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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언번들링

242호 (2018년 2월 Issue 1)

김철수 김철수
김철수
- SK플래닛 매니저
- <당신의 한 줄은 무엇입니까>, <인사이트, 통찰의 힘>, <작고 멋진 발견> 저자
myconceptone@gmail.com
비즈니스 언번들링

언번들링과 리번들링의 과정 속에서 기존에 생각하지 못했던 참신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 얀 칩체이스가 책 『관찰의 힘』에서 소개한 주유소 언번들링을 살펴보자. 베트남 시골 마을에서 칩체이스 일행이 발견한 특이한 주유소의 형태는 이랬다. 한 어린아이가 호스가 끼워진 3∼4리터 석유병을 벽돌 위에 올려 두고 영업을 하고 있었다. 오늘날의 상식적인 주유소의 모습은 눈이나 비를 막아주는 건물과 큰 지붕, 주유기, 리터당 가격을 표시한 간판, 편의점, 세차장, 정비센터 등 다양한 기능이나 부가 서비스가 결합돼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부가 기능들을 해체하면 결국 주유소의 핵심 기능은 ‘자동차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다. 베트남 시골 아이의 주유소와 대도시 현대식 주유소는 본질적인 측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은 셈이다. 이제 주유소의 핵심 기능을 남겨두고 처음부터 완전히 새롭게 주유소를 설계해본다. 넓은 공간을 활용한 카셰어링 주차장, 야간 주차 영화관에서부터 지역특산품 판매 등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나 비즈니스 모델을 접목해볼 수 있다. 백화점, 서점, 커피숍, 이동통신 등 어떠한 비즈니스 모델이든 이런 방식으로 새로운 접근이 가능하다. SK텔레콤은 2011년 이동통신 대리점을 리번들링하는 과정에서 카페를 결합하는 새로운 형태의 유통매장 모델을 최초로 선보이기도 했다. 카페에서 커피만 파는 것이 아니라 이동통신 단말기나 서비스 체험까지 전혀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한 것이다.