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채용 시장은 전체 공고 수의 큰 변동 없이 ‘AI 활용 역량’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구직 경쟁은 치열해지지만 기업은 적합한 인재를 찾지 못하는 미스매치가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전환기 속에서 구직자는 좁은 AI 개발자의 길을 좇기보다는 자신의 기존 직무 전문성에 AI를 보완 도구로 결합하는 현실적이고 지속가능한 커리어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한편 기업은 지원자를 평가할 때 기존의 정량적 스펙이 아닌 지원자의 커리어 궤적과 행동 데이터 등 맥락(Context) 기반 매칭을 도입하고 실무 케이스를 통해 실질적인 AI 활용 및 문제 해결 능력을 검증해야 한다. 나아가 HR 부서는 조직에 잔류하려는 구성원들이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내부 이동과 업스킬링을 지원하는 ‘경험 디자이너’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외부 혁신 인재의 안착을 위한 세밀한 온보딩과 AI 채용 에이전트를 활용한 적극적인 인재 발굴 등 다각적인 AI 시대 인재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
채용 시장을 둘러싼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경기 침체로 기업들이 채용 규모를 줄이고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가 그 핵심이다. 그러나 잡코리아, 알바몬, 잡플래닛 등을 운영하는 국내 최대 채용 플랫폼이자 AI·데이터 기반 HR 테크 기업 웍스피어의 김준수 가치성장본부장(CHRO)은 다른 시각을 제시한다. 그는 “지난 5년간 전체 채용 공고 수는 큰 변동 없이 유지돼 왔으며, 특히 AI 역량을 요구하는 채용 공고는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노동인구는 줄어들고 있지만 채용 공고 수는 큰 변화가 없다. 그럼에도 구직자들은 취업난을 호소하고, 기업들은 오히려 인재를 구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채용 시장이 점차 ‘AI를 활용할 줄 아는 사람’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학력이나 자격증 같은 기존의 정량적 스펙은 변별력을 잃어가고 있다. 반면 기업들은 지원자의 AI 활용 역량을 어떻게 객관적이고 정교하게 평가할 수 있을지 아직 해답을 찾아가는 단계에 있다.
한편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재직자들이 현재 직장에 머무르려 한다는 통념 역시 웍스피어의 데이터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본부장은 “일자리를 둘러싼 AI FOMO(Fear of Missing Out, 기회 상실에 대한 두려움)가 커지면서 재직자들 사이에서 상반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는 현재의 자리를 지키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자신의 산업이나 직무에 AI라는 성장 동력을 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이직에 나서는 사례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들 역시 이러한 인재를 선점하기 위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그 결과 이직 시장의 무게중심도 과거의 ‘후보자 지원’에서 ‘기업의 적극적인 제안’으로 점차 이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