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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서혜연 오비맥주 내셔널브랜즈 마케팅 총괄부사장

“그 기뻤던 순간을 함께했던 제품,
페스티벌은 최고의 경험을 남기죠”

장선희 | 374호 (2023년 08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한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모이는 페스티벌은 기업이 브랜드나 제품을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겨진다. 팬데믹의 끝이 보이고 페스티벌들이 속속 정상적으로 개최되기 시작하면서 기업도 분주해졌다. 페스티벌의 후원사로 참여하거나 직접 브랜드를 내건 페스티벌을 재개하고 있다. 그간 움츠렸던 축제에 대한 욕구를 반영하듯 많은 페스티벌이 쏟아지는 만큼, 페스티벌 참석자들에게 브랜드와의 끈끈한 관계를 형성하며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단기적인 매출 상승을 위해 일방적으로 제품 홍보에 집중하는 전략으로는 소비자들의 기억에 남기가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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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는 업계에서 ‘페스티벌 스폰서 강자’라고도 불린다. 재즈부터 록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 페스티벌은 물론 대구 치맥 페스티벌 등 굵직한 지역 페스티벌의 공식 후원사로 참여한다. 나아가 직접 브랜드의 이름을 내건 ‘카스쿨 페스티벌’도 올 8월 개최를 앞두고 있다. 팬데믹으로 대면 페스티벌을 전면 중단한 지 4년 만이다. DBR이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아셈타워 오비맥주 본사에서 국내 브랜드 마케팅을 총괄하는 서혜연 내셔널브랜즈 마케팅 총괄부사장을 만나 페스티벌로 인한 기대 효과 등을 물었다. 다음은 서 부사장과의 일문일답.

오비맥주가 각종 페스티벌에 후원사로 참여하는 이유는.

페스티벌은 소비자들이 기꺼이 돈을 내고 즐거움을 만끽하러 오는 공간이다. 맥주는 그 공간에서 즐거움을 더하기 위해 빠질 수 없는 존재다. 오비맥주의 대표 브랜드인 카스는 지난 10년간 국내 맥주 점유율 1위를 유지해오며 소비자들에게 ‘국민 맥주’라는 이미지를 형성했다. 그만큼 다양한 페스티벌에 함께하며 ‘즐거운 순간에 언제나 함께하는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주는 게 중요하다. 실제 페스티벌에서는 소비자들이 음악이나 각종 공연과 함께 주류를 즐기고 싶어 한다. 어느 곳보다 주류에 대한 강력한 니즈가 모인 공간인 셈이다. 자연히 주류 브랜드 입장에서는 우리의 코어 타깃과 핵심 접점에서 만나고, 나아가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좋은 마케팅 장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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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에서 가장 크게 기대하는 효과는.

페스티벌 개최로 인해 기업이 당장 얻는 경제적인 이득이 크지는 않다. 하지만 오비맥주에 페스티벌은 단순한 돈벌이 수단이 아니다. 카스에 대한 진한 ‘브랜드 경험’을 선사는 기회다. 다양한 맥주 브랜드가 많아지면서 ‘찐팬(진짜 팬)’을 만드는 게 중요해졌다. 페스티벌에서 특별한 경험을 제공해 소비자와 브랜드 간의 끈끈한 유대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큰 목표다.

페스티벌에서 소비자들과 직접 만나고 호흡할 때의 장점은.

페스티벌을 신제품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기도 한다. 올해 6월 말 여름 한정판으로 선보인 ‘카스 레몬 스퀴즈’도 레몬의 상쾌함을 강조한 맥주로 여름에 개최되는 페스티벌에서 소개하고 있다. 분주한 페스티벌의 현장 특성상 디테일한 소비자 조사를 벌일 수는 없지만 소비자들의 향후 반응을 가늠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얼마 전 카스가 후원한 ‘송크란 페스티벌’에서 한정판 ‘카스 레몬 스퀴즈’를 선보였다. 그런데 현장에서 예상보다 너무 빨리 품절돼 맛보지 못한 소비자들이 많았다. 이 모습을 보며 해당 제품에 대한 인기를 체감하고, 향후 판매 상황 역시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도 있었다.

다른 브랜드들도 페스티벌에 많이 참여한다.

코로나 이후 수많은 페스티벌이 열리고, 많은 브랜드가 후원사로 참여한다. 단지 브랜드의 인지도를 알리기 위해 페스티벌을 이용하는 시대는 끝났다. 소비자들은 페스티벌에서 본 아티스트 라인업이나 함께 간 친구 정도만 기억할 뿐 내가 현장에서 뭘 마셨는지, 어떤 브랜드를 보았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우리만의 유니크한 브랜드의 경험을 남기는 게 더더욱 어려워졌다. 브랜드의 메시지를 잘 담은 콘텐츠 스토리를 소비자들의 경험을 통해 풀어내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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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만의 차별화 요소는 어떤 것이 있나.

오비맥주는 2015년부터 카스 브랜드를 내건 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8월에 열리는 ‘카스쿨 페스티벌’이 그렇다. 이 페스티벌의 콘셉트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재밌게 놀 수 있는 놀이터’다. 요즘 웬만한 페스티벌 티켓값이 1인당 10만 원을 넘는 등 너무 비싼 게 현실이다. 특히 20대 젊은 대학생들에겐 많이 부담스럽다. 서울랜드 광장에서 열리는 카스쿨 페스티벌의 경우 조기 예매자들을 대상으로 한 블라인드 티켓은 3만3000원~일반 티켓은 5만 원대로 가격을 책정했다. 합리적인 가격대에 카스와 함께 즐겁게 놀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했다.

페스티벌 종류별로 마케팅 전략이 달라지나.

카스 라이트, 카스 제로 등 오비맥주의 풀 라인업 중 해당 페스티벌의 취지나 성격과 가장 잘 맞는 제품을 전면에 내세운다. 예컨대 대학 축제나 20~30대 여성들이 주요 참가자인 재즈 페스티벌에서는 카스 화이트가 메인이 된다. 카스 화이트는 향긋한 밀맥주이면서도 라거의 상쾌함을 동시에 지닌 유니크한 제품으로 MZ세대가 주요 타깃이다. 출시 행사에서도 ‘화이트 캔버스’를 활용해 틀에 박히지 않으면서도 화려하고 당당한 MZ세대의 모습을 담았다. 이런 이미지를 페스티벌에서도 계속 이어간다. 체험까지 곁들여 브랜드가 지향하는 콘셉트가 피부로 느껴지도록 한다. 대구 치맥 페스티벌에서는 치킨과 함께 가볍게 먹기 좋은 카스 프레시를 내세운다.

4년 만에 페스티벌을 주최한다.
팬데믹 전과 후에 달라진 점이 있는지.

차별화된 프로그램이 더욱 중요해졌다. 팬데믹 이후 페스티벌이 쏟아지면서 음악이나 아티스트 라인업만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브랜드를 녹여내는 데 한계가 있다. 올해는 소비자들이 카스의 페스티벌에서 ‘나만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집중했다. MZ세대의 경우 틀에 박힌 것을 거부하고 남들과 차별화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카스 캔이나 티셔츠를 나만의 개성으로 꾸미고, 현장에서 입고 놀게 한다. 페스티벌에서 이런 독특한 경험을 SNS에 공유하는 과정에서 자연히 브랜드가 노출된다. 특히 올해는 페스티벌에서 공략하고 싶은 포인트를 음악, 패션, 아트 3개로 잡았다. 젊은 20~30대가 가장 소비하고 싶어 하는 문화 코드다. 8월 개최를 앞둔 카스쿨 페스티벌은 특히 이런 니즈를 담아낸 행사다. 분야별로 MZ세대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앰배서더를 지정해 이들과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하는 등 직접 호흡하는 시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유명인의 공연만 일방적으로 관람하다 가는 것이 아니라 직접 가수와 무대에서 협업 공연하거나 인기 일러스트레이터와 함께 카스 잔을 꾸미는 등 체험 기회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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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 개최 시 고민되는 부분은.

페스티벌의 개최 장소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다. 대부분 페스티벌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게 현실이다. 지방 소비자들을 위해서도 페스티벌을 열고 싶었다. 7월과 8월 각각 부산과 광주에서 진행하는 포세이돈 워터 뮤직 페스티벌에 후원하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2019년 부산에서 열리기 시작한 포세이돈 워터축제는 참가자들이 물총을 쏘며 여름을 즐기는 대규모 축제다. 매년 10만 명 정도가 참여한다. 또한 유명 치킨 브랜드가 여럿 탄생한 대구 지역에서 매년 열리는 치맥 페스티벌에 2014년부터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는 것에도 그러한 취지가 담겨 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떻게 체감하는지.

기본적으로 페스티벌에 참여한 젊은 친구들을 중심으로 인증 사진이나 해시태그 등 사후 바이럴 효과가 크다. 축제에 참여한 사람들의 소셜미디어 활동 등에 카스가 언급되며 ‘모든 축제에는 카스가 함께한다’는 인식을 확산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카스 주최 페스티벌의 티켓을 ‘블라인드’ 방식으로 판매했다. 보통 소비자들은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연예인을 보고 표를 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카스쿨 페스티벌은 참여 명단을 공개하지도 않았는데 블라인드 티켓이 2분 만에 매진됐다. 카스 브랜드와 카스가 여는 페스티벌에 대한 신뢰도가 형성됐구나 싶었다.

페스티벌을 준비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었던 부분은.

페스티벌에서는 날씨 부분이 가장 큰 변수다. 며칠 동안 진행하는 행사의 경우 중간에 갑자기 비가 오면 부스를 교체할 수도 없고, 소비자들의 만족도도 떨어진다. 날씨는 100% 정확하게 예측할 수가 없지만 최대한 우천 시에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대비한다. 현장에서 관객들의 니즈에 즉각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다. 페스티벌 중 주류 부스에 관객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시간은 아티스트 공연 사이 사이의 브레이크 타임이다. 이때 주류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서빙할 수 있도록 직원들을 숙련시키도록 노력한다. 축제에서 피로감을 느끼면 안 된다. 관객들의 흥을 깨지 말아야 하는 게 현장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최근 페스티벌에서 특히 달라진 트렌드는.

지속가능성이 페스티벌에서의 주요 키워드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맥주 브랜드인 코로나가 개최하는 선셋 페스티벌이 좋은 예다. 바닷가에서 열리는 이 축제는 환경친화적인 진행 방식으로 여러 브랜드의 귀감이 되고 있다. 축제 기획 단계부터 NGO나 지속가능성 전문가들과 협의한다. 이를 통해 축제가 열리는 현장인 바닷가가 훼손되지 않도록 한다. 보통은 페스티벌이 끝나고 나면 행사에 쓰인 파라솔과 의자 등이 모두 쓰레기가 된다. 한철 쓰고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 파라솔 대신 밀짚을 활용하고, 모래를 다지고 쌓아 의자로 활용한다. 독특하고 젊은 느낌의 코로나 브랜드 이미지와 페스티벌을 잘 연결시킨 예다.

오비맥주는 이런 추세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카스 페스티벌 역시 이런 추세에 맞춰 그간 1회용으로 사용하던 행사 재료를 친환경적으로 재활용 중이다. 지난해 약 100만 명이 참여한 대구 치맥 페스티벌의 메인 스폰서로 참여하면서도 친환경 생수 브랜드와 협력해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의 친환경 컵을 사용해 그린 페스티벌의 의미도 더했다.

팬데믹이 완화되며 페스티벌에 참여하려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주의해야 할 점은.


오비맥주는 페스티벌을 후원하고 직접 개최하면서 소비자들이 ‘손님’이라는 생각을 버렸다. 페스티벌에 참여할 초창기에는 ‘손님들을 어떻게 하면 즐겁게 해줄까’ 하는 사고방식으로 접근했다면 이제는 페스티벌의 ‘주인’이 소비자들이라 여긴다. 브랜드가 페스티벌의 주인공이 되고, 소비자들을 손님이라 생각하면 브랜드를 알리기 급급한 일방적인 행사가 되기 쉽다. 페스티벌을 당장 판매량을 높이기 위한 도구쯤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소비자들과 브랜드 간의 끈끈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길게 보고 페스티벌의 콘셉트를 잡고 기획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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