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적 사고의 힘

배 아플 때 팔에 침 놓는 까닭은?

40호 (2009년 9월 Issue 1)

동양의학은 서양인들이 가장 난해하게 여기는 동양의 전통 중 하나다. 우리는 소화불량에 걸린 사람의 팔에 침을 놓는 걸 당연하게 여긴다. 하지만 평균적인 서양인은 ‘왜 배가 아프고 어지러운데 팔에 바늘을 꽂는가’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동양의학의 기본 전제를 이해한다. 그 전제는 몸의 여러 부분이 서로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배가 아픈 사람의 배만을 들여다보는 것은 피상적 접근이라 여긴다. 동양의학은 대증요법이 아닌, 원인을 찾아 없애는 치료법을 제시한다. 이제는 서양에서도 이런 동양의 접근법을 점차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사물을 쪼개서 보는 서양인, 연결해 보는 동양인
서양인은 세상을 ‘서로 다른 사물의 집합’으로 보는 지적(知的) 전통을 갖고 있다. 이런 전통은 언어와 일상생활에도 깊게 뿌리내렸다.
 
영어권의 사람들은 사물의 단수와 복수도 명확히 구분한다. 단순히 ‘사과를 가져오라’고 하지 않고, ‘한 개의 사과를 가져오라’고 하거나 ‘○○개의 사과들을 가져오라’고 말한다(우리말로는 얼마나 부자연스럽게 읽히는지 보라). 식습관에도 이런 특성이 나타난다. 서양의 맥주병은 대부분 1인용이다. 맥주를 나눠 먹는 우리의 맥주병보다 작다. 재료를 섞어 먹는 비빔밥이 서양인들에게 얼마나 신기해 보일지 생각해보라.
 
사물을 쪼개 보는 서양인은 일찌감치 ‘원자론’을 생각해냈다. 원자를 뜻하는 영어 단어 ‘atom’은 어원상 ‘쪼갤 수 없는(not[a] + to cut[tom])’이란 뜻이다. 세상은 개별적 사물의 집합이란 서양인들의 생각을 담고 있는 것이다. 원자론은 사회를 보는 관점에도 영향을 줬다. 개인을 뜻하는 ‘individual’ 도 ‘나눌 수 없는(not[in]) + to divide[divid])’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원자론적 사고는 자연스럽게 구별할 수 있는 사물들은 모두 제각각 특성이 다르다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개성을 강조하고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서양의 전통은 바로 이러한 ‘서로 다름’에 기인한다.
 
반면 동양인은 눈에 보이지 않는 기운(氣)이 서로 어울리면서 다양한 사물이 만들어졌기에 세상의 모든 것은 서로 연결돼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사물을 별개로 생각하지 않고, 서로의 관계를 중심으로 봐야 한다고 여긴다. 관계를 중심으로 사물을 보는 시각은 인간관계에 특히 큰 영향을 미친다. ‘이종사촌’이나 ‘오촌 당숙’과 같은 말을 영어로 번역하는 일이 얼마나 번거로운지 생각해보라.
 
사물 간의 관계를 찾는, 진보된 사고방식: 통합적 사고
사물을 연결시켜 보는 동양의 사상적 전통은 비즈니스에도 차별적 특성을 부여한다. 필자가 미국 상무부에서 한국에 진출하려는 미국 기업을 돕던 중 난처한 상황에 처한 일이 있었다. 사무실을 찾아온 미국인 사업가가 “한국의 비즈니스 관행을 이해할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내용을 들어보니 협상 과정에서 양측의 사고방식이 서로 달라 생긴 오해였다.
 
미국 사업가는 “한국인 파트너가 전날 합의한 내용의 수정을 요구했다”며 몹시 언짢아했다. “바로 어제 한 말도 바꿔버리는 사람과 어떻게 사업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는 이것이 비즈니스 매너를 넘어 신뢰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국인 사업가 입장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협상이 진전되면서 새로운 요소들이 나타났고, 그것을 보고 협상 내용을 수정하자고 하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보통 서구인은 협상을 단계별로 진행하는 데 익숙하다. 이미 합의한 내용을 다시 협상하자고 하면 당연히 당혹스러워한다. 반면 한국인은 협상 도중에 새로운 요소가 나타나면, 그것이 협상 내용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논의를 다시 진행하려고 한다. 세계 경제가 서구 중심으로 발전한 탓에 이런 한국인의 협상 방식은 ‘뒤떨어진 매너와 무지’로 폄하되곤 했다. 하지만 이는 분명히 재고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요소는 분명히 전체 그림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피터 셍게 MIT 슬론경영대학원 교수는 ‘전체 그림을 먼저 본 후 그 요소들의 관계를 생각하는 사고방식’의 선진성을 주장한 서구의 경영 대가다. 그는 1990년 발간한 <제5경영(The 5th Discipline)>에서 “사물을 분리하고 개별적으로만 접근하는 서양의 사고와 비즈니스 방식은 심각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서구 기업들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면서 사업의 규모와 복잡성이 늘어나고 있는데, 비즈니스 리더의 사고는 여전히 구시대적”이라고 진단했다. 또 “서구 비즈니스 리더들은 원인과 결과 사이의 관계를 보지 못한 채 잘못된 판단을 거듭해 상황을 오히려 악화시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가 몸담은 MIT는 1960년대 ‘공급망 관리(sup-ply chain management)’라는 개념을 소개하기 위해 비즈니스 리더들을 대상으로 ‘맥주 배급 게임(beer distribution game)’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특정 맥주 브랜드의 수요를 일정 기간 동안만 평소의 2, 3배로 늘렸다가 다시 정상화시키고 참가자들의 반응을 기록했다.
 
게임은 음악 전문 케이블 방송에 소개된 뮤직비디오가 특정 맥주를 언급하면서 그 브랜드가 반짝 인기를 끌었다고 가정했다. 하지만 게임 참가자들은 해당 브랜드의 재고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주문량을 늘렸고, 그 결과 그 브랜드의 전체 맥주 재고는 동이 났다. 수요가 줄어든 후 게임 참가자 모두 자신들의 불어난 재고를 감당하지 못했다. 참가자들은 게임이 끝난 후 주기적 경기 활황과 불황이 자신들의 잘못된 선택 때문이란 설명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통합적 사고에 기반한 경영: 학습 조직
피터 셍게는 맥주 배급 게임의 교훈을 되새기면서 기업이 스스로를 옥죄는 파편화된 의사결정을 하지 않으려면 ‘학습 조직’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학습 조직이란 조직 내 모든 단계에서 학습이 일어나고, 그로 인해 조직 전체가 성장해 경쟁력을 높이는 조직을 뜻한다. 셍게 교수는 비즈니스 리더들이 학습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5가지 요소(discipline)를 체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요소로 다섯 번째인 ‘시스템 사고’를 꼽았다.(그림1)
 
 

 
시스템 사고는 사물을 전체적인 맥락에서(시스템적으로) 파악하고, 시스템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어떤 상호작용을 하며, 이런 상호작용이 전체 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알아내는 것을 말한다. 이는 ‘통합적 사고’의 다른 이름이며, 대상을 분리해 단순화하는 서양의 전통적 사고방식에 대한 도전이었다. 또 서양의 사상가들이 자신들의 분리 지향적 사고가 궁지에 몰리자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 찾아낸 동양의 지혜라고도 할 수 있다.
 
유명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말콤 글래드웰은 통합적 사고를 문화 차원에서 해석했다. 그는 최신작 <아웃라이어(Outliers)>에서 “재능 있는 개인이 노력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서양의 사고방식은 틀렸다”고 주장했다. 대신 불교식으로 말하자면 ‘업이 쌓여야’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제안했다.
 
글래드웰은 성공의 공식을 ‘타고난 재능+부단한 노력+우호적 주변 환경’으로 정의했다. 특히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호적 주변 환경’이다. 그는 “개인을 환경에서 분리해 생각하는 사고방식으로는 성공의 방정식을 밝힐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서양인들이 여러 세대에 걸쳐 누적된 우호적 주변 환경을 간과하는 것은 통합적 사고에 취약하기 때문”이란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캐나다 국가대표 아이스하키 선수들의 생일이 1∼3월에 몰려 있다는 점과 그 이유를 제시했다. 이유는 의외로 단순하다. 취학기 아이들은 생일을 기준으로 입학한다. 같은 해(1∼12월)에 태어난 아이들이 한 학년이 된다. 생일이 빨라 체격이 큰 아이들이 쉽게 발탁되며, 이들이 더 많은 추가 훈련을 통해 엘리트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글래드웰은 동양 학생들이 수학을 잘하는 이유도 조목조목 설명했다. 아시아의 벼농사 문화는 ‘노력과 끈기’가 필요한 수학 공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또 일, 십, 백, 천 등 동양의 숫자 발음은 대부분 한 음절로 끝나 기억하기가 쉽다.
 
동양인 독자들에게 이런 사실은 너무도 당연해 보인다. 그래서 <아웃라이어>를 가볍게 읽은 독자는 “역시 운칠기삼(運七技三)이야. 굳이 노력해봐야 소용없어”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통합적 사고는 ‘운명론적 사고방식’이 아니라, 시스템을 이루는 다양한 요소를 찾아내 그 관계를 밝히면 비즈니스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적극적 사고’를 말한다. 통합적 사고를 하는 리더는 상황을 보다 크게 보면서도 남들보다 더 정교한 답을 만들어낸다.
 
통합적 사고를 방해하는 리더의 자만과 착각
포시즌스 호텔의 창업자 이사도어 샤프는 고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호텔 사업은 창업 후 10여 년간 해마다 간신히 적자를 면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당시 호텔 산업은 친근한 서비스가 느껴지는 소규모 호텔과, 다양한 시설과 서비스로 무장한 대형 비즈니스 호텔로 양분돼 있었다. 샤프는 두 방식의 연결고리를 찾으려 노력했다. 결국 그는 ‘중간 규모의 호텔’을 짓기로 결심했다. 다양한 편의 시설을 제공할 수 있을 만큼의 규모가 되면서도 내 집과 같은 친밀함과 개인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호텔 말이다.
 
샤프는 ‘하이브리드’ 호텔 체인의 성공 여부는 직원들의 서비스 마인드에 달려 있다고 믿었다. 그는 교육 훈련과 직원들에 대한 인격적 대우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당시 다른 호텔들은 서비스 교육과 직원 장기근속, 내부 승진에 의한 관리자 육성 등 ‘내부적 이슈’들이 고객의 만족도 및 재무적 성공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포시즌스의 호텔 경영 방식(중대형 비즈니스 호텔에서도 투숙객들이 친절한 룸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함)은 이제는 너무나 보편적이다. 예전에는 어찌 그런 기본적인 것도 몰랐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실제로 오늘날의 비즈니스 리더 중에도 통합적 사고와 관련해서는 ‘문맹’ 수준인 사람이 적지 않다. 피터 셍게는 통합적 사고의 부족으로 나타나는 ‘학습 무능력’을 7가지 유형(표1)으로 분류했다. 비즈니스 리더들은 혹시 자신이 그중 어느 유형에 속하지는 않는지 경계해야 한다.
 

 
피터 셍게의 말이 비즈니스 리더에게 따끔하게 들리는 이유는 ‘학습 무능력의 원인은 리더의 지능 부족이 아니라 오히려 똑똑한 리더의 자만과 그로 인한 착각에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장이 생산자 중심에서 구매자 중심으로 이동할수록, 비즈니스 리더는 자신의 의견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유보적 태도를 취하며 직원들에게 주도권을 넘겨줘야 한다. 리더들의 염려와는 달리, 직원들에게 주도권을 주어 현장에서 이슈를 해결하도록 유도하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곳보다 더 혁신적이고 높은 성과를 내는 사례가 많다.
 
이런 점에서 세계 최고의 인재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어 하는 기업 중 하나인 구글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에릭 슈미트 구글 CEO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학습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리더가 지나친 자존심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동료와 직원들이 반대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즉각 자신의 주장을 의심해보는 겸손함으로 유명하다.
 
통합적 사고에 기반한 경영: 업무 재설계
한편 업무 재설계(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BPR)란 개념을 만들어낸 마이클 해머와 제임스 챔피는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업무 프로세스 중심으로 조직 구조를 개편하라고 조언했다. 업무 재설계는 기업의 활동이나 업무의 전반적인 흐름을 분석한 후, 경영 목표에 맞도록 조직과 사업을 최적으로 다시 설계해 구성하는 것이다. 이때 기업은 반복적이고 불필요한 과정을 없애고, 여러 업무 단계를 통합 및 단순화하게 된다.
 
BPR은 직무 분석을 통해 효율화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지난 세기 초 테일러가 주창한 ‘과학적 경영 관리’의 먼 후손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두 개념은 큰 차이가 있다. 테일러의 과학적 경영 관리는 분업화와 전문화로 효율을 추구했다. 반면 BPR은 업무를 단절된 작업의 나열이 아니라 서로 연결된 작업의 흐름이라고 보는 점에서 훨씬 더 진화된 개념이다.
 
업무 프로세스 중심의 조직 구성은 제품 카테고리별 사업부제와 그룹제 같은 변화를 가져왔다. 국내 한 회사는 최소 2개의 팀, 10여 명 이상의 팀원으로 구성된 그룹으로 조직을 재편했다. 그룹이라는 조직 단위는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기능형 조직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동시에 다양한 공동 과제를 수행하는 다소 느슨한 프로젝트 조직이기도 하다. 이런 조직 구조는 통합적 사고에 기반한 새로운 업무 방식을 통해 분절된 기능 조직에서는 수행할 수 없는 전사적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다.
 
흥미롭게도 이처럼 진화한 BPR마저 통합적 사고 관점에서 보면 관련된 모든 측면을 충분히 반영하지는 못했다. BPR 작업은 필연적으로 조직 재설계를 포함하며, 서구의 경영진은 이를 빌미로 많은 잉여 인력을 제거해왔다. 하지만 이들은 최근 수년 전부터 BPR 작업 후 직원 사기 및 역량이 떨어져 생기는 손실이 잉여 인력을 없애는 데 따른 단기적 이익을 상쇄하는 것을 발견하고 다시 고심하기 시작했다. 과거의 비즈니스 리더들은 BPR이란 경영 혁신 기법을 채택하면서도 통합적 사고라는 철학까지는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이다.
 
통합적 사고를 하는 리더의 고민(optional)
통합적 사고의 대전제 중 하나는 ‘복잡한 상황을 지나치게 단순화하지 말라’는 것이다. 기업의 리더는 상황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면서 여러 요소들의 상호 관계를 찾아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쉽지 않다.
 
다행히 우리나라의 리더들은 동양의 문화적 전통 측면에서 통합적 사고방식을 체득하기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 서양의 신문은 지하철 고장 사고가 나면 사건의 정황만 보도한다. 하지만 동양의 신문은 사건 때문에 출근이 늦어진 시민들이 지하철 사무소에 항의하고 환불을 요구했다는 기사를 싣는다. 통합적 사고를 하다 보니 사건의 여파에까지 관심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통합적 사고를 하는 리더는 한 번의 생각으로 모든 상황을 아우르는 답을 내놓는 게 아니라 상황이 변할 때마다 그 내용을 반영해 새로운 대응책을 내놓는다. 이런 접근 방식은 게임이 진행될수록 말의 수가 줄면서 상황이 단순해지는 서양의 체스와 달리, 시간이 흐를수록 돌과 함께 변수가 늘어나는 동양의 바둑과 비슷하다.
 
기업의 리더는 상대의 수를 읽는 바둑의 고수처럼 앞으로 상황이 얼마나 다양하게 분화할 것인가를 예측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리고 그런 활동을 개인 단위가 아니라 조직 차원에서 하도록 기업 내부 환경을 바꿔야 한다. 다만 리더는 ‘과연 어디까지 생각해야 하는가’의 문제를 언제나 고민해야 한다. 사물의 연결고리는 시간을 들일수록 더 많이 찾아낼 수 있다. 하지만 많은 내용을 고민한다고 반드시 정확한 답이 나오는 것은 아니며, 기업 입장에서는 반드시 효율성이란 이슈를 염두에 둬야 한다.
통합적 사고는 동양적 사고, 리더십의 기반
이 시리즈의 앞선 기사에서 소개한 ‘전략적 의도’와 ‘모순을 수용하는 태도’는 모두 통합적 사고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그림2) 뛰어난 리더는 사물 간의 연결고리를 간파해 큰 그림을 볼 수 있다. 큰 그림을 보기에 부분적으로 상호 모순되는 상황도 받아들이는 포용력을 가진다. 그런 포용력은 자원의 부족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전략적 의지를 키우는 토양 역할을 한다.
 
 

 
필자는 지금까지 세 편의 글을 통해 서양의 경영 대가들이 재발견하고 그 가치를 인정하는 동양적 사고를 재조명했다. 동양적 사고의 우수성은 지식노동 사회에서 갈수록 그 가치가 빛날 것이다. 21세기 기업들은 설비와 장치, 원자재 같은 하드웨어적 환경에서만 사업을 하고 있지 않다. 지식기업의 궁극적 경쟁력을 만드는 것은 정보와 인재라는 소프트웨어적 요소다. 따라서 오늘날 기업을 성공적으로 인도하는 리더는 정신의 가치를 중시하고, 모순을 포용하며, 큰 그림의 리더십을 갖춘 사람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통합적 사고는 지식노동 사회에서 조직이 파편화하고 상호 충돌하는 위험을 예방하는 안전망이 될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사고방식의 측면을 넘어 행동적 측면에서 동양적 리더십이 어떻게 발현되는지 다룰 예정이다.
 
편집자주 동아비즈니스리뷰(DBR)와 휴잇어소시엇츠는 그동안 조명받지 못했던 동양적 사고와 리더십의 우수성을 살펴보는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획이 동서양 리더십의 차이를 분석하고, 새로운 동양적 모델을 가다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필자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전자와 미국 상무부에서 근무했다. 현재 휴잇어소시엇츠 상무이며, 글로벌 컨설팅 기법을 한국인의 문화와 정서에 맞게 변화시켜 기업 성과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90호 오프라인 매장의 반격 2020년 2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