촉 전화가 밤낮으로 끊이질 않았다. 어쩔 수 없이 파업에 동참하지 않은 인력들을 주야간 없이 거의 철야로 공장을 운영했다. 나중에는 다들 힘들고 피곤해서 파김치가 됐지만 목표 달성이라는 서슬 퍼런 명분 앞에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면서 버텼다. 결국은 그러다 사고가 난 것이다. 원재료를 탱크로 옮겨 싣는 팀들이 일손을 채우기 위해서 임시직원을 고용해 쓴 게 화근이었다.

 

결국 경영진은 부서 이기주의도 극복하고, 단기 성과 목표 달성에 눈이 멀어 직원들을 혹사시키고 역량 개발을 등한시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결과를 내기 위한과정에 대해서도 목표를 부여하고 이를 평가하기로 했다. , 매출액이나 이익 같은 결과 지표뿐 아니라 구매 절차와 표준적인 구매 지침 등이 얼마나 잘 갖춰져 있는지, 신제품을 연구개발하기 위한 제도와 절차는 잘 갖춰져 있는지, 직원들의 역량개발 프로그램은 잘 운영되고 있는지 등도 같이 평가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까지 생각을 정리하고 보니 이제는 목표 중심 경영 제도가 단점을 모두 극복한 훌륭한 제도로 다시 태어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양 전무도 이렇게 희망적인 생각을 가지고 본인의 새로운 지표들을 받아들였다. 기존에 문제가 됐던 영업 목표 외에 안전 관리 항목이 추가됐고, 고객 관점에선 가격·품질 만족도가, 직원 역량개발 관점에선 교육 참여율 및 휴가 사용률 등이 양 전무의 평가표에 새롭게 포함됐다. 지난 번에 너무 협소한 지표들만 바라 보고 달려 왔다는 지적에 따라 이번에는 꼼꼼히 이것 저것 평가표에 채워 넣다 보니 지표 개수는 이전의 3개에서 26개로 늘어났다.

 

그날 이후 양 전무는 26개 지표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뛰었다. 하지만 이전보다 집중력은 떨어졌고, 하면 되겠다는 자신감도 생기지 않았다. 이걸 하다 보면 저걸 해야 할 것 같고, 여기에 시간 쓰느니 다른 지표를 먼저 챙겨야 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이쪽저쪽 둘러 보다, 결국엔 아까운 시간만 흘려버리기 일쑤였다. 특히 어떤 지표들은 내가 노력한다고 잘되는 것도, 노력 안 한다고 안 되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공장 사고는 엄밀히 말해 현장과 수백㎞ 떨어진 곳에서 일하는 자신이 신경 쓴다고 예방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다 보니 양 전무에겐 집중할 지표가 하나도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본업이라고 할 수 있는 영업 매출 목표도 다른 목표들에 3%, 5%씩 가중치를 떼어 주고 나니 10%만 남았기 때문이다. 본연의 업무인 영업에서대박을 낸다고 한들 전체 성과치는 크게 올라가지 않는 기이한 구조였다. 이런 현상은 비단 양 전무에게만 벌어진 일이 아니었다. 생산 담당 임원, 연구개발 임원 등 모두가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결국 모든 임직원들 사이에는 전사적 목표는 요행히 달성되면 좋겠지만 내가 잘해서 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팽배하게 됐고, 그 결과 이 회사의 성과는 내리막을 걷게 됐다.

 

무엇이 문제인가?

 

무슨 일을 하든 정확히 무엇을 달성하기 위한 것인가에 대한 목표 의식을 가지는 건 중요하다. 저축을 하더라도 그냥 모으는 게 아니라 5년 내에 3000만 원을 꼭 모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다. 그런데 이렇게 목표를 설정하고 보면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적인 목표들도 세우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5년 내에 3000만 원을 모으려면 1년에 600만 원을 모아야 하고, 한 달에 50만 원을 모아야 한다는 세부 목표들이 생긴다. 한 달에 50만 원을 모으려면 매일 쓰던 커피 값은 1만 원에서 5000원으로 줄여야 하고, 일주일에 한두 번은 늦잠을 자서 택시를 타던 비용 2만 원을 아껴서 추가적으로 16만 원을 절약해야겠다는 세부 목표를 세울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그냥지금부터 열심히 돈을 모아야지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별 생각 없이 아침마다 들렀던 커피전문점에 가는 횟수가 줄어들고, 충동 구매 욕구가 일 때내가 2만 원 아끼려고 아침에 택시도 안 타고지옥철에 시달리다 지하철역에서 회사까지 그렇게 열심히 뛰었는데 정말 이 물건을 사야 할까라는 생각에 절제된 소비 습관을 들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세부적인 목표를 세워 놓고 지내다 보면 생각지 못했던 문제들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커피 값 아끼는 재미가 쏠쏠해서 늘 그 생각만 하다 보니 직장 동료들과 차 한 잔 하러 가는 횟수도 점점 줄어 들고, 가끔 같이 가더라도 옛날같이오늘은 내가 살게하는 경우도 없어진다. 그러다 보니 인간 관계가 너무 소홀한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생긴다. 돈을 아껴서 저축 목표액을 채우는 건 좋은데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몇 가지 목표를 추가하게 됐다. 예를 들어, 직장 동료들과 일주일에 한 번은 차 한 잔 마시면서 얘기 나누기 같은 것이다. 이래서, ‘5년 내에 3000만 원 모으기목표는 그 밑에 실천을 위한 세부 목표와 연관된 다른 목표 등으로 점점 더 개수가 많아지고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사실 기업 경영에서도 똑같은 원리가 적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1990년대 초반 도입된 균형성과관리시스템, BSC(Balanced Score Card) 시스템이다. BSC는 회사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세부 목표들을 개인별로 정확하게 정해주는 시스템이다. BSC가 나오기 전에는 많은 회사들이 오로지 매출액이나 영업이익같이 수치적으로 측정 가능한 재무 목표들만을 활용해 성과 목표를 세웠다. 그러다 보니 ‘5년 내 3000만 원 모으기처럼 단기 성과는 달성할 수 있었을지 몰라도 여러 가지 생각지 못했던 부작용들이 나타났다. 예컨대, 단기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중요한 고객들에게 끼워 팔기를 한다든지, 직원들이 야근을 밥 먹듯이 해야 해서 결과적으로는 우수한 직원들이 회사를 그만두게 되는 등의 문제점이 나타났다. BSC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재무적 목표뿐 아니라 고객들의 만족도, 회사 운영 프로세스, 장기적인 관점에서 직원들의 학습과 지속적인 성장 등 그야말로균형된 (balanced)’ 지표들을 포함하고 있는 평가표라고 할 수 있다.

 

BSC 1990년대 말부터 대다수 회사들에 의해서 채택이 됐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BSC가 없는 회사들은 매우 낙후된 회사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앞서 화학회사 사례와 같이 명확한 원칙 없이 이를 무분별하게 적용하다 보면 너무 많은 목표 지표가 양산된다. 그 결과, 모든 사람이 모든 지표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게 되는, 이른바오너십의 부재라는 역설이 벌어지곤 한다. 한 가지 목표를 부여할 때 생길 수 있는 부작용과 부서 이기주의를 막기 위해 또 다른 지표를 추가하고, 그러다 보면 한 사람이 관리해야 하는 지표가 너무 많아 집중이 되지 않거나 나 혼자 할 수 없는 일이 나의 지표에 포함된다. 결국 어느 한 지표에 대해 어느 한 사람도 명확한 오너십을 가질 수 없는 상황에 도달하게 된다. 양 전무나 양 전무의 회사처럼 너무 잘하려는 의욕이 앞선 나머지 너무 많은 목표를 만들고 임직원들에게 부여할 경우 대부분 이런 부작용이 발생한다. 지표가 너무 많고, 하나 하나의 비중은 작고, 나 혼자 열심히 한다고 되는 일은 아니다 보니 이 일 저 일 신경만 분산되다 뭐하나 제대로 처리를 못하게 되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하나?

 

Single Responsibility: 핵심 업무에 대해선 특정 사람·부서에 총체적 책임을 지워라

 

전사적인 협력도 중요하지만 어느 한 사안, 특히 핵심 업무에 대해서는저 일은 내 일이다라고 총괄적인 책임을 지는 사람이 반드시 필요하다. 예를 들어, 재고가 많이 생기는 이유는 판매 목표가 부정확해서 일 수도 있고 생산 목표를 초과하거나 과소 달성했기 때문일 수도 있는데, 어떤 경우든 재고를 제대로 예측하고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은 어느 한 사람이 명확히 져야 한다. 이를 위해선 판매와 생산에 걸쳐 있는 재고 관리 책임 부서를 만들거나 판매와 생산을 연계해 재고량을 관리하는 사람을 지정하는 것이 명확한 책임성 관점에서 오너십을 부여하기 위한 필수 조치다.

 

건설업 같은 경우에도 수백억 원 규모의 공장 신축을 수주하기 위해서는 영업부서가 견적을 내고 실제 건축을 담당하는 실행 부서가 원가를 관리하며 건물을 짓게 되는데, 많은 경우 견적 원가보다 실제 원가가 더 많이 나와서 공사를 하고도 손해를 보는 경우가 발생한다. 통상 건축 담당 부서에서는 무리하게 영업을 하다 보니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견적을 잡았다고 하고, 영업부서에서는 견적 당시에는 적정했는데 공사가 지연됐거나 인력의 숙련도가 떨어져서 실제 원가가 높아졌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일을 미연에 방지하려면, 결국 어느 한 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하고, 그 사람은 애당초 견적을 작성할 때부터 참여를 하고, 실제 공사비도 관리할 수 있는 역할을 부여해줘야 한다. 막연히우리 모두가 다 같이 잘해야 하는 일이라는 식으로 업무를 정리하는 건 야구 경기 도중 여러 명이 공을 쫓아 가다가 결국 아무도 못 잡아 낭패를 보는 일을 자초하는 꼴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Controllability: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을

최소화해 업무의 통제 가능성을 높여라

 

일을 하다 보면 설령 내가 총체적으로는 책임을 져야 할 일이라고 해도 내 힘으로는 도저히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대규모 공사를 진행할 때를 예로 들어 보자. 보통 원자재를 구매하는 일은 공사 담당 부서가 아니라 별도의 구매부서가 담당을 한다. 그런데도 원자재 구매가 늦어져서 공사가 지연될 경우 그 책임은 공사 담당 부서가 100% 져야 한다고 치자. 이 경우 공사 담당 부서 입장에서는 본인들이 통제할 수 없는 사안에 대한 평가를 받게 된다. 이런 일이 자주 반복되다 보면 결국 본인의 핵심 목표에 대한 오너십을 잃어 버리게 된다. 만일 공사가 정해진 공기에 따라 진행되도록 하고 싶다면 공사 진행도에 대해선 공사 담당 부서가 총괄적인 책임을 지도록 하되 그 일에 있어 중요도가 높은 업무들은 해당 부서에서 책임을 지도록 함으로써 전체적으로 업무의 통제 가능성을 높이는 게 바람직하다.

 

 

그렇다면 너무 소수의 단기적이고 부서 이기주의적인 지표들만 들여다보는 부작용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겠는가? 이런 지표들은 전략적이라기보다는 보완적 지표들로서 가능한 그 숫자도 최소화하고, 점수 배정 자체도 전략적 지표와는 별도로 하거나 비중을 낮게 가져가는 편이 바람직하다. 물론, 전략적 지표와 전사적 목표 달성을 위한 협업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한 묘안에 대해서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제도뿐 아니라 회사의 문화나 커뮤니케이션 등을 통한 운영의 묘도 요구되는 부분이다.

 

Achievability: 중간 점검을 통해 달성 가능성을

높여라

 

추가적으로 목표 달성을 독려하는 과정에서는 달성 가능성을 높여 주는 것이 오너십을 높이는 방안이다. 예를 들어 목표치가 500억 원인데 3·4분기까지 100억 원도 달성하지 못했다면 달성 가능성이 낮아서 사실상 포기를 하기 쉬운데, 이것도 오너십이 크게 줄어드는 요인 중 하나다. 이런 경우라면 오히려 목표치를 250억 원 정도로 줄여주되 그때부터라도 심기일전해서 전심전력으로 도전해 보도록 유도하는 편이 더 나은 방안이다. 반대로, 거시 경제나 환율 등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추가적인 목표 달성이 가능한 상황에서는달성 가능하지만 충분히 도전적인(challenging, but achievable)’ 목표로 재설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처럼 사업을 진행할 때에는 수시로 중간실적을 점검함으로써 나중에 한번에 발생할 수 있는 큰 격차를 미리 감지해 조정해 주는 게 오너십을 높일 수 있는 노하우(know-how) 중 하나다.

 

 

김정수 베인&컴퍼니 파트너 Jungsu.Kim@bain.com

 

필자는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산업자원부에서 국제통상 업무를 담당했다. 공인회계사이며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받았다. 베인&컴퍼니 도쿄 및 시드니 오피스에서 근무했고 현재는 서울 오피스 파트너로 재직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중공업 및 금융 부문의 포트폴리오 전략과 성장전략, M&A PMI 등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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