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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슈거 소주 돌풍, 롯데칠성 ‘새로’

“소주라는 핵심 가치 빼고 모두 새롭게”
스토리텔링 마케팅, MZ세대 사로잡아

최호진 | 383호 (2023년 1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제로 슈거’ 소주로 돌풍을 일으킨 롯데칠성음료의 ‘새로’는 레서피 개발부터 마케팅까지 제품 개발의 모든 단계에서 철저히 ‘MZ세대’라는 타깃에 집중하며 소주 시장의 신흥 강자로 부상했다. 이른바 ‘미션 팀플레이 방식’으로 제품 기획 초기 단계부터 MZ세대 소비자들을 참여시키고, 8차례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해 쓴맛을 최소화한 부드러운 맛의 제로 슈거 레서피를 개발했다. 또 유명 배우, 아이돌 등 이른바 ‘빅 모델’이 아닌 앰배서더 캐릭터 ‘새로구미’를 개발하고 관련 세계관을 오프라인에서 체험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를 여는 등 MZ세대 취향을 저격한 마케팅으로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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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음료(이하 롯데칠성)가 ‘처음처럼’ 이후 16년 만에 출시한 신제품인 ‘제로 슈거’ 소주 새로의 탄생 이야기를 담은 세계관이다. 기존 소주 시장에서는 인기 여배우, 아이돌 등 이른바 ‘빅 모델’이 제품을 광고했다면 롯데칠성은 새로구미라는 캐릭터를 앰배서더로 개발하고 관련 서사를 부여하는 등 세계관 마케팅에 주력하며 MZ세대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실제로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롯데칠성 SNS 채널에 업로드된 새로구미 영상의 누적 조회 수는 2023년 12월 기준 1370만 회를 기록했다.

새로의 흥행 요인이 제로 슈거 레서피라고 흔히들 생각한다. 그러나 출시 과정을 들여다보면 레서피 개발부터 마케팅까지 제품 개발의 모든 단계에서 철저히 MZ세대라는 타깃에 집중한 점이 성공 요인의 핵심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제품 기획 단계에 MZ세대 소비자들을 참여시키고 앰배서더 캐릭터를 바탕으로 세계관을 구축하는 등 기존의 소주와는 다른 과감한 행보로 젊은 소비자층을 공략한 결과, 새로는 소주 시장의 신흥 강자로 부상하며 입지를 탄탄히 다지고 있다. 지난해 9월 출시 후 7개월 만인 올해 4월 새로의 누적 판매량은 1억 병을 돌파하고 올 8월 말 기준 누적 판매량은 1억8000만 병에 달한다. 롯데칠성의 상반기 소주 매출 2000억 원 중 새로 매출은 약 600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한다. 새로가 MZ세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매출 효자’가 된 비결이 무엇일까? DBR이 소주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새로의 흥행 요인을 분석했다.

제품명부터 레서피까지…
‘MZ세대’ 니즈에 집중

‘만년 2등’. 처음처럼에 늘 뒤따르는 수식어였다.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이 오랜 기간 소주 시장에서 굳건한 1위를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롯데칠성의 처음처럼은 늘 뒤쫓는 신세였던 것이다. 여기에 2019년 하이트진로는 당시 유행하던 ‘뉴트로’ 트렌드를 반영해 1970년 출시된 진로 소주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진로이즈백’을 출시했다. 이 제품이 인기를 얻으면서 소주 시장의 독점 구조는 더욱 공고화되는 모습이었다. 하이트진로가 참이슬로 헤비 유저를 확보한 상황에서 두꺼비 앰블럼을 내세운 뉴트로 감성의 진로이즈백으로 젊은 소비자층까지 포섭한 것이다.

후발 주자로서 경쟁 우위가 낮은 상황에서 롯데칠성은 기존 제품만으로는 승부하기 어렵다는 위기의식 아래 신제품 출시라는 과감한 전략을 택한다. 기존과 유사하거나 경쟁사를 따라 하는 방식으로는 경쟁할 수 없다고 판단해 롯데칠성이 지켜야 할 핵심 가치를 제외한 모든 것을 새롭게 바꾸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서민의 술’이라는 소주의 감성 포인트와 합리적인 가격. 이 두 가지를 빼고는 모든 것을 혁신하겠다는 의지였다.

타깃은 MZ세대였다. 기존 소주 시장의 주요 타깃이 중장년층이었다면 MZ세대를 공략한 신제품으로 새로운 소비자층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었다. 2021년 상반기 롯데칠성은 타깃의 니즈가 정확히 반영되지 않은 제품은 살아남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타깃층인 MZ세대 소비자를 참여시켰다. 이른바 ‘미션 팀플레이 방식’으로 마케팅 컨설팅 회사 대학내일과의 협업을 통해 20대 초중반 소비자 수십 명을 섭외해 신제품 개발 관련 아이디에이션을 함께 진행했다. 롯데칠성이 MZ세대 소비자들에게 미션을 주면서 제품 기획에 필요한 아이디어나 의견을 얻는 식이었다. 일반적으로는 제품 개발 후반부에 소비자를 참여시켜 시제품을 평가했다면 새로의 경우 제품 기획 초기 단계부터 타깃 고객의 니즈를 반영하며 방향성을 잡아나간 것이다.

‘새로’라는 제품명은 이런 소비자의 니즈가 반영된 대표적인 요소다. 롯데칠성은 MZ세대 소비자들의 의견을 취합해 보니 발음하기 쉬운 두 글자 이름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20대 소비자들은 “네 글자도 길다”며 처음처럼을 ‘처처’라는 줄임말로 부르고 있었다. 또한 MZ세대 소비자들로부터 브랜드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고 유지시키려면 재미나 호기심을 유발할 요소가 필요하다는 점을 알게 됐다. 그러나 단순히 흥미를 끌기 위한 허무맹랑하거나 황당한 요소가 아닌 실제 제품 제조 공정이나 탄생 스토리와 연관된 요소에 MZ세대 소비자들의 흥미가 자극되는 경향이 있었다.

이런 니즈를 반영해 만든 공식 제품명은 ‘처음처럼 새로’였다. 처음처럼이라는 기존 브랜드와의 연관성을 유지하며 시너지를 내는 것이 목표였기에 처음처럼과 의미가 통하고, 두 글자로 발음하기 쉬운 ‘새로’를 제품명으로 결정했다. 여기에 MZ세대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아내기 위해 제품 라벨에 숫자 ‘257’을 더했다. 257은 롯데칠성 강릉공장이 소주 제조 공정에 사용하는 천연 암반수가 흐르는 곳인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에 위치한 강릉 동대굴의 지번 주소다. 신은경 롯데칠성 소주BM팀 책임은 “실제 소주 제조 공정과 관련된 요소를 제품명에 녹임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MZ세대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새로의 제로 슈거 레서피 역시 MZ세대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핵심 요소다. 제로 슈거 레서피는 개발에만 반년 이상이 걸릴 정도로 까다로운 과제였다. 소주는 제품 자체가 레서피를 차별화하기 어려운 품목으로 알려져 있다. 쌀, 보리 등 원료의 풍미를 살리는 증류식 소주와 달리 참이슬, 처음처럼 등 희석식 소주는 일반적으로 95%가 알코올인 주정(酒精)을 물로 희석한 뒤 쓴맛을 억제하기 위한 각종 감미료를 첨가해 만든다. 원료 특유의 풍미를 살리지 않고 단순한 맛을 내기 때문에 블라인드 테스트 시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맛을 차별화하기가 까다롭다.

레서피 차별화가 어려운 탓에 개발 초기에는 색이나 향을 첨가하는 등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그러나 색이나 다른 향을 첨가하면 소주 본연의 정체성을 잃을 우려가 있었다. 그러던 중 롯데칠성 내 음료 사업부가 담당하는 제로 슈거 음료 시장이 ‘헬시플레저’1 트렌드에 따라 급성장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차별화를 위한 힌트를 얻었다. 제로 슈거 트렌드가 아직 주류 시장으로 넘어오진 않은 상황이었기에 선제적으로 도입한다면 충분히 흥행 요인이 될 수 있어 보였다. 기존 희석식 소주에 들어가던 과당을 없앤 제로 슈거 소주로 헬시플레저를 추구하는 MZ세대 소비자를 공략하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개발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내부적으로 “과당을 넣지 않으면 맛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롯데칠성 주류 제품에 제로 슈거 레서피를 도입하는 건 처음이었기에 새로 개발팀 역시 성공을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기존의 방식으로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기 힘들다는 사실은 자명했기에 제로 슈거 레서피를 고수했다. 제로 슈거 시장이 새로의 타깃층인 MZ세대가 이끌어가는 시장이라는 점을 관련 데이터를 보여주며 리더십을 설득하는 동시에 과당을 넣지 않고도 월등한 맛을 낼 수 있도록 레서피 개발에 매진했다. 롯데중앙연구소는 국내산 쌀, 보리 등으로 만든 증류주의 첨가 비율을 조정하거나 감미료를 바꾸는 등 소주 특유의 거친 맛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레서피를 개발하고 테스트했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해 소비자가 선호하는 맛을 파악하며 최적의 레서피를 만들어 나갔다. 신 책임은 “소비자가 직접 참여한 8차례의 블라인드 테스트 끝에 경쟁사 제품 대비 월등하게 높은 점수를 받은 레서피를 최종 낙점하며 새로라는 신제품 출시를 확정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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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으로 해석한 한국미를 담은 ‘새로’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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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방식을 버린 혁신은 새로의 디자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소주를 대표하는 녹색 병으로는 제품을 차별화할 수 없다고 생각한 롯데칠성은 디자인을 과감히 혁신한다. 롯데디자인센터가 수개월간의 프로젝트 끝에 완성한 새로 디자인의 차별화 포인트는 ‘현대적으로 해석한 한국미’다.

새로는 녹색 병의 기존 소주 디자인 대비 더 둥근 형태로 윗부분에 세로 패턴이 각인돼 있다. 우리나라 전통 청자나 도자기의 부드러운 곡선을 본떠 둥근 형태로 디자인하고 세로형 홈을 파 물방울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표현한 것이다. 또한 라벨에는 새로의 앰배서더 캐릭터 ‘새로구미’의 모티브가 된 한국의 대표적인 상상 속 동물로 풍요, 다산, 지혜를 상징하는 구미호 그림이 프린팅돼 있다.

롯데디자인센터가 한국 전통을 디자인에 녹인 건 한국인이 사랑하는 ‘서민의 술’이라는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목적뿐만 아니라 MZ세대 리서치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전통을 새롭고 재미있게 재해석하는 ‘힙 트레디션(Hip tradition)’ 트렌드를 포착하고 이를 디자인에 반영한 것이다. 신 책임은 “고궁 한복 체험과 국립중앙박물관 굿즈가 MZ세대 사이에서 호응을 얻는 것을 보고 전통이 그저 낡은 것이 아닌 젊은 소비자들이 공유하고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한국미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디자인을 고안했다”고 말했다.

‘새로’ 마케팅 전략

1. 전통 매체 아닌 MZ세대가 선호하는 유튜브 공략

롯데칠성은 마케팅, 광고 플랜도 백지화한 상태에서 기존의 방식이 아닌 MZ세대 소비자에게 소구할 수 있는 전략을 새롭게 짜기 시작한다. 기존에는 대중을 타깃으로 TV 등 전통 매체 광고에 집중했다면 새로는 MZ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유튜브 등 SNS를 집중 공략했다. 일반적으로 제품 정식 출시 전 대대적인 PR 행사나 소비자들이 참여하는 큰 행사를 열었다면 새로는 출시 전에 한정판 패키지를 만들어 MZ세대 사이에서 인기 있는 유튜버들에게 제공했다. 우정잉, 미자네 주막, 조재원 등 ‘먹방’ 콘텐츠를 진행하는 유튜버들이 음식과 함께 새로를 곁들이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노출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새로 나온 소주인데 디자인이 예쁘다”라는 식의 바이럴이 유튜버와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일어나면서 출시 초기 MZ세대 소비자들 사이에서 새로의 인지도가 급물살을 타게 된다.

전통 매체의 경우 타깃을 겨냥해 전략적인 PPL(간접광고)을 진행했다. tvN 웹예능 프로그램 ‘출장 십오야’가 대표적이다. 나영석 PD가 직접 연예기획사 등을 방문해 다양한 게임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tvN TV 채널에서는 5분간 방송된 후 전체 방송분은 tvN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에 업로드된다. 롯데칠성은 20대가 유튜브를 주로 이용한다는 점을 공략해 콘텐츠가 유튜브로 연결되는 ‘출장 십오야’ 프로그램에 전략적으로 광고를 집행했다.

2. 빅 모델 아닌 앰배서더 캐릭터 개발

기존의 주류 시장에서는 인기 배우, 아이돌 등 이른바 ‘빅 모델’을 발탁해 모델로 기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주로 소주는 여성, 맥주는 남성 모델을 세워 포스터나 TV 광고를 제작했다. 그러나 롯데칠성은 ‘서민의 술’이라는 감성 포인트와 합리적인 가격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혁신하겠다는 의지 아래 기존의 빅 모델이 아닌 자사만의 캐릭터를 앰배서더로 내세워 차별화하기로 결정한다. 롯데칠성은 빙그레와 함께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 캐릭터를 만든 경험이 있는 광고대행사 스튜디오좋과 손잡고 앰배서더 캐릭터 개발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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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술이라는 이미지에 부합하는 한국적인 요소를 가진 다양한 상상 속 동물이 후보에 올랐다. 전래 동화에 나오는 구미호, 용, 도깨비가 대표적이다. MZ세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웹툰이나 애니메이션 작화 형식을 따서 그려본 다음 어떤 캐릭터가 소주와 어울리고 젊은 느낌을 주는지 등을 묻는 소비자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최종 선택은 구미호였다. MZ세대 소비자 조사에서 선호도가 가장 높았을 뿐만 아니라 콘텐츠 확장성 측면에서도 활용도가 높다고 판단했다. 다른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는 속성을 활용해 다양한 스토리를 매력적으로 풀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 것이다. 앰배서더의 이름은 새로와 구미호를 합친 ‘새로구미’라고 정했다.

새로구미를 캐릭터 앰배서더로 확정한 후에는 스튜디오좋과 함께 관련 세계관을 만들기 시작했다. 핵심은 ‘반전 요소’였다. 간을 먹으며 인간을 해치던 구미호 ‘새로구미’가 인간에게 속죄하고 그들의 풍요를 기원하고자 새로를 만든다는 반전 요소를 녹여 MZ세대 소비자에게 재미를 줄 수 있는 세계관을 개발했다. 또 새로구미 세계관을 바탕으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새로 출시와 동시에 롯데칠성 주류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했다. 출시 직후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던 숫자 257의 의미도 애니메이션에 녹여 ‘반전 재미’를 줬다. 257이 새로의 앰배서더 캐릭터 새로구미의 거처인 강릉 동대굴의 지번 주소임을 공개한 것이다.

새로의 탄생과 새로구미 이야기를 담은 5분짜리 애니메이션 영상은 2023년 12월 현재 유튜브 조회 수 862만 회를 돌파하고, 새로 출시 1주년을 기념해 만든 후속편은 12월 기준 조회 수 603만 회를 기록했다. “캐릭터 그림체가 동양풍 느낌 물씬 나서 찰떡!” “술 잘 만드는 캐릭터 회사네” 등 두 애니메이션 영상에 댓글 총 1300여 개가 달리며 롯데칠성은 MZ세대 소비자 사이에서 ‘캐릭터 맛집’으로 입소문을 탔다. 신 책임은 “처음에는 빅 모델이 아닌 캐릭터 앰배서더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없었지만 실패해도 다시 개선해 도전하면 된다는 리더십의 지원 아래 기존의 방식을 버리고 과감히 혁신한 것이 흥행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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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온라인 넘어 오프라인으로 체험 마케팅 확장

올해 9월에는 서울 성수동에서 출시 1주년을 맞이한 새로의 첫 번째 생일을 기념하는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새로구미 콘텐츠가 유튜브 등 온라인에서 호응을 얻는 것을 보고 소비자들이 새로구미 세계관을 오프라인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 것이다. 팝업스토어 자체는 새로운 마케팅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한정판 패키지나 타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선보이는 등 기존의 팝업스토어 기획 방식이 아닌 높아진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만족시킬 새로운 기획에 집중했다. 롯데칠성이 택한 전략은 몰입형 인터랙티브 콘텐츠였다. 소비자가 직접 세계관에 들어가 새로구미가 돼볼 수 있도록 마케팅 대행사 오오비컴퍼니와 함께 체험형 팝업스토어를 기획했다. 새로 출시 1주년을 기념해 소비자가 새로구미와 함께 생일잔치를 여는 콘셉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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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스토어의 이름은 ‘새로 02-57 동굴’. 새로구미의 거처인 강릉 동대굴의 지번 주소인 257과 서울의 지역 번호 02를 활용해 서울 도심 속에 나타난 새로구미의 동굴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공간 조성에도 공을 들였다. 일반적으로는 대로변에서도 눈에 잘 띄는 대형 건물에 팝업스토어를 연다면 새로는 소비자가 세계관에 최대한 몰입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공간을 택했다. 소비자가 진짜 새로구미가 사는 동굴에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 건물 지하 공간에 팝업스토어를 조성한 것이다. 또한 새로구미 애니메이션 영상에 등장한 동굴 속 새로구미의 방, 새로 저장고 등을 팝업스토어에 구현하고, 실제 동굴에 들어온 듯한 몰입감을 주기 위해 어둡고 습한 조명과 향기, 동굴의 종유석과 물결을 표현한 미디어아트 등의 오감 요소를 활용했다.

공간뿐만 아니라 체험형 콘텐츠에도 공을 들였다. 방문객이 새로구미 한복을 직접 입고 팝업스토어를 체험하고, 입장 시 복주머니에 담아준 설탕 구슬을 하나씩 버리면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소비자들이 새로 세계관과 관련된 소품을 직접 사용하며 몰입할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들을 기획했다. 특히 새로구미 한복 체험은 사전 예약 당시 전 타임이 매진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세계관과 연계한 오감 체험형 콘텐츠로 MZ세대 취향을 저격한 새로구미 팝업스토어는 운영 기간인 약 2주 동안 1만5000여 명이 방문했다. 신 책임은 “‘역대급 퀄러티의 즐길 거리다’ ‘세계관 속에 들어온 느낌이다’와 같은 방문객들의 후기가 쇄도했다”며 “팝업스토어 진행 이후 관련 오가닉 콘텐츠 발생량이 전월 대비 128% 늘어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독자 브랜드 독립,
해외 진출로 성장 가속화

과당을 사용하지 않은 제로 슈거, 캐릭터 앰배서더를 활용한 세계관 마케팅 등 MZ세대의 트렌드를 반영한 신선함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새로는 출시 7개월 만인 올해 4월 누적 판매 1억 병을 돌파했다. 올 8월 말 기준 누적 판매량은 1억8000만 병에 달한다. 새로 인기에 힘입어 국내 소주 시장에서 롯데칠성의 점유율은 올 상반기 기준 16%에서 21%로 5%포인트 늘었다. 롯데칠성의 상반기 소주 매출 2000억 원 중 새로 매출은 약 600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한다.

예상보다 빠른 시장 안착에 롯데칠성은 올 10월 새로를 ‘처음처럼’ 라인에서 독립한 독자 브랜드로 운영하기로 결정한다. 공식 명칭도 ‘처음처럼 새로’에서 ‘새로’로 변경하고, 앞으로 생산되는 새로 소주 라벨에서 처음처럼 로고도 없앤다. 지금의 성장세로는 새로가 독자적인 브랜드로서 경쟁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내린 방침이다. 신 책임은 “새로가 수도권 주류 시장에 빠르게 안착한 데 이어 지역에서도 판매율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지역 주요 도시를 거점 삼아 팝업스토어 등 소비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국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헬시플레저’ 트렌드 확산으로 관련 식음료 시장이 크게 성장함에 따라 새로는 해외 판로도 개척했다. 현재 새로는 미국, 호주, 중국, 일본 등 총 3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현지 교민을 메인 타깃으로 수출한 새로는 해외시장에 빠르게 안착해 교민에서 현지인 소비자 시장으로 판로를 확장하는 단계다. 롯데칠성은 ‘제로 슈거’라는 새로의 핵심 소구점을 모든 시장에서 메인으로 강조하는 한편 제품 용량, 마케팅 등은 각국 시장 특성에 맞게 현지화할 계획이다. 일례로 마케팅의 경우 우리나라와 정서와 문화가 비슷한 아시아권 국가에서는 새로구미 세계관을 적극 활용하고 미국 등 서구권 국가에서는 빌보드 광고와 SNS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롯데칠성 글로벌전략팀 관계자는 “해외에서도 팝업스토어나 새로 전용 매대 등을 통해 소비자와의 오프라인 접점을 늘리고 판매 채널도 확장할 것”이라며 “2024년에는 유럽 등 선진 시장과 중남미와 같이 한류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는 지역으로 판로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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