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국내 대표 NFT 프로젝트였던 ‘메타콩즈(MetaKongz)’는 출시 후 1년이 채 되지 않아 몰락했다. 수천만 원을 호가하던 메타콩즈의 NFT 가격은 2022년 11월 기준 약 50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메타콩즈는 회사 자금 유용, 임금 체불, 횡령 의혹 등 운영진의 모럴해저드와 프로젝트 로드맵 일정 지연 등 방만한 운영으로 신뢰를 잃었다. 또한 NFT를 합성해 새로운 NFT를 만드는 ‘브리딩’ 등의 자기 복제로 유사한 이미지의 메타콩즈 NFT가 만들어지며 IP의 희소성과 가치가 떨어졌다. NFT와의 연계성, 암호화폐가 사용될 소비처, 인플레이션 문제 등을 다각도로 고려하지 않고 자체 암호화폐를 발행한 점도 전체 프로젝트의 관리 리스크를 키웠다.
러그풀이 판치는 NFT 시장
2021년 영국의 대표 사전 중 하나인 콜린스가 올해의 단어로 선정할 정도로 NFT는 큰 화두였다. 암호화폐 가격 상승과 더불어 NFT가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관련 시장이 급성장했다. 세계적인 빅테크 기업을 포함한 수많은 기업이 NFT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었으며 개인이 수백만 달러짜리 NFT를 거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NFT는 누구나 만들 수 있어 콘텐츠를 생성하거나 소유권을 부여하는 데 제약이 없다. 이런 특성 때문에 개인, 기업 등이 만든 수많은 프로젝트가 NFT를 만들어 대중에게 판매했다.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댑레이더(DappRadar)에 따르면 다양한 주체가 NFT를 발행하면서 2021년 NFT 시장의 거래 대금은 약 248억 달러(약 32조 원)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2년 일명 블루칩(투자 우량 종목)으로 불리는 유명 NFT 가격이 50% 이상씩 하락하면서 NFT 시장은 약세장을 맞았다. 특히 수천만 원을 호가하던 NFT가 수십만 원 수준으로 떨어지거나 아예 거래되지 않아 사실상 가치가 0이 돼버린 NFT도 수두룩하다. 가상 자산 분석 데이터 플랫폼 듄애널리틱스에 따르면 글로벌 NFT 거래량은 올해 1월 대비 약 97% 하락했다. 정상적으로 NFT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경우는 그나마 다행이었다. 아예 ‘러그풀(Rug Pull,가상 자산 개발자의 투자 회수 사기)’이 일어나 NFT가 디지털 휴지 조각이 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러그풀이란 양탄자를 잡아당겨 사람들을 넘어뜨린다는 비유적 표현이다. 일부 NFT 프로젝트 팀이 갑자기 개발을 중단하고 홈페이지를 폐쇄했다. NFT 보유자들과 소통을 중단하고 운영하던 소셜미디어 계정도 소리 없이 사라졌다. 개발진이 예고 없이 NFT를 소각해버리거나 시장에 싸게 내놓아 차익을 챙기고 사라지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이러한 러그풀의 대표적인 국내 사례는 ‘캣슬(Catsle)’이다. 2021년 11월 NFT 1만 개를 발행한 캣슬은 도트 형태의 고양이 이미지 기반 NFT를 통해 탈중앙화 금융 서비스를 공언했다. 글로벌 NFT 마켓 플레이스인 오픈시(OpenSea)에서 한때 거래량 2위를 달성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발행 초기 개당 3만∼5만 원에 거래되던 캣슬의 NFT 가격은 10배 넘게 치솟아 30만 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불과 두 달 만에 운영자가 해킹을 핑계로 홈페이지를 비롯한 모든 소통 채널을 폐쇄했다. 러그풀이 일어나자 개당 가격은 약 99% 하락한 3000원으로 추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