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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 넘어 AI發 ‘창조적 갱신’으로

장영하,정리=최호진 | 430호 (2025년 12월 Issue 1)
AI로 ‘실패→학습→개선’ 시스템 구축
‘창조적 갱신’이 반복적 루틴 되게 하라
Article at a Glance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는 신제품·신기술의 등장, 새로운 생산 방식, 신생 기업의 진입 등 새로운 결합(new combinations)을 통해 기존 질서가 해체되고 스스로를 갱신하는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가 자본주의 발전의 내적 동력이라고 봤다. 오늘날 AI는 이 새로운 결합의 속도와 범위를 극적으로 확장시켜 창조적 파괴의 주기를 단축하고 이를 상시적인 경영환경으로 만들고 있다. 따라서 AI 시대, 기업은 변화의 충격을 수동적으로 견디는 것이 아니라 AI를 활용해 능동적으로 조직을 재구성하는 ‘창조적 갱신(creative renewal)’을 필수 전략으로 삼아야 한다.



인간의 창의성이 근본적으로 도전받는 시대다. 챗GPT는 시를 쓰고, 미드저니는 그림을 그리며, 알파코드(AlphaCode)는 코드를 작성한다. 오랫동안 인간 고유의 능력으로 여겨졌던 창의성의 경계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 축적해온 지식과 경험은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지식 엔진을 통해 재조합되고 있으며 창의적 활동의 방식 자체가 기술 중심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흥미롭게도 한국어에서는 ‘창의적’과 ‘창조적’을 구분해 사용하지만 영어에서는 모두 ‘creative’라는 하나의 단어로 표현한다. 일상적 의미에서의 ‘창의적’이 인간의 정신적 능력을 가리킨다면 오늘날의 AI는 그 능력을 실제 산출물로 구현하는 ‘창조적’ 기능의 일부까지 수행하고 있다. 생성형 AI라는 명칭이 보여주듯 AI는 더 이상 효율을 높이는 보조적 도구에 그치지 않는다.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콘텐츠를 생산하며, 문제 해결과 판단의 일부를 수행하는 새로운 형태의 창조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창조의 과정이 인간 중심에서 인간과 AI가 결합된 체제로 이동하고 있으며 이는 혁신이 작동하는 방식과 조직 내부의 문제 해결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혁신 담론에서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는 익숙한 표현이다. 신기술이 구산업을 대체할 때나 산업의 경계가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로 인해 재편될 때 자주 인용되는 개념이다. 이 용어는 80여 년 전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에 의해 제시됐다. 그는 자본주의가 끊임없이 불어오는 창조적 파괴의 강풍 속에서 스스로를 갱신하며 발전한다고 봤다. 최근 발표된 2025년 노벨경제학상은 슘페터의 통찰을 계량, 이론, 역사적 차원에서 확장한 세 명의 학자에게 돌아갔다. 세 학자는 서로 다른 접근을 통해 ‘자본주의는 어떻게 스스로를 변화시키는가’라는 슘페터의 질문에 이론적 해답을 제시했다. 필립 아기옹 프랑스 콜레주 드 프랑스 교수와 피터 하윗 미국 브라운대 교수는 혁신 경쟁이 성장을 지속시키는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는 수학적 모델을 제시했고, 조엘 모키어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혁신이 지속되기 위한 제도적·문화적 기반을 분석해 지식의 축적과 개방적 문화, 포용적 제도 같은 사회적 토양이 혁신의 순환을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연구는 창조적 파괴라는 개념을 통해 혁신 주도의 경제 성장을 설명하는 데 기여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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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영하Youngha.Chang@sussex.ac.uk

    영국 과학기술정책연구소(SPRU) 혁신경영 교수

    필자는 서울대에서 기계공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고 삼성SDS에서 10여 년간 기술, 혁신 전략 관련 실무 경험을 쌓았다. 이후 영국 서식스대 과학기술정책연구소(Science Policy Research Unit; SPRU)에서 기술혁신경영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같은 대학에서 혁신경영 교수로 재직 중이다. 혁신 경영, 조직 혁신, 디지털 전환 등이 주요 연구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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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리=최호진hojin@donga.com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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