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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화 경영 방법론

200권 읽고 100번 여행하는 정신 갖춰라 방심하면 ‘성공신화’가 추락 사례 된다

박승찬 | 174호 (2015년 4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마케팅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 성공 사례가 4∼5년 만에 실패 사례로 둔갑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 물건을 중국에서 잘 팔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중국 안에서 현지화 경영을 제대로 해야겠다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1. FTA 플랫폼에 최적화하라

2. 현지화 전략에서 현지화 경영으로 초점을 이동하라

3. 중국인 유학생이 중심인 5∼6명 규모의 아메바 조직을 운영하라

4. 수평적 마케팅과 스토리텔링으로 접근하라

5. 200권의 중국 서적을 읽고 100번의 도시 여행을 가겠다는 학습형 조직으로 전환하라

 

 

Corporate China의 부상

기업인이라면 누구나 중국의 중요성을 알고 있을 것이다. 1인당 GDP 2014년 기준 7572달러로 세계 80위지만 국가 전체로 보면 세계 2위의 생산량(2014 GDP 103000억 달러)을 자랑한다. 14억의 인구를 기반으로 전 세계 돼지고기의 51%, 쌀의 33%, 수산물의 30% 등을 소비하며 중국의 소비 패턴이 세계 상품가격을 뒤바꾼다는차이나플레이션1  의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구매력평가(PPP) 기준으로는 2017년에, 시장 환율(Market Exchange Rate) 기준으로는 2027년에 각각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경제소비대국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국제 회계·컨설팅회사인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PwC)는 예측하고 있다.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중국인은 세계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소비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과거에는 중산층이 적고 상위와 하위계층이 많은 아령형 사회계층구조였지만 점차 중산층이 50% 이상 넘어서는 럭비공 형태의 구조로 전환하고 있다.

70년대 초반 0.6 이상인 엥겔지수가 이미 0.3까지 떨어져 개도국 수준에 진입한 지도 오래고, 7억이 넘는 인구가 도시에 살고 있다. 2013년에 이미 도시화율이 53.8%에 달했다. 특히 상위 15%에 해당하는 상류층은 3(고소비, 고학력, 고감도)의 소비성향과 특징을 가지고차이나 3.0 시대를 새롭게 열고 있다. UN 2040년에는 10억 명의 중국인이 도시에 사는 초슈퍼 소비대국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본다.

 

 

 

소비자뿐 아니라 중국 기업의 급부상도 눈부시다. 지난 3월 초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15 MWC(Mobile World Congress)는 중국 기업의 기술경쟁력을 재삼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특히 화웨이와 ZTE의 스마트폰은 기술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색상과 디자인 등 소프트 역량까지 거의 한국 수준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 판매량 기준으로 보면 가격경쟁력과 기술력을 겸비한 중국 기업이 한국을 추월한 상태다.

 

중국 시장에서의 1등이 세계시장 1등이라는 공식이 점차 현실화돼 간다. 막강한 중국 시장의 파워를 기반으로빠른 추종자(fast follower)’ 전략을 펴는 중국 기업들은 이미 글로벌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혁신주도자(leading innovator)’로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앞으로 중국은 시장을 기반으로 하는혁신과 상업화의 동시 진행(innovation with commercialization)’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공격할 것이다. < 1>에서 보듯 이미 중국의 많은 ICT 기업들은 내수시장을 벗어나 동남아, 러시아, 한국, 일본, 대만, 인도, 유럽과 미국 시장으로 빠르게 손을 뻗치고 있다.

 

제조업 전반으로 시야를 확대해보면 이런 글로벌화 현상이 더욱 뚜렷하다. 한국의 8대 주력 수출산업인 스마트폰, 자동차, 조선·해양, 석유화학, 반도체, 디스플레이, 정유, 철강 중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제외하고 6개 업종이 이미 세계시장에서 중국 기업에 의해 추월당한 상태다. ( 2)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우도 중국과의 기술 격차는 점차 줄어드는 분위기다.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중국 업체가 차지하는 비율이 이미 절반을 넘었다. 기술 측면에서는 아직 한국과 미국의 선진 업체와 상당한 격차가 있지만 최근 중국 정부가 자국 내 반도체 기업 육성을 위해 약 20조 원에 달하는 국부펀드를 조성함으로써 중국의 기술 추격은 가속화할 것이 분명하다. 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우도 자국의 액정화면(LCD) 패널 제조기업에 적극적인 제도적, 재정적 지원을 해주며 생산라인을 늘리도록 도와주고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한국의 얼마 남지 않은 1위 품목이다. 중국은 여기에서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중국은 1970, 80년대市場換技術(시장과 기술의 맞바꿈)’을 통해 외국 자본과 기술을 빨아들였다. 외국 자본에 중국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대신 그들의 앞선 기술을 받아들이는 파트너십을 주로 추진했다. 어느 정도 자신감을 얻은 1990년대 이후부터는 적극적인 행보를 취해왔다. 일본이 아날로그 기술에 오래 머무는선발자 함정에 빠지고 한국은 단계적인 기술발전에 힘을 쏟을 때 중국은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선도 기술제품 혹은 기업을 통째로 인수해 기술적 비약을 이루는 이른바 ‘leapfrogging(기술적 건너뜀)2  ’을 통해 한국 등 선도 경쟁국과의 기술격차를 점차 줄여 나가고 있다.

 

 

 

 

한국은 특히 IT와 같은 기술 사이클이 비교적 짧은 단명 기술에 특화해 산업성장을 해왔다. 따라서 다른 기술 분야와 융합하는 기술혁명이 수반되지 않으면최초의 희생자(first loser)’로서 중국에 추월당할 수도 있다. 이미 첨단 분야에서는 중국이 훨씬 앞서가고 있다. 금융산업을 보자. IT 금융, 이른바핀테크분야에선 중국의 3대 인터넷 기업인 알리바바(전자상거래), 텐센트(온라인 미디어), 바이두(검색 포털)가 적극적으로 IT와 금융을 융합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한국 기업도 하드웨어 중심의 기술전략에서 벗어나 콘텐츠 및 소프트웨어 중심의 가치전략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승산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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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승찬

    - (전)주중국대사관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 소장
    - (전)미국 듀크대 차이나마케팅 강의 교수
    - (전)한중사회과학학회 및 중국지역학회 기획이사
    - (전)코트라 중국시장전문위원
    - (현)한국무역협회 전문위원
    - 저서로는 <벤처여 중국대륙으로 가자> <한중 FTA 추진 관련 중국정부조달시장 진출전략> <중국 IT산업 부상과 우리나라 IT산업 고도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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