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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동기를 높여라, 변화가 온다

김남국 | 59호 (2010년 6월 Issue 2)
많은 사람들은 변화를 싫어한다. 과거 관행과 다른 새로운 변화가 나타나면 미래에 어떤 일이 생길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불안감이 증폭된다. 또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적지 않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그래서 변화는 고통스럽다.
 
따라서 변화가 시작되면 초기 단계의 성과는 일시적으로 하락한다. 실제 경영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보면, 변화 직후 단기적으로 성과가 하락하지만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성과가 개선되다가 일정한 수준에서 안정기에 접어든다. 문제는 사람에 따라 성과 회복의 속도와 수준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어떤 사람은 초기 성과가 하락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전보다 더 높은 성과를 낸다. 하지만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변화 이전 수준으로 성과를 회복하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변화가 일상화한 시대여서 많은 기업의 관리자들은 이런 성과 차이를 가져오는 요인이 무엇인지 궁금해하고 있다. 이와 관련,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휴스턴대 연구팀은 새로운 고객관계관리(CRM)시스템 도입 후 영업사원들의 실적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 추적 조사한 결과를 저명 학술지 ‘저널 오브 마케팅(Journal of Marketing)’ 최신호(Vol. 74, 6579)에 게재했다.
 
일반적으로 변화에 대한 적응력은 경험이 많거나 과거에 유사한 일을 경험해본 영업 사원들이 더 뛰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연구 결과, 이런 요인들은 그다지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백전노장이라는 사실만으로 변화에 잘 적응하리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대신, 영업사원 개개인의 동기는 성과에 매우 큰 영향을 끼쳤다. 동기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학습 동기’이며 다른 하나는 ‘성과 동기’다. 학습 동기가 강한 사람들은 새로운 정보나 지식을 적극적으로 얻으려 하고 실패 과정도 학습의 일환으로 여긴다. 반면, 성과 동기가 강한 사람들은 좋은 실적을 올려 동료나 상사로부터 인정받으려는 욕구가 강하다.
 
학습 동기가 강한 영업사원은 다른 동료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보다 자신의 성장을 더 중시한다. 그래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성과 동기가 강한 사람은 동료들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내려하기 때문에 당연히 실패를 원치 않고, 목표 달성에 집착한다.
 
연구 결과, 학습 동기는 변화 적응력을 매우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습 동기가 높은 영업 사원들은 변화 초기 실적 하락폭이 컸지만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서 학습 동기가 낮은 집단에 비해 성과가 두드러지게 개선됐다. 반면 성과 동기가 강한 직원들은 시간이 지나도 과거 수준만큼 성과를 회복하지 못한 사례가 많았다. 오히려 성과 동기가 낮은 직원들의 변화 적응력이 훨씬 높았다.
 
이번 연구는 직원들의 변화 적응력을 높이기 위한 적절한 정책이 무엇인지에 대해 좋은 교훈을 준다. 불확실성이 높고 변화가 자주 일어나는 조직이라면 실적만 고려하는 전통적인 성과 보상 시스템만 지나치게 강조해서는 안 된다. 학습 동기를 유발하도록 업적 평가 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영업사원이라면 판매 실적 외에도 변화 혁신 역량이나 새로운 기술 적응력, 교육 훈련 결과 등을 성과 평가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도 동료들과의 경쟁에서 반드시 이기겠다는 마인드보다, 학습을 통해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자세를 갖는 게 중요하다. 과도한 경쟁 의식보다는 학습을 통한 역량 강화에 의미를 두는 태도가 장기적으로 성과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 김남국 김남국 | - (현)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편집장
    -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정치부 IT부 국제부 증권부 기자
    - 한경가치혁신연구소 선임연구원
    mar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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