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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구조

‘사익추구’의 現정치론 ‘공익경쟁’ 불가능 선거제도부터 전면적 ‘정치 리디자인’을…

김범수 | 172호 (2015년 3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대한민국의 정치는 현재골칫덩이. 문제는 시스템에 있다. 지금 상황에서는 국가와 민족을 위하는청백리만 골라서 뽑아도 타락한다. 사익 추구의 정치에서 정치 본연의 역할인공익추구 경쟁이 일어날 수 있도록 재설계해야 한다. 일단 한국 정치시스템의 문제점을 분석해보면 1) 갈등 증폭의 정치, 2) 사익 추구의 제로섬 게임과 포퓰리즘, 3) 청와대로의 권력 집중과 대통령 단기 성과주의로 압축할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첫째, 선거와 의회 제도를 다시 디자인해공익추구 유인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둘째, ‘위임의 제도화를 통해 대통령의 과도한 권한을 분산시켜야 한다. 셋째, 전문가들의통치’, 그들만의정부에서 벗어나 프로슈머형 시민과 함께 통치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해결되지 않는 문제, 한국 정치’, 이제 재설계(Redesign)

2002년 대선은새 정치 대 낡은 정치프레임을 내건 노무현 당시 후보가정치개혁을 약속하면서 당선됐다. 그리고 정확하게 10년 뒤인 2012년 대선, ‘안풍을 일으키며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에 나섰던 안철수 당시 대선 후보(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는 또다시새 정치라는 단어를 꺼냈다. 바꿔 말하면 지난 10년간 제대로 된 정치개혁은 일어나지 않았다는 뜻이다. 여전히 신문에는국회 또 마비’ ‘갈등해결 못하는 국회’ ‘당청 갈등’ ‘대통령 소통 부족’ ‘제왕적 대통령등의 헤드라인이 등장하고 있다. 정말 대한민국에서정치개혁의 성공은 요원한 일일까? 그렇다. 지금의 시스템 안에서모든 정치인들이 갑자기 공익을 추구하는 사람들로 바뀌길 원한다면, 그런 정치개혁은 불가능하다. 심지어 국가와 민족만을 생각하는 청백리만 골라 뽑아도 지금의 시스템에서는 타락한다. 그래서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민의가 더 잘 수렴되도록 권력구조와 선거제도를 재설계하고 사익 추구의 정치에서 정치 본연의 역할인공익 추구경쟁이 일어날 수 있도록 정치 플랫폼을 디자인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왜 지금일까. 왜 바로 당장 대한민국 정치 리디자인에 나서야 하는 것일까?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다수의 국민들이 우리나라가 세계를 선도하는 선진국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개혁으로 정치개혁을 꼽고 있다. 국민들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21세기의 화두인극단적 투명성공익성을 담보하는 정치가 이뤄져야 사회적 자본인신뢰가 형성되고, 이는 수많은 거래비용을 줄이고 갈등 해결 비용을 낮추면서 선진 경제로 도약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미 깨닫고 있다는 것이다.

 

타이밍도 적절하다. 2015년은 전국 단위 선거가 없는 해다. 정치권 내외 인사들이 각자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정치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설계(redesign)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다. 최소한 논의를 시작하고 추진을 시작하기에 그 어느 해보다 걸림돌이 적은 시기라는 의미다. 때마침 지난 2014 1030일 헌법재판소가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에 관한 공직선거법 제25조 제2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려 올해 말까지 선거구별 인구 편차를 현행 3 1에서 21 이하로 조정하라고 결정했다. 어차피 올해 안에 선거법 개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니 이때 새로운 시스템 설계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볼 수 있을 것이다. 여야 정치권 일부에서는 이번 기회에 선거법 개정뿐 아니라 권력 구조 개편을 포함한 개헌 필요성까지 언급하고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정치 재설계,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 글에서는 우선 현재 한국 정치 구조가 갖는 문제점과 한계를 살펴본 뒤 문제점을 극복하고사회적 자본’을 만드는공익추구 정치가 가능하도록 디자인하는 방안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물론 제언 차원에서 이뤄지는 아이디어 제시이니만큼 확정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다양한 대안 중 하나로논의의 출발점으로 삼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현재 한국 정치는 겉보기에는양당제의 시스템을

갖고 있지만 올드미디어는 물론 SNS를 비롯한

뉴미디어까지 가세한미디어 원심력

‘분극적 양당제를 만들어내고 있는 형국이다.

 

1. 문제점 분석

1) 갈등 증폭의 정치: 정치엘리트 양극화와 미디어

민주주의의 다른 말은갈등의 제도화. 정치는사회를 위한 가치의 권위적 배분이고권위적 배분을 가능케 하는 권력을 두고 벌이는 싸움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극심한 갈등이 폭력으로 치닫지 않고합법적 제도안에서 민주적으로 선출된 시민의 대표자들에 의해 해결될 수 있도록 타협과 절충의 과정을 거치는 것, 그것이 바로갈등의 제도화로서의 민주주의다. 따라서 그 어떤 극렬한 경제·사회적 갈등이라도 의회 등과 같은 제도권 정치 내로 들어오면 타협과 절충의 과정을 거치면서 갈등이 줄고 협의점이 도출돼야 한다. 농민, 노동자, 기업가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전형적인 이슈인자유무역 정책을 놓고도 사회에서는 시위와 공청회, 그리고 다양한 여론전을 통해 극심한 갈등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갈등도 의회 등 제도정치 내부로 들어오면 각 지역구와 직군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최종적으로 협상을 벌이면서 갈등을 완화하고 타협점을 찾게 된다. 기막힌 절충안을 만들어내지 못하더라도합의된 룰인 다수결 원칙에 따라 최종안을 만들어낼 수 있고 이는정당성이 확고하기 때문에 갈등은 일단 해결되는 모양새를 갖출 수 있다. 그것이 바로신뢰고 사회적 자본이다. 합의된 결과에 모두가 따를 것이라는예측속에서 기업은 전략을 짜고 관료는 정책을 추진할 수 있게 되는데, 이것이 성숙한 민주사회가선진 경제의 기반이 될 수 있는 메커니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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